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산이 몇 개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기억하는 산은, 한라산, 삼방산 그리고 송악산입니다. 한라산은 제주 중앙에 떡하니 있지만, 나머지 두 산인 삼방산과 송악산은 제주 서남쪽에 있고 둘은 지척 거리에 있습니다.
차가 송악산으로 향하는데 언뜻 삼방산이 보이길래 운전을 하는 지인에게 혹시 삼방산에 한번 오르겠냐고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합니다. 홀로 독도처럼 오롯하게 서 있는 모습이 무척 날카로워 보인 것 같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한쪽은 절벽이고 다른 한 쪽으로 급한 탐방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삼방산에 갈 수는 없습니다. 운짱 마음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삼방산에 비하면 송악산은 참 아담한 산입니다. 높이도 100여 미터 조금 넘고, 제주 올레길이 지나치는 것은 물론, 독자적인 송악산 둘레길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 관광 코스에서 Must 항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돌려 말하면, 난이도가 매주 낮다는 뜻입니다. 가뜩이나 송악산 중앙에 있는 정상부는 생태 보전 차원에서 탐방을 현재 탐방이 불가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기껏해야 둘레길 정도 걸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도에 비하여, 송악산이 보여 주는 바다 뷰는 놀랍습니다. 푸른 바다와 접해 걸을 수 있게 되어 있는 제주 올레길 10코스가 왜 제주 올레길 베스트 5에 들어가는지, 그 길을 걸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송악산 앞에 놓여 있는 가파도도 둘레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말로만 듣던 그 송악산은 지금 생각해도 참 멋진 곳이었습니다.
송악산 입구에 있는 주변 지도입니다. 바다 남쪽으로 툭 튀어 나온 곳이 송악산이며 송악산 바로 앞에 있는 섬이 가파도입니다. 가파도에서 더 남쪽으로 가면 대한민국의 끝단인 마라도가 있는데 바보 같이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가파도만 신기한듯 바라 보았습니다. 다시 송악산에 갈 기회가 있다면 맨 눈으로 마라도를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찾아 보려고 노력을 하던가…
송악산의 가운데 악자도 설악과 같은 험한 산을 의미하네요. 설악, 운악, 관악, 화악 등이 알면 경칠 노릇인데, 뭐 제주도니까 봐 주지 않을까요? 제주 사람들이 어떻게 본토의 산들을 알겠습니까? 그래도 이름에 “악”이 있으니 조심조심해서 걸었습니다.
해안선이 아름답습니다. 해안과 접해 있는 곳에 동굴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본군이 숨어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곳뿐만 아니라 송악산 곳곳에 일본군이 숨어 있던 비트가 있었습니다. 제주에는 아직도 힘들었던 시절의 상흔들이 남아 있는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왼쪽으로 오롯하게 서 있는 삼방산이 보이고 저 멀리 한라산이 보입니다. 삼방산 남쪽은 직벽에 가깝기 때문에 탐방로가 없고 북쪽으로 탐방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 올레길 10코스며 동시에 송악산 둘레길 전경입니다. 참으로 멋진 풍경입니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서 편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송악산 정상부입니다. 당연히 그리로 가봐야겠지요? 탐방로가 잘 보이지 않는데, 가까이 가보니 정상으로 향하는 탐방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안선만을 걷지 산 방향으로는 거의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은 것이 아닐까요?
송악산 정상에서 조금 빗겨난 곳에 있는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데 바다 중간에 두 개로 쪼개진 섬이 보입니다. 형제섬이라고 불리는 섬인데, 제주도 관광 포스터에 가끔씩 등장하는 섬입니다. 해녀와 형제섬 그리고 한라산을 적당히 합성해서 만든 그림입니다. 그만큼 제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는 섬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탐방 제한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송악산 정상을 조망해 보았습니다. 자그마하게 정상석도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트랭글을 걸리는 했는데, 100여 미터 조금 넘는 산이라 정상 뱃지를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아닐 것 같은 생각입니다만..
정상은 가지 못했지만, 송악산 8~9부 능선에서 바라보는 아래 풍경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날이 좋았다면 바다의 푸른 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풍경이 참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아름답습니다.
이제 다시 해안의 탐방로를 향하여 송악산을 하산합니다. 탐방로가 잘 정비 되어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 리본입니다. 리본 아래 보면 제주 올레길을 상징하는 간세(조랑말)이 있습니다. 이번 제주 방문에서 이 간세를 몇 번 마주쳤습니다. 제주 올레길… 걸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만 적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아니다~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주 올레길에 대한 열정이 많이 옅어졌습니다. 산도 많고 또한 문지방 선생님 덕분(!)입니다. 제주 올레길 걸을 비용이면 산티아고 둘레길 두 번 걸을 수 있다!~~.. 문지방 선생님은 그래서 해마다 스페인으로 향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성비 생각해서…
다시 해안 둘레길을 따라 걷습니다. 플래카드에 송악산 정상부의 탐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보입니다. 둘레길 중간에 벤치가 있어서 편하게 쉴 수 있습니다.
파도, 바위, 푸른 바다… 이런 것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송악산 둘레길에 이런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 있었습니다. 캬~ 철썩철썩하는 파도 소리가 낭낭합니다.
송악산 둘레길은 곶처럼 튀어 나온 송악산 지역을 한 바퀴를 휘감아 만들어져 있습니다. 멋진 풍경이 계속 이어집니다.
말끔한 나무데크 길
가파도가 보입니다. 전력 생산을 위한 풍력 발전기도 섬 중앙에 있는 것이 보입니다.
말끔한 탐방로가 계속 이어집니다. 중간 중간 보수 공사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풍경이 참 시원합니다. 그런데 탐방객들이 한 중간정도쯤 회귀하는 것 같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따지자면 한 5~6시까지만 걷고 다시 원점 회귀하는 것 같고, 6시부터 12시 존은 한가합니다.
섬 한 켠으로 말을 방목하는 목장도 있습니다. 목장이라고 따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냥 풀밭에 풀어 놓은 정도입니다. 탐방로가 자연적인 펜스가 되고요. 흰 말도 꽤 많았습니다.
이런 멋진 장면이 있는 곳도 지나갑니다. 오히려 이런 곳에 더 구경거리가 많은데, 이곳까지 오는 것이 힘든가 봅니다.
드디어 송악산 둘레길 탐방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주차장 근처에 광고가 눈에 뜨입니다. 신랑, 신부… 결국은 웨딩카 무료 대여라는 광고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 적어 놓았네요. 신부 구함, 신랑 구함.. 송악산의 명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드디어 주차장에 거의 도착해서 원점 회귀를 마쳤습니다. 마침 비가 오시려는지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져서 서둘러 차 안으로 향했습니다. 송악산 말고 저지 오름도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어차피 제주시 방향으로 가야 하니까 저지 오름으로 가보자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차장 옆으로 보이는 송악산 입구의 공원이 참으로 멋집니다.
첫댓글 송학산은 오래되었지만 제주올레길 살짝 걸을때 올랐던 산입니다. 얼마나 바람이 부는지 서있을 수 없을 정도였던 생각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다행히 제가 갔을 때는 바람이 불지 않았고요. 위치를 보면 바람이 많이 불게 생겼습니다. 곶처럼 생긴 곳이라서요. 강화도라면 당연히 그곳에 돈대 하나쯤은 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을 하며 걸었습니다. 강화의 바다만 보다가 남해 바다를 보니 바다별로 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