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덮어주는 사랑
어디를 보나 나무랄 데가 없는 여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 여자에게는 한 가지 숨겨진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것은 눈썹이 정말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러던 이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다. 둘은 정말로 사랑했다. 남자도 여자에게 다정하고 따스했고 결국 둘은 결혼했다. 그러나 여자는 그 눈썹 때문에 항상 불안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여자는 자기만의 비밀을 지키면서 행여나 들키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다. ‘비밀이 탄로나 남편이 자기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하고. 따뜻하기만 한 남편의 눈길이 경멸의 눈초리로 바뀌는 건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무사히 지나갔다. 그러다가 이들 부부에게 예상치 않은 불행이 닥쳐왔다. 상승일로를 달리던 남편의 사업이 일순간 망하게 된 것이다. 둘은 길거리로 내몰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이 연탄배달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던 오후였다.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리어카의 연탄재가 날아와 여자의 얼굴이 온통 검정 투성이가 되었다. 눈물이 나고 답답했지만 여자는 혹시나 자기의 비밀이 들켜 버릴까봐 얼굴을 닦을 수가 없었다. 그때 남편이 걸음을 멈추고 아내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불안한 여자는 어찌 할 줄을 몰라 당황했지만 뿌리치지는 못했다. 그런데 남편은 빙그레 웃으면서 아내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닦아주는 것이었다. 순간, 아내의 눈에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 눈물까지도 남편은 닦아 주었다. 그렇게 눈물까지 다 닦아준 후 다정하게 웃으며 남편은 다시 리어카를 끌기 시작했다.
아내가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은 남편이 아내의 눈썹 부분만은 건드리지 않고 얼굴의 다른 부분을 모두 닦아내었기 때문이었다. 과거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사랑해준 남편이 너무도 고맙고, 현재를 눈물겹게 살아가는 남편이 또 고맙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남편의 사랑에 뜨거운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8일
무엇을 보는가?
<무엇을 보는가?> 이것이 나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물 끓는 주전자를 무관심하게 쳐다본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왓츠(Watts)는 거기서 짐을 끌고 가는 증기기관차를 보았다. 번개를 보고 무서워한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프랭클린(Franklin)은 그 속에서 어둠을 밝힐 전기를 보았다.
어느 날, 조각가 로댕(Lodin)이 한 바위 앞에 서 있었다. 좋은 화강암이었다. 로댕에게 이 바위는 인생을 깊이 생각하며 고민하는 한 젊은이로 보였다. 얼마 후, 이 바위는 인류의 마음을 울리는 명작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은 쥐를 보고 징그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디즈니(Disney)는 같은 쥐를 보고 평화와 박애와 자유를 대표할 애교 있는 미키 마우스를 보았다.
우리는 많은 것을 보지만, <무엇을 보느냐?>가 인생을 좌우한다.
9일
분을 품지 말자!
큰 댐은 큰 홍수에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수압에도 무너질 때가 있다. 이처럼 큰 일로 인해서만 나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때로 작은 감정 하나를 주체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그러므로 섭섭한 감정 하나를 추스르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섭섭한 감정은 상대방이 내가 베풀어준 은혜를 망각할 때 일어난다. 그러나 섭섭한 감정을 가슴에 묻어둔 채로 산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제는 분노, 격분, 악의, 중상, 또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수치스러운 말 따위는 모두 버리십시오.”(콜로 3,8)라고 권면한다.
튼튼한 성을 빼앗는 것은 위대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대한 것은 섭섭한 작은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세상에서 배신감을 참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일 줄 아는 것만큼 위대한 일은 없다.
10일
삶은 개구리 요리
프랑스에는 유명한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 이 요리는 손님이 앉아 있는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직접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다. 이때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맨 처음 냄비 속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부어 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아주 기분 좋은 듯이 가만히 엎드려 있는다. 그러면 이때부터 매우 약한 불로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서서히 가열하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그렇게 기분 좋게 잠을 자면서 죽어 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장 먹고사는 걱정은 없으니까, 그래도 성적이 아주 꼴찌는 아니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으니까, 친구도 많고 무슨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지곤 한다.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것은 마치 자기를 요리하는 물이 따뜻한 목욕물이라도 되는 듯이 편안하게 잠자다가 죽어가는 개구리의 모습과 같다.
