5배 빠른 LTE 상용화 … 영화 한편 다운로드 2분
고화질, 고음질, 3D 등 앱서비스 획기적 개선 기대
‘영화 한 편 다운로드가 15분에서 2분으로’. 4세대(4G) 이동통신기술, 롱텀에볼루션(LTEㆍLong Term Evolution)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해 기억하면 된다. 거창한 단어라고 해서 괜히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속도가 빨라진 만큼 웹서핑이나 카카오톡, 모바일 게임 같은 온갖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더 편해지고 풍성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LTE용 스마트폰도 잇따라 출시될 예정인만큼 기대해볼 만한 일이다.
LTE는 말 그대로 ‘장기적인 진화’라는 뜻이다. 지금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쓰고 있는 3G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한 LTE를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서 진화를 이뤄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LTE 외에 ‘와이브로’역시 4G 통신기술로 올 초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LTE와 와이브로 모두 4G”라고 정의했다. 와이브로는 우리나라에서 수년전부터 서비스가 시작됐기 때문에 전국 82개 시에서 이용가능하지만, 아직 다음 버전(와이브로 에볼루션)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 LTE보다 느리다. 똑같이 ‘4G’라고 선전해도 소비자들이 꼼꼼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LTE가 3G와 가장 다른 점은 물론 속도다. 3G에서 14.4Mbps였던 다운로드 속도가 LTE에선 75Mbps로 5배 이상 빨라진다. 국내 기준으로 지난 1996년 2G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이처럼 큰 폭의 속도 변화가 생기기는 처음이다. 배준동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7월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무선인터넷의 수준을 유선 초고속인터넷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뜻 깊은 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쓰는 유선 초고속인터넷의 속도는 100Mbps다.
속도가 이쯤 되면 지인들끼리 일상적으로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전까지 카카오톡으로 사진과 구구절절한 설명만 보내놓고 어딘가 아쉬웠다면, LTE 시대에는 갓 찍은 동영상을 바로 보내도 된다. 영상 통화나 회의도 좀더 자연스러워진다. 목소리와 음성이 뚝뚝 끊기는 일이 없어진다. 전문가들은 “8배 이상 선명한 영상과 2배 이상 깨끗한 음성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기존에 있던 서비스도 LTE 시대에는 날개를 단다. 구글맵이나 T맵 같은 길안내 서비스에는 3D 길안내, 고화질 사진 같은 부가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또 컴퓨터로만 즐길 수 있었던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온라인 게임도 스마트폰ㆍ태블릿PC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역시 컴퓨터 앞에 앉아 시청했던 인터넷 개인방송도 스마트폰ㆍ태블릿PC로 옮겨온다. 언제 어디서든 좋아하는 VJ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만큼 누구나 유명 VJ가 될 기회도 넓어진다. 개인방송을 보면서 다른 이용자들과 채팅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가입자들을 골치아프게 했던 통화불량 현상도 줄어들 전망이다. 오로지 3G 통신망으로만 할 수 있었던 무선인터넷이 4G에서도 가능해지면서 통신망의 부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체는 자사의 LTE 가입자 수가 올해 말 30만명에서 내년 300만명, 2013년 600만명으로 쑥쑥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TE 시대, 주파수에 사활 거는 이유는?
세계 표준 황금대역 확보해야 속도 경쟁 승산
3G보다 5배 이상 빠른 영상 … 모바일 생활 혁명
LTE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눈독들이는 게 있다. 바로 이동통신사들의 가장 중요한 사업 수단, 주파수다. LTE 통신망을 전국에 설치하고 가입자들을 수용하려면 일단 주파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치러졌던 주파수 경매에 업계가 관심을 쏟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황금주파수, LTE 위한 필수 자산
애초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모두 2.1GHz 주파수를 원했다. 이번 경매에 2.1GHz와 1.8GHz, 800MHz 주파수가 ‘매물’로 등장했지만 2.1GHz가 LTE 주파수로 활용하기에는 가장 좋은 주파수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매를 주관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2.1GHz 주파수를 가져가도록 했고, SK텔레콤과 KT는 ‘2순위’인 1.8GHz에 매달렸다. 경매는 어느 한 쪽이 포기할 때까지 가격을 높여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양사 모두 LTE 시대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달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4455억원에서 시작했던 1.8GHz 경매는 9일만에 1조원에 근접한 9950억원에서 끝났다. 치솟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KT가 결국 물러난 것. 양측이 얼마 정도의 가격상한선을 정해두고 있었는지는 기밀이지만, SK텔레콤의 경우 내부적으로 "얼마든 상관없이 무조건 낙찰받는다"는 입장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 이후 또 다른 주파수를 경매에 내놓겠다는 계획이지만 LTE 주파수가 급한 이동통신사들이 또다시 과열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파수 경매가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만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사활을 걸고 있는 LTE를 계기로 경쟁사들을 제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SK텔레콤ㆍKT가 택한 일종의 전세계 표준 주파수와 다른 주파수를 쓰고 있어 경쟁력이 뒤쳐졌다. 속도가 느릴뿐만 아니라 자동 해외로밍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었다.
