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씨 시퍼렇게 물든 하늘이 구름으로 덮여 희게 느껴지는 가을의 첫주말, 4호선 진접행 전철로 이동한 오남역에
9시30분쯤 도착하니 산해님이 혼자서 벤치에 앉아있다.
당고개행 전철과 달리 진접행 전철은 시간당 2대정도가 지나가는 탓인지 전철이 안오다보니 노원역, 당고개역에서
하차하여 기다리다 지친 산우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조금만 기다렸다가 오시라고 진정시키고 유체님과 셋이서 3번출구에 올라오니 바다님이 와 계시고 처음 참석하시는
세아님이 아는채를 하신다~
우리산악회에는 멋진 회원들이 많이 오시는데, 또 한분이 오신 것 같다.
10시15분이 넘으니 나루행님, 베네딕도님, 쟌님, 천사님, 봄이님, 부라더님, 해수님, 산길님, 일엽편주님 등 14분이
모두 도착하였다.
평소와 달리 2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만원이어서 승차를 못하고 5분후 도착한 두 번째 버스를 겨우 탈수 있었다.
차내는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고 숨이 막힐 듯하였다. 곤궁한 시절에 학교에 오가며 탔던 버스가 생각이 났다.
10시35분에 출발한 버스가 진접시내로 들어가니 5일장이어서인지 많은 승객이 오르내리며 조금은 숨통이
트였지만, 봉선사까지 계속 만원버스로 11시10분쯤 도착하여 하차하니 주위가 엄청 붐비고 경찰과 모범택시기사
들의 도로정리로 엄청 부산스럽다.
파라솔밑 간이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고있는 가족분한테 물어보니 광릉숲 축제가 오늘과 내일 열린다고 한다.
축제날만 국립수목원내 평소 걸을수 없었던 뒷문길을 열어 시민들을 걷게 한다고 한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운좋게 이런호사를 누릴 줄이야..
11시30분경 우리 일행은 서로 모르는 분들도 있어 가볍게 인사를 하고 1년에 한번 열린다는 수목원 뒷문을 지나
새롭게 정돈하여 손님을 맞이하는 정돈된 숲과 흙길을 걸었다. 약7KM의 거리로, 수목원출구까지 가서 다시 2km의
데크 길을 걸어 봉선사 까지 돌아오는 코스였다.
10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처럼 지난주 인제군 라벤더축제처럼 전국 곳곳이 축제가 열려 관광객을 부르는 부산한
계절이다.
수목원 숲 사이를 걷는 내내 중간마다 꾸며놓은 포토존의 아름다운 허수아비와 꽃, 억새, 버섯 등 조형물은 우리의
발길을 머물게 하였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않은 숲속은 잡목으로 뒤엉켜 발길을 들여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싱그러움이 코끝을 당기는 숲길은 힐링이 되기에 충분하였지만, 많은 인파로 조금은 반감된 듯하다.
11시30분경 커피타임을 가졌다. 천사님께서 하루종일 구워온 달걀을 나누어주신다.
중간에 단체사진 인증샷도 하고, 심호흡으로 폐를 정화시키며, 삼삼오오 걸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면서
10월 첫 정기산행의 추억을 만들었다.
12시15분경 숲속의 빈 공간에 둘러앉아 모두가 정성스레 가져온 간식을 풀어놓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너무나 많은 정성이 들어간 음식과 과일 등은 막걸리와 소주를 곁들여 우리를 포만감으로 이끈다.
“배가 부르니 부자가 부럽지 않다”는 어른들의 옛말이 생각이 났다.
다시 숲길을 걸으며 10월의 문턱을 넘고 보니, 짙은 녹색을 잃어가는 숲을 보면서 무엇인가 잃어간다는 것은 조금씩
성숙해 간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아쉬움도 남는 것 같다.
매주 산행후기를 쓰면서 느꼈던 생각은 산행 때마다 똑같은 환경과 여건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지 않았을까 반문해 보았다.
14시경 수목원출구를 나와 데크 길을 따라 봉선사까지 2km를 걸어 14시30분경 봉선사에 도착하여, 걸음수를
보니 12,000보를 걸었다.
집이 멀고 개인 일정이 있는 천사님, 보미님, 유채님은 먼저 출발하시고, 남은 일행은 식당에서 점심 겸 뒤풀이를
하였다. 버섯전골과 감자전, 도토리묵을 곁들여 술잔을 나누며 모두의 건승과 단합을 기원 하였다.
베네딕도님이 임시 총무로 수고를 해 주셨다.
승객이 많은 탓에 시내버스는 수시로 출발해서 우리는 16시50분경 오남역에 도착하여 부라더님, 일엽편주님,
산길님, 베네딕도님은 먼저 가시고, 나루님과 쟌님, 산해님, 해수님, 바다님, 세아님, 수촌등 7명이서 당고개역
장충동 족발집에서 마무리를 하였다.
처음 맛보는 촉촉한 족발이 맛이 있는 맛집이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손님이 많아서 식대계산에 10여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함께하신 산우님들 덕분에 즐거운 하루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대장님 리딩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후기글 읽으며 멋진 가을하늘이 떠올랐습니다~대장님과 산우님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감사합니다^^
숲축제로 입구서 부터 알록달록 화려한 정경에다 낯설 만큼 많은 인파에 놀라고.. 그래도 가을 운동회 참가하는 어린이 마냥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산우님들과 함께 했던 예쁜 숲길 곱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많이 지각했네요 후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