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5일>
애초 "남교리 → 십이선녀탕 → 갈림길 → 안산 → 전망대 → 대한민국봉 → 갈림길 → 대승폭포 전망대 → 장수대" 12.12km, 9시간 코스를 탐방 겸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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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鞍山]
높이: 1,430m
위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설악산 중청봉에서 안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서북 능선이라 한다. 안산은 서북 능선의 서쪽 끝이 된다. 서북 능선은 능선의 거리만도 18km에 9시간이 소요된다. 등정과 하산을 포함하면 13~16시간이 소요된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白頭大幹)은 금강산과 향로봉을 지나 설악산의 북주릉, 공룡릉을 거쳐 대청봉에서 서북릉으로 흘러내리다가 한계령을 거쳐 남쪽의 점봉산으로 이어진다.
서북 능선은 서북 능선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를 기준으로 그 동쪽의 백두대간 주 능선 구간과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대승령, 안산 사이의 서쪽 구간의 2개의 능선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안산은 서북 능선의 서쪽 끝에 있는 산이다.
안산(1,430.4m)은 외진 위치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남쪽의 장수대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승령에서 십이선녀탕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아 이 산을 스쳐 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설악을 수십번 다닌 사람 중에도 안산을 다녀온 사람이 드물 정도로 한적한 봉우리로 남아 있다.
안산은 일명 길마산이라고도 한다. 멀리 원통 쪽에서 바라보아도 말안장을 닮은 모습이 시선을 끌고 있고, 막상 올라가 보아도 처음부터 암벽으로 이루어진 협곡이 만만찮은 험산임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산을 중심으로 옥녀탕 계곡과 십이선녀탕 계곡이 좌우로 펼쳐져 있고, 정상에서 조망하는 전망이 일품이어서 등산의 가치가 높은 산이다. - 한국의 산하
지난주 설악 오지 탐험의 일환으로 진행 방향 성골 좌로 안산에 올랐다. 진정한 오지 탐험이었다. 애초 코스는 성골을 우습게 생각해 음지골로 하산하는 거였지만, 시간과 체력 때문에 십이선녀탕으로 하산했었다[산행기]. 그리고 이번 주에 십이선녀탕, 안산, 장수대 코스의 산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번 갔던 코스는 가기 싫어하지만, 이 코스가 잡힌 이유는 지난 4월 운악산행에서 안산에 관해 얘기하다가 언제 한 번 가자고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사실 오지 탐험에서 십이선녀탕으로 하산할 거라고는 실행 당일까지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갑자기 5월 안산행 일에 아주 중요한 다른 산행이 잡혀 내가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해서 용준에게 대신 대장을 부탁했고 그 과정에서 코스도 약간 변경됐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 중요한 다른 산행이 취소되었다. 다시 설악에 갈 수 있게 된 거다. 해서 용준에게 변동사항을 알렸다. 애초 계획대로 산행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산행 대장을 해야 했던 용준은 본인 일정을 소화하고.
이번 산행은 경옥, 동숙, 젤라, 낙진, 영빈과 나를 포함 총 6명이 하기로 했다. 면면이 장거리 산행에는 문제가 없는 친구로 오랜만의 설악에서 야유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늘 하듯이 안산 바로 직전이나, 안산에서 먹는 거로. 평소와 같이 오리를 굽기로 하고 금요일 퇴근 후 마트에 가서 오리 3팩과 쌈장, 상추와 깻잎, 빨갱이 5팩을 샀다. 산에는 마트에서 산 것들과 파김치, 눈개승마 무침을 가져가기 위해 디팩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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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같이 일어나 얼린 물 1ℓ와 먹거리와 코펠, 버너, 가스 등이 든 디팩 3개를 배낭에 넣으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언제나처럼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동서울 터미널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선 시각이 6시 5분이다. 불광역에서 6시 21분 차를 타야 7시 8분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다. 전철을 타고 책을 읽으며 가다 드는 생각이 일산에서 오는 영빈도 이 차를 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을지로3가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이동하다 예상대로 영빈을 만났다.
