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아름아 난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물론있고, 또 가끔은 너무 불행해 저버렸다고 생각했던
적도 물론 있었어, 하지만 널 만나고 나서 나는 이 모든게 그저 내 생각뿐이었다는 걸 조금 깨달았고,
단지 여리딘 여린 내 가슴이 사람을 받아줄만한 공간은 없었던 것이었는 지도 모른 다는걸 알게됬어,
나는말야 지금도 너란 아일 만나서 언제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때처럼 내 이름을 불러주며
분홍빛 양볼로 조물거리는 입술로 미소지어 줄수 있겠니? 어때 아름아 .. 그곳은 정말 좋은 곳이니?
아름아 지금은 무척 네가 보고 싶어..
그해 여름-
"한아름 내가 오늘 학교에 버스타고 오는데 누굴 봤는지 알아?"
"누구길래 이렇게 호들갑이야..? 넌 남자한테는 관심도 없는데 어디 예쁜 언니라도 본거야?"
"얘는 무슨 내가 레즈도 아니고 아직 눈에 띄는 그런 남잘 못만나본것 뿐이야! 여자보고 가슴 두근거린적은 아직
단 한번도 없다구! "
"풉.. 또또 여튼 귀엽다니까~"
"내가 어디가 어떡해 귀여워~!! 멍청히! 아니 이게아니지! 여튼!! 봤다니까! "
"그러니까 누구~?"
"한태연"
"....난또~"
"에?? 그게무슨 반응이야?"
한 손으로는 볼펜을 잡고 연습장에 글을 휘젓고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별 흥미 없다는 듯
아름이는 말했다. 그와 반대로 나는 너무나 흥분해서 아름이의 주위를 빙빙돌아다녔다.
"어떡해 한태연을 알면서 그렇게 태연할수 있는거야? 내가 한태연을 봤다니까!
아까 다른 애들한테 말하니까 반응이 가지각색이였는데, 너는 왜이렇게 재미없는 표정이야??"
내 얘기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던 아름이는 턱을괸체로 내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있잖아, 해서야, 사람은 어떡해 해서 같은게 아니라 이렇게 해서 같은게 아닐까?
아무리 누군가를 설명하려해도 설명이 되지 않을때가 있잖아. 내가아는 그와
네가 아는 그는 아주 다른 사람일수도 있으니까. ”
“무슨소리야?”
도통 무슨 말인지 알수 없는 아리달쏭한 말들을 나를향해 내뱉었다.
아름이는 이해 못한 내 표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귀여운 얼굴로 나를 한참을 바라보더니 반달눈을 만들며 미소짓어 보였다.
그렇게 몇분을 나는 무슨소리냐며 물었지만 아름이는 그저 미소만 지어보일뿐 아무말도하지않았다.
그렇게 포기하려할때쯤 아름이는 무엇인가 생각이라도난 듯 괴고있던 턱을 때고 내게 말을 건냈다.
“해서야 오늘 나 학교끝나고 다른 친구랑 같이 갈껀데, 집이 같은 방향이라 같이 기다릴래?”
“응 그러지 뭐~ 그런데 누구?”
.
.
.
살랑이는 바람결이 머리칼을 훔취고 무성한 풀들이 하늘하늘 거린다.
조그마한 돌맹이들이 오밀조밀 모여서 은빛물결을 따라 춤을 춘다.
벚나무연못
첫 등교날 보았던 연분홍빛깔을 한껏 품고있던 연못
그 날 그이후로 그 아일 본적은 없었지만, 나는 자주 이곳을 찾아오곤 했다.
살랑이는 바람결이 좋았고, 햇빛에 쐬여 은빛은 감추지 못하는 물결이 좋았다.
그 곳에서 아름이와 친구는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난 잠시 생각했다. 분명 이곳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어여쁜 아이일꺼라고..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거야?”
“응. 아마 한 30분쯤은 기다려야될 거야”
“그렇게나 많이? 뭐야 뭐하는 얘길래 한공주님을 기다리게 하는거야?”
“총학생회야 원래가 학생회는 일주일에 네 번은 하교시간에 30분은 회의를 하니까..”
“모야.. 학생회야? 대단하네 상위1%잖아 우리학교 학생회”
“응.”
“그런데... 아름이넌? 너도 우리반 1등정도는 장난으로 하곤하잖아”
“장난은 무슨!! 나도 노력하는 거라구!! 그리구 난 .. 학생..회가..”
“응? 뭐라구?”
“아름아.”
굵지만 깔끔하고, 밝고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소리가 그 목소리에 흡수라도 된마냥 다른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름이의 목소리 그 기분좋게 불던 바람소리도, 일렁거리던 물결소리도
노래하던 새들도 윙윙 거리던 풀벌레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단지 그 아이의 목소리가 귀에만 맴돌았다. 내 이름을 불러 주웠던것도 아니었고,
나를 바라보았던것도 아니었는데, 왠지 그랬어.. 맞아..
