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방 곰솔 향기와 용굴 촛대바위길을 가다
2024년6월12일 CJ수요산악회는 회원들이 만석을 이루고 07시에 체육관을 출발하여 강원도 삼척에 소재한 맹방해변과 산림욕장, 덕봉산 해안생태탐방길,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로즈가든 등을 다녀왔다.
그간 산악회에 참가하면서 오솔길님과는 처음으로 동석하게 되었다. 청주에서 맹방산림욕장까지 4시간 동안 동년배로 서로 다른 환경과 목표속에서 살아왔지만, 공통점은 유년기와 청소년기 힘들고 어려운 삶에서 굳은 신념과 의지로 고통을 이겨내며 미래와 함께 성장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전공분야가 달라 공통적인 대화의 소재를 찾기 어려웠지만 일상에서 인문학과 이공학의 사고가 융합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유기적으로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
잠시 차창 밖 추억이 흐르는 풍경을 보니 지나온 시간의 한 모퉁이에 있다. 필자는 오늘 트레킹을 하는 삼척과는 인연이 있다. 2003년5월경 삼척대학교(현재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김 교수와 전화 통화를 하였다. 지역에 소재한 A그룹 계열사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한 경영혁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구현하며 관리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받았는데 경영전략, 인사·조직관리, 회계·재무관리, 마케팅, 생산관리 등 5개 분야 중 인사·조직관리 분야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연구진은 연구책임자 외 공동연구자 3명, 연구원 4명으로 구성하여 2003년5월∼2003년12월까지 8개월 동안 경영진단을 통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삼척에서 일과를 마치면 해안도로를 따라 동해와 울진을 자주 찾았는데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추암해변이었다. 당시(2003년5월∼12월) 삼척시 근덕면 초곡리 위치한 용굴 촛대바위길 및 주변에는 군 작전지역으로 장기간 육로로 다가갈 수 없었다. 그러한 이유로 동해 추암해변을 자주 찾게 되었다. 추암해변은 조선시대 도제찰사로 있던 한명회가 이곳의 자연 절경에 감탄하여 능파대(미인의 걸음걸이)라 부르기도 했던 곳으로 미묘한 해안절벽과 함께 그리움이 배인 촛대바위,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동해의 거세고 맑은 물이 바위를 때리는 여운과 잘게 부서진 백사장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바다에서 솟아오른 형상의 기암괴석으로 그 모양이 촛대를 닮아 촛대바위라고 불리는 곳은 동해안에 추암 촛대바위, 삼척 초곡 용굴, 울릉도 저동, 독도 서도, 서해안에는 인천 지월 승봉도, 당진 장고항, 인천 옹진 백령도, 남해안에는 제주도 외돌개, 통영 욕지도, 통영 소매물도 등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역별로 촛대바위의 공통점은 첫째, 촛대처럼 생긴 기이하고 절묘한 모습의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모습. 둘째, 암석으로 이루어져 곶(串)이 파랑의 강한 침식을 받아 깎이는 과정에서 차별적으로 침식이 적게 된 단단한 부분이 파식대(波蝕臺) 위에 돌출하여 만들어진 것. 셋째, 각기 다른 전래전설들을 갖고 있는 점이다. 이렇게 자연의 모습이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암시하는 힘과 미덕에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시인 김영철“촛대바위”.“그대에게 가는 날은 할 말이 많아서네. 목 놓아 소리쳐도 들어 주기 때문이지. 왜냐고 묻지 않아도 풀어놓는 비밀 들. 그대가 보고품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 천년을 뿌리박고 만년을 솟아올라. 모두에 내어주고 저 홀로 버틴 세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
오늘 일정 중 처음 찾은 곳은 곰솔향기 그윽한 맹방해변산림욕장과 맹방해변으로 맹방해변은 은빛 모래밭이 10리에 걸쳐있어 명사십리 해변으로 불리는 곳이다. 두 번째는 해변에 설치된 외나무다리가 특별한 인연을 엮어주는 덕봉산(317m)으로 산 모양이 물더덩(물독의 방언)과 흡사하여“더멍산”이라는 속칭을 가졌는데, 한자로 표기하는 과 정에서“덕번산(德蕃山)”이었다가 현재와 같이 덕봉산이라고 변했다고 한다. 덕봉산 해양생태탐방로는 군 경계 철조망이 철거되면서 53년 만에 공개된 곳으로 분초가 설치되어 있다. 분초는 1957년부터 맹방과 해안지역의 적 침투 대비를 위해 초병들이 야간 경계 초소 투입 전에 장비를 점검하고 휴식하는 공간으로 사용한 곳이 있다. 덕봉산 일대에는 3개 초소가 있었으며 각 초소애는 2-3명 정도의 초병들이 투입되었다 한다. 이곳은 대나무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둘레길을 따라 해상의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해안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쩨 견학을 마치고 해변 산림욕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민들레님 가족, 엄상용 사장님과 함께 식사하게 되었는데 민들레님은 오늘도 물기를 제거하여 준비한 상추, 쌈장, 오징어볶음, 간결하게 자른 오이 등을 푸짐하게 준비하였고, 필자 및 엄사장님이 가져온 반찬들을 가운데 차려놓으니 소박하고 정성이 깃든 성찬이었다.