같이 동서울 터미널로 가니 이미 다른 네 친구는 도착해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7시 15분에 승차장에 도착한 버스 짐칸에 배낭을 싣고 버스에 탔다. 버스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는 만원이었다. 그 대부분은 등산객이고. 분위기로 봐서 그 등산객은 용대리로 가는 거로 보였다. 버스에서 깨다 졸다 책 보기를 반복하다 9시 10분에 원통에 도착했다. 애초 남교리 도착이 9시 10분 예정이었는데 많이 늦었다. 우리처럼 강원도로 놀러 가는 차량이 많았다. 원통에 도착하자 버스 기사가 20분에 출발하니 화장실을 갔다 오라고 했다. 아니 남교리 도착이 원래 9시 10분이다. 원통에서 20분에 출발한다고?
9시 33분에 남교리에 도착한 버스는 정류장이 아니라 길 한쪽에 차를 세우고 우리를 내려주었다. 예상대로 우리 6명만 내렸다. 가드레일을 넘어 구도로로 내려가 500여 미터 떨어진 십이선녀탕 입구로 향했다. 기록을 위해 등산 앱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가동을 시작했다. 그 시각이 9시 34분이다. 구도로는 관광 도로로 개발해 주변에 꽃이 만발했다. 친구들은 주변의 꽃에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수 없이 멈춰 섰다. 한계령에서 7시 30분에 출발한 막차를 장수대에서 탈 생각이라 10시에 산행을 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9시간이 넘어 굳이 재촉하지는 않았다.
9시 50분에 십이선녀탕 입구 식당에 도착했다. 거기서 짐을 재분배하는 동안 막걸리와 묵무침을 시켰다. 아침을 안 먹은 친구도 있고 해서 간단하게 막걸리로 요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산에서 먹기 위해 가져온 오이와 젤라가 담은 가죽나물 장아찌 조금을 안주로 했다. 오이와 수박은 가져온 친구가 많아서 짐을 줄이기 위해, 장아찌는 맛을 보기 위해. 그렇게 막걸리 두 병과 묵무침을 싹싹 쓸어 먹고 10시 30분에 식당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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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1분에 십이선녀탕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이번 산행을 시작했다. 경옥과 젤라는 십이선녀탕 계곡이 구면이지만, 다른 친구는 초면이었다. 애초 내가 생각한 것보다 30분이 늦은 시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9시간이다. 13km를 2km/h로 간다고 해도 6시간 반이면 되니 그래도 시간은 충분했다. 원래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라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사진 찍고 이름을 확인하는 등 시간을 지체하기는 했지만, 시속 2.5 이상으로 가고 있어 재촉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별도의 휴식은 용납하지 않았다. 복숭아가 우릴 기다리고 있어서!
깊은 소와 자그마한 폭포에 감탄하며 십이선녀탕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그리고 11시 16분경 첫 번째 폭포다운 폭포가 보여 내가 우리가 십이선녀탕을 오면 저 폭포 정상에서 첫 번째 휴식한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친구들이 길을 따라가는 동안 나는 밑에서 사진을 찍고 폭포 정상이 보이는 데크에 도착했다. 그리고 폭포 쪽을 보니 친구들이 배낭을 풀어 놓고 휴식하고 있었다. 해서 데크에 서서 큰 소리로 "아까 한 말이 쉬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친구들이 정신없이 배낭을 메고 나오고 다시 정상을 향해 길을 갔다.
물론 가는 중에도 꽃이 보이면 사진을 찍고 각자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올라 12시 정각에 복숭아탕 200m 아래에 도착했다. 탐방지원센터에서 복숭아탕까지 4.2km이니 4km를 1시간 3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 걸려서 왔다. 남은 거리 9km 남은 시간 7시간 30분 충분했다.
