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관련자격증제도 (월간식당)

[東谷 趙瑛大]

외식관련 민간 자격증 제도 대표성과 효용성 ‘구설(口舌)’

외식관련 민간 자격증 제도 대표성과 효용성 ‘구설(口舌)’

외식산업의 성장 및 관련 업종의 세분화에 따라 다양한 민간 자격증 제도가 운영되면서 이들 민간 자격증 제도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외식관련 민간 자격증 제도는 프랜차이즈 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수퍼바이저 자격증 제도와 커피 바리스타 제도, 그리고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제도다. 이들은 관련 업계의 성장에 따라 새롭게 나타난 직업으로 해당 직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당 단체를 중심으로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글 윤은옥 차장, 손수진 기자

자격증 제도는 관련 업종 전문가를 양성함으로써 해당 업계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고용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외식산업이 보다 전문화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관련 업종의 시장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대량의 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함으로서 해당 자격증의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격증 취득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극히 미비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격증 제도를 주관하고 있는 기관의 자질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즉, 제대로 된 교재조차 없거나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관리 부실, 시험 평가자의 자격 요건 등 해당 기관들이 관련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충분한 조건과 자질을 갖췄는가 하는 적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수퍼바이저와 바리스타처럼 자격증 주관 기관이 한 곳인 경우는 특정 단체에서 독점하고 있다는 것, 반대로 소믈리에처럼 여러 기관에서 자격증 시험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는 전문가 양성보다는 각 기관이 이익만을 위해 무분별하게 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관련 민간 자격증 제도가 해당 업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자칫 상업적으로 치우쳐 오히려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자격증이 국가 공인으로 운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국가 공인 자격증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련 업종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들을 통해 외식산업이 양적·질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들의 보다 철저한 관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수퍼바이저 -Supervisor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수퍼바이저 자격제도’는 관련업계의 사설자격증 중 하나다.
지난 2007년 12월 제1회 합격자를 배출하고 지난해 제2회 시험을 치룬 수퍼바이저 자격제도는 프랜차이즈협회에서 FC관련 전문 인력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로 수퍼바이저의 직무수행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상호 협력을 지향한다는 목표 아래 도입돼 실시되고 있는 자격제도이다.
수퍼바이저란 가맹점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무, 즉, 가맹점의 운영 및 관리 업무를 지도하고 감독하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본사와 가맹점간 정보교류와 가맹본부의 정책과 계획을 구체화하고 시스템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하는 자라고 정의되고 있다. 협회 측은 당초 수퍼바이저 자격제도 도입 배경에 대해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해, 점포경영, 점포 마케팅, 상담 등 전체적인 가맹점 운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당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수퍼바이저의 능력과 전문성 겸비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자격을 인증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잡음이 많았던 수퍼바이저 자격제도는 제2회 시험을 치룬 현재까지도 관련업계에서 그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 물음표를 제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시험 응시생 80여명 미만, 필요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
단적으로 수퍼바이저 자격시험 응시생 수에서 관련업계가 수퍼바이저 자격제도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제1회 시험에는 총 40명이 응시해 14명이 최종 합격했으며 지난해 12월 치러진 제2회 시험 역시 40명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는 총 800여 곳에 달하며 서비스, 도소매 분야까지 합산할 경우 약 2000여 개 본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식본부만 따져봤을 때 각 본사별로 최소 1명의 수퍼바이저를 두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만 최소 800여 명 이상의 수퍼바이저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는데 수퍼바이저 자격시험에 응시한 수퍼바이저가 1, 2회 시험을 모두 합쳐 80여 명 미만이라는 것은 이 자격시험의 필요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교육 사업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
그렇다면 프랜차이즈협회에서 수퍼바이저 자격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수퍼바이저 자격제도의 도입시점은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서 주최하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에서 주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수퍼바이저 전문가 과정’이라는 교육과정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07년 3월 제1기 교육생을 시작으로 이달 17일 제7기가 시작될 수퍼바이저 전문가 과정 교육 프로그램은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간의 경영을 효율적으로 지도할 수퍼바이저가 부재한 상황 아래 수퍼바이저로서의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본부 가맹점간의 경영 조정, 점포진단 처방가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업계 네트워크 및 오피니언 리더 그룹을 형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출발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12주, 72시간 동안 진행되며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수퍼바이저로 근무 중인 사람이나 프랜차이즈 업체에 취업을 희망하는 일반인이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 6기까지 총 140여 명이 수강한 이 과정의 교육비는 시작 당시 150만원으로 책정됐었으나 제2기부터는 100만원으로 하향 조정돼 운영돼 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1, 2, 3급 3개 등급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수퍼바이저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자격조건이다. 3급부터 시작되는 이 자격제도는 가맹본부 수퍼바이저 경력 1년 이상이거나 또는 수퍼바이저 전문가 과정을 수료한 자에 한해 응시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수퍼바이저 자격시험은 문제은행에서 출제되는데 자격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관련 서적도 지정돼 있지 않다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수퍼바이저 자격시험 관련 수험서가 공식적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자격제도와 수퍼바이저 교육과정의 연관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1차 필기시험, 2차 논술시험으로 진행되는 수퍼바이저 자격시험에는 프랜차이즈 경영론, 수퍼바이징 시스템론, 수퍼바이징 전략과 실무 3과목을 치루고 총 문항 수는 80문항이다. 2차 논술시험은 6개의 제시문제 중 3가지를 선택해야 하며 합격결정기준은 절대평가로 과락 40%에 평균 60% 이상(논술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이어야 한다.
