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골프 이야기(12)

[벤치]

<홀인원>

상해 인근의 쿤산 태양도 CC는
한국에서 출장 온 사람들에게도 아주 호평을 받는 골프장 중에 하나이다.

27홀로 구성되어 있고,
페어웨이가 한국잔디처럼 힘이있어 공이 살짝 떠 있기도 하거니와, 페어웨이가 넓어 장타를 뽐내는 사람들이나, 방향감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나 드라이버를 맘껏 휘두를 수 있는 홀이 꽤 많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당시는 잔디관리도 훌륭해서 그린스피드 역시 2.7 정도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2006년 5월 중순,
가랑비에 바람까지 제법 쎈 그 날.
춘계회원 시합날이었다. 일부 비양심적 회원들이 스코어를 자기 입맛대로 적당히 적어내며 순위를 조작하는 등 경기의 의미를 망쳐버리는 일이 벌어지다보니, 항의가 들어갔기 때문일까 당일 시합은 한국인2인, 대만인 2인식으로 최대한 모르는 사람끼리 조편성이 되었다.

비가 살짝 내리면서 바람이 제법 있던 날이었고, 당시 보기 플레이 수준의 실력이었던지라 gross score 순위는 언감생심, 운좋게 80대 초반을 기록해서 net score 입상을 노려보자는 각오로 라운딩을 시작했다.

약 100명 정도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샷건 방식으로 시작한 시합은, 가랑비와 바람을 이겨내며 샷을 해야하는 부담때문에 순탄치가 않았다.

연속 보기를 하며 세 홀을 지나고, 네번째 홀 파3 210야드. 워터 해저드는 없지만, 우측은 오비, 그린 좌우 모두 벙커가 깊게 도사리고 있는 좌우폭은 좁고, 전후로 길게 구성된 2단 그린이다.
바람은 우에서 좌로 훅성이고, 초속 6~7미터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지금이니까 그린 빠르기 얼마, 풍속 얼마..라고 할 때 대충 느껴지는 숫자감이 있지, 그 때만해도 숫자가 주는 느낌따위가 전혀 없을 실력 수준. ㅎㅎ)

5번 우드로 깃대 우측 약 7미터를 보고 어드레스를 한 후, 힘껏 내질렀다.
아뿔싸~! 생각보다 훨씬 더 우측 오비 지역쪽으로 출발을 한 공이 그린 입구 못미처서부터 바람을 타고 우측으로 꺾이면서 관광샷이 되더니 그린 초입에 떨어지면서 깃대방향으로 굴러간다. 깃대는 2단 그린의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볼의 최종 위치는 확인이 안되지만, 파세이브는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그린으로 갔으나, 공은 어디로? 보이지가 않는다.
우씨~! 런이 많아서 그린을 넘어 좌측 벙커로 빠졌다고 투덜대며 깃대를 지나가는데...지나가는데...지나가는데...

이쁘게도...이쁘게도..너무 이쁘게도...
홀컵안에 얌전히 자리잡고 있는 하얀 공 하나가 보인다.

내 주위에 홀인원을 다섯 번이나 한 사람이 있다. 두 번, 세 번 한 사람들도 꽤 있다. 그 사람들은 분명히 고수들이고 실력으로 홀인원한 사람들임을 인정해야한다.

나를 포함한 꼴랑 한번 홀인원 한 사람들은 뭐라고 얘기하기가 애매하다.

홀인원~!

실력일까?
운일까?

[신의물방울]

시리즈 전체 다 정독했습니다. 이제 갓 입문해서 하프스윙 연습중인데 언제 회원님만큼 잘치고 또 즐기게될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ㅎㅎ 좋은글 감사하고 간간히 또 올려주세요^^

[벤치]

천부적 재능이 없는 한, 正道가 없는 것 같아요.
초기레슨은 6개월 내지 1년정도 꾸준히 오래할 수록 좋습니다. 저는 그렇게 못한게 후회됩니다.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니 잘 연마하여 즐기시길 바랍니다 ^^

[울산지티]

요즘들어 자꾸 1년치 회원권,레슨이 땡기긴 합니다.^^

[벤치]

지르시고, 열공하시죠 ^^

[울산지티]

그래야 할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