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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나
옛날에 어느 왕이 사냥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왕은 사냥을 나갈 때면 언제나 자신을 수행하던 의사를 불렀다.
의사는 왕의 상처에 붕대를 감았다. 왕이 물었다.
"아무 일 없겠는가?"
의사가 대답했다.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
왕과 일행들은 사냥을 계속했다.
궁으로 돌아오고 나서 상처가 덧나자 왕은 그 의사를 다시 불렀다.
의사는 상처를 소독하고 조심스럽게 연고를 바르고는 붕대를 감았다.
왕이 걱정되어 물었다.
"확실히 괜찮겠는가?"
의사는 또다시 답했다.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
왕은 불안해졌다.
왕의 예감은 들어맞았다. 며칠 만에 왕의 손가락은 너무 심하게 곪아서,
결국 의사는 왕의 손가락을 잘라야만 했다.
무능한 의사 때문에 머리끝까지 화가 난 왕은
직접 의사를 지하 감옥으로 끌고 가 감방에 처넣었다.
"감방에 갇히니까 기분이 어떤가, 이 돌팔이야!"
의사는 어깨를 움츠리면서 대답했다.
"폐하, 감옥에 갇힌 게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요."
"무능하기만 한 게 아니라 제정신이 아니로구나!"
왕은 그렇게 말하고서 자리를 떠났다.
몇 주 후, 상처가 아물자 왕은 다시 사냥을 하러 궁 밖으로 나갔다.
동물을 쫓다가 일행으로부터 멀어지게 된 왕은 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길을 헤매던 왕은 숲 속 토인들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날은 마침 토인들의 축제날이었는데,
그들로서는 밀림의 신에게 바칠 제물이 생긴 셈이었다.
토인들이 왕을 큰 나무에 묶어놓고 제물을 잡기 위해 칼을 가는 사이
무당은 주문을 외우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당이 날카롭게 간 칼로 왕의 목을 치려다가 소리쳤다.
"가만! 이 사람은 손가락이 아홉 개 밖에 없다.
신께 바칠 제물로는 불경스럽다. 풀어줘라."
풀려난 왕은 며칠 만에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았고,
곧바로 지하 감옥으로 가서 그 지혜로운 의사에게 말했다.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느냐고 실없는 소릴 할 때는 멍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대가 옳았네. 손가락을 잃어버린 게 좋았던 거야.
하지만 그대를 감옥에 가둔 건 내가 나빴던 것이야. 미안하이.”
“폐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감옥에 갇힌 게 나빴다니요?
저를 감옥에 가두신 건 아주 좋은 일이었습니다.
아니면 저는 그 사냥에 폐하를 따라나섰을 테고
제가 잡혔다면 제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열 손가락을 다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13쪽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저자 아잔 브라흐마 각산 편역 나무옆의자 2015.07.30 출판
원제 Don't Worry, Be Grumpy 페이지 272|
2016.1.9.(토) 녹양도서관에서 대출받아 타이핑 시작 12:30
‘시끄러운 원숭이’같은 나의 마음을 잠재우는 108가지 이야기!
2008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후속편『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전작 이후 7년 만에 출간된 이 에세이집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물리학도 출신으로 ‘푸른 눈의 성자’, ‘세계적인 명상 스승’으로 불리는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명상에세이집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분주한 마음’이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108가지의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시작으로, ‘음미’, ‘정진’, ‘연민’, ‘무아’, ‘내려놓음’, ‘지혜’ 등을 얻는 과정을 일곱 가지 테마별 흐름으로 엮은 이 책은 손가락을 다친 왕과 주치의 이야기, 마음의 정진과 관련된 이야기, 존재에 대한 연민의 이야기 등. 지치고 힘들며 머릿속이 산만한 현대인들에게 쉬어갈 수 있는 여가를 마련해 주는 달콤하고 새콤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의미를 가만 살펴보면 깨달음의 이야기다.
저자 : 아잔 브라흐마
아잔 브라흐마는 1951년 8월 7일 영국 런던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으며 1960년대 말에 졸업 후 1년여 동안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 승려가 되기 위해 태국으로 건너가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살아 있는 부처로 존경받던 아잔 차 스님 밑에서 수행을 하기 시작했다. 신참 수행승일 때 그는‘승려의 길’에 관한 영문 안내서 편집을 맡았다. 이 안내서는 나중에 서구의 수많은 불교 입문자들에게 훌륭한 지침이 되었다.
