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원] 창궁비연 蒼穹飛鳶(2권) 7. 천 년의 금지(禁地)

[빨간ㅅr고r]

第七章  천 년의 금지(禁地)


어두워 질 때.
그는 숭산(崇山)에 잠기어 들 수 있었다. 그는 습관적인 듯 경공술을 쓰지 않고 제걸음으로 걸었다.
오른쪽 소맷자락이 마파람에 나풀거린다.
고독한 승부사, 그리고 무림에서 가장 장혹한 살인귀였던 철무정은 고독하다는 데에는 익숙한 인물이었다.
사실 그는 초류홍이 짐작한 대로 천하제일의 무사라 할 수 있었다.
그는 파멸백팔관(破滅百八關)을 최단기일에 돌파한 인물이다.
그는 각대방파의 제반수법을 터득하고 있으며, 특히 암살자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훈련을 거친 바 있다. 
은신(隱身), 
기문둔갑(奇門遁甲),
탈출(脫出),
그는 마교장안법(魔敎障眼法)마저 익힌 바 있는 인물이다. 
그는 천 발의 화탄 가운데에도 지둔술(地遁術)을 써서 땅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하였으며, 오른손으로 현문강기(玄門 氣)를 발출하여 강력한 폭발을 막으며 지하로 은잠해 든 바 있었다.
불행스러운 것은 그의 오른팔이 폭발력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천겁만마전을 격파한 것으로 자신의 강호 생활을 마감했다 여기고 다시는 강호로 들어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창궁비연(蒼穹飛鳶), 그 이름은 강호의 산물일 뿐 그가 원해서 얻게 된 이름은 아니었다.
그는 이미 강호상에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 역시 그렇게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이유로 군림선에 대한 호기심을 애써 지우려 하는 것이다.
그가 조금이라도 강호에 미련을 가졌다면 군림무선의 뒤를 따랐을 것이며, 면사인이 누구인지를 추적했을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잊기로 했으며, 함양에도 가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피붙이인 철소옥(鐵少玉)은 석대산이 맡아서 훌륭하게 키워 주리라. 
쏴아아－!
세우(細雨)다.
밤에 내리는 비는 숭산을 우무(雨霧)에 뒤덮게 했다.
철무정은 묵묵히 걸었고, 옷자락이 빗물에 축축이 젖게 되었다.
얼마를 갔을까?
그는 자신이 협곡 어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곳은 소실봉(少室峯)이다. 흠, 준극봉 쪽으로 가려면 빨리 이 협곡을 통과해야 한다."
철무정의 눈에서 한광이 문득 폭사되었다. 
쏴아아－ 쏴아아－!
빗발이 점점 세차진다. 철무정이 접어든 산곡은 흑무에 뒤덮여 있었다.
"이 곳은 소림사의 영역인 듯한데……."
그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기실 그는 지름길로 가기 위해 잘 알지 못하는 길로 접어들었는 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지역으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쏴아아－ 쏴아아－!
비는 폭우로 화해 갔다. 
"부지런히 가야겠군."
철무정은 죽립을 눌러 쓰며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이십(二十) 리(里).
철무정은 자신이 이십 리를 이동했다고 느꼈다.
강호에서 은퇴하였다고는 하나 무사의 감각은 여전했다. 그는 시간과 거리에 대한 관념이 남다른 인물이었다.
호흡수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으며, 무심히 내어디디는 듯한 걸음으로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분명 이십 리를 걸었거늘……."
철무정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그가 서 있는 곳은 그가 한 번 와 본 장소였다.
"이럴 수가? 직선을 그으며 나아갔거늘 어이해 처음 그 자리로 되돌아오게 되었단 말인가?"
철무정은 망연자실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처음 그 자리로 되돌아오고 만 것이다. 
"설마… 기문진(奇門陣)이란 말인가? 진세가 펼쳐진 흔적을 찾을 수 없었거늘……!"
철무정은 일대를 휘둘러 보았다.
산은 산이며, 구름은 구름으로 머물러 있었다. 진세가 발동되고 있다면 진세의 기세가 느끼어질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되 철무정이라면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어떠한 기운도 느낄 수 없었다. 
무(無).
아무런 기운도 흐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철무정은 분명 기문진에 걸려든 것이었다. 
