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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꽤 큰 도시에 살고 있고, 온 지 아직 2주도 채 안 됐네요..
너무 수치스럽지만.. 다른 한국여성분들께 이런 일이 다시는 없길 바라며 공유합니다..
항상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니는데, 오늘도 사람이 많아서 어쩌다보니 뒷문으로 타게 되었습니다. (멕시카나 아주머니 따라서 뒤로 가서 탔지요)
그런데 제 옆옆에 서 있던 젊은 남자애가 제 뒤로 오더라구요. 저는 제 물건을 훔치려는 줄 알고 가방을 더 꽉 잡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 버스는 빨리 달리고 해서, 저는 뒷사람 가방이 제 엉덩이에 자꾸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버스가 멈췄는데도 자꾸 걸리길래 쳐다봤떠니 뒤에 있던 놈 손이었던 겁니다...
하.. 이런 성추행은 살면서 처음이라.. 멕시코에 온 지 2주도 안 되서 스페인어도 잘 못 하는데...
저는 치마도 아니고 짧은 바지도 아니고 그냥 긴 까만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냥 걔를 째려보면서 "ya (그만해)" 라고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했더니 걔가 사과하는 것 같더라구요.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도 자기 가방을 손으로 잡고 그 손을 슬쩍 슬쩍 제 허리에 갔다 대더라구요.
제가 계속 째려봤더니 좀 덜하더라구요..
그리고 자리가 나서 전 앉았는데,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
저 자식 얼굴을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내릴까.. 그러면 보복할까봐 두렵고.. 그래도 아무 말도 못하고 내리면 내가 너무 후회할 것 같더라구요.
내릴 때 되니까 제 옆옆에 앉아있더라구요. 내리려고 일어서면서 쳐다봤더니 절 보고 미소를 짓는 겁니다....허, 어이가 없어서..
제가 너무 빡쳐서 영어로 대놓고 뭐라고 했습니다. "나 만지지마. 다시는 나 만지지마"
라고 했더니 풀이 죽은 얼굴로 바뀌더라구요. 쪽팔린 건 알아서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버스 멈추기 전에 "변태"를 사전으로 찾았더니 'pervertido' 라고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내리기 전에 "You *ucking pervertido!"라고 소리치고 내렸습니다...
교실로 걸어가는데 너무 수치스럽고, 놀랍고 기분 나빠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스페인어도 잘 못하는데 멕시코에서 뭘 어떻게 해야할까 싶기도 하고...
학교에 얘길 했는데, 매니저 말로는, 우리가 같이 경찰에 가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 남자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몰라서 뭘 어떻게 하기도 힘들다고 하네요. 이런 적이 없어서 당황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매일 버스로 통근하는 여자 선생님이랑 얘기해보라고, 더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만났습니다.
처음 본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결론은, 멕시코에 그런 남자들이 종종 있다. 여자들이 버스에서 내릴 때 엉덩이를 때리거나, 가슴을 움켜쥐거나 그런 놈들이 있다고... 결론은 여자로서 항상 조심해야 하고, 그런 일 생기면 그 자리를 피해서 어떻게든 운전수한테 가서 말하라고 하더라구요. 괜히 그 남자한테 얘기했다가 남자가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으니까, 딴 사람한테 얘기했다는 걸 보여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래도 맘이 불편하면 페퍼스프레이 같은 호신용도구를 사라고 하더라구요..
