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2021년 6월 30일(수) 양구 해안면 기온 17~22도, 소나기 예보(12~18)
★굿모닝여행사 관광버스 이용
★승차장소: 영등포신세계앞:06:30(운암, 달마, 정대장), 서울역남대문경찰서옆(백사, 기호):07:00, 잠실역(청천, 평순, 소종섭회장, 송명수, 청안, 후묵):07:30
★참가자(11명): 김기호, 김용하, 김종철, 박종성, 박평순, 소종섭, 송명수, 양완식, 정상범, 조운제, 채희묵
★트레킹장소: 양구 펀치볼
★비용: 3만원 (버스비:19,000원, 식대 10,000원, 공동경비 1,000원)
★트레킹코스: 화장실-0.51km-부부소나무전망대-1.29km-송가봉쉼터-1.05km- DMZ자생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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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잠실역 4번 출구 출발
08:30~52 춘천휴게소
10:11~30 오유밭길 화장실(해발700m)
10:37 숲들머리(해발665m)
10:46~58 부부소나무전망대(해발 743m)
11:02 삼거리<느티나무쉼터0.27km/부부소나무전망대(0.24km)/송가봉쉼터(1.05km)>
11:12~17 나귀길쉼터
11:28~35 송가봉쉼터(해발 660m)
11:51 날꼬리(들머리) 철문
11:57 국립DMZ자생식물원 방문자센터
12:07~13:12 펀치볼야생화공원(해발 470m, 점심)
13:46~14:41 양구수목원
15:03~16:10 양구선사박물관(한반도섬)
18:40 잠실역 3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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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남한 최북단 접적지역인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亥安面)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의 펀치볼(Punch Bowl)>.
왠만한 국내외 여행을 다 해본 사람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두 개의 단어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국민들에게 아주 솔깃한 탐방지이다. 70여년 동안 사람의 발과 손이 타지 않은 곳. 6.25 전쟁중 외국 전투병의 눈에 비친대로 화채그릇 모양이라서 영어로 붙인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가칠봉(1,242m), 대우산(1,178m), 도솔산(1,148m), 대암산(1,304m) 등 1,000m~1,300m 준령이 왕관처럼 둘러져 있는 분지가 바로 펀치볼이다. 그 옛날 운석이라도 떨어져 움푹 패인 곳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지형.
이런 절묘한 분지를 어느 누가 양보하려들겠는가? 6.25전쟁 중 전선이 교착상태에 들어서자 양측은 1951년 7월 10일 개성에서 휴전협상 테이블에 처음으로 앉는다. 해방이 되면서 남과북이 위도 38선으로 나누어졌으니 다시 38선을 경계로 휴전하자는 북측과 현 대치상태의 선에서 휴전협정을 체결하자는 남측(유엔군측)사이의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그 전후하여 양측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필사적이었다. 전선은 38도선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국지전이 벌어졌으며 대부분 남측의 승리로 끝났다.
가장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졌던곳 중 하나가 이 펀치볼 능선이었다. 9차례의 양구 전투 중 5차례전투가 이곳에서 발발했다. 제일 먼저 휴전협상의 기미가 보이기 직전 남쪽 도솔산전투가 15일 동안(6월 4일~20일) 벌어져 남측의 승으로 끝났고 이어서 17일간의 대우산 전투도 (7월 8일~ 31일) 남한 승으로 끝났다. 계곡마다 핏물이 흥건했다는 피의능선전투(8/16~9/5), 펀치볼 전역에서 벌어진 펀치볼전투(8월31~9월20일), 고지 주인이 여섯차례 바뀐 가칠봉전투(9월4일~10월 14일)로 양측에 수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남측이 승리로 이끌었다.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가장 잘 표현한 가곡 ‘비목(碑木)’이 양구 전장의 상흔에서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다.
비목(碑木)- 한명희 시, 장일남 곡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녁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초연(硝煙) : 화약 연기
궁노루:사향노루
회담이 지리멸렬하자 중부의 곡창 철원평야를 두고도 10일(1952년 10월6-15일)동안 주인이 24번 바뀐 백마고지(395m)전투도 있었다. `한국전쟁 지상전의 백미’이자 인류 전쟁사에서 그렇게 좁은 지역에서,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그렇게 많이 빼앗기고 빼앗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자유 대한의 승리로 이끌어낸 뒤에는 김종오(金鐘五:1921-66) 제 9사단장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1966년 암으로 45세에 이승의 끈을 놓았는데 그런 나라를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 수 있었나? 참으로 아쉬운 지도적 인물이었다.