"이러한 곳이 있을 수 있다니……."
철무정은 태양혈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그는 기억을 더듬어 보았으되, 지금 자신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대체 이 곳은 어디란 말인가?"
철무정의 눈빛은 한성(寒星)의 빛을 닮아 갔다. 그는 거의 본능적으로 생존에 대한 의지를 일으킨 것이다. 
슷－!
그는 저도 모르게 축지성촌(縮地成寸)을 시전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 번 걸을 때마다 십 장씩 나아간다. 얼핏 보기에는 느린 걸음이되 무서울 정도로 빠른 몸놀림이었다.
그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한 줄기 연기가 스쳐 지나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구가 된 탓에 그의 초식은 전만 못한 수준이되, 그의 내공은 이전에 비할 수 없이 심후해졌다 할 수 있었다. 
파팟－ 팟－!
유성이 비행하듯, 그는 폭우 속을 빠르게 지나쳐 갔다. 
"다시 그 자리다."
철무정의 얼굴색이 희어졌다. 그는 일직선을 그으며 나아갔는 바, 또다시 본래의 그 자리로 되돌아오게 된 것이다.
"원(圓)이다. 나도 모르게 원을 그렸다. 으음, 느끼어지지 않는 힘이 나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철무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로서는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게 된 셈이다.
그는 본능적으로 힘을 아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제반수련을 마친 바 있다. 최소한의 식량으로 최대한의 기간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체온을 보호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 접해서는 우선적으로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다면 보다 큰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그는 먹이를 노리는 맹수마냥 웅크리며 한 시진을 보냈다.
땅 위에는 기이한 도형이 쉬지 않고 그려졌다가 지워졌다.
그는 태극도형을 여럿 그렸으며, 일원양의삼재(一元兩儀三才)에서 사상육합팔괘(四象六合八卦)로 갈라져 나가는 기문진도를 무수히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꼬박 여섯 시진, 철무정은 눈빛을 번쩍거리며 폭우 속에서 여섯 시진을 보냈다.
"바로… 회선천강불진(廻旋天 佛陣)이라는 것이다! 겨우 알아 냈다!"
문득 그의 입가에 미미한 웃음이 감돈다. 그는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진세를 알아 낸 것이다.
그는 앙천각(仰天閣)의 서기(書記)로 머물며 무수한 서적을 탐독했다. 그의 두뇌에는 장격각 하나가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회선천강불진.
그 뿌리는 천축에서 유래됐으며, 달마가 중원으로 넘어 들어올 때 묻어 온 사연을 지니고 있다.
그 진세에 대해서는 앙천각의 천문진황편(天門陣愰編)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회선천강불진의 묘는 허무(虛無)에 있다. 
대지의 힘을 거슬리지 않는 바, 진세가 발동된다 하더라도 진이 펼쳐진 것이 감추어지게 된다. 
마음에 따라 움직인다면 일생 동안 미로에서 헤매일 것이다.>
철무정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감각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가지 않았다. 그는 철저한 계산 아래 일 보 일 보를 정확하게 내어디뎠다.
얼마를 갔을까?
그는 짙은 안개에 덮인 분지(盆地)로 접어들 수 있었다. 분지 어귀에는 석불(石佛)이 무수히 서 있었다.
어디 그뿐이랴?
수백 구의 해골이 널리어 있으며, 썩은 옷자락, 부러진 병장기가 이 곳 저 곳에 뒹굴고 있었다. 
가히 백골(白骨) 천하(天下)!
"이 곳은?"
철무정은 보다 빨리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해골 무더미를 보며 해골의 임자들이 적어도 이백 년 전에 죽었다는 것을 판단해 냈다.
또한 해골의 주인들은 제 수명을 다해 죽은 것이 아니라, 격렬한 싸움 끝에 죽은 것으로 보였다.
대체 이 곳이 어디이길래?
분지 가운데, 하나의 거석(巨石)이 우람하게 서 있었다.
거석 뒤쪽으로는 매끄러운 석벽이 서 있는 바, 거석은 석벽보다도 우람하게 보였다. 
"글이 있다."
철무정은 석비에 새겨진 대전체(大篆體) 글자를 볼 수 있었다. 글의 내용은 엄청난 것이었다.
글은 이런 것이었다. 
<소림(少林) 후예(後裔)로 소림의 비예를 사익(私益)을 위해 사용한 자가 여기 갇히노라!