“아 도원아, 벌써 끝났어?”
‘도원?..그 강도원?’
등뒤에서 들려오돈 목소리를향해 몸을돌렸다.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그 아이의 모습이
은빛에 둘려쌓여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강하게 내리쬐는 늦은 오후의 태양때문만은 아니었나보다.
“오래기다렸지? 회장님께서 아름이너랑 약속있다니깐 빨리가라고 회의 빼준거야."
“거짓말 투성이...”
"그런데 옆은?"
"으응, 해서야 해서~"
"아~ 그 순둥이? 안녕? 윤순둥."
무슨말을 하는거니... 내이름은 순둥이가 아니야... 라고 말하고싶었지만, 입은 벙긋벙긋 거리고는 있지만,
말이 튀어나오질 않았다. 조물거리는 내입을 보던 아름이도, 그 도원이라는 아이도, 그냥 웃어 버렸다.
“윤해서라고 멍청이,, 순둥이라곤 했지만 윤순둥이라고 한적은 없단말이야, 바보”
"그랬나? 풉"
머리를 긁적거리며 웃는 그 모습이 왠지 낯설었고, 나도모르게 나보다 키가작은 아름이의
뒤로가 팔을 꾸욱 잡았다.
“해서는 바보”
나를 놀리는 듯한 아름이의 목소리가 아주 조그맣게 내 귓가에 들려왔지만, 아랑곳 하지않고
아름이의 팔을 꾹 잡고 있었다.
서로가 집이 같은 방향이라서 한참을 아름이와 그 도원이라는 남자아이는 대화가 끊이질 않았지만
나는 그저 아름이의 팔을 부여잡고 있을뿐 걸어가는 20여분동안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상황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아름이의 집은 거대한 도서관 같다.
왠지 모를 유럽풍에 돌기둥들이 여러군데있기때문일까, 아니면 조금은 낡아보이지만 고급스럽게만 보이는
앤틱하고 모던한 조각들 때문일까, 그런면에서 아름이의 집은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다.
“다왔다~ 오랜만에 같이 이야기하면서 걸으니까 무지 빨리 도착해버린거 같아. 그치?”
뭔가 어색한 분위기를 어서 빨리 끝내 버리자! 라고 말하는 것같은 아름이의 말이었다.
뭔가 차분하게 들려왔지만, 뭔가 딱딱한듯한!?
“그렇네, 너무 오래 걸은건 아니지?
그 녀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이의 걱정뿐이었다.
“아냐 이정도는 걸어줘야 하는거라구 ~ 윤해서! 나집에 못 들어가게 할 거야? 인사도 안할꺼냐구!? ”
“응? 응???”
멍해있던 내 정신을 맑게 만든건 아름이의 또랑또랑한 목소리었다.
“바보 언제까지 그러구 있을꺼냐구 ~ 이제 나들어가볼게, 해서 바려다줘 강도원 너기다리다가
벌써 캄캄해 저버렸잖아!!”
'그러고보니,, 아무생각없이 아름이 팔만 잡고 쫒아오다가 날이 캄캄해진줄도 몰랐어.. '
“그렇네 어짜피 같은 방향이라며 가는길이니까 같이가면 되지뭐 빨리 들어가 초여름이라고, 쌀쌀해”
“항상 바보.... 잘가 해서아지, 도원도련님”
검은색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아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오로지 한가지 생각뿐이었다.
‘무슨말부터해야하는거야..!’
철컹-
적막이란 단어가 그때 생각났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는 나를향해 도원이는 다가왔고, 나는 나도모르게 한발자국씩 뒤로 물러섰다.
“강도원이야”
‘..응?’
“강도원 내이름”
‘알고 있어..’
“말 안해줄꺼니? 네이름?”
' .. 알고 있으면서.. 놀리는 걸꺼야..'
“계속 아무말도 안하네? 벙어린가...가자 집에 바려다줄게, 다리는 멀쩡한거지?”
비꼬던건지 장난치던건지 장난끼가득한 얼굴로 나를 향해 말을 거네던 네얼굴이
너무 얄미워서 나도모르게 그렁그렁한 눈으로 제자리에서 한참을 바라보았어,
그떄 너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였는지, 겁을 내고있던 나를 이용해 한발자국씩 다가왔지 나도모르게
내발은 너를 따라 한발자국씩 뒷걸음질 쳤고, 더이상 뒤로 물러설수없는 벽에 기대어있는
나를 향해 더가까이 다가왔지, 큰 키를 내게 맞추며 두눈을 내눈에 맞추웠고, 그때의 나는 꿈을
꾸고 있었던건지도 모르겠어 나지막히 내 귓가에 속삭이는 네말이 몽환의 숲에서 날라온 나비의 날개짓
같았기때문에.....
첫댓글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