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 균형점 찾은 전세 시장
우려 잦아든 3가지 이유
1. 월셋값 치솟자 전세수요 증가
2. 집주인, 거꾸로 전세공급 줄여
3. 퇴거자금 대출 완화도 한몫
'임대차 3법'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급증한 데 따른 후유증으로 올 하반기 역전세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랐지만, 실제 하반기가 되자 전셋값이 오르면서 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다소 잦아드록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월 22일 (0.01%) 이후 지난주(0.11%)까지 1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수도권 전셋값은 6주 째, 전국도 주째 상승하고 있다.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찾은 것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두 요소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균형점을 찾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퇴거 자금 대출 정책이라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숨통을 터 준 것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세 찾아 떠났던 세입자들, 전세로 유턴
올 상반기 급락했던 서울 주요 단지들의 전셋값은 회복세가 뚜렷하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84타입은 신규 계약 기준으로 올 상반기 7억원대 초반까지 전셋값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10억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21년 하반기 11억~13억원대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90%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이처럼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월세를 찾는 사람이 몰리면서 월셋값이 치솟자 다시 전세로 수요가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동산원 집계로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4.8%로 전년 동기 (4.2%)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이 비율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로, 전월세 전환율이 5%라면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바꾸면 연간 500만원, 매달 월세로 약 42만원을 내는 것이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전세 대비 월세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한때 5%를 넘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최근 3%대까지 떨어진 것도 월세의 전세화를 부추기고 있다.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감소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은 전셋값이 떨어지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에 몰렸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집주인들은 월셋값이 상승하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다. 이런 움직임들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작년 말 5만 4765건에서 지금은 3만 1445건으로 42.5%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