프랜차이즈협회 민재기 대리는 “현재까지 배출된 수퍼바이저 전문가 과정 수료생 140여 명 가운데 2007, 2008년 치러진 수퍼바이저 자격시험에 응시한 수료생은 10% 미만”이라며 수퍼바이저 자격시험과 전문가 과정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 측에서는 “수퍼바이저 전문가 과정을 수강하지 않더라도 프랜차이즈 업계 1년 이상의 경력자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상식 수준에서 출제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협회 측의 논리대로라면 논술시험은 차치하더라도 객관식으로 진행되는 1차 시험의 합격률은 100%에 가까운 결과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일정도 불투명
당초 1, 2, 3급으로 등급별로 세분화된 자격제도를 도입하겠다는 협회 측의 취지 역시 현재로서는 실행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업계의 여론이 높다. 2007년 자격시험 도입 당시 협회는 3급 자격소지자로서 1년 정도 수퍼바이저 활동을 한 뒤에는 일정 기간의 보수교육을 통해 2급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하고 1급 역시 2급 자격 소지자로서 일정기간 동안 활동한 뒤에 응시자격을 주겠다고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3급 자격시험을 두 번이나 치룬 현재 2급과 1급 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보수교육 계획 등 세부사항이 나와 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2008년 12월 말 현재까지 2급 자격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협회 측은 ‘준비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협회 측은 “현재 준비 중으로 1월 말이나 2월 초에 2급 시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제1회 수퍼바이저 자격시험 취득자 중 일부 사람들에게 확인한 결과 “2급 시험에 대해 협회 측에 문의해 봤으나 구체적 답변은 없었고 계획 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물론 이제 막 2회째를 지난 수퍼바이저 자격제도가 완전히 정착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그러나 자격증에 대한 향후 일정이나 자격증 취득자에 대한 지원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 아래 수퍼바이저 자격제도를 계속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겉으로는 수퍼바이저 인재 양성이라는 허울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협회 교육 사업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라며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국가공인자격증이라는 메리트가 있는 가맹사업거래사 역시 이제 막 정착단계에 접어 든 상황 아래 협회 차원의 자격증이 자격증 취득자에게 얼마만큼의 효용성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수퍼바이저 자격증 취득자들 역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본사에서 직급이 올라가거나 처우가 달라진 것도 전혀 없고 업무 영역도 그대로다”라며 “자격증 소지자를 위한 처우 등에 대한 업계 내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 아래 협회에서 사설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은 자격증으로서의 가치나 의미가 전혀 없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전문 인력 양성으로 업계의 질적인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당초 협회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색내기’식의 자격제도보다는 보다 구체화되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 도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믈리에 -Sommelier
10년 전까지만 해도 호텔,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었던 와인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일반 레스토랑으로 전파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대중식당으로까지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보다 차별화된 와인 서비스에 대한 고객 니즈가 증가하면서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소믈리에에 대한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호텔이나 강남의 와인 바 등 특정지역에 한정됐던 소믈리에는 최근에 구이전문점, 한정식전문점 등 다양한 업태로 진출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각 업소 타깃 고객에 맞는 와인을 선별하고 관리, 추천, 서비스하는 와인관련 직종인 소믈리에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발되고 있는 소믈리에 자격증
와인을 서비스한다는 다소 화려한 직업군에 속하는 소믈리에는 자격증 발급기관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이 벌여지고 있는 상황이며 소믈리에 관련 공인된 자격증 인증기관 자체를 가려내기 힘들어 정작 소믈리에 자격증 소지자들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소믈리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단체는 (사)한국소믈리에협회(2003, 2004년),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 와인교육기관인 WSET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일부 와인 아카데미에서도 자체 소믈리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어 국내에 소믈리에 자격증 소지자는 몇 명 정도이고 이들이 관련 업계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최기관이 제각각인 만큼 소믈리에 자격증 발급기준 및 응시자격도 기준이 다르다. 특정 협회 회원에 한해 응시자격이 부여되거나 협회가 인증한 와인 아카데미를 수료해야 하는 등 응시자격 및 발급기준을 두고 소믈리에 자격증은 대폭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련 협회 및 단체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각자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강하다. 더욱이 사단법인 인가를 두고 접전을 벌여왔던 한국소믈리에협회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는 최종 농림수산식품부가 한국소믈리에협회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VS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