복숭아탕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리지이자 깔딱, 이번 산행의 첫 번째 깔딱을 오르며 서서히 나타나는 복숭아탕의 모습에 친구들의 감탄 성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망대에는 등산객이 아니라 관광객 몇 명이 폭포와 소를 감상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전망대에 도착해 배낭을 벗어 전망대에 두고 쌈장과 카메라 그리고 지리 조가 싸 와 내 배낭에 있던 오이를 들고 복숭아탕을 향해 내려가며, 영빈에게 영빈이 사 온 막걸리를 들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리고 물을 건너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짐을 내려 놓은 후 여성 동무들 손을 잡을 물을 건네주었다.
바로 낙진이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옷을 걷어붙이고 복숭아탕 아래 소로 들어갔고, 그 뒤를 지리 조, 영빈, 젤라, 경옥 순으로 들어갔다. 아무나 못 들어가는 시원한 물에서 충분한 휴식! 이것을 위해 사진을 찍는 게 아닌 휴식 시간은 주지 않았다. 대략 5분가량 복숭아탕 소에서 물놀이를 한 후 영빈이 사 온 지평 막걸리에 오이와 사과를 안주로 약간의 허기를 채웠다. 물론 복숭아탕의 물맛도 보고.
12시 40분 복숭아탕을 떠나 다시 전망대로 가기 위해 물을 건너며 탕을 보니 왜 복숭아 탕이라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 바위의 움푹 파인 모습이 정확히 복숭아 반쪽을 연상시켰다. 수 차례 십이선녀탕을 오르내리며 본 복숭아탕인데 제대로 된 복숭아의 모습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숭아탕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는 여유가 당시에는 없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씻고 먹은 후 돌아가는 길에서 탕의 모습을 본 친구들도 이구동성 '복숭아다'를.
전망대에서 다시 배낭을 꾸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안산을 향해 12선녀탕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했다. 계곡을 따라 오르며 탕의 숫자를 세어보기도 하며. 와중에 지리 조와 영빈은 복숭아탕 정상에 올라 사진도 찍고 맞은 편 2단 폭포도 감상했다. 그리고 길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새끼 살무사와 조우하기도 했다. 누가 얘기했더라, 일광욕이 아니라 새끼 뱀들은 사냥 실력이 좋지 않아 올챙이나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물가로 가기 때문에 물가에 자주 출몰한다고 했는데, 지리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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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갈림길의 거리를 측정하며 길을 가다 갈림길이 멀지 않은 곳에서 탐방로에서 벗어나 점심을 먹기 위해 계곡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이 대략 1시 35분이다. 가져간 식자재를 다 꺼내 훈제 유황오리를 다시 볶는 동안 영빈은 옷을 갈아입고 계곡물을 즐겼고, 낙진은 상추와 깻잎을 씻었다. 오리와 파, 고추, 부추 등을 넣고 같이 볶으며 발은 물에 담갔다 뺐다를 반복했는데, 이유는 물이 너무 차 3초 이상 넣어 두기가 힘들었다. 그 물에 온몸을 담근 영빈이 대단해 보였다. 빨갱이 네 팩을 오리 두 팩, 가죽나물 장아찌, 눈개승마 무침, 김밥, 볶음밥, 상추, 깻잎 등을 안주로 비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져온 밥과 남은 반찬을 다 넣고 오리 기름에 볶아 먹었다. 점심과 충분한 휴식과 물놀이를 마치고, 우리가 있었다는 모든 흔적을 깨끗이 없애고 그 자리를 떠난 시각이 2시 20분이다. 45분의 점심시간이다. 남은 시각은 5시간 10분 거리는 7km!
