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본체는 약 10여년 전에 아는 조카로부터 중고를 구입하여 한 번인가 업그레이드 시키며 잘 사용하였는데 애초 깔린 프로그램이 윈도우 7 이어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현직에 있을 때에는 사무실 컴퓨터가 최신형이었고 지원부서에서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주니 집에서 나 혼자 사용하는 컴퓨터는 거의 워드만 사용하면 되는 수준이었기에 크게 교체 필요성이 없었으나 퇴직 후 시골로 낙향하고 나니 그 교체 필요성이 날로 높아만 갔다.
거기다 20여 년 전에 아는 형으로부터 얻은 바다이야기 게임기에 내장 사용되던 PDF 모니;터는 전기 소모량이 높은 것은 둘째치고 모니터에서 열이 많이 나서 여름에는 컴퓨터 작업을 오래하다 보면 많은 더위를 느낄 수 있어 화면이 깨끗한 장점을 상쇄 하고도 남았다.
무슨 물건을 한 번 구입하면 그 물건이 고장 등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기까지는 계속 사용하는 성격이다 보니 지금까지 사용하는 차도 세 번째이다. 한 번 차를 구입하면 최소한 15년 이상씩 사용하다 내가 폐차를 하다보니 다시 한번 차를 바꾸면 죽을 때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중고 컴퓨터는 10여 년 째, 모니터는 20여 년을 사용하다 보니 최근에는 사용하는데 애로가 참 많았다.
컴퓨터의 성능이 떨어지다 보니 가끔 서류를 작성하다 보면 내 워딩 속도가 300타도 안되는데 키보드 판을 치고 나면 조금 있다 글씨가 찍히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면 모니터가 작동을 하지않아 기다리다 보면 커피를 한 잔 다 마실 때까지 작동을 시작하지 않을 때도 부지기수였다.
컴퓨터가 속을 썩일 때 마다 컴퓨터를 바꾸어야지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지나갔는데 필연하고 홈쇼핑에 중고컴퓨터가 넘쳐 나는데 그냥 구입을 미루기만 하곤 했다. 그러다 며칠 전 오랜만에 대전에 갈 일이 있어 친한 선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앞뒤 따질 것 없이 만나서 식사를 하자고 한다. 그간 시골에서 혼자 조용히 생활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아 전화를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대전에 올라가자마자 그 선배를 만나 점심 식사를 하는데 뭐가 그리 급한지 식당에서부터 밀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그래서 아들에게 넘긴 중고컴퓨터 판매 등의 사업체로 가서 대화를 나누자고 이끌었다.
그 선배가 같은 성씨에 같은 항렬이다 보니 그 아들이 나를 작은아버지라 불렀는데 그 선배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무슨 소방 교육을 받고 왔다며 인사를 해서 “ 시골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바꾸어야 겠으니 한 대 준비해 주라, 눈이 많이 망가져서 모니터는 큰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자기 가게에 있는 모니터 중 가장 큰 것이라며 32인치 모니터를 준비해 준다.
시골로 내려온 후 며칠간 서재에 컴퓨터를 옮겨만 놓고 미루다 간신히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그전 사용하던 큰 크기의 스피커를 연결하니 그 전과 같이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최적화된 환경이다. 이제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면서 오늘은 몇분 만에 모니터가 작동하려나 하는 쓸데 없는 기다림도 필요없이 바로 모니터가 작동되니 참으로 반가웠다.
나의 이런 모습을 본 친한 여자 친구가 한 마디 한다. 당신이란 사람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현직에 있을때는 너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저 사람 그러다 죽지 할 정도로 열심히 살던 사람이 은퇴를 하고나서는 저 사람 저러다 굶어 죽지 할 정도로 매사에 게으름을 피우는 것을 보면 저 사람이 같은 사람인가 구분이 안된다고 한다.
현직에 있을 때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2시가 넘어서 귀가하면서 촌음을 쪼개 사용하였고,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은 나에게는 밀린 숙제를 할 수 있는 긴요한 시간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약 20여년 이상을 점심 시간에 사람을 만날 뿐 퇴근 이후에는 더 바쁜 내 개인 시간으로 인해 절대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부서 회식 이외에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아까워 술도 끊어 버렸었다.
그랬던 내가 퇴직 후 2년간 하던 또 다른 공부를 눈이 안좋아 그만 둔 후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라는 새로운 모토를 되뇌이며 늘 할 일을 차후로 미루며 놀고만 있다. 1년 6개월을 놀다 보니 이제 서서히 몸속에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선뜻 뭔가를 해 보고 싶지도 않다. 우선 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편입신청을 했다. 노는 것도 지겨우니 우리나라 사회복지 정책에 대해 주마간산격이지만 조금은 공부를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늘 살아가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던 영어 공부를 다시 해보고 싶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재작년 퇴직한 후배가 있는데
그 후배는 현직일때 영어공부를 하다가
한번은 형님 형님 아는분중에 영문과출신 있으면 소개좀 해주세요 부탁을 합디다
그 자리에서 영문과출신놈이 밀리더군요
근데 후배사위네가 미국에서 사업을 해서 노후준비로 영어공부를 했다가 지금은 포기하고 개인용달차사업을 합니다
근데 학습하기엔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 하네요
어떤 큰 목적이 있어서 영어 공부를 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몇년 전에 외국 여행을 해 보려고 관광학과에 편입하여 3년간 공부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제화 시대가 되다보니 최소한 영어정도는 해 두어야 실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어 공부를 해 보려 하는 것입니다. 지금 유유자적하며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무가치 한 것 같아 활용해 보려는 것입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봉곡산인 그 후배가 개별용달차를 구입해서 전국을 콜받아 다니는데 아마 곡성쪽에도 자주 가는 모양입디다
연령대가 비슷 할것 같고(62년생) 전직도(경감) 같아서 혹 연이되면 서로 도움도 주고 받고 하면 좋잖을 까 싶습니다
@책에봐라 관심 감사합니다. 저는 퇴직 한 후에는 같은 직장 동료들은 잘 안 만나고 있습니다. 동기 중에도 퇴직 후 용달차 하는 친구가 2명 있는데 가끔 이 곳에 내려오면 만나곤 하는데 그 대화의 깊이가 만족 스럽지는 않더군요. 입산 수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번잡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