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babel
모바일 ARPG 는 맵, 캐릭터육성, 스토리, 아이템 등 여러 요소 들 중에 1~2 가지쯤을 부각시켜 만듭니다. '던젼오브카오스' 의 경우엔 랜덤던젼시스템과 아이템을 중점적으로 다뤘고, '판타지블루' 의 경우엔 캐릭터육성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뤘죠. Tales of babel (이하 '테오바' 라고 합니다) 은 '스토리'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룬 모바일 ARPG입니다. 그간 모바일이라는 조건 때문에 스토리에 상대적으로 신경쓰지 못했던 여타 RPG 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 때문인지 테오바는 출시전부터 유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저 역시 스토리에 빠져들면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서, 그리고 문법에 맞지 않는 표기가 난무하고 (정해진 공간 안에 내용을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틀리게 쓰는 것이지만 그래도 썩 좋아보이지 않음), 가벼운 통신어체는 예사로 들어가는, 가벼워보이는 스토리를 가진 RPG 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유저로서 테오바의 출시를 상당히 기대했었습니다. (게임 출시될 쯤 원서 쓰고 좌절하고 합격자발표나고 좌절하고 추가기다리면서 피말리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되긴 했지만서도 -_-) 개인적으로 전 게임 출시전에 게임에 대한 기대를 잘 안하기 때문에 기대했던 게임은 99.9% 기대를 져버리지 않곤 했는데요, 테오바는 99.9% 에 속할지 0.1% 에 속할지 밑에서 보겠습니다.
총 3장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스토리
짧은 프롤로그,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주어지는 퀘스트.. 그 퀘스트를 다 해결하고나면 나오는 해피엔딩 (간혹 아닌것도 있지만), 이것이 대부분의 모바일 RPG 스토리의 큰 틀입니다. 프롤로그나 에필로그를 따로 받아야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대부분 용량문제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짧은 길이를 사용해서 배경스토리를 제시하고, 사건마다의 개연성을 부여하려고 하죠. 하지만 테오바는 스토리부분을 특화시켰기 때문에 총 3장의 방대하고 치밀한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스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고 보기 어색하지 않아서 모바일게임 특유의 가벼움이랄까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모바일게임 특유의 가벼움이란, 스토리를 쓸 때 공간 때문에 맞춤법을 틀리게 쓰거나, 이모티콘, 통신어체를 씀으로써 느껴지는 것) 앞에서 말한 가벼워보이는 게임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스토리에 빠져들지 못해서 그냥 엔딩을 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는 반면 테오바는 진행을 하면서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엔딩을 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스토리에 빠져들면서 직접 주인공이 되어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엔딩이 악당을 죽이고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엔딩을 본 후엔 마치 책을 읽고나서 그 책 내용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것처럼 스토리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서 좋았습니다.
▶ 스토리에 모바일게임 특유의 가벼움이 느껴지지 않아 마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
전투
ARPG 에서 실감나는 전투를 하기 위해선, 그래픽, 사운드, 조작성 등등 꽤 많은 요소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캐릭터가 치고 받고 할 때 몸이 너무 겹쳐지거나, 칼 따위의 무기를 휘두르는 공격범위가 너무 넓게되면 실감나지 않게 되고, 사운드가 너무 기계음 같거나, 실제 소리와 동떨어지면 타격감이 떨어지게 되어 전투가 재미없어집니다. 조작도 마찬가지로 신속한 손놀림(?)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구요. 그런데 테오바에선 이 세 요소 중 사운드가 빈약해서 전투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조작감이나 그래픽은 나름대로 봐줄만한데, 칼을 휘두를 때 소리가 너무 기계음 같아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좀 더 날카롭고 베는 느낌이 강한 소리가 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그 외에 필살기를 쓸 때 나는 사운드나 거의 다 죽어가는 몹들은 도망가게 하는 것은 괜찮았습니다. (시므가 다가가고 있는데 한 대도 안맞은 몹들이 도망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아주 가끔이므로 생략) 그리고 전투 후에 떨어지는 돈이나 포션, 폭탄 등의 아이템을 먹을 때 조금만 가까이 가도 가질 수 있게 설정해 둔 것도 좋았습니다.
▶ 그래픽, 조작감은 괜찮으나 사운드 쪽이 빈약해서 전투 부분이 좀 아쉽습니다. ◀
지도의 활용도
'미니맵' 이라고하죠 보통.. 지금 주인공이 있는 곳 주변의 지리를 나타낸 맵. 테오바엔 미니맵이 있기는 하지만 그 것이 미니맵의 역할을 잘 하지 못합니다. 주인공이 있는 곳 주변의 지리를 자세히 나타낸 것이 아니라 게임에 등장하는 곳 모두를 한 지도에 아주 간략히 표현한 후 주인공의 위치를 빨간 동그라미로 표현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주변에 어떤 길로 가면 뭐가 있고 하는 것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전국이 그려진 지도에서 쌍문동을 찾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다가, 전체 지도를 봐도 어차피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다른 마을이나 다른 필드로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별로 그 활용도가 높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전투필드에서 기존 게임들과 비슷한 그런 미니맵을 넣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 지도가 구체적이지 못해서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
그래픽 & 화면, 맵구성
스토리에 신경을 쓰느라 다른 요소들은 잘 못챙겼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래픽이나 화면구성 또한 뛰어납니다. 대작이라고 불릴 만한 섬세한 그래픽에, 화면엔 잡다한 것들은 다 생략하고 HP, 단축키, 레벨과 경험치를 나타내는 곳만 표시해 놓아서 화면을 넓고 깔끔하게 사용했습니다. 특히 오른쪽 하단 구석에 레벨이 작게 표시된 곳에 게이지가 점점 차오르면서 경험치가 표시되는 것은 꽤 좋았다고 봅니다. 게임 특성상 레벨이 금방금방 올라가고, 또한 레벨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해야 했는데, 레벨을 표시함과 동시에 경험치도 알 수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맵은 전체적으로 넓습니다. 플레이타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부분은 '길찾기' 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는 길치라서 반란군기지 쪽을 찾아갈 때 특히 애를 먹었습니다. 그렇다고 길찾기가 심하게 어려운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찾아가는 맛이 있어서 아까 언급한 반란군기지 쪽만 빼고는 재밌었습니다.
