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10월의 하순경이지요.
흔히들 상달이기도 하고 또한 계절적인 정서를 감안해서 만추라고도 해요.
그래요,진정 지금 이 시기가 만추라 해도 적확한 표현이라 사료됩니다.
늦가을엔 당신은 무얼 하시고 또한 무엇을 보려고 하나요.
지금 산에는 울긋불긋한 채색한 예쁜 나뭇잎들의 세상이지요.
이를 사람들은 단풍 천지라고도 하고 자연의 대색향의 향연이라고 합니다.
이래서 시정에 사는 이들은 황금같은 시간을 쪼개 전국 단풍 명승지로 탐방한다고 정신이 없을 지경이겠지요.그런데,왜 그런 곳에 가서 단풍 구경 못하면 올해 단풍 완상은 하지 못하는 걸로 간주합니까? 정말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가까운 곳을 두고서 시간과 돈 그리고 지침을 마다 하지 않고 이름난 장소에 가 꼭 보아야 단풍 구경한 거로 여깁니까? 지금도 사는 곳에 창이나 문을 열면 바로 눈앞에 전개되는 자연의 색채적인 마술을 너무나도 '공짜'로 즐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지금 컴 켜놓고서 고개를 들려 창을 통해 신도시 숲에 있는 다양한 나무들의 색깔 구경에 정신이 절로 놔 둘 지경이 됩니다.
아니,이렇게나 단풍이 들었네!라는 감탄사가 입밖으로 그냥 터져 나옵니다.
이게 무심결에 나오는 거 보니 진정 우리가 찾는 이상적인 색체의 세계는 다른 곳이 아닌 자기가 사는 곳에 가까이에 있는 자연에서 그저 알 수 있습니다.
우린 너무나 세속적인 명성이나 명예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요새 이른바 스마트폰의 SNS계정이 없는 이가 없을 정도로 대세라고도 하고 시대의 주류하고도 합니다.
아쉽게도 나는 이런 부류에 속하지 못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여전히 2G폰 사용자입니다.
그래도 사는 데 불편함이 없어요. 좀 늦더라도 이슈가 되는 화제들이 있으면 컴으로 통해 확인할 수가 있으니까요.
오늘밤은 불타는 밤이 되겠네.청춘들만이 구가하는 그런 밤의 열정보다는 차라리 석양에 비치는 아름다운 노을과 그리고 그 빛으로 다가오는 단풍잎과의 조화로 짧은 금요일 석양미를 봅니다.
인공적인 즐거움과 자연적인 미는 대비가 되네요.
사람이 하는 것은 오래 가도록 할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보이는 자연의 미는 그 시간이 무한정이 아니라 아주 짧은 찰라적인 순간에 오롯이 미가 폭발됩니다.
이제 시간은 저녁에서 밤으로 연결되는 찰라에 있습니다.
곧 사라질 내 육안에 비치는 신도시의 숲의 색채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보려면 천지 운행으로 인해 내일이 되어야 한다.
그래도 밤사이 동안이라도 그 숲의 빛깔을 어슴푸레하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동하네.
그 이유는 숲 사이로 난 가로등불하에 살며시 드러나는 단풍을 멀리서는 아니되지만 가까이서는
볼 수 있을테니까.
이래서 밤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자연은 온전히 아무것도 무제한적으로 주지 않는다.반드시 낮밤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통해 그 형상의 존재를 인식하도록 한다.
오!위대한 자연이여!그 무궁무진한 원칙을 오로지 말이 아닌 그 드러난 모습만으로도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오늘,만추,단풍 그리고 숲.그리고 금요일 밤하늘.
이게 무얼 의미할까?
지금 이 순간이 지상 최고의 순간이자 살아 있음을 온몸이 아닌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거.
나는 이 순간을 영원히 내 가슴안에 안고 싶다.
아니,그 순간 속에 영원히 살고 싶다고 절규하고 싶다고 하겠네!
첫댓글 감사합니다.,..
님은 늘 이렇게 댓글을 통해 감사함을
표하니 저도 역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