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사무실 근처 다이소에 물건을 살게 있어 갔다가 바늘과 실 꾸러미 그리고 반찬 그릇 덮개 3개를 2층에서 산 다음 후시딘을 사야하기 때문에 근처 약국에 들렀다. 약국에서 후시딘을 사고 나서 차를 몰고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갔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다이소에서 계산을 깜박하고 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얼른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정말로 계산을 안 하고 그냥 물건만 챙겨 가지고 나온 것이다. 조금 이따가 아내가 왔길래 그런 얘기를 했더니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서 계산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아내가 그렇게 받아들인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며칠 전 아내가 아침을 챙기다가 가스레인지 위에 놓여 있는 빈 뚝배기에 불을 붙였다. 그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펑하는 큰 소리가 나면서 부엌 쪽에서 방 쪽으로 뚝배기 파편 조각들이 날아 들었다.
알고 보니 아내가 깜박하고 빈 뚝배기 그릇에 불을 붙였기 때문에 뚝배기가 열을 받아 터진 것이었다. 그 뚝배기가 메이커라 했는데 알고 보니 완전히 가짜 메이커였다. 아무튼 아내도 이제는 깜박하니까 스스로가 많이 놀란 눈치였다. 아내의 말대로 나도 계산을 해야만 마음이 편한 것을 알았지만 내가 그런 실수를 생전에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내가 점심을 먼저 먹은 다음 아내가 밥상을 치우는 사이에 자리에서 일어나 부리나케 다이소로 다시 돌아왔다. 카운터 여직원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만 그 여직원은 아무튼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나는 도리어 너무 미안하다고 하였다. 계산을 마치고 다이소 문을 나오면서도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60대로 접어들었는데 벌써부터 깜박거리면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어떡할까를 생각하니 끔찍하였다.
앞으로는 더욱 더 세심하게 챙겨야 할 거 같고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을 새삼 알아차렸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선배들이 하게 되면 왜 저럴까를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런 사건을 직접 만드니까 나이는 나이일 뿐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세상은 덧없이 흘러가고 나이는 자꾸 늘어가며 정신력은 자꾸만 흐려져가니 삶이 슬프게 느껴진 하루였다
첫댓글
소소한 일상속 이야기~
세상은 착한사람반,나쁜사람,
이상한사람..그렇게 서로 어울렁 더울렁
살아가나 봅니다.
깜빡 깜박 해도 그나마 기억을 해낸건 ~
극히 정상이라고…
그리고 다시 정산 하러 가신 ,착한양심에 ..
고개가 숙여지네요..
대부분 , 귀찮아서 안가는 경우가 있을텐데..
정말이지 바른생활 가족 이십니다 ^^
- 거북이-
노래 한곡 ..선물 드릴게요 ^^
https://youtube.com/watch?v=Jm0s0CEEd3Q&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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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님의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그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한테 저 자신한테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런 일을 만들었다는.. 뭐 그런 것 때문에요.
그 이후 깜박하는
사건이 생기면
그러려니 합니다.
이번 주에도
즐거움과 기쁨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