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21 (일) 경찰대 간 김건희 vs 김정숙 타지마할 독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9일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중앙경찰학교 신임경찰 졸업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자, 문재인 정부 시절 김정숙 여사가 인도 타지마할을 단독 방문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도 단독순방에 대통령 휘장까지 앞세웠던 2018년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독사진은 어떤 외교적 성과를 창출했나"라며 "타국 정상들은 방문한 전례도 없는 관광지들을 숱하게 방문하며, 반복된 국민의 지탄에는 '해당 국가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는 터무니없는 변명을 내세운 것이야말로 지독한 월권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내표는 "대통령 부부가 경찰학교 졸업생들의 졸업을 격려하는 건 마땅한 일"이라며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논리라면 김정숙 여사는 자신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동격으로 여긴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라오스 국빈 방문에 김정숙 여사가 동행했을 당시의 상황도 거론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과거를 돌아보라. 라오스 방문 때 대통령을 앞질러 간 김 정숙 여사의 위풍당당한 걸음은 무엇을 과시한 거냐"며 "영부인 지위였느냐, 아니면 국가 원수와 동격이라는 위세였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김정숙 여사가 이날 별도 간담회를 가진데 대해 "김건희 여사가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동격이라고 여기는 것인지 황당하다. 국민이 뽑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지 김건희 여사가 아니다"라고 공격한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당시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앞서 걸어간 사진이 공개되자 민경욱 전 의원 등 보수층 일각에서 "영부인이 대통령보다 앞선 의전 서열 1위냐"고 공세를 편 바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마구잡이 생떼가 도를 넘고 있다"며 "민주당이 법치와 치안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는 모습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전례 없는 민생위기 상황에서조차 잘못된 행태를 반복하는 민주당에 비애감마저 느낀다"라고도 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경찰과 국민을 위한 대통령의 국정 행보를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봐주기 수사와 결부하는 건 근거 없는 정략적 정치공세에 불과하며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의 처우와 위상을 살피는 건 궁극적으로 국민을 위한 대통령의 책무"라며 "역대 전임 대통령 부부도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함께 축하와 격려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정상적 국정운영을 무분별하게 비방할 것이 아니라 이재명 의원이 수사받으며 당 대표에 출마하고, 방탄 당헌 개정 시도를 일삼는 '내로남불'의 구태한 당내 정치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경찰 수사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경찰학교 방문 및 졸업생 간담회는 부적절한 행보"라며 "경찰의 '봐주기 수사'에 화답이라도 하듯 경찰학교를 방문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알박기 논란'… 文정부 인사들 줄줄이 사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임명돼 이른바 '알박기 인사'라는 여권의 지적을 받아왔던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역시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는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가 내정됐다. 8월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무성 전 의원은 최근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직을 제안받은 뒤 최종 수락했다. 취임식은 다음 주 이석현 수석부의장 퇴임식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평통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헌법 92조에 따라 평화통일 정책 수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발족했다. 의장은 현직 대통령이 맡고, 실질적인 수장은 수석부의장으로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다. 아울러 석동현 변호사 역시 민주평통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할 예정이다. 석동현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대학 동기로, 서울대 법대 79학번이다. 사법연수원 15기로 임관해 2012년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캠프 대외협력특보를 지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고위직에 임명된 인사들에 대해 "자리 보전 위한 민주당 출신 공공기관장이 아닌,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함께하는 국민 위한 공공기관장이 합리적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새 정부와 함께 손발을 맞춰 많은 시간을 보낼 차기 정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사들이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되게끔 하는 게 국민을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알박기 인사' 명단도 공개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7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을 거론한 뒤 "문재인 