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기적 구경하며 갯벌 체험 `진도 회동`

[남토(이만기)]

모세의 기적 구경하며 갯벌 체험 `진도 회동`

손에 잡힐 듯 지척인 섬. 1년에 몇 번씩 바다가 갈라지며 섬까지 길이 열린다. 섬으로 가는 바닷길엔 낙지, 게, 조개, 굴 등을 무진장 잡을 수 있다. '모세의 기적' 이 펼쳐지는 현장으로의 초대.


우리나라 진도의 ‘영등살’만큼 신비롭고 장엄하게 바다가 열리는 곳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진도읍 고군면 회동과 모도 사이의 바다가 갈라지는데, 이때 바다 밑에 숨어 있던 모래언덕이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물 위로 드러난다. 회동과 모도 간의 직선 거리는 1.5km 정도지만 바닷길이 활처럼 굴곡을 그리며 열리므로 실제 길이는 2.8km에 달한다.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시기는 해마다 다소 다르다. 음력 2월 말에서 3월 초에 활짝 열리는 해가 있는가 하면, 음력 4월 초순에 가장 넓게 바닷길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맘 때면 바닷길에서 각종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바닷길은 약 1시간 동안 완전히 드러난 후 도로 닫혀버린다.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프랑스 대사가 진도로 여행을 왔다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모세의 기적’이라고 소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세방낙조 : 진도의 최고 전망 포인트로 꼽히는 가학리 세방낙조. 섬과 섬 사이 굽이치는 바다의 소용돌이 속으로 해가 긴 노을을 남긴 채 꼬리를 감추면 자연이 연출하는 신비로움에 외마디 탄성이 터진다. 전라남도가 지정한 ‘전망 좋은 곳 베스트 10’에 포함된 세방낙조는 다도해 섬을 수놓는 저녁 노을로 영원한 환상의 늪이 된다. 발 아래로는 흰 거품을 물고 굽이돌아 용솟음치는 급물살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또한 최초로 쌍다리가 놓인 진도대교에서 백조 도래지를 지나 세방낙조로 가는 길목인 가치 삼거리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해변도로는 육지의 기암괴석과 태양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바다 색깔이 달라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진도 여행의 참멋은 백조 도래지와 첨찰산의 천연 원시림, 석성마을, 운림산방, 세방낙조 등 자연을 배경으로 한 테마 여행에 있다. 문의 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40-3125

▶ 가볼 만한 곳
인근 첨찰산(485m)에 있는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을 들러보자. 이곳은 조선 말 시·서·화의 삼절이라 불리던 소치 허유가 고향에 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낸 곳이다. 소치의 아들인 미산 허형과 손자 남농 허건이 태어났고, 또 그의 고손자인 의제 허백련이 화필을 익힌 남종화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 맛집
회동리 일대의 민박에서 식사를 겸할 수도 있지만 진도 읍내의 문화횟집(061-544-2649)에서 씹을수록 얼큰한 맛이 나는 전통 간재미회를 먹어보자.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까지 간다. 목포에서 영산강 하구언 방조제를 지나 우회전해서 영암방조제와 금호방조제를 건너면 진도대교 입구에 이른다. 진도대교를 건너 10.7km쯤 달린 뒤 좌회전해 15.2km 정도 가면 바닷길이 열리는 회동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