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심고 가꾸는 주말

[장재골]

 

나이 오십이 다 되어가는 나에게도 아직 소망이 있다. 

그러기에 희망을 품고 주말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20여년 이상 다니고 있는 직장의 정년이 10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에 명예로운 은퇴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물론 정년까지 보장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빠르면 2-3년 내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미리 향후 30년간(80세 전후) 해야 할 일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음이 더 급하기만 하다.

직장을 관두면 더 이상 남에게 구속되어 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저 내 마음가는대로 일하며 그 일을 충분히 즐기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뭔가 가치 있고 보람과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작년 연초부터 주말 6개월을 쏟아 부어 8월에야 싸고 널찍한 산골짝 땅을 확보했다. 그리고 가을부터 산을 정리해가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금년 봄까지 은행나무 500 여주, 매실나무 100주, 헛개나무 50주를 심었다. 은행나무는 목표가 1,000주이고 헛개나무는 300주다.

또한 수액 채취를 위해 자연 상태로 자라고 있는 고뢰쇠, 박달나무, 거제수나무 주위를 벌채하고 얽힌 칡넝쿨 등을 걷어 주어 나무가 잘 자라게 하는 한편 어린 묘목들을 적당히 거리를 두고 옮겨 심고 있는 중이다. 이제 박달나무는 300여주, 거제수 나무는 200여주 정도 될 것 같아 더 이상 식재를 그만하고 나머지 산에는 고로쇠를 집중적으로 심으려고 한다.

주종은 그렇게 정해 놓고 부업거리로 감나무 50주를 비롯하여 6월, 7월, 8월 각각 수확이 가능한 자두나무 묘목 10여 그루 심었고, 집 주위로 살구/호도/앵두/무화과/체리/모과 등도 각 5그루 내외씩 심었다.

지난주에 가서 보니 벌써 심었던 나무들에서 싹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내 꿈이 싹트고 자라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좀더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런 생각이 든 것만 해도 큰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금년에는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했다. 고로쇠를 채취하여 부산시내까지 배달해주고 통상 3만 5천원 정도 받았는데 물량이 달려 제대로 공급을 하지 못했다. 또한 박달나무와 거제수나무 수액도 채취를 해 봤는데 정말 물이 엄청나게 나왔다. 지금 있는 나무와 자라고 있는 나무만 관리 잘하면 2-3년 내에 고로쇠 300통, 거제수/물박달 500통은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다. 물론 금년에는 주말에만 가서 관리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제대로 수거가 되지 않아 다소 적자를 봤지만 가능성만은 확인할 수 있어 무지 기뻤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심 봤다’고 말하고 다닌다.

일단 귀농을 하면 그 외에도 산을 이용하여 할일이 많을 것 같다. 아직은 구상단계이지만 우선 토종벌을 키우고 표고버섯도 재배하고 싶다. 짐승으로는 염소 10여 마리, 소 세 마리, 개 20여 마리, 꿩 50여 마리, 그리고 토종닭도 100마리 정도 길러 진품 계란을 생산하고 싶다.

언젠가는 현실이 될 귀농을 위해 틈만 나면 인터넷을 기웃거리고 이리저리 귀동냥, 눈동냥을 하고 있다. 물론 현재 생활에서는.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삶의 여유가 있어지고 부수적으로 건강도 챙길 수 있지만 반면 경비도 적잖게 들고 직장생활이 점점 재미가 없어지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20대 중반 이전까지는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십 수 년을 공부하고 병역 의무까지 마쳤다. 그리고 그 열매를 20여 년 이상 따 먹고 있다. 그러면 이제는 다시 30년을 누릴 그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는 지난번 준비 때 보다는 훨씬 마음의 여유가 있어졌고 주위도 돌아봐진다. 이왕이면 나도 좋고 남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누리고 나누는 마음으로 기꺼이 감당하고 싶다.

이번 주말에는 나무 심는 일은 잠시 접어두고 두릅, 엄나무, 가시 오가피, 다래나무 순을 따서 주위사람들과 함께 봄을 맛보고 싶다.

[디셈버]

좋습니다 ^^ 저와 비슷한 꿈을 꾸고 계시군요... 저도 토종벌, 흑염소, 더덕, 도라지, 고로쇠, 거제수, 자작나무들을 꿈꾸고 있고 또 산초, 초피나무, 마가목나무, 복분자나무를 심을 생각입니다. 언제 함 찾아뵈어도 될까요?^^

[순돌팔이]

부럽습니다 제가 꿈꾸고 있는 부분을 먼저 하시는군요 아직 땅도 확보를 못하고 있는데.... 어디서? 다음에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쉼터쥔장]

많은 생각에....계획 세우셨군요. 흐른세월은 계획된대로..앞으로 맞을세월 계획한대로 이루어지길 바람니다^.^ 많은꿈 같이 공유 바람니다.

[장재골]

아직 초보단계라 보여드리기는 다소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나무가 좀 더 커야죠. 위치는 밀양시 단장면입니다.

[삐뻬뽀]

차근차근, 넓게, 대세를 알면서 준비하시는 님....곁하여 배웁니다..고맙습니다..

[자유로사과]

차분차분한 설명이 딸린 글.....고맙습니다!!!....위 삐뻬뽀님 말씀처럼 저도 곁하여 크게 배우고 갑니다!!!....모쪼록 항상 건강하십시요!!!

[비올라67]

어휴...저는 언제나 저렇게 해보죠? 기껏 소꼽장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ㅠㅠ

[글짱]

마치 저의 꿈을 지금 대신 실현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부럽습니다...에휴...전 언제나 함 실천해 볼까요? ㅎㅎ

[유동천]

잘하고 계십니다.........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넓습니다.........훗날 아주 잘했다고 할 것입니다.....^^*

[빨랑이]

전 부산에살고있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머리속에서 항상생각하고 귀동양 눈동양 하고다닙니다 장재골님 보니까 눈이 확 트입니다 저도 밀양쪽으로 땅이나 임야를 알아보고 있는데 시세도 잘모르고 벼룩시장 이나 뒤지고 잇습니다. 좋은정보있으면 공유했으면 합니다 정말부럽습니다 차후 여건이 허락 한다면 찿아뵙고싶습니다

[인생이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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