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있는시 - 김재진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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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6.23. 22:33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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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 재 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 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은둔의 사랑
그 자리에 네가 있어 주기만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씩 웃고 있는 네 모습을
멀리서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스치기 전 한 번쯤 내가 보낸 눈길에
미소짓기만 해도 너를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
기다림은 멀고 나의 밤은 채워지지 않는다.
단지 제 이름 불러 스스로를 애무하는
고독한 위로.
세상 어딘가에 네가 존재하기만 해도 나는
쓰러지지 않을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처럼 /김재진
가끔씩 나무에 기댄 채 서 있습니다.
나뭇잎 그늘이 내 얼굴에 물들고
한 줄기 바람이 내 가슴 한 모퉁이를 부채질해도
그냥 그대로 오후의 정적을 감당하며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무와 나 사이
그 사이엔 외로움도
쓸쓸함도
아픔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잠시 내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은 곤충들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해 주고
오랜 여행으로 지친 참새에겐
나뭇가지 하나를 은근히 내밀어 주며
땀 흘리는 자에겐
꿀처럼 달콤한 그늘 한 폭을 선사해 주는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혼자란 없습니다.
다만 혼자 서 있는 사람만 가득할 뿐이지요.
당신이 외톨이라 느껴질 때
그래도
그 서글픔이 가슴 밖으로 넘쳐 흐를때
당신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무에 기대세요.
그리고...
한 그루 나무가 되세요
[출처] 김재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외|작성자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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