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32:30]
이튿날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큰 죄를 범하였도다 내가 이제 여호와께로 올라가노니 혹 너희의 죄를 속할까 하노라 하고..."
올라가노니 - 1차적으로는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올라간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알라'에서 '번제'를 뜻하는 '올라'가 생겨났으므로, 이 말에는 일종의 제사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모세가 산에 올라간 것은 백성들을 위한 대속 제사를 드리러 간 것으로 이해 할 수도 있다....[출 32:31]"여호와께로 다시 나아가 여짜오되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모세는 이미 범죄한 백성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간절히 탄원한 결과 전 백성들을 다 진멸하려던 그분의 뜻을 돌이켜 놓은 적이 있다 . 그렇지만 그것은 징벌의 경감에 불과 했지 완전한 사면에 대한 약속을 얻어낸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모세는 이제 백성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온전한 사죄를 탄원하고 있는 것이다....[출 32:32]"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주옵소서..."
합의하시면...사하시옵소서 - 여기서 '합의하시면'이란 말이 원문상에는 뚜렷하게 나타나있지 않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어 '임티사'는 '만약(임) 용서하십시요(티사)'이다. 대부분의 영어 성경에서는 '원하시면 용서하십시오' 혹은 '가능하면 용서하십시오'로 되어 있다. 따라서 '용서하실 수 있거든...용서하소서' 혹은 '가능하면...용서하소서'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이는 두 가지 사실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준다.
곧 (1) 하나님께서는 능히 죄를 사해 주실 수 있는 권능자이시다 (2) 그러나 죄를 사해 주고 안 사해 주고는 전적으로 하나님 자신의 뜻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누구든지 죄를 자복하기만 하면 용서해 주시겠다고 약속하고 계시니, 우리는 이 약속에 의지하여 그분께 죄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예수께서도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 이와 비슷한 기도를하셨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주의 기록하신 책 - 이 말이 성경 다른 곳에서는 '생명책'으로도 표현되었다. 이것은 인간의 삶과 죽음이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나타내 준다. 시민 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등재된 자들만이 그 지방의 주민 또는 그 나라의 국민으로 인정되며 아울러 시민권이 보장되었던 당시의 풍습에서 따온 이 '생명책'이라는 말은 신약에서는 보다 영적인 의미를 지닌 개념으로 나타난다. 곧 이 책에 이름이 기록된 사람들만이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 - 모세의 이 기도는 신약 시대 자기 동족 유대인들을 위해 중보 기도하던 바울의 기도와 유사하다. 책임을 회피했던 아론과 달리 모세는 이처럼 자기 민족을 위해 생명까지 내놓을 만큼 투철한 책임 의식과 동포를 사랑하는 정신을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로 모세나 바울은 그 누구보다도 천국의 기쁨과 지옥의 고통을 잘 아는 자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적인 생명까지 걸고서
그토록 간절히 중보 기도 드리는 이유는 죄중에 죽어갈 저 무지하고 불쌍한 뭇 영혼들에 대한 '사랑'때문이었다. 즉 불쌍한 영혼들에 대한 불타는 사랑이 지옥의 그 고통스런 불꽃까지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사랑의 힘은 크고 위대하다. 예수님께서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그 치욕스런 십자가를 흔쾌히 지신 것도 '오직 사랑' - 그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따라서 오늘날 저 죽어가는 뭇 영혼들을 생명의 길로 인도할 책임이 있는 우리들도 이같은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출 32:33]"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내게 범죄하면 그는 내가 내 책에서 지워버리리라...." 누구든지...범죄하면...지워 버리리라 - 모세는 백성들 대신 자신의 이름을 지워 달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범죄자'들을 지우겠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누구든지...범죄하면'은 원문상 '범죄한 사람은 누구나'이다. 즉 죄를 지으면 누구나를 불문하고 하나님께 구원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의 이름이 지워버려지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한번 생명책에 기록된 자는 영원히 구원받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속죄의 효과가 죄의 영향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대신 생명책에 기록된 자라 할 지라도 그가 범죄하면 하나님의 징계까지 면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본절을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를 표현한 말이다..[출 32:34]"이제 가서 내가 네게 말한 곳으로 백성을 인도하라 내 사자가 네 앞서 가리라 그러나 내가 보응할 날에는 그들의 죄를 보응하리라.."
내가 네게 말한곳 - 이곳은 호렙산에서 모세를 소명할 때 계시하셨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땅'을 가리킨다. 따라서 모세의 중보기도를 들으신 후,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그곳으로 인도하라고 명하신 것은 곧 하나님께서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셨음을 암시한다. 즉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걔 언약한 그 언약에 근거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시 자신의 백성으로 인정하시고 계시며 그들의 죄를 사하시어 모세로 하여금 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도록 명하셨던 것이다.
사자 - 여러 가지 견해가 많지만 보편적으로 제 2위 하나님 되시는 '성육신 이전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가...그들의 죄를 보응하리라 - '보응하다'는 말이 원어에는 '박문하다'(파카드)로 나온다. 따라서 이 부분을 직역하면 '내가 찾는 날에는 그들의 죄를 찾으리라'가 된다. 한편 '파카드'에는 이외에도 '계산하다', '복수하다'라는 의미도 있는데, 이 용례대로 번역하면 '내가(그들의 죄를) 계산하는 날에는 그 죄를 갚으리라'가된다.
이는 하나님께서 지금은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고 징벌하지 않겠으나,다시 죄를 지으면 훗날 이번의 죄까지 함께 징벌하시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패역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듭 거듭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결국 출애굽 제1세대 (출애굽 당시 20세 이상 된자)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다 죽었던 것이다...[출 32:35]"여호와께서 백성을 치시니 이는 그들이 아론의 만든바 그 송아지를 만들었음이더라..."
본절은 28절에 언급된 삼천 명 살륙 사건에 대한 부연 설명이자 본장의 결론이다. 치시니 - '치다'는 뜻의 동사'나가프'는 '때리다', '살해하다'는 뜻 외에 '역병에 걸리다'는 뜻도 있는데, 여기에서 '온역'(네게프) 이라는 말이 유래했다. 한편 이러한 '나가프'는 하나님의 즉각적인 징벌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했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하나님께서는 레위인들의 '사형 집행'과 별도로 또한 역병으로 백성을 치신 것 같다.
따라서 대부분의 영어 성경도 이를 역병과 관련해서 번역하고 있다. 아론의 만든 바 그 송아지를 만들었음이더라 - 아론이 만든 송아지를 백성들이 다시 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만들다'에 해당하는 원어 '이사'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그중에는 '실시(행)하다', '제공하다', '준비하다','공급하다' 그리고 '섬기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본문은 '그들이 아론이 만든 그 송아지를 섬겼음이더라'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혹은 '그들이 아론이 준비할 송아지를 만들었음이더라' 로도 번역할 수 있는데, 하나님은 송아지를 만든 행위보다 그것을 섬긴 행위때문에 진노하셨으므로 앞의 번역이 더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