멕시코 여자들한테 흔한 일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조심해야 되는지 안다면서... ㅡㅜ
휴.. 멕시코 온 지 이제 열흘이 넘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서 너무 당황스럽고 놀랍네요..ㅜㅜ 태어나 성추행은 처음 경험해봅니다...ㅜㅜ
멕시코 오는 여자분들, 다들 호신용도구 (pepper spray)같은 거 챙기시고, 항상 어디서든 남자들 조심하세요...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자리를 피하시구요.. 다른 분들은 꼭 이런 일 없길 바라요...ㅠㅠㅠ 다들 조심하세요 ㅠㅜㅠㅜ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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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놀랬겠어요 ㅠ 토닥토닥
ㅜㅜ너무 놀랐어요 감사해요...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흐 이럴 땐 차라리 남자였음 좋겠네요..ㅠ
진짜 기분 드럽죠 ㅜㅜ 토닥토닥 ㅜㅜ전 멕시코에선 아니지만 한국에서 겪어봤거든요 ㅜㅜ
여기는 길거리에서 휘파람 불고, 지나가면서 느끼하게 속닥거리고... 별별놈들 다 있어요. 전 이럴경우엔 아무것도 못들은척 그냥 무시하고 가요. 속으론 욕이 절로 나오지만, 반응하면 더 하는 경우가 많아 그냥 반응안하고 지나가요ㅡㅡ한국같으면 바로 성희롱 신고감인데......하.. 반바지나 치마라도 입고 나가는날엔 ㅁㅊㄴ 들이 더 많이 보여요...
멕시코는 성희롱 법이 없나요? 남자들이 휘파람불고 찝쩍거리는거 멕시코 여자들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하는 것 같더라구요...
ㅜㅜ흐 심하네요.. 멕시카나 여자한테 이 얘기했더니 정말 흔한 일이라고 하더라구요...ㅠㅠ 이걸 그냥 받아들이고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는 게 좀 .. 안타깝네요..ㅠ
마음 추스리고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
많이 놀라셨겠어요. 토닥토닥.
큰 일 당했네요 .. 하지만 지혜롭게 잘 이겨내신 거 같은데... 어째던 위험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워낙 자주 있는 일이 바로 이런 성추행입니다... 인도에서는 더 심하기도 하고... 어째던 후진국에서의 성적 보호 시스템의 맹점인 부분이죠.... 과거 제 비서 멕시칸 여직원은 뒤에서 엉덩이 만지면서 칼 가지고 있으니 소리 지르지 말라고 했다던데...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기에 비하면 정말 이 놈은 양호 아닌 양호라고 할 수도 있으니....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사람들이 좀 없는 곳으로 타시거나 아님 뒤에 누가 없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오 마이갓... 그 멕시칸 여직원 분 정말 무서웠겠어요... 흐 맞아요 제가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같기도 해요. 근데 출근시간에 버스에 거의 항상 매달려가서..ㅠㅜ 제가 항상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ㅜㅜ
늘 조심하시고.. 힘들겠지만 항상 경계하고 잘 피하는게 최선일듯합니다..
여자가 조심하는것이 최선이라는게 참...부당하네요.. 힘내세요.
이런 글 용기있게 적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많은 분들이 조심하고 피할 수 있는 기회가 될거에요.
전철이나 메트로 버스에 여성전용칸이 있으니 꼭 거길 타고 정 안되면 기사있는 앞쪽에 타서 문제생김 바로 기사에게 이야기하시고요
의연하게 대처 잘 하셨고 이렇게 글로 내눠주시니 대견하네요. 마음은 토닥토닥!! 푸시기 바래요.
천만에요..! 넵 앞으로는 절대 뒤로 안 타려구요..ㅜㅜ 항상 사람 많을 때는 기사아저씨 근처에 있거나 항상 경계, 조심해야겠어요ㅜㅜ
넵 감사합니다..!
전 일주일째 되던날 휴대폰을 학교가던 버스에서 소매치기 당했더랬지요. ㅋ 그리고 멕시코사람들이 다 도둑놈으로 보이더라구요. 힘내시고 버스는 항상 여성전용칸에 타시고 이번에 하셨던것처럼 항상당당하게 하세요. 힘내시구요!!
흐ㅜㅜ 휴대폰도 많이 뺏기는것 같더라구요ㅠㅠ 저도 지난 며칠간 멕시코 남자들이 다들 너무너무 싫었어요....ㅜ 지금은 그래도 좀 나아졌네요ㅎㅎ 감사합니다!!
멕시코가 성추행범죄에 대한 처벌 더 센걸로 알고있어요 몇년전에 멕시칸 여자가 엉덩이 만지킴으로 현장에서 신고해서 그 남자 바로 구속됐다던데요.. 신문에도 났었는데...