지리 조가 선두를 내가 후미를 보며 따라가다 지리 조와 모두에게 특정 이정표를 일러주고 도착하면 거기서 기다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갈림길에서 멀지 않은 이정표로 갈림길을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뒤에 처져 따라가니 친구들이 내가 말한 이정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갈림길에서 안산을 향해 올라간 시각이 3시 14분이다. 지리 조를 선두에 세운 이유는 야생의 화원으로 꽃과 나무에 열중하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예상대로 정상을 향해 올라가며 여기저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드디어 4시 20분에 안산 능선에 올라섰다. 한계령 건너 가리봉을 바라보며 주변 사진을 찍고 지난주 봉 감독과 내가 올라온 코스에 관해 설명했다. 그리고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해 4시 32분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한쪽 구석에는 산꾼 한 명이 뒤돌아 앉자 우리 쪽은 돌아보지도 않았다. 정상에서 인증을 찍은 후 한계령 건너 가리봉과 점봉산에 관해 얘기해 주고, 안산에서 시작해 귀때기청봉을 지나 대청까지 가는 설악산 서북 능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물론 공룡에 관해서도. 날씨가 좋아 그 모든 것이 보여 다행이었다.
각자 주변 사진도 찍고 서로를 찍어주기도 한 이후 젤라표 매실주를 치즈와 함께 마셨다. 정상 주로 마시기 위해 아껴 두었던 거다. 술은 생각보다 독해 친구들이 많이 마시지 못해 대부분을 내가 마셨다. 아침부터 식당 막걸리, 복숭아탕 막걸리, 계곡 빨갱이, 정상 매실주 완전히 취했다. 그리고 5시 3분에 정상을 떠나 장수대를 향했다. 선두는 지리 조가 후미는 내가. 대략 30분 정도 정상에 있었다. 장수대를 향해 내려가다 정상 바로 밑에 친 텐트를 발견했다. 그 산꾼이 친 거로 보였다. 그래서 우리를 못 본 척했던 거 같다.
뒤에 처져 길을 갈수록 취기가 올라와 걷기도 쉽지 않았다. 몇 번 구르기도 했고. 이 모습에 놀란 낙진이 내 뒤에서 따라왔다. 그런데 선두를 따라가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장수대가 아니라 2017년 봉, 봉 아들, 용준과 내가 내려갔던 길로 십이선녀탕으로 가고 있었다. 안산에서 장수대까지는 4km, 남교리까지는 8km로 두 배가 넘는다. 거기다 남교리에서 서울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은 없다. 후미에서 선두에 있는 지리 조를 불러보았지만, 이미 상당히 내려간 후였다. 다시 돌리기에는 너무 내려간 상황이라 그냥 남교리로 내려가기로 했다. 다음 문제는 그때! 어쨌든 올해 발견한 길로 남교리에서 안산에 올라 2017년에 발견한 길로 남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십이선녀탕 계곡에 도착해 남은 오이와 과일을 먹는 동안 나는 발을 물에 담그고 잠깐 잠을 잤다. 정확히는 잤다고 했다. 다시 길을 재촉해 야간 산행 후 탐방 지원센터에 8시 31분에 도착했다. 지난주와 비슷한 시각에 도착했는데 그 일주일 사이에도 낮이 많이 길어진 느낌이었다. 10시 31분에 출발해 20시 31분에 돌아왔다. 정확히 10시간 동안 12선녀탕을 왕복해 안산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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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31분에 오전에 막걸리를 마신 식당으로 돌아오니 가게 주인장이 영빈을 알아보고 음료와 수박을 주며 좀 쉬라고 했다. 어차피 그 시각에 어디를 갈 수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 주인장에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해서 닭백숙 두 개와 소주를 시키고 그것이 나오는 동안 식당에서 설치한 흐르는 계곡물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탁족으로 발의 피로를 풀었다. 와중에 영빈이 오한을 느끼는 거 같아, 내 옷을 꺼내 입게 했다. 아무래도 계곡의 얼음같이 차가운 물에 알탕 - 정확히는 수영 - 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백숙이 나오기 전에 서비스로 나온 두부김치와 소주 한잔하고 정상에서 다 마시지 못하고 남겨온 젤라표 매실주가 얼마나 독한지 확인해 보겠다고 여성 동무들이 마셨다. 그리고 9시 25분경 나온 온갖 약재가 잔뜩 들어 있는 백숙을 맛있게 먹고 2016년 서북 종주 시 사용했던 펜션으로 가 잠을 잤다[산행기1][산행기2]. 식당 주인에게 방도 있냐고 물어보니 방은 없다고 해 선택한 집이다.
