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에서 태양과 달, 그리고 五行星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고대로부터 천문학을 연구하여 축적되어온 정보에 어떤 命理 관점이 숨어 있는지 정리해보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일주일의 용어에는 음양오행의 의미가 숨어있다. 日月은 태양과 달을 뜻하며 陽과 陰이다. 또 火요일과 水요일은 화성과 수성을 뜻하며 역시 陽과 陰을 상징한다.
지구에서 생명체가 생겨나려면 반드시 水氣가 먼저 필요하기에 水火라 표현해야 맞지만 日月부터 시작하여 陽陰陽陰을 반복하기에 火水로 표현한 것임에 틀림없다.
木요일과 金요일은 火水에 의해 생겨난 생명체와 물질을 뜻한다. 木을 陽으로 金을 陰으로 살핀 것이다. 마지막으로 토요일이다. 태양계의 境界를 뜻하고 지구의 領域을 상징하며, 日月과 火水木金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터전과 같다.
태양과 행성들의 변화를 살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력을 주는가를 살피는 것이 점성학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명리의 근간인 陰陽과 五行은 태양계의 행성들에서 비롯되었다.
태양은 양기요 빛을 분산하고, 달은 음기요 중력 작용으로 육체를 만들고 성장과 부패를 담당한다. 또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변화하는 기운이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陰陽五行은 生剋 理論으로만 발전하여 관점이 편협해지고 사고방식의 폭을 줄여 학문의 깊이를 제한해버렸다. 우리의 삶은 生과 剋의 극단적 이분법에 의한 것이 아니고 타협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
1. 五行의 生剋論
후대에 이르러 오행은 河圖와 洛書에 의해 生剋論으로 발전하면서 모든 命理의 骨格이 생극 이론으로 바뀌었다.
格局論과 旺衰論에서 사용하는 强弱과 通根이론 역시 하도와 낙서의 생극을 기초로 한다. 고대 천문학에서 연구해왔던 태양계의 陽陰과 五行은 명백하게 生剋을 살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태양과 달 그리고 오행성의 변화과정, 시공간의 변화과정을 살피고 이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의 파동을 살폈던 것이다.
그런데 왜 명리의 골격은 생극 이론으로 바뀌어버린 것일까? 중국 천문학은 1280년대 天文學者 郭守敬에 의해 크게 발전한 이후 점차 쇠퇴하기 시작한다. 郭守敬이 천문관측소를 27군데 설치하여 실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남송 양충보가 주장한 한 해는 365.2425일 이라는 설을 증명했다.
쿠빌라이는 그에게 새로운 역법편찬을 명했는데 천문관측 기기가 너무 낡아서 정밀한 관측을 할 수 없자 정밀한 관측을 위해 가장 먼저 규표를 개조하였다.
규표란 태양 그림자를 관측하는 기기로서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춘분, 추분, 하지, 동지 등 24절기를 측정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기기인 간의는 해, 달, 별의 위치를 측량하는 것이다. 郭守敬이 만든 授時歷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양력과 거의 동일하다.
중국의 명리 발전사를 살펴보면 1368년에서 1644년에 이르는 동안 적천수의 旺衰論, 1600년대에서 1800년대에 이르는 동안 자평진전의 格局論, 조후를 다룬 궁통보감으로 발전하는데 문제는 거의 모든 명리 이론이 생극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중국 천문학의 중흥기와 명리의 생극 이론 사이에 어떤 역학관계가 있는것일까? 중국의 천문학은 곽수경 이후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태양계의 시공간변화를 관측하는 천문학의 쇠퇴는 하도, 낙서의 극단적인 生剋을 위주로 하면서 시공간을 배제한 명리 이론을 발전시켰다고 본다. 즉, 국가주도로 운영했던 시공간을 연구하던 천문학이 쇠퇴하면서 개인위주의 명리 이론으로 생극 위주의 명리학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중국의 명리 이론들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생극 이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명리 공부를 수십 년 하고도 생과 극만 따지는 학문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한다. 명백한 것은 명리학은 時, 空間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지 生과 剋의 관계를 따져 에너지의 증감을 파악하는 학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