아 정말요?? 전 이번에 너무 놀라서... 처음 당해봐서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고, 경찰에 전화해도 어떻게 말할지도 몰라서..ㅠㅠ 으 얼른 스페인어 빨리 늘어야 겠어요...
그리고 스페인어 안 되더라도 그냥 큰소리로 소리지르면 주위에서 도와준대요 나쁜놈도 많지만 착한사람들도 많거든요
아하 넵 감사합니다ㅜㅜ
그럴 경우 큰 소리로 "No me toques" 라고 소리치면서 그 놈 째려보면 옆에 아줌마 아저씨들이 도와줄겁니다.
그리고 앞으론 남자들 많은 쪽은 가급적으론 피하시고요, 여성 전용칸 잘 돼있으니 그 쪽을 애용하세요
아아ㅜㅜ 꼭 도와줬음 좋겠네요..ㅜ 넵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놀라셨겠어요....토닥토닥....아줌마들한테 많이 묻혀가는게 최상책이더라구요....님 잘못한거 하나도없으니까 너무 맘쓰지 마시구 잘 추스리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ㅜㅜㅜ 감사합니다.. 그 날 하루종일 너무 마음이 안 좋았어요ㅠㅠ 이제는 좀 나아졌어요! 감사해요 ^^
정말 놀라셨겠어요 조심또 조심!!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저도 멕시코 15년차인데, 남자라도 대중 교통을 타본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강하게 대처하시고, 왠만하면 친구들과 다니시고.... 이 넘들 부끄러운 거 모릅니다. 똥은 원래 더러워서 피하는 법~
ㅜㅜ 넵.. 얼른 취직해서 차타고 다니고 싶네요...ㅜ
모두들 답변 너무 감사드려요...ㅜㅜ 다음에 또 이런 일 있으면 큰소리로 그 자리에서 얘기해야겠어요...ㅠ 근데 또 어떤 분들은 남자가 공격적일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고... 흐 항상 신경써야 한다는게 넘 싫네요ㅜ 지금 버스 안 타도 되는 곳으로 이사 갈 생각입니다..ㅠㅠ
아 그리고 호신용품 (pepper 스프레이)는 아직도 못 구했어요ㅜㅠ Farmacia, Walmart, Plaza 다 가 봤는데도 안 파네요ㅠㅠ 혹시 정보 아시는 분 공유 부탁드릴게요!!
예전에 소카로사 암부르고길에 그런 매장이 있었던것 같은데요..
소카로사가 어디있나요?? 혹시 소나로사 말씀하시는 건가요?ㅜㅜ 머네요..ㅠㅠ 아직도 못 찾앗네요ㅜ
@취업하고싶습니다 어머 오타확인을 안 했네요 ..
네 소나로사 맞아요 만약 아직 그 매장이 있다면 insurgentes esquina 부터 시작해서 hamburgo길로 계속 걸어가면서 찾는게 쉬울수도 있어요 차 진행방향으로 봤을때 오른쪽에 있었어요
에구.... 정말 속상했겠어요...ㅠ.ㅠ 정말 그놈을 제가 딱 잡아갖고 해꼬질이라도 해주고 싶어요..ㅠ.ㅠ
그래도 내리면서 욕이라도 한마디 던져주고 내려서 그나마...읽는 사람은 후련..그것도 성에 안차지만..ㅠ
아무쪼록 훌훌 털고 힘내세요 ....!!!!
ㅜㅜㅠ 감사합니다..!! 다들 여자들은 조심합시다..!!
여자라는게 이럴때 속상하죠? 낮에 보면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참 조용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다시 긴장해야겠군요
다음에 그런일 생길지 또 모르는 법이니 가방에 염산 스프레이나 아님 쇠 망치를 들고 다니다 그런놈이 생기면 사정없이 당당히 망치로 힘껏 머릴 내리치세요, 그리고 당당히 말하세요 삔체 까브론 이호??? 이상은 넘 심한 ㅎㅎ 말이라 생략 ㅎㅎ
딸내미키우면서 이런얘기들을땐 남자인 나도 숫컷들이 싫어집니다..늘 조심조심하세요 그리고 섣부른 대치법은 위험할수도 있으니 지혜롭게 대처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