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남자 농구대표팀의 이색훈련이 선수촌에서 화제다. 지난 23일 선수촌에 입촌한 북한남자 농구대표팀은 24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인 이명훈(35·235㎝)을 포함한 12명의 선수들이 선수촌 밖으로 나왔다. 이날 북한남자 농구대표팀의 정해진 훈련시간이 오후 3시. 당연히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산책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북한농구대표팀 선수들은 어느새 위아래 반팔 차림의 하얀 유니폼 복장으로 바꿔 입고 자신들이 묵고 있는 114동을 지나 앞쪽에 자리한 113동 쪽으로 이동했다.
선수들은 북한농구대표팀 김상렬 감독의 지시에 맞춰 스트레칭과 조깅으로 몸을 풀었다. 가볍게 컨디션 점검을 끝낸 뒤 패싱 드리블 등 본격적인 훈련으로 넘어갔다. 선수촌 내 빈 공간인 아스팔트 바닥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마치 한국에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는 '길거리 농구대회'라도 하는 모습이다.
농구 골대도 없는 아스팔트 위였지만 북한선수들은 거친 호흡을 내뿜으며 실전을 방불케하는 연습을 했다. 훈련 도중 113동 앞을 지나가는 선수촌 자원봉사자 선수들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선수단은 마주 보고 패싱 연습 등 훈련에 열중한 나머지 자원봉사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넘어진 자원봉사자의 머리에는 알밤 크기만한 혹이 생기기도 했다.
작은 해프닝 후에도 선수단은 2대2 패스, 점핑훈련에 이어 전술훈련으로 넘어갔다. 아스팔트 바닥에 가상의 농구코트를 만들고 김감독이 엔드라인 부근에서 공을 들어 골대의 위치를 나타냈다. 선수들은 공수 양편으로 나뉘어 다양한 전술을 시험했다. 김감독은 중간중간 선수들에게 잘못된 부분에서 새로운 지시를 내리는 등 실전을 방불케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남자축구도 이에 질세라 강도 높은 훈련을 시작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오전에 40분 동안 깜짝 훈련을 했고, 오후에는 1시간20분 동안 부산 화명경기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체력 훈련을 했다. 지난 7일 통일축구에서도 수류탄 던지기, 낙법 등 군대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훈련으로 눈길을 끌었던 북한 축구대표팀이 어떤 모습의 훈련 방법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