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과연 뻥을 쳤을까?
폴 사이먼 - 케니 로저스 - 티나 터너에 이를때 최초로 이들은 눈물을 흘렸으며, 마이클 잭슨 - 다이아나 로스에서 또 다시 오열로
녹음을 잠시 쉬어야만 했다.
디온 워윅 - 윌리 넬슨 - 브루스 스프링스틴(그는 시종 울며 노래했음) - 스티브 페리 - 신디 로퍼 -
밥 딜런 - 레이 찰스 - 스티비 원더로 이어지며, 이들은 흐르는 눈물을 하나의 시냇물 줄기로 타내리면서 최초이자 최후의 벌거벗은
인간본연으로 돌아갔으리라...
이들은 약 7분여에 이르는 고해성사를 울다가 머물고 다시 머물려 이튿날 아침 8시까지 무려 10시간에 걸친 시도끝에 완성해 내었다.
위의 글은 USA FOR AFRICA의 국내 음반에 실린 전영혁씨의 속지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저 글을 가리켜 밀레니엄 이후의 젊은 팝팬들이 일제히 저격을 했다.
그들의 말을 요약하면 대략 이러하다.
"WE ARE THE WORLD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을 쭈욱 보았는데 그들은 시종일관 밝게 웃으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이 곡을 녹음 했습니다. 그런데 눈물을 흘리고 오열로 인해 레코딩을 쉬었다구요? 이게 왠 개소리인가요? 80년대 한국 평론가들은 정말 다 싸구려군요 ㅋㅋㅋ"
음~
전영혁씨는 과연 뻥을 쳤을까?
그래.
솔직히 뻥은 뻥이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뮤지션들이 저 노래를 부르다가 오열을 금치 못해서 날밤 까서 녹음 했다는건 뻥일수도 있다.
하지만,
전영혁씨의 저 문장에는 진심이 뚝뚝 묻어있다.
위 아 더 월드 노래를 자세히 들어보면 저 위에서 언급된 가수들의 슬픔이 진하게 느껴진다.
비록 겉으론 웃으면서 녹음을 했을지 몰라도 속으론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노래를 불렀다는게, 처절한 오열이 느껴진다.
그걸 니가 어떻게 아냐구?
직접 우는걸 눈으로 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아냐구?
여기서 바로 80년대에 음악 팬들과 밀레니엄 이후 음악 팬들의 차이점이 나오는 것이다.
과거 올드 팬들은 음악을 들을때 절대 이성으로 듣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감성으로 들었다.
심지어 평론가들마저도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음악을 들었다.
무슨 말이냐 하믄~
딱딱한 뇌가 아니라 벌렁 벌렁 움직이는 심장으로 들었단 말이다.
만약 전영혁씨가 이성적인 사람이었다면, 저런 글, 저런 문장 쓰지 않았겠지.
근데 왜 썼겠어?
그 역시 여타 80년대 음악 팬들처럼 감성적인 사람이니까 저런 글을 쓴거지.
눈물을 흘린다, 통곡을 한다는 것은 실제로 물리적으로 눈에서 투명한 액체가 쏟아지거나 못생긴 얼굴로 고함을 친다거나 하는 물리적인 행위를 동반하는 건 아니다.
위 아 더 월드를 들어보면 해당 가수들은 정말 슬픈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 한번이라도 불러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프로든, 아마든 노래에 몰입한 사람들은 무조건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몰입을 한다.
그 과정에서 슬픈 테마에 몰입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두운 감성에 사로잡히고 눈물이 절로 나오는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음악을 들을때 오선지 펼쳐 놓구 리듬이 어떻구 피치가 어떻구 하모니가 어떻구, 이 지랄 하는 사람들은 설령 니 에미가 죽는
내용의 음악을 들어도 1도 오열하지 않을 것이다.
검시관이 죽은 사람의 시체를 부검할때 아무런 감정 없이 하는 것 마냥, 음악을 이성적으로 듣는 사람들은 결코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는 커녕 슬픔을 느낄수도 없을 것이다.
이성적인 사고로 음악을 들으면 음악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을순 있을 지언정 결코 음악으로부터 감동은 받을수 없다.
전영혁씨가 왜 저런 글을 썼을까?
실제로 위 아 더 월드를 부른 가수들이 눈물을 흘리는걸 옆에서 보고 저런 말을 했을까?
아님 영상으로 보구?
아니다.
전영혁씨는 그냥 음악을 듣고 그 가수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시종일관 울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쓰셨는데,
영상을 보면 브루스는 1도 울지 않고 있다.
이걸 보면서 뉴 음악팬들은 전영혁씨가 구라를 쳤다고 하는데,
음악 안에서 터져나오는 브루스의 목소리를 조용히 들어보자.
그는 분명히 울고 있다.
기본적으로 흐느끼고 있으면서,
스티비 원더와 배틀을 할때는 처절하게 통곡을 하고 있다.
화면 상으로 울지 않는다고 울지 않는게 아니다.
음악 안에서 울고 있는 감성을 애타게 표현한다면 그것이 바로 울고 있는 것이다.
전영혁씨는 바로 그 점을 캐치한 것이다.