로마제국이나 통일신라가 멸망한 것은 외부의 침략 때문이 아니었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전이 사라짐으로써 서로 단결하지 못하고, 목적과 목표의식이 없어져 그냥 내부에서 저절로 무너진 것이다.
이렇게 <비전상실 증후군>은 우리를 개구리처럼 삶아댄다.
당신은 어떠한 비전을 갖고 있는가?
11일
성경이 필요 없는 이유
어느 날 밤, 비켈 제독이 휴식을 취하려고 방으로 가던 중 갑판에서 한 청년을 만났다. 그는 한때 불량배였다가 비켈 제독의 권면을 받아 회개하고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이었다.
숙소로 돌아온 제독은 부관에게 그 청년에게 성경을 갖다 주라고 했다. 그러자 부관은 고개를 내저으며 거절했다.
“제독님, 그에게는 성경을 갖다 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에게는 성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독은 그 말에 놀라 왜 성경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물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아직 이르거든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제독은 다시 물었다.
“그에게 성경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제독님, 그는 이미 다른 성경을 갖고 있습니다. 제독님이 바로 그의 성경입니다. 그는 늘 제독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만일 제독님이 실패하신다면 그리스도도 실패하시는 것이 되고, 제독님이 그리스도처럼 사신다면 그는 분명히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남에게 영적 성장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그날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말씀을 지키며 예수님과 하나 된 삶을 살 때 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영적인 유익을 주게 된다.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또다른 성경>이 될 수 있다.
12일
성인아동증
어른이 되어도 아이로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어린아이와 같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한다. 모든 것이 일방적이다. 생떼를 쓰고 투정을 부리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한다. 이런 것을 가리켜 <성인아동증>이라고 한다.
균형이 깨진 생각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균형을 잃어버린 생각과 말과 행동은 이웃에게 상처를 준다. 암이나 중풍만이 큰 병이 아니다. <성인아동증>은 더더욱 큰 병이다. 왜냐하면 질병은 인간의 육체만 파멸시키지만 <성인아동증>은 인간의 정신세계를 파멸시키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하느님과의 관계만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육신으로는 성인이면서도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 그래야 자신뿐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이였을 때에는 아이처럼 말하고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헤아렸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아이 적의 것들을 그만두었습니다.”(1코린 13,11)
13일
인생의 기초
일본 도쿄의 임페리얼 호텔 공사를 맡았던 사람은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였다. 지진이 잦은 지역에 호텔을 짓는다고 선언했을 때 일본인들은 야유와 조소를 보냈다.
“강진에 버틸 건물은 없다. 불가능한 일에 너무 많은 열정을 쏟지 마라.”
하지만 라이트는 주위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주도면밀한 건축계획을 세웠다. 지하 8ft 깊이에 분포해 있는 넓은 점토층이 지진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특수공법을 사용해 건물을 지었다. 총 공사기간 4년 가운데 기초를 다지는 데 2년을 소비했다. 돈도 다른 건물의 배 이상을 들었다. 모든 사람이 쓸데없이 돈만 많이 들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1952년 도쿄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 발생했다. 모든 건물이 짚단처럼 맥없이 무너져 내릴 때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던 건물은 오직 임페리얼 호텔 하나뿐이었다.
1985년 9월 19일, 규모 7.8의 강진이 인구 860여만 명의 멕시코시티를 강타했다. 진행 시간은 겨우 4분 4초. 하지만 피해는 엄청나서 사망, 실종 3만여 명, 1,300여 동의 빌딩이 붕괴되고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이렇게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멕시코시티의 지반이 약한 탓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멕시코 건축업자들이 기초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초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지탱하고 보존해준다. 기초를 닦는 것은 별로 재미있는 일도 아니고 눈앞에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지루하기조차 하다. 게다가 돈과 시간도 많이 든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기초를 게을리 해 나중에 건물과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비극을 경험하게 된다. 기초는 외모보다 중요하다. 직함이나 경력보다 더 중요하다. 겉만 번지르르한 그럴 듯한 인생을 세우려는 유혹을 물리치라.
당신 인생의 기초는 튼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