1998년 국제소믈리에협회(ASI)에 가입 후 2002년 출범한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는 연간 2차례 소믈리에 자격시험을 치르고 있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에서는 ‘마스터 소믈리에’와 ‘소믈리에’ 등 두 가지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으며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소믈리에와 마스터 소믈리에를 합쳐 약 500여 명 정도.
주목할 점은 응시자격이다. 이 협회의 소믈리에 응시자격은 총 7가지 조건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자격조건에 있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와인관련 교육기관이나 와인 전공 외에도 관련업계에서 5년 이상 실무에 근무한 자에게도 응시자격이 부여되지만 특정 대학 및 특정 학과 출신에 대해 편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응시 자격 중 하나인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공동으로 공인하는 와인전문교육기관에서 와인특별 교육을 200시간 이상 이수한 자’라는 것을 두고도 특정 와인전문교육기관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라는 공정성 논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의 관계 단체인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 역시 마찬가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의 활동 중 하나인 와인에 관한 학술연구 부문은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에서도 소믈리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를 통해 자격증을 발급받은 소믈리에는 1급 500여 명, 2급 300여 명 정도.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에서는 명장소믈리에, 기능장 소믈리에, 1급, 2급 등 총 4단계로 세분화된 소믈리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실시하는 소믈리에 자격시험 응시자격 역시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와 유사하고 일부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의 자격증 소지자에게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등 응시자격 자체를 둘러싼 업계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소믈리에 업계에서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와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이쪽 출신이냐 아니냐를 두고 계파 자체가 양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소믈리에협회 측은 “소믈리에는 와인에 대한 이론과 실무, 즉 고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능력, 와인 구매, 선별, 고객 컴플레인 대응 등 복합적인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전문분야”라며 단순히 이론만으로 소믈리에를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반면 협회(KISA)와 학회 측에서는 “모든 자격증에서는 이론과 실무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내 와인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실무 못지 않게 이론과 학술적 근거를 갖춘 소믈리에 양성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소믈리에 권익보호와는 무관하게 이권다툼만 지속
소믈리에를 두고 각 단체들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소믈리에 자격증 소지자는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한 소믈리에는 “소믈리에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겉으로 비춰지는 화려함에 비해 업장의 환경, 경영주의 마인드 등에 따라 소믈리에의 활동영역과 처우도 천차만별”이라며 “각 기관들이 알력 다툼을 계속하는 사이 현장에서 소믈리에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며 과연 소믈리에 자격증이 누구를 위해 필요한 제도인지부터 재정리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매년 와인 수입업체에서 주최하는 소믈리에 대회 등 각종 소믈리에 대회가 범람하고 있는데 이러한 곳에 출전해 수상한 소믈리에는 정작 자격증 소지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또는 너무 고급 인력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현장에서 기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와인시장 성장을 빌미로 아카데미 설립과 자격증만 남발할 것이 아니라 외식업계 등 고객 수요에 맞는 세분화된 커리큘럼과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바리스타-Barista
외식산업의 세분화 및 에스프레소 커피 업계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바리스타다. 바리스타(barista)란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로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커피교육협의회가 단독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회 시험을 시작으로 매년 상·하반기 2회의 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바리스타 자격 시험은 2008년 현재까지 총 7회를 실시, 약 7000여 명의 바리스타 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했다.
시험은 1차 필기와 2차 실기로 이뤄지며, 필기는 커피학개론, 커피추출, 커피배전, 서비스 및 식품위생 등 총 60문항이 출제돼 7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한다. 실기시험은 필기시험 후3~4개월 후에 실시되며 1차 합격자에 한해 2년간 실기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실기시험은 사전 준비 자세, 에스프레소 만들기, 카푸치노 만들기, 서비스 기술 등을 평가하는데 기술평가와 감각평가로 구분해 2명의 평가자가 1명의 수험생을 평가하게 된다. 최종 합격자는 바리스타 2급 자격이 주어지며, 1급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전문 바리스타 양성, 전산화 통해 공신력 확보
한국커피교육협의회에서 주관하는 바리스타 시험에도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우선 긍정적 측면으로는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양성하며 커피 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즉, 바리스타의 기술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지는, 전문직으로 자리매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를 선발, WBC(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한국 바리스타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호평도 듣고 있다. 지난해 3월 덴마크에서 열렸던 대회에서는 종합 2위를 차지했으며, 3월 국내 대회시에는 인터넷 생중계를 실시해 WBC에서 벤치마킹을 했을 정도로 짧은 역사에 비해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WBC에서는 대회 참가 선수를 지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한국커피교육협의회를 선정했을 정도다.
또한 시험 평가에 있어서도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다. 즉, 그동안 시험 채점을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간혹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지난 2007년부터 모든 시스템을 전산화 해 온라인 시험 접수와 함께 필기시험 채점도 전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험 평가자 선정에 있어서도 1차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일정 시간 연수를 받은 후 최종 평가자(심사위원)를 선정함으로써 평가자의 자질에 대한 논란을 완화시키고 있다.