이날 보송회는 ‘특식’으로 여행사 버스를 타고 안보관광 겸 DMZ펀치볼둘레길 탐방에 나섰다. 역시 인기가 충천, 카톡방 11명이 전원이 참여했다.
2010년 12월 개통된 펀치볼 둘레길은 총 73.2km로 4개의 코스로 이뤄져있다. 평화의 숲길: 14km(4시간), 오유밭길: 21.1km (5시간 30분), 만대벌판길: 21.9km(5시간 30분), 먼멧재길: 16.2km (4시간 20분). (윗 사진 참조)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금하는 바람에 둘레길 탐방이 중단됐다 재개를 반복하다 최근에는 각코스 4~5km, 2~3시간짜리로 단축해 허용하고 있다. 하루 총 200명으로 3일전 예약해야한다.
그중 하이라이트가 오유밭길. 이날은 ‘밭’길은 빼고 태고의 원시림지대인 돌산령터널위 3km(정확하게 2.85km) ‘숲‘구간이다. 숲이 좋아 여름에도 인기짱이란다. 전망대가 두군데 있어 방향과 고점이 달라 펀치볼 명당 조망지점.
북방 왼쪽부터 가칠봉, 북한이 보이는 서희고개, 제4땅굴이 인근에있는 을지전망대( 일명 김일성 고지)능선을 볼 수 있고, 펀치볼 빗물이 유일하게 빠져나가는 물골이 동북쪽으로 잘록한데 그 잘록한 부분으로 금강산의 제일봉이라는 고성의 향로봉(1,296m)이 보인다. 마치 잠실종합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서 해발400~500m 분지를 축구경기장으로 내려다보는 것 같다.
지난 5월 1일 펀치볼 둘레길을 ‘국가숲길’로 명명하고 7일에는 지정 기념식을 ‘DMZ야생식물원방문자센터’에서 열었다는 보도다. 이날 우리 일행 탐방의 날꼬리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 숲길을 탐방했다는 박진용(68) 숲길등산지도사의 얘기다.
각종 야생화 이름표지목이 탐방길 내내 꽂혀있는데 대부분 꽃이 없고 잎만 있으니 좀 아쉽다. 박 지도사는 4월에 오면 ‘야생화꽃대궐‘이라며 곰배령야생화단지나 대관령소나무숲길보다 더 야생화가 많고 더 힐링에 좋은 곳이라고 귀뜸해준다.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침엽수의 피톤치드보다 원시림이 더 힐링에 좋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회색구름이 놀러와 해발 1,200m 연봉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밭과 과수원으로 일궈진 경사면이 해안면 한 복판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은 비료푸대를 궁둥이에 대고 미끄름을 타도 될 정도로 곡선이 완만하고 부드럽다. 바다해(海)를 뱀이 많아 상극인 돼지 해(亥)자로 바꿨더니 뱀의 피해로부터 안전해졌다해서 해안(亥安面)이란다.
오유마을 펀치볼야생화공원 정자에 모여 앉아 ’숲밥’집에서 야외에 마련해논 뷔페에서 가져다 먹는 청정나물 백반도 별미였다. 막걸리와 운암이 가져온 복분자 술이 기분을 배가시켰다.
식사가 끝나고 남쪽 동면 양구수목원에 들러 양구에서 살고 있는 야생조류 및 동물 박제와 각종 야생화분재를 감상할 수 있었고, 양구읍내의 선사박물관을 찾아가 원시 유물과 야외전시장의 고인돌을 살펴보았으며 물이 없어 배는 뜨지 않지만 목데크를 걸어가 한반도섬 동단을 밟아보기도 했다. 금년 1월1일 양구읍 오른쪽 남면이 한반도 중앙에 해당한다고 한반도중앙면으로 바꿔놓을 정도로 군민들은 한반도 중앙이라고 양구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회원이 축구팀(11명)니 되다보니 간식도 많았다. 처음 춘천휴게소에서는 운암이 농사지어 쪄온 맛있는 하지감자를 내놓았으며, 선사박물관에서는 청천이 가져온 꽈배기도넛과 명수친구가 가져온 모찌를 선보었으며 가평휴게소에서는 달마가 영종도 야산 등산중 뜯어온 쑥으로 만든 쑥떡을 간식으로 내 놓았다.
7시 못 되어 잠실역에 안착했다. 일행은 소회장과 필자 빼고 9명이 석촌호수가 음식점으로 직행, 운암이 생신턱을 내는 바람에 맛있게 들면서 멋지게 뒤풀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