캠프에서 재외선거를 총괄한 후 재외동포 재단으로 옮겨서 정권 홍보와 선거운동 의혹이 제기된 김성곤 이사장 등 이런 분들이 민생과 국가 발전으로 가기 바쁜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속적인 여권 사퇴 압박 속에서 지난 8월 18일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국내외에서 의장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수석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신임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어제(8월 17일)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법치국가에서 법이 정한 공직자의 임기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석현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임명됐으며, 수석부의장 임기는 2년이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8월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당국자가 공식적인 상의를 해오지 않았고, 오히려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 등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국무회의 배제, 부처 업무보고 배제, 감사원 감사 등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전현희 위원장은 8월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권익위 정치적 중립 지키기 위해서 정말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는 권익위원장에게 '중립을 지켜라' 하는 것보다 중립을 훼손하고 있는 정치적 탄압의 부당성을 총리가 지적을 해주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임기직 국민권익위원장을 몰아내기 위한 감사원의 표적·정치 감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8월 1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현희 위원장의 감사원 반발 등에 대해 "그 감사 자체의 내용이 정말 정치적인지에 대해 판단을 잘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두현 의원은 8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공익성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 목적대로 운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상혁 위원장의 방통위는 2019년부터 3년 동안 유명 상표 겨울 외투 961벌을 구입하는 데 5000만원가량 국민 세금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50년 세월의 흔적 '모락모락'… 인천 송현동 '세계목욕탕'
달력에 빨간 글씨가 새겨진 일요일이면 아빠나 엄마 손을 잡고 목욕탕에 꼭 가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뜨거운 열탕에서 때를 불리고, 살갗이 빨갛게 될 때까지 때를 미는 '고행'이 끝나면 수영장 삼아 놀 수 있는 냉탕으로 직행했다. 그 시절 목욕탕은 어른들의 사랑방이자 아이들의 워터파크였다. 크고 작은 목욕탕이 동네 곳곳에 있었지만, 추석과 설 등 명절을 앞둔 시기에는 인산인해로 탕에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
세월의 흐름에 동네 목욕탕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개별 가구마다 번듯한 욕실을 갖춘 아파트가 늘면서 동네 목욕탕을 찾는 발길도 줄었다. 2000년을 전후로 등장한 '찜질방'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는 식당과 수면실, 오락실까지 갖추고 동네 목욕탕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2020년 1월 상륙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동네 목욕탕의 설 자리를 더 좁게 만들었다.
♠ 목욕탕 3곳 중 1곳 폐업… 여전히 '현역'
사라져 가는 목욕탕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 10년간 목욕탕 3곳 중 1곳이 간판을 내렸다. 8월 19일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영업 중인 전국의 목욕탕은 6,173개다.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폐업한 목욕탕만 전국적으로 3,609개다. 신고 없이 영업을 중단한 목욕탕까지 더하면 폐업한 목욕탕 숫자는 더 늘어난다. 그런 틈에서 아직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인천 동구에 있다. 송현동 세계목욕탕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송현동 순대골목거리를 지나 인천 북항 방향으로 걷다 보면 흰색 페이트로 '세계탕'이라고 쓰인 붉은색 굴뚝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나 석탄으로 물을 데우던 시절, 굴뚝은 멀리서도 목욕탕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입간판 역할을 했다. 벽돌을 네모 모양으로 쌓아 올린 세계목욕탕 굴뚝에 묻어 있는 검은 그을음은 50년이 넘은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 2002년부터 2대 사장 부부가 20년 넘게 운영
세계목욕탕은 1970년쯤 문을 열어 2대째 운영 중이다. 2대 사장 김수남(67)씨와 부인 홍경숙(66)씨는 "남편이 중학교 2학년 때 개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목욕탕을 2002년 10월 우리 부부가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세계목욕탕이 처음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주변에 경쟁 목욕탕이 꽤 많았다는 게 김씨 부부의 얘기다. 인근 화수부두가 수도권 제일의 새우젓시장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세계목욕탕에는 성수기에 하루 손님이 200~300명에 이를 정도로 붐볐다. 세계목욕탕의 경쟁력은 '물'이었다. 홍씨는 "다른 목욕탕이 지하수를 받아 쓸 때 우리는 수돗물을 데워 썼다"며 "지하수는 겉 때만 잘 벗겨지고 속 때는 잘 안 벗겨지는데, 수돗물은 달랐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세계목욕탕 입구에는 '100% 수돗물'이라는 큼직한 글자가 붙어 있다. 세계목욕탕의 장수비결은 단골손님들이다. 송현동 주변에도 찜질방과 스파 등이 속속 들어섰지만 20대부터 목욕탕을 다닌 손님들이 70대가 돼서도 찾는다는 게 홍씨의 설명이다.