바리스타의 진로, 회원기관 수료자에 한한 응시 자격 등 문제점으로 거론
그러나 긍정적인 평가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첫 번째가 바리스타 배출 인원 및 이에 대한 사후관리의 문제다. 현재 총 7회 동안 배출한 바리스타는 6000~ 70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6일 치러진 7차 시험에서는 총 3300여 명이 응시해 1차 필기에 2400여 명, 이중 2차 실기 합격자가 2000여 명에 달하며 협의회는 올해까지 약 1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통 1차 시험 합격률은 70~75%, 2차 시험은 80~90%로 응시자의 대부분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배출되는 바리스타의 향후 거취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리스타를 고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취업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론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하지만 이들 역시 바리스타 자격증이 업무 평가나 승진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출되는 인원은 많으나 이들을 수용할 수요처가 적다 보니 바리스타 자격증에 대한 메리트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협의회 관계자는 “이제 성장기에 접어든 국내 에스프레소 커피 시장 상황과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실시한 지 3년 남짓 된 현 시점을 감안할 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모두 취업으로 연결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취업이라는 근시안적인 생각보다는 보다 빠르게 국내에 커피 문화를 정착시켜 바리스타를 직업군으로 인정받고 동시에 채용이 보편화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향후 회원기관을 중심으로 바리스타 채용을 의무화하는 방법도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두 번째, 바리스타 양성 기관의 문제다. 현재 협의회에서 주관하는 바리스타 자격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협의회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118개 기관에서 36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만 한다. 물론 커피관련 산업체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 대학에서 커피학 관련 교과목(주당 3시간 이상 15주 이상) 및 커피배전 또는 추출에 관련된 교과목(주당 4시간 이상 15주 이상)을 이수한 자, 평생교육원(사회교육원)에서 커피학개론 6시간 이상, 커피 로스팅 6시간 이상, 에스프레소 추출 9시간 이상, 카푸치노 6시간 이상 등 총 36시간 이상을 이수한 자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응시자의 70~80% 이상이 사설 아카데미(학원) 수료자이다 보니 일부에서는 회비를 내고 회원사로 등록된 기관에 한해 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지나치게 상업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즉,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커피교육협의회에서만 바리스타 자격 시험을 주관하다 보니 회원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시험 응시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 측은 “현재 국내에 커피를 교육하는 아카데미 중 협의회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곳은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사실상 대부분의 교육생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셈”이라며 이러한 문제점을 일축하고 있다.

고용창출과 함께 국가공인 자격증 추진
한국커피교육협의회는 향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국가 공인 자격증으로 만들어 이들에 대한 취업 뿐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도 키워주는 한편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자에 대한 보수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YWCA 등과 제휴해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고용창출에도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