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왠지 자그마하고 보골보골 따사롭고 정겨운 뜨거운 김이 오르는 곳… 찻집하면 이런 곳이 연상되지만, 송악산에서 그 다음 오름인 저지 오름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오 설록”은 이런 찻집 풍경하고는 전혀 다른 “대형 마트” 수준의 찻집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강릉의 테라로사 같은 공장형의 찻집이 아니라 모던하게 깔끔하게 만든 찻집이었습니다. 사실 찻집이라고 하기보다는 체험관이라고 해야 할까요?
암튼 용어는 자신없지만, 그냥 오설록 단지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주에 자주 와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알던 제주 이후에 참 많은 것이 변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오설록과 신화 몰입니다. 신화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스킵하고 오설록만 사진에 담았습니다.
제가 즐겨 마시는 솔록차가 생산되는 곳이 이 오설록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먹는 것이 어떤 곳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인지 알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그 원천지(!)를 방문하게 될 때는 매우 신기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주 굽이길을 걸을 때 삼양라면 공장이 그곳에 있음을 발견하였을 때의 경이로움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아침부터 영실에서 한라산의 푸르름으로 안구 정화를 했지만, 오설록에서 다시 한번 안구정화 플러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라산 급은 아니었고요. 왜냐면 “사람” 때문입니다. 한라산은 절대적인 무인지대에 버금 가는 아주 빈약한 인구밀도… 그렇지만 오설록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초록의 향연을 다시 한번 경험한다는 것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지 오름에서 삑사리가 나는 것에 대한 예비 보상으로 생각해도 좋고요.
그런 오설록을 지나갔습니다.
입구부터 인상적입니다. 오설록…. 그리고 그 위에는 돌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벌써 재미가 있어집니다.
푸른 설록차 밭입니다. 눈이 시원해집니다.
녹차 잎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이파리를 볶고 여러 과정을 통해서 티백으로 만들어져, 머그 잔 속으로 쏘옥 들어가게 됩니다.
설록차 단지와 도로가 접해 있는 곳에 야생화가 피어 있어서 녹차 밭이 더욱 운치가 더해져 있었습니다.
정말 말로 형연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활한 녹차 밭입니다. 이파리를 따서 옮기는 트럭들이 종종 지나가는 모습이 목격됩니다.
녹차 밭에 있는 나무도 멋져 보입니다.
멋스럽게 알록달록 비치 의자도 나무 아래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녹차 밭 입구와 조금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합니다. 조금 멀다 싶으면 눈길은 주어도 발길은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녹차의 향연
처음에는 전망대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작품이라고 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망대로 쓰다가 망가지기 시작하니, 보수하기는 좀 그렇고 해서 작품으로 간판을 바꾸어 달은 것은 아닌지 하는 약간의 의심?... 아무튼 녹차 밭 중간에 있으니 작품은 작품이었습니다. 초록과 흰색의 조화…
또 다른 작품도 있었습니다. Tea pot과 녹차… 작품이라면 작품명을 좀 붙여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친절한 서비스는 없나 봅니다.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어 있고요..
비는 오지 않지만 하늘은 거무튀튀합니다.
버스 정류장도 오설록입니다. 그런데 아래에 일본어와 중국어로 적혀 있습니다. 올매나 외국인이 많으면 그럴까도 싶습니다.
여태까지는 밭이었고, 이제는 모던 존입니다. 예쁘게 장식된 설록 체험관. 아니 상점 아니 카페…
설록을 원료로 만든 다양한 상품들입니다. 화장품, 아이스크림, 차 등등
오름, 바다, 구름, 하늘… 이런 것만 보다가 인공적인 것을 보니 눈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이니스프리 화장품과 오설록과 무슨 관계가 있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화장품 회사까지 알 필요는 없어서 그냥 스킵했습니다.
카페 정경…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하는 차원에서 색깔도 영롱한 주스 한잔 마셨습니다. 맛은요? 약간 애매 모호….. 시원한 녹차에 때깔이 오렌지 색이랄까요? 그렇지만 적어도 단 음료는 아니라서 건강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오설록 단지 메인 홀 바깥의 풍경입니다. 대충 마무리를 하고 이제 또 다른 오름인 저지 오름으로 향합니다.
첫댓글 녹차밭이 그림같군요. 체험관도 둘러보시고, 멋집니다^^*
설록차 밭도 좋았습니다. 가실 저지 오름 가다가 지나친 곳인데요. 득템을 한 셈입니다. 너른 녹차밭 그리고 녹색을 보니 눈이 호강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