문제가 많은 펜션에서 1박 후 8시경 그 집에서 나와 아침을 먹으러 갔지만, 문을 연 식당이 없었다. 해서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도착한 시각이 8시 10분경이다. 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를 보며 버스 도착 시각을 계산해봤지만, 예측이 안 돼 낙진이 터미널에 전화해 확인했다. 원통 출발 진부령 행 시내버스는 1시간 반이 걸린다고 했다. 그게 편도인지 왕복인지는 확인을 못 했다. 나름 우리끼리 추측을 하고 있는데 노파 한 분이 8시 30분경 버스를 타러 나와, 우리끼리 7시 차가 곧 도착할 거라고 좋아하고 있는데, 그 노파가 9시 20분 차 타러 나왔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주변 밭에 있는 작물에 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 9시 10분경 우리를 보지 못해 지나칠뻔한 시내버스를 간신히 잡아타고 9시 30분경 원통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고 식당을 찾아 헤매다 순댓국밥집에서 일단 순대국밥 5개만 주문했다. 낙진이 9시 55분 성남행 버스를 타야 해 국밥이 늦게 나오면 그냥 출발할 거라 하나 덜 시켰다. 밥 먹을 충분한 시간이 되면 그때 하나 더 시키면 되니까. 9시 42분경 순대국밥이 나와 나는 따로 소머리국밥을 시키고 냉장고로 가 빨갱이 하나를 꺼내왔다. 석박지와 순대국을 보니 해장술이 당겨!
밥을 먹다 말고 낙진은 버스를 타기 위해 출발해 9시 55분 성남행 버스를 타고 출발하고, 영빈이 10시 25분 일산행 버스를 타야 해 우리 서울파는 영빈이 차를 탈 때까지 기다렸다가 동서울행 버스를 타기로 했다. 해서 영빈은 10시 25분 버스로 일산으로 우린 10시 50분 버스로 동서울로 떠났다. 그리고 서울에 도착한 시각이 1시 10분이다.
여담으로 버스에서 책을 보기 위해 배낭에 넣어두었던 미디어 패드를 꺼내 보니 액정이 가루가 될 정도로 깨져 있었다. 이럴 정도면 내가 심하게 뒤로 넘어졌고 그 충격을 배낭이 흡수했다는 얘긴데... 산에서 배낭 메고 다니는 걸 생활화합시다. 음주 산행은 자제하고….
결과적으로 "남교리 → 십이선녀탕 계곡 → 갈림길 → 안산 → 전망대 → 갈림길 → 십이선녀탕 계곡 → 남교리"의 16.81km(트랭글 기준), 10시간 야유회와 생태탐험을 겸한 산행이었다. 앱 기준 9시 34분에 산행을 시작해 20시 32분에 종료해 총 10시간 59분 중 7시간 38분을 이동하며 야생화와 설악을 탐험했다. 그리고 3시간 21분의 야유회를 즐겼다.
야유회와 탐험을 겸한 산행으로 일행이 좋아했고 나도 즐거운 산행이었다.
매월은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야유회와 탐험을 병행하는 산행을 분기별 1회는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갔던 산을 다시 가지 않는다는 모토가 깨지더라도.
다음에는 지리 쪽에서 시도해볼까 생각 중이다.
이제는 없어진 등산방의 내가 수행한 마지막 공식 산행이었다.
<구글 포토가 만들어 준 영화>
첫댓글 이 맛이야.
말하지 않아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독한술 대신 장아찌를 더 가져가리라! 다들 산길 오르다 사진 다 찍고 수다까지 풀어가며 어찌나 날랜지 따라가느라 발바닥에 불 나는 줄 알았네. 안산, 진짜 황홀했어!!!
가져와
정상주가 아니라
하산주로 마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