▶ 그래픽 좋고 화면구성 깔끔하고 맵은 길찾는 맛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
모바일이란 조건 속에서 바라본 사운드
휴대폰은 컴퓨터나 기타 게임기들과는 달리 사운드가 자칫 잘못하면 귀따가운 단음벨 같은 소리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정말 난감하죠. 소리를 끄면 게임이 재미가 없고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귀가 괴롭고 하니까요. 그래서 모바일게임의 사운드는 '모바일' 이라는 특수한 조건을 고려해서 만들어야하는데, 테오바는 이런 면을 고려하기도 했고 스토리나 그래픽에 신경쓰느라 사운드 쪽은 용량부족으로 신경을 쓰지 못해서 그런지 사운드의 종류가 적습니다. 마을에서 나오는 배경음 몇가지와, 전투필드에서 나오는 효과음 정도밖에 없죠. 마을에서 나오는 배경음은 마을마다 다른데 상당히 퀄리티가 높습니다. 약간 단음벨소리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멜로디가 좋아서 배경음이 듣기싫거나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마을에서 전투필드로 갈 땐, 전투시에 나올 효과음을 때문에 배경음이 사라지는데 약간의 긴장감 조성에 도움이 됩니다. 이제 평화로운 지역에서 벗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떤 적이 나오는지 살짝 긴장하게되죠. (배경음을 좋아하시는 분은 전투필드에 배경음이 없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실테지만요) 전투필드에선 전투시에 효과음이 나오는데, 이 효과음은 마을에서 나오는 배경음에 비해 퀄리티가 낮습니다. 아까 '전투' 부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칼을 휘두를 때 너무 기계음 같은 소리가 나고, 필살기, 보통공격, 아이템획득 이외엔 별다른 사운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긴장감이 생겼다가도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 마을에서의 배경음은 고퀄리티지만, 전투시엔 효과음의 종류가 너무 적고 퀄리티가 낮아서 별로였습니다. ◀
스토리의 흐름에 따른 쉬운진행 vs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느끼는 재미
이번엔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게임을 만들 때 모두의 취향을 맞추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 아마 흥미도, 난이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람마다 흥미도가 천차만별인 것처럼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난이도도 그만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테오바의 난이도는 대부분 유저들의 평이 비슷합니다. 그 정도가 조금 다를 뿐.. '심하게 쉽다' 부터 '그냥 조금 쉽다' 까지 어쨌든 쉽긴 쉽다는 평이 대세입니다. 저도 길찾는 부분 외에는 쭉쭉 스토리를 진행시켜 나갔는데요, 쉽지만 단조롭진 않았습니다. 쉬운 RPG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테오바의 경우는 좀 달라서 예외였죠. 만약 난이도가 높아서 주인공이 자꾸 죽거나 하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겨서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테오바는 죽지 않고 끝까지 쭈욱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 진행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난이도 조절을 잘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려운 퀘스트를 깨는 재미에 RPG를 하시는 분들의 평은 좀 다를 수도 있겠군요)
▶ 죽지 않고 끝까지 쭈욱 쉽게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 진행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난이도 조절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
마무리
오랜만에 스토리에 빠져서 게임을 했더니 기분이 좋네요. 워낙 유명한 게임이라 많은 분들이 이미 해봤겠지만, 혹시 안해본 분 계시다면 한번쯤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다음엔 제가 베타 때부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_-;;) '그만놀자금봉아' 란 게임 리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__) |
첫댓글 으음...테일즈오브바벨...콘솔게임같은 방대한 스케일이 돋보였던 게임이죠...오랜만에 이코님만의 텍스트리뷰 잘보고갑니당~
흠...전..아직..도...동굴에서 케소랑 놀고있습니다..-_-;;삐질...금봉이랑 언넝 다시오세요..ㅋ
흐음...ㆀ결국 테오바는 99.9%게임에 속했다는거군요...진짜 온니 텍스트네요 -_ㅡ; 제일위에 소개스샷만 빼고는...乃
참이슬님.. 제 공략을 읽어보시지여 ㅎㅎ
테오바는 영 맞질않아서.. 많이들 극찬하는 스토리도 어색하게 느껴지기만 하고.. 딱히 재미없는건 아니지만/ 리뷰 잘봤습니다.
네- 잘 봤습니다... 좋은 게임이었죠, 저에게도.
쿠모님 수정했습니다 ㅋㅋ 꼬리말 감사합니다~
'-'ㅋ음.역시 이코님 리뷰의 매력은 텍스트+_+ㅋ...
저는 이 테오바 가 가장 재밌게 했던 RPG 였습니다..흐흐흐;; 노가다 도 별로 없었구요,, ^^; 10번째 리플인데,, 선물은 없습니까..? (퍽!!;;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