이 곳은 참회(懺悔)의 불지(佛地).
한 번 들면 다시는 나가지 못하노라.
대역죄를 지어 죽어 마땅한 제자일지언정 소림사 법은 살계(殺戒)를 엄격히 지키는 바, 차마 제자를 죽이지 못하노라.
그러하기에 심마경(心魔境)에 빠져들어 죄악을 저지른 제자들을 여기에 가두노니…….
참회곡의 비밀은 녹옥불장주(綠玉佛杖主)에게만 전하여지노라!>
글씨는 상당히 오래 전에 새기어졌다.
소림사의 역사는 강호의 어떠한 방파의 역사보다도 길다.
가히 천(千) 년(年), 소림은 천 년의 강이라 할 수 있었다.
소림이라는 하늘에 떴던 별은 무수하다. 선승들의 조사로 숭상되는 달마(達磨)가 그러하며, 혜가(慧可) 또한 위대한 사표가 되는 인물이다.
나한권(羅漢拳)을 이룩한 각원선사(覺遠禪師)의 이름을 모르는 자가 없을 것이며, 추월선사(秋月禪師), 일관선사(一貫禪師)라는 이름을 누가 가슴에 깊이 기억하지 않겠는가?
글씨는 천 년 전에 쓰여진 듯했다.
<이 곳은 영원한 금지(禁地)가 되리라. 한 번 들어오면 다시는 나가지 못할 것이며, 죄악을 저지른 소림제자는 이 곳에서 참회하며 새롭게 용맹정진(勇猛精進)하게 되리라.>
비석을 세운 사람은 혜가였다.
그는 달마의 후예, 그는 소림사를 천하제일의 사찰로 키운 인물이기도 했다.
"설마… 이 곳이 바로 복마참회벽(伏魔懺悔壁)이란 말인가?"
철무정은 강호의 전설 한 가지를 기억해 냈다. 
복마참회전!
그 이름은 이백 년 전에 잃어버린 강호의 전설이다.
소림은 사문제자 중 마성에 빠져들었거나, 강호의 거마들 중 도저히 인성을 회복할 수 없는 자들을 잡아들였으며… 그들을 불회의 금지 복마참회전에 가두어 두었다.
이백 년 전 지진이 있었으며, 그로 인하여 소림의 제일금지인 복마참회벽의 진세가 끊어지게 되었다. 
그 후 참회벽으로 가는 이도 없고, 되돌아 나오는 이도 없게 되었다.
"소림 최후의 비밀 장소. 아아, 이 곳이 바로 소림사 최후의 비밀을 담고 있는 그 곳이란 말인가?"
철무정은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무사들에게 있어 소림사라는 이름은 특수한 이름이다.
누가 소림사의 절예에 탄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방문좌도의 인물들이라 하더라도 소림사의 진산호법절기에 대해서는 한 수 양보해 주고 있는 처지이다. 
다만 소림사는 법규가 지엄하여, 문하제자들이 강호대권(江湖大權)을 노리는 야망을 불사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소림사의 제자는 용맹정진 불법을 수양해야만 한다. 그리고 오계(五戒)를 지켜야 하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무공을 써서는 아니 된다.
기실 소림사가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하늘이 된 이유는, 그렇듯 엄숙한 율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소림사는 빛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수한 절예가 실전되고, 천재적인 무사들이 승려 되기를 아예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천년금지 참회지곡(懺悔之谷).
철무정은 전설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철무정은 문득 가공할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아, 이 짙은 사기(邪氣)는?"
그는 흠칫 놀라며 뼛속으로 저미는 기운이 일어나고 있는 곳을 바라봤다.
얼음처럼 미끄러운 석벽 아래 사람 이십 명이 나란히 서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동굴이 빠끔히 뚫리어 있었다. 
쓰으으－ 쓰으으으－!
한무가 뭉게뭉게 흘러 나온다.
동굴 안에서 스미어 나오는 안개는 굴 밖을 무서리에 뒤덮이게 할 정도로 차디찬 냉무였다. 
"저 곳이다."
철무정은 중얼거리며 동굴 쪽으로 몸을 날렸다.
<마종지맥(魔宗之脈)>
동굴 우측 벽에 파인 글씨이다. 그리고 동굴 좌측에도 글씨가 파여 있었다.
<소림사의 율법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우리들이 비록 참회지벽에 잡혀 다시는 나가지 못할 신세가 되었다고는 하되, 그 정도의 죄를 지었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소림제자이기에 소림사를 사랑하고 있다. 다만 분한 것은, 소림사의 율법이 너무나도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야망대로 한다면, 소림사는 능히 천하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소림사는 진정한 천재(天才)들을 이 곳에 가둠으로 몰락하게 되리라.
여기 불우한 천재들의 이름을 기록할 것이며, 이 곳에 오는 자는 우리들의 형제로서 이름을 기록할 수 있도다.>