하지만 LTE 시대가 되면 이런 장애물이 없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싸워볼 만하다’는 게 LG유플러스의 내부 분위기다. 이 때문에 SK텔레콤보다 빠른 2012년 말까지 LTE 전국망 설치를 완료하겠다며 공격적인 목표를 잡고 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전국망 구축 목표 시기는 2013년이다. KT의 경우 11월에나 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LTE 시대 새로운 서비스 봇물
주파수를 확보한 다음에는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통신속도가 빨라진 만큼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가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8배 선명한 영상과 2배 깨끗한 음성을 자랑하는 ‘영상통화 에볼루션’ 서비스를 LTE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영상통화는 64Kbps로 제공됐지만 영상통화 에볼루션은 이를 500Kbps 이상으로 개선했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생생하게 상대방의 모습과 풍경까지 공유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또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에 고화질 지도와 맛집 사진 등을 추가해 업그레이드했다. 빠른 통신망 덕분에 리니지처럼 용량 큰 온라인 게임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스마트폰ㆍ태블릿PCㆍTV 등으로 끊김 없이 영상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N스크린서비스 ‘호핀(Hoppin)’도 LTE 시대를 겨냥한 서비스다. 호핀은 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보던 드라마를 집에 도착해서는 TV로 바로 이어서 볼 수 있게 해 준다. LG유플러스는 비슷한 N스크린 서비스로 ‘슛앤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LTE 시대에는 USB가 멸종할지도 모른다. 언제 어떤 기기로든 각종 파일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서비스가 LTE 통신망을 업고 대중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저장공간(클라우드)에 올려뒀던 업무 자료를 수정ㆍ저장한 후 컴퓨터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워킹(Smart working)ㆍ스마트 러닝(Smart learning) 등 대부분 차세대 서비스의 기본이 된다. 이동통신사들은 각각 이를 대비해 ‘T클라우드(SK텔레콤)’, ‘유클라우드(KT)’, ‘유플러스박스(LG유플러스)’ 같은 서비스를 잇따라 개시했다.
LTE 스마트폰 출시 대기중
그렇다면 이 같은 서비스를 제대로 쓸 수 있게 해주는 LTE 스마트폰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국내 첫 LTE 스마트폰의 타이틀은 국내 업체가 아닌 대만의 HTC가 차지했다. HTC는 지난 21일 3G보다 5배 빠른 LTE폰‘레이더 4G’를 공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달 말께 각각 삼성전자의 갤럭시 셀룩스와 LG전자의 옵티머스LTE(모두 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이들 LTE 스마트폰은 물론 1.5GHz 듀얼코어와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의 ‘스펙’을 자랑한다. LTE 스마트폰은 실제로는 3G와 4G용 칩 두 개가 다 들어간 ‘듀얼’ 스마트폰으로, 3G 서비스만 되는 지역에서는 3G로, 4G서비스도 가능한 곳에서는 4G로 쓸 수 있게 해준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올해 내로 LTE용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총 5종 가량 더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옵티머스LTE를 포함해 총 3~4종의 LTE 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제한 요금제는 사라질 듯
요금제의 경우 LTE 시대에는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제한요금제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폭증 현상을 경험한 이동통신사들이 LTE를 도입하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동통신사들에 따르면 상위 10%에 해당하는 무선인터넷 다량이용자들은 전체 데이터 트래픽의 80%나 사용한다.
‘무제한이 아닌’ LTE 요금제는 현재 3G 스마트폰 요금제보다는 다소 비쌀 것으로 점쳐진다. 가입자가 적은 서비스 초기인 탓이 크다. 다만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로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 요금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LTE 시대로의 전환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스웨덴의 텔리아소네라가 2009년 12월 세계 최초로 LTE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후 지난해 말에는 미국 2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일본의 NTT도코모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만간 미국 1위 사업자인 AT&T도 LTE 대열에 끼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주희 서울경제신문 기자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