홍씨 부부는 지금도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보일러를 틀고 물을 받는다. 홍씨는 "새벽 4시 40분에서 50분 사이에 손님을 받기 시작해 저녁 4, 5시까지 12시간 영업한다"면서 "뜨내기 손님은 거의 없고, 정기적으로 오는 손님이 40~50명 정도인데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귀띔했다. 한때 세계목욕탕은 여름철 비수기인 7, 8월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주말만이라도 열어 달라'는 단골들 성화에 수년 전부터 여름에도 주말에는 정상 영업을 한다. 올해도 지난달 7월 18일부터 주중에는 문을 닫고 주말에만 영업 중이다.
홍씨 부부는 손님들 도움으로 코로나19 대유행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정부 지침에 따라 거리두기를 하고 사우나를 닫았지만 단골들 발길은 끊기지 않았다. 목욕탕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이 떨어지자 손님들은 집에서 쓰지 않는 마스크를 목욕탕에 가져다 주기도 했다. 홍씨는 "목욕탕 거울 밑에 마스크를 비치해서 마스크를 잊고 온 할머니들이 쓸 수 있게 했다"며 "음식은 물론이고 우산도 잊고 온 손님들에게 주라고 가져다주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 '남성 출입금지' 17년째 여탕만 운영
홍씨 부부는 목욕탕을 물려받고 3년 뒤인 2005년 남탕을 없앴다. 지금도 여탕만 운영 중이다. 현재 사우나와 냉탕이 있는 목욕탕 안쪽이 과거 남탕이었다. 천연옥탕과 온탕, 세신대가 있는 바깥쪽은 여탕이었다. 홍씨는 "큰 목욕탕들이 생기면서 우리도 대형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고민 끝에 남탕과 여탕 사이에 있던 벽을 허물고 남탕을 없앴다"며 "여탕 크기를 키우고 황토방, 테마탕도 설치했지만 (대형 목욕탕과) 경쟁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송현초등학교 앞길 모퉁이에 자리한 세계목욕탕은 2층 건물이다. 2층은 홍씨 부부가 거주하는 가정집이고 1층이 목욕탕이다. 1층에는 출입문이 2개가 있지만 남탕을 없앤 이후 하나만 사용 중이다. 출입문을 지나면 '남성 출입금지'라는 글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카운터에는 사람 대신 '안으로 들어오세요'라는 안내판이 있다. 다른 목욕탕은 주인이 카운터를 지키지만 세계목욕탕은 탈의실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여탕만 있고 뜨내기 손님이 거의 없어서다. 홍씨는 "손님들이 고령이다보니 낙상사고가 가끔 발생하지만 도난사고는 한 번도 없었다"며 "탈의실에서 손님들과 수다도 떨면서 함께 있다 보니 도난사고가 생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7월 19일 쉬는 날을 이용해 들어가 본 세계목욕탕 내부는 옛 동네 목욕탕 모습 그대로였다. 탈의실 나무 옷장에는 고무줄에 번호표가 달린 열쇠가 꽂혀 있었고, 옷장 위에는 목욕용품이 가득 담긴 바구니가 촘촘하게 놓여 있었다. 좌식 샤워기 옆에는 요즘 목욕탕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바가지탕도 있었다. 때를 밀고 나면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이 아닌 바가지탕에서 퍼낸 물로 몸을 씻는 게 그 시절 '국룰(국민 룰)'이었다.