태국에서 수행승으로 배움의 시기를 보낸 뒤 그는 불교를 가르치는 아잔 자가로를 돕기 위해 호주 퍼스에 있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불교협회 초청을 받아 그곳으로 갔다. 처음에는 퍼스 북쪽 교외에 자리한 오래된 집에서 아잔 자가로와 함께 생활했다. 그러다 1983년 말에 퍼스 남쪽 세르핀타인 지역 숲이 우거진 시골에 약 392,545㎡의 땅을 매입했다.
그리고 그곳에 보디냐나 수도원(스승인 아잔 차 보디냐나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을 세웠다.
보디냐나 수도원은 남반구 최초의 불교사원이 되었다.
이곳은 또 오늘날 호주의 가장 큰 소승불교 수도회 본부다.
처음엔 그 지역에 아무것도 없었다. 절을 짓기 위해 퍼스에서 모금활동을 펼치던 몇몇 승려들만 있을 뿐이었다. 아잔 브라흐마는 건물 하나 없는 그곳에서 직접 벽돌 쌓는 일과 배관 및 미장일을 배워 지금까지 존재하는 수많은 건물을 세웠다.
1994년, 절의 주지로 있던 아잔 자가로가 안식년을 맞아 호주를 떠났다. 그리고 1년 뒤 승복을 벗게 되자 아잔 브라흐마가 그 후임을 맡게 되었다. 처음에 그는 주지 직책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다 결국 받아들였고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일했다. 그의 명성은 점점 널리 퍼져나갔다. 흥미 있는 데다 희망을 주는 설법으로 그는 호주의 다른 지역과 동남아시아로부터 수차례 초청을 받았다.
2002년에는 프놈펜에서 개최된 국제 불교회의에 중요 인사로 참가했다. 그리고 2006년 6월에는 퍼스에서 열린 불교회의를 이끌었다. 그는 바쁜 일정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특히 암 환자들, 수감자들,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열정을 쏟았다. 보디냐나에 있는 승려들은 물론이고 여러 지역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명상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
현재 아잔 브라흐마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세르핀타인에 위치한 보디냐나 수도원장,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불교협회 지도자, 빅토리아 불교협회 고문, 싱가포르 불교연맹 후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 승가협회를 설립하기 위해 모든 불교 종파를 초월한 협력을 구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2004년 10월, 아잔 브라흐마는 그가 호주 사회에 보여준 비전과 리더십, 그리고 열정적인 가르침으로 커틴대학교로부터 존 커틴 상을 수상했다. 아잔 브라흐마는 그동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성난 물소 놓아주기』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아잔 브라흐마의 법문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고, 디지털 음원이나 비디오 파일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역자 : 각산 (엮음)
각산은 세계명상수행승이며, 아잔 브라흐마의 한국 제자로서 세계명상힐링캠프 주최자다.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불교학을 배운 후 미얀마 명상 고승 파욱 사야도와 아잔 브라흐마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호주, 중국 등의 명상센터와 송광사, 범어사, 통도사 등의 제방 선원에서 10여 년 수행 탐방했다. 해인사 입산, 해인사 고승 보광 성주 큰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현재 아잔브람 한국명상센터원장과 참불선원 선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연수위원장과 세계7대성자 명상대전 조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동국대 정각원 초청 불교방송 BBS-TV의 다시보기 1위 돌풍의 명강사다.
저서로 『멈춤의 여행』이 있고, 역서와 편저로 『법화삼매참법』 등이 있으며, 아잔 브라흐마의『성난 물소 놓아주기』국내 출간 시 감수를 맡았다.
오늘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잔 브라흐마가 호주에서 수도원을 마련하는 과정을 읽으며
사이버 상의 '아미타불과 함께 하는 마음의 고향'을
척박한 제주 땅에 '무주선원'으로 거듭나게 만들어오신
본연스님의 정성과 노고가 생각나서 숙연해졌습니다.
본연스님! 고맙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