세 번째 견학은 2019년7월12일 개장한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이다. 촛대바위, 거북바위, 피라미드바위, 사자바위, 용굴로 독특한 지형이 늘어선 해안 절경을 볼 수 있다. 야외탐방로는 총연장 660m(데크 512m, 출렁다리 주경간 56m 포함)로 짙푸른 해변을 따라 이어졌다. 출렁다리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면 기암괴석의 향연이 펼쳐진다. 뭉툭한 탑처럼 비쭉 솟은 촛대바위는 이 길의 상징이다. 옆으로 거북바위는 커다란 바위 맨 위에 거북 한 마리가 놓인 형상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삼각형으로 피라미드 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용굴과 사자바위 쪽은 보수공사 관계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또한 이곳에는 여섯 가지(해국, 바위채송화, 기린초, 갯메꽃, 담쟁이)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네 번째 견학지는 삼척시와 태백시 경계인 백병산에서 발원하여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오십천) 주변 오랍드리(강원도 방언으로 집주변) 3코스(1.5㎢)와 해파랑길(1.5㎢)에 조성된 로즈가든(Rose Garden)으로 공원면적 84,730㎥, 22종의 수목류에 16만주(천만송이)로 조성되어 있다. 또한 주변 도로에는 벚꽃과 히말라야시다(본래 산스크리트어로 신의 나무(devadāru)라는 뜻으로 학명에도 반영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잎갈나무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잎갈 나무와는 다르게 상록수이기 때문에 가짜라는“개”라는 접두어가 붙어“개잎갈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다)가로수로 식재되어 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 산악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총무님의 정성이 깃든 별미 음식으로 물회덮밥을 맛나게 먹으면서 다시 한번 총무님께 감사를 표한다.
오늘 산행길은 이 아름다운 햇살과 공기를 나와 함께 마시는 착하고 고요한 생물체여, 그대는 전에도 그랬듯이 나의 마음에 기쁨을 주고 그대의 온유한 성품까지 조금씩 나누어 주는가...........
첫댓글
청련 박교수님 글을 한 번에 다 읽지 못하고
한 고개 쉬어 넘었습니다. 장문의 후기 고맙습니다.
정성 가득한 글 잘 읽었습니다 편한 밤 되십시오.
정교수님댓글에감사합니다.교수님과대화를통해서자신에부족한삶을많이느끼였습니다.여러모로다시한번감사드립니다.오늘도건행하십시요ᆢ
두 분이 동년배시라고요? ㅎㅎㅎ
무척이나 반가우면서 친구처럼, 아니 친구끼리 우리 산악회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동해 추암 촛대바위는 여러 차례 가 봤지만, 삼척 용굴 촛대바위는 저도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로 다소 생소한 곳이었습니다.
욕심이 앞서 삼척 현지에서만 60여km를 3차례 버스로 이동해 회원 여러분을 피곤하게 한 것 같아 죄송했습니다.
21년 전 삼척과 맺은 인연, 군 통제로 갈 수 없었던 용굴 촛대바위를 다녀온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늘~올려주시는댓글감사합니다.언제나우리산악회를위해헌신적으로노력하시는카페지기(민기자님)님께격려와함께힘차게응원합니다.오늘도건행하십시요ᆢ
삼척에 또 가고 싶게 산행 후기를 멋지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 함께 산행하시면 좋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매화님~올려주신댓글,감사합니다.산행시힘들때마다응원해주셔서다시한번더감사합니다.많이지치게하는더위에건행하세요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