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고질 ‘영어 병’
시민언론 민 들 레 / 오 태 규 (언론인·전 한겨레신문 논설실장) 2024.05.23
.....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5월 9일 낸 ‘윤정부 2년 국민보고’ 내용 중 22분 동안 집무실에 앉아 국민을 상대로 방송 연설을 하면서, 그는 수많은 영어 단어를 날것 그대로 ... ‘펀더멘털’로부터 시작해, ‘업그레이드’ ‘퍼블릭 케어’ ‘메가 클러스터’ ‘코로나 팬데믹’ ‘아젠다’ ‘하이 타임’ ‘글로벌 스탠다드’와 같은 영어 단어를 주요 대목에서 남발했습니다. ... 가장 품위 있는 한글 문장을 구사해야 할 대통령 연설문에서 말입니다......
이뿐 아닙니다. 영어와 한글을 어설프게 조합한 단어, 굳이 영어 약자를 쓰지 않아도 될 단어도 수두룩했습니다. ‘킬러 규제’(핵심 규제), ‘글로벌 중추 국가’(세계 중추 국가), ‘세일즈 외교’(경제 외교), ‘K-콘텐츠’(한국 창작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G20’(주요 20개국), ‘GDP’(국내총생산) 같은 표현들입니다.
같은 연설문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각 단어 뒤에 괄호를 치고 친절하게 IRA, ISA라고 영어 약자를 붙여 준 것과 대조적입니다. .......
미국 숭배의 상징, ‘The BUCK STOPS here!’ 명패
영어 숭배, 미국 숭배의 가장 압권은 연설 내내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The BUCK STOPS here!’라고 쓰인 영어 명패입니다. 포커게임에서 유래한 이 말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포커광이던 트루먼 대통령에게 한 친구가 이 말이 적힌 작은 표지판을 선물한 데서 유명해졌다고 하죠. ........
굳이 집무실 의자에 앉아 연설한 것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이 패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적인 기획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입니다. 큰형님처럼 떠받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선물한 것인지라 애지중지하는 마음이야 알겠으나, ... 영어 명패를 내세운 것은, 국민 무시-한글 무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혹시 이 연설을 본 외국인들이 윤 대통령의 이름이 ‘The BUCK’으로 바뀌었나 하고 오해할까, ..... 그를 한국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식민지의 총독쯤으로 여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2022년 12월 21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 충격적인 문장도 등장했습니다. ....
“거번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바로 레귤레이션이다. 마켓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레귤레이션할 거냐, 마켓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그 마켓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GDP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 금융기관의 거버넌스가 아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 2023년에는 ... 더 아주 어그레시브하게 뛰어봅시다.”
출처;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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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정신적 조국' 미국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애국심으로 이미 여러 곳에서 난리가 아니네요.
곧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켜 달라는 '뜻깊은 애국적' 청원도 나올 듯합니다.
출처; https://www.jabo.co.kr/39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