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레분에서 묵었던 두번째 숙소 '시마노야도 레분시리'는 화장실이나 세면대는 공용으로 이용해야하는 유스호스텔 같은 형태다.
다만 공용 주방이 없을 뿐ᆢ
복도에 유타카와 바디타월, 페이스 타월이 놓여있어 알아서 사용하고 사용후 바구니에 놓어두면 된다.
세탁기는 1층에 있고 사용료와 세제가 모두 무료라 무척 유용했다. 건조기는 없음.
가방은 목욕탕 갈때 사용할수 있도록 걸어놓았고,
선반에는 커피포트와 일회용 드립커피와 녹차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저 타포린백 하나는 마트 장보느라 사용하고 리시리 넘어올때 필요해 사겠다고 핬더니 100엔밖에 안한다며 그냥 가져가라 하기에 결국 한국까지 들고왔다.
아침 도시락은 1000엔으로 전날 미리 신청하고 아침 7시 이후 카운터에서 찾아오면 된다.
우리는 3개 중 2개의 룸을 조식포함으로 예약을 했기에 도시락 4개와 가져온 반찬, 햇반을 데워 아침식사를 했다.
단 하루 묵었을 뿐이지만 스탭도 친절하고 시설도 편리해 우리처럼 친구들끼리 올 경우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옷은 따뜻하게 챙겨입고 짐은 모두 카운터 앞에 줄세워 놓은 후 8시20분 체크아웃.
8시40분 버스를 타고 첫날 우리가 힘들게 올랐던 모모이와 전망대 입구까지 편하게 올라간다.
페리터미널에서 하루에 08:40, 11:34, 13:25 세번 운행한다.
우리를 내려준 버스는 바로 떠나가버리고ᆢ
이곳에서 전망대까지는 약 20분 가량 올라가야한다.
스코톤미사키에서 만났던 할머니들과도 반가운 재회를 하고 모두 함께 출발!
E지점에서 D지점까지가 오늘의 코스
모모이와 전망대부터 모토지 등대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
입구부터 계속된 비로 인해 길이 엄청 미끄러워 결국 낡은 트레킹화를 신고 오신 나미님은 포기.
길을 걷다보니 나미님의 빠른 판단이 얼마나 현명했지를 실감
어떻게 이렇게 삼일 내내 비바람일까 싶어 야속하면서도 숨겨놓은 비경과 꽃밭들이 살짝살짝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한참을 서 있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나쳐 갔고 되돌아 나갔다.
어느새 길 위에는 관유서님과 나 뿐ᆢ
서로를 의지한 채 바람과 싸우며 꿋꿋하게 걸어간다.
어제 커다란 카메라를 든 아저씨가 독점하던 감자란이 어느 순간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난다.
에구 이뻐라~~
드디어 멀리 오늘의 목적지 모토지 등대가 보인다
방해라도 하듯 거세게 부는 바람에 날아갈세라 울타리를 붙잡고 버티시는 관유서님
사진만 보면 그저 평온하게만 느껴질 뿐ᆢ
가벼운 차림으로 올라오는 일본인들에게 어지간하면 가지말라는 경고를 해준다.
시레토코까지 내려오는길도 생각보다 꽤 멀다.
일행들은 모두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고
나미님도 큰길따라 걸어서 정류장으로 오고 계신단다.
드디어 도착한 버스 정류장.
드디어 모두 만난 우리 일행들~
잠시 헤어져 있었을 뿐인데 이리 반가울데가...^^
버스에서 내려서부터 총 세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버스로 페리 터미널로 나와 점심을 먹기 위해 큰 길 맞은편에 있는 '카몬'으로 갔다.
카레, 가츠동, 쇼가정식ᆢ
주인 아주머니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덕분에 기분좋게 식사를 할수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좀 남아 버스를 타고 모토지 쪽을 다녀오기로 했다.
잠깐이라도 내려 돌아보려고 했는데 비가 내리니 만사가 귀찮아 들어갔던 버스를 타고 바로 나오니 졸지에 900엔짜리 관광 버스가 되어버렸다.
유일하게 건진 지장암 사진~
이제 오늘의 남은 일정은 다시 리시리로 넘어가기.
시간이 약 두시간정도 남아 캐리어를 끌고 온천으로 갔다.
들어가기전 신발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진흙 떡도 떼어내고ᆢ
우리처럼 숙소 체크아웃하고 페리 타기 전 쉬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은 듯.
온천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쉬면서 레분섬에서의 마지막 여유를 즐겨본다.
'어서오세요. 레분도에ᆢ'라 써 있지만
'다시 오세요. 레분도에ᆢ'라고 읽는다.
이 먼 곳까지 다시 올 날이 있을까?
비바람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준 레분ᆢ
사요나라~
첫댓글 사요나라~레분! 잊기 어려 운 아름다운 풍광! 잊을 수 없는 피하고 싶은, 피할 수 없던 진흙 길.뭉게님 끝까지
날 지켜줘서 무지 감사해요.
이 길들 덕분에 난 다음 길 을 꿈꿉니당
저 또한 관유서님께서 파트너를 해주셔서 힘낼수 있었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