♠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운영할 것"
세계목욕탕 목욕료는 대인 6,000원, 소인 3,000원이다. 몇 년 전 5,500원에서 500원 올린 뒤로 변함이 없다. 하지만 가스비와 수도세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홍씨는 "작은 목욕탕이어서 손님들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다 보니 큰 목욕탕처럼 요금을 막 올릴 수가 없다"면서 "그래도 유지를 위해 500원이라도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세계목욕탕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분위기다. 홍씨는 "매주 목욕탕을 찾던 단골손님이 안 보이면 안부를 수소문한다"면서 "그중 절반은 아프시고 일부는 돌아가신 분도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 주민 전용 사우나를 갖춘 대단지 아파트까지 들어서고 있지만 홍씨 부부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목욕탕을 계속 운영할 생각이다. "한 주라도 목욕을 거르면 개운하지 않다"는 단골손님들을 생각해서다. 홍씨는 "자식들 공부에 결혼까지 다 시켰고, 내 집이라 인건비가 안 들어 버틸 수 있다"며 "단돈 6,000원으로 3, 4시간 사우나와 냉탕을 오가며 피로를 풀고, 몸까지 깨끗해지는 목욕탕을 운영하는 것도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노후 전투기 추락 잇따라… "언제까지 목숨 걸고 날아야"
한국 공군의 전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노후한 F-4, F-5 전투기가 잇따라 추락하면서다. 지난 8월 12일 F-4E 전투기 1대가 경기 화성시 전곡항 남쪽 9㎞ 지점에서 임무 도중 추락했다. 지난 1월 F-5 전투기가 추락, 조종사가 순직한 지 7개월 만이다. F-4, F-5는 도입된 지 수십여년이 지난 노후 기종이다. 지난 1월 추락한 F-5는 운용한 지 36년이 됐다. 지난 12일 추락사고를 겪은 F-4E는 1979년에 도입됐다. 조종사 안전을 위해 낡은 전투기를 조기 퇴출하자는 주장과 더불어 전투기 성능개량과 대체와 관련된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빛과 그림자 뚜렷했던 한국 공군 F-4
지난 8얼 12일 추락한 F-4E는 1979년 도입된 기체다. 한국 공군은 1960년대부터 F-4를 미국에서 들여와 순차적으로 실전배치했다. 미국에서는 1976년부터 F-15를 배치한 직후부터 구형으로 분류됐지만, F-4에 대한 한국 공군의 ‘애정’은 계속됐다. 지난 5월 대한항공이 한국 공군 F-4 창정비 최종 기체를 출고했을 때 공개한 기체가 마지막으로 생산된 F-4 18대 중 하나였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략적 대북 압박 효과와 공중전, 지상공격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다.
1999년 도입된 이스라엘산 AGM-142 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은 노후화가 진행되던 F-4의 수명을 연장했다. 최대 사거리가 약 200㎞에 달했던 팝아이 미사일은 휴전선 이남에서 북한 내륙 지역을 타격할 수 있었다. 한국 공군은 F-4 중에서도 후기 생산분에 속하는 F-4E에 팝아이 미사일을 장착했다. 북한은 팝아이 미사일을 장착한 F-4를 위협적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군 출신 예비역은 “현역으로 복무하던 과거에 북한 공군 전투기가 휴전선 근접비행을 종종 했다. F-5가 대응 출격하면 북한 공군기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으나, 팝아이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F-4E가 뜨면 북쪽으로 돌아가는 일이 꽤 있었다”고 회고했다.
팝아이 미사일 운용과정에서 공군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무게가 1.3t이 넘는 미사일을 발사하면, 강한 발사 후폭풍 등으로 F-4E의 무게 중심이 크게 흔들린다. 이는 미사일의 명중률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이 쉽지 않았으나 팝아이 미사일과 F-4E는 한국 공군에게 전투기를 이용한 중장거리 정밀타격 개념의 효용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노후화가 심한 상황에서도 F-4E 20대를 계속 사용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세월의 힘을 이기기는 어려운 법. 생산한 지 50년이 가까워지면서 부품 공급도 어려워졌고, 사고 위험도 높아졌다. 대한항공도 창정비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공군은 2024년쯤 F-4E를 퇴역시킬 방침이다. F-4E의 빈자리는 F-35A가 메울 예정이다. F-4E는 운용과정에서 논란도 많았다. 창정비는 이뤄졌지만, KF-16처럼 대대적인 성능개량 프로그램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고 대체 기종 확보도 크게 늦어졌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나왔다. F-4E를 장기간 운용했던 튀르키예, 이스라엘, 그리스, 일본 등은 1980년대부터 대대적인 현대화 작업을 거쳐 4세대 전투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능을 높인 바 있다.