위 아 더 월드를 부른 가수들, 특히 전영혁씨가 전술했던 신디 로퍼, 스티브 페리, 티나 터너, 킴 칸즈, 휴이 루이스 등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이 레코딩 내내 얼마나 통곡을 하고 오열을 했는지...
혹자는 그런 말을 한다.
"애네들이 당최 상관도 없는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위해 왜 눈물을 흘리겠어? 평소 호의호식하던 이들이 말야~ 그건 말도 안돼"
이건 뭐랄까?
음악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개소리이다.
전술했다시피,
가수들은 노래에 들어가면 작곡가가 만들어놓은 플롯에 몰입하여 작사가의 주인공과 완벽하게 빙의가 되어야만 한다.
이건 아마 대중 앞에서 노래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불러 본 사람들이라면 다 공감할 것이다.
뭐 혹자가 말한 것처럼 여기 참여한 가수들이 평소 호의호식하고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굶어죽는 흑인들에 대해 1도 생각이 없을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오넬 리치가 만든 저 곡에 참여하여 레코딩을 하는 그 순간,
이들은 모두 이 곡의 메세지에 참되게 몰입할수 있었다.
바로 그 순간,
그들의 영혼에서 눈물이 터졌고, 음성에서 비애가 쏟아진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물리적인 액체의 형상으로서의 '눈물' 은 흐르지 않았지만,
화학적인 혼의 증거로서의 '눈물' 은 그들의 음성 하나하나에 깊이 새겨져 지금까지 흘러내리고 있다는 말이다.
정리를 하자면,
1985년의 전영혁씨는 분명 거짓말을 했지만, 동시에 뻥을 치지는 않았다.
전영혁씨는 이 음악을 분명 지데루 들었고,
그 안에서 작곡가와 가수들이 표현 하고자 했던 '느낌'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한 것이다.
고로,
전영혁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https://youtu.be/s3wNuru4U0I
USA For Africa - We Are The World (HQ official Video)Titre : We Are The WorldInterprète : USA For AfricaAnnée : 1985Auteurs compositeurs : Lionel Richie, Michael JacksonDurée : 7 m 06 sLabel : Columbia Recordswww.youtube.com
PS 1
85년 당시에는 제작 영상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그냥 음악 듣고 아 이 양반들 지금 울고 있구나 이렇게 판단하고 소설을 쓴거겠지요
ㅋㅋㅋ
근데 당시 팝 음악 수입이 여간 쉽지 않았던 군사독재 상황에서는....
팝 음악을 아주 감동적인 문화활동으로 어느 누군가 빨아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전영혁씨가 그 총대를 멘거죠.
팝 음악의 황무지인 대한민국에서 팝 음악 좀 활성화 시켜보겠다는데
그깟 구라 좀 치면 어떻고,
또 소설 좀 쓰면 어떻습니까?
걍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뮤지션들이 희희낙낙 거리면서 아프리카 난민들 비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녹음했다
이 따위로 팩트 위주로 글 쓰는 것 보다는
마이클 잭슨을 필두로 기라성 같은 해외 가수들이 피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열창을 해서 만든 음악이라고 해야~~~~~~
감동을 하겠지요.
그리고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서슬 시퍼런 공윤위원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철권 군부 통치 하에서 외국 팝송이나 한국 가요 가사를 검열하는 곳이었지요.
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양키 음악을 쓰레기라 치부합니다.
그런 양반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라도 전영혁씨는 저런 개짓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암튼,
전영혁씨는 그 시절 이 척박한 대한민국 땅에 팝 음악을 보급시키는데 절대적인 수훈을 세운 일등 공신입니다.
이분이 아니었다면 절대 지금처럼 팝 뮤직이 이 땅에 뿌리 박지 못했을 겁니다.
근데,
많은 세월이 지나 ,
그런 은인이 쏘 뻐킹 라이어라고 매도 당하다니요?
그건 아니될 말씀이지요....
PS 2
그리고 또 한 가지!!
서양인들은 사랑하는 이가 죽었어도 ...
눈물을 흘리기 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웃으면서 가는 이를 행복하게 보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 아 더 월드의 제작 영상에서 수많은 가수들이 이빨을 깐 거(웃었다는 말임다) 역시 그렇게 해석을 해야겠지요
그 사람들이 미소를 지으면서 작업을 했다고 과연 기쁜 맘으로 했을까요?
전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우울은 미소 속에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펑펑 울고 오열하는것만이 꼬옥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은 아니지요.
암튼,
전 그 날 거기 모였던 아티스트들이 희희낙낙거리며 즐거운 맘으로 이곡을 녹음했다곤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면 알잖아요.
진심이 묻어 있잖아요?
첫댓글 두 번째 사족이 감명 깊네요~~~*^^
전영혁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실까요?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ㅋ
@Holy 저 역시 그분이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친애하는 전영혁 선생님^^b
후~~~ 한말씀 한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전영혁 선생님 추앙합니다
두번째 사족이 멋지시네요!!!!
요즘 애들은 전영혁씨도 매도하는구나~~;;;
문득 장발장이 떠오르네요,
깊은 공감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