소림의 반역자들은 참회벽에서 참회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으되, 마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듯했다.
기실 여기 갇혀 죽은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고수들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자는 오백나한진(五百羅漢陣)을 십 검에 박살낼 정도로 강했었고, 어떠한 자는 백팔나한진과 맞서 칠 주야 내내 싸운 바 있다.
다만 그들은 최후의 순간, 자신의 출신이 소림사라는 것을 기억하고 검을 거두고 잡히기를 자청하였기에 이 곳에 잡히게 된 것이다.
<우리들 가운데 가장 강한 자가 마종(魔宗)이다. 여기 들어온 자는 무조건 마종을 숭배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날 마종에 의해 참회벽에 허물어질 것이며, 소림사는 언젠가 마종에게 복종하고야 말리라.>
한(恨)은 천 년 전부터 시작이 되었다.
천하를 정복할 야망을 품고 있다가 죄수가 된 강호거마들은 한을 풀기 위해 마종의 맥을 이룩하였다. 
그 후 참회벽에 잡혀 온 자는 마종맥에 투신하게 되었으며, 소림사의 무공에서 파생이 된 제반마공이 하나로 집대성하여 마종맥의 수호절기로 남게 되었다.
참회벽 안의 역사는 강호사(江湖史)에 남아 있지 않다.
들어온 자는 나갈 수 없기에 그 누구도 참회벽 마종맥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뚜벅－ 뚜벅－!
철무정은 조심스럽게 마종부 안으로 접어들었다.
강한 사기(邪氣)와 냉기(冷氣)가 몸을 엄습한다. 그가 느끼는 기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강(極强)한 것이었다. 
'대체 무엇이 있기에…….'
철무정은 숨을 멈추며 안으로 접어들었다.
이십 보 정도 갔을 때, 그는 백여 구의 해골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백팔(一百八) 마공(魔公).
마종부의 서열 오 위에 속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시대를 달리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었으되, 죽을 당시 무공이 마종부 서열 오 위로 인정되었기에 마공좌에서 영면하고 있는 것이다.
마공(魔公),
마존(魔尊),
마후(魔侯),
마왕(魔王),
그리고 마종(魔宗).
마종맥에는 다섯 단계의 서열이 있었다.
그 서열은 이 곳이 붕괴되기 직전에 정립이 되었으며, 그것을 이룩한 자는 소림사 최고의 반역자로 불리우는 마승(魔僧) 고불(古佛)이었다.
그는 주육화상(酒肉和尙)으로 불리웠던 미남 승려로서 어렸을 때 소림사 앞에 버려졌기에 소림사의 승려가 되었던 인물로, 십육 세 때 소림사 칠십이 종 절기 가운데 스물두 가지를 익히고 강호로 나와 그 후 십사 년 간 천하 오십사 개 방파를 조롱하며 일세를 풍미한 바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십대마종(十代魔宗)이며, 마종부의 건축을 완성한 인물이기도 하였다.
일백팔 마공들, 이들은 이백여 년 전 강호에 혈풍을 몰고 온 강호의 거마들이다. 이들이 활동했을 때는 천겁만마전도 없었고, 대룩의맹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소림의 수호승들이 목숨을 희생해 가며 이들을 잡아 참회벽 안에 가두지 않았다면 강호는 혈겁에 휩싸였을 것이다.
철무정은 아직도 은근한 마기를 뿜어 내는 해골들을 지나쳐 동굴 안쪽으로 계속 들어갔다.
철무옥은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동굴은 나선형으로 길게 휘어졌다. 천장에 촘촘히 박힌 야명주 빛으로 인해 안은 그렇게 어둡지 않았다. 
물론 칠흑 같은 어둠 속이라 하더라도 심안개벽을 터득한 철무정에게는 어떠한 장애도 될 수 없다.
쓰으으－ 쓰으으－!
살기가 보다 극심해졌다. 이제는 뼛골마저 시릴 정도이다.
창궁비연 철무정, 그는 가공할 내공을 지녔으며… 강호상에서 그의 살성을 능가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그의 이름은 여기에 뼈를 남긴 사람들을 능가한다.
이십여 장 나아간 후 동굴은 오른쪽으로 길게 휘어졌으며, 그 곳에서부터 폭풍 같은 마기(魔氣)가 뿜어지고 있었다.
철무정은 걸음을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
그의 내공이 절정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면 마기에 중독되어 백치가 되었을 것이다.
창궁비연.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고독한 승부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덕산]

잘 보고 갑니다.

[여여풍]

즐감했습니다.

[슈퍼맨]

잼 납니다

[얼음골]

재미납니다.

[신두]

즐독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