반면 한국은 대규모 현대화 사업을 했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팝아이 미사일 장착 외에는 기골보강이나 창정비 등을 통한 수명연장 정도다. 한국 공군은 KF-16, F-15K, F-35A,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고가의 첨단무기를 수십년 동안 지속적으로 구매했다. 반면 F-4E는 대규모 성능개량을 제때 하지 못한 채 40여년을 사용했다. 수조원짜리 전력증강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여력이 있었던 공군이 정작 F-4E의 성능은 제대로 높이지 못했다. 역대 공군 수뇌부가 구형 기체의 성능을 제때 높여 전투력을 유지하고 조종사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대신 첨단무기 도입에 따른 ‘전시 효과’를 더 선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 F-4의 실책, FA-50에서 반복되는 것 막아야
노후 전투기 추락사고가 잇따르자 군은 대체 기종 추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23~2028년까지 3조9400억 원을 투입해 F-35A 2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FA-50 추가도입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보다 성능을 높이지 않으면, 노후 기종 대체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13년 공군에 첫 납품된 FA-50은 내년부터 초도생산 물량을 중심으로 운용기간이 10년을 넘어서는 기체가 등장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수명이 40년이라고 하면, 중간수명은 20년이다. 중간수명을 넘어선 기체의 성능개량은 신규 개발보다 경제성이 낮다.
성능개량 소요제기와 검토, 검증을 거쳐 소요를 확정하고 획득사업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려면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사업추진전략을 마련하고 업체와 계약을 맺은 후 실제 사업 절차에 착수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또 추가된다. 이 과정에서 FA-50이 중간수명을 초과하면, 경제성 문제로 성능개량 사업 추진은 더욱 어려워진다. 지금부터 FA-50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개량 시기를 놓친 채 노후 기종으로 전락한 F-4E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성능개량 프로그램을 개발, 추가 도입 물량에 우선 적용하면서 기존 배치된 60대도 순차적으로 개량 작업을 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공군의 전력지수를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 FA-5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폴란드에 48대를 수출하는 것과 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1차로 12대를 내년에 인도하고, 36대는 2025년부터 블록20으로 제공한다. 1차로 공급되는 12대도 블록20으로 개조한다. FA-50 블록20은 5월 국회에서 열린 공군전력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KAI가 공개한 FA-50 성능개량안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를 비롯한 국산 신형 항공전자장비가 다수 탑재되고, 단종 부품이 교체된다. 신형 중·단거리 공대공미사일과 중거리 공대지미사일 등도 추가된다. 이같은 방식은 공군력 증강과 수출 진흥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 F-35A 도입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공군력을 높일 수 있다. F-4E 퇴역으로 공백이 발생하는 중거리 공대지미사일 운용 능력을 FA-50이 맡으면 북한 내륙 지역 공습이 가능해진다. 북한군 방공능력이 강화되면서 전선과 인접한 곳에서의 공습이 한층 위험해진 상황을 감안하면, 정밀타격 능력과 조종사 생존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공중전에서도 기존보다 전투범위가 크게 확장된다.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실시간으로 전장정보를 지원하면 KF-16, F-15K 기종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북한군 미그-21, 23 전투기와 공중전을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 FA-50의 수출 지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군대는 제작국가에서 운용한 실적이 있는 무기를 선호한다. 제작국가의 군 당국이 품질을 ‘보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이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 제도를 만들고, 육군이 호주의 장갑차 사업에 참여한 레드백 장갑차를 시범운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FA-50 블록20은 현재 상황에서는 폴란드만 도입이 확정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 공군이 FA-50을 폴란드 버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성능개량을 진행하면, 폴란드 측도 FA-50에 대해 더욱 신뢰를 할 수 있다. 개발국가에서 성능개량을 실시하면, 잠재적 수출 대상국을 상대로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 공군이 쓰지 않는데 다른 나라들이 FA-50 성능개량형 도입을 검토해보겠는가”라며 “폴란드에도 우리 측의 조건에 대한 신뢰를 더 높이고 공군력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인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공중전은 조종사의 비중이 크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비행에 나서는 조종사에게 군과 정부는 우수한 장비를 갖춰줄 의무가 있다. 첨단 전투기를 들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사용중인 기종의 성능과 생존성을 높이는 작업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성능개량과 대체 시기를 놓쳐 낡은 전투기로 전락한 F-4E의 사례가 또다시 반복된다면, 조종사들의 위험한 비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FA-50 등의 성능개량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원주천 농업인 새벽시장에.......!!!!!!!!!!!
어제부터 제21회 치악산 복숭아축제가 열리는 따뚜........
남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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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찰흑 옥수수....... 여섯 통에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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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각오이....... 1개 1000원
상추....... 2바구니 5000원
양배추........ 4000원
쌍다리 윗쪽의 새벽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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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천 둔치........
남부시장 사거리........
끝물에[ 든....... 능소화
맥문동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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