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유스호스텔(독일어로는 유겐트헤르베르게)은 학생들이나 배낭여행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하루밤을 지낼 수 있는 아주 경제적인 장소이며 또한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직접 접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수 있는 좋은 곳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스호스텔은 일반적으로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즉 청소년들의 건전한 야외활동을 하기 위해 알맞은 검소한 숙박시설인 호스텔 등 숙박시설을 말한다.
바로 이 유스호스텔의 시작은 독일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아시는지요?
20세기 초 베를린의 고등학생 K. 피셔에 의해 시작되어 W. 마이넨에 의해 불리어진 반더포겔운동과 결합하여, 1909년 R. 시르만의 유겐트헤르베르게(유스호스텔, 청소년 숙박소) 건설운동이 시작되고 나서 세계로 널리 퍼져 현재 100여개국에 건설되어 있다. 더구나 유럽의 경우 루마니아, 알바니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 약 3000여개(세계 유스호스텔의 3분의2 정도가 유럽에 있다고 하네요)의 유스호스텔이 있다.
그러면 유스호스텔의 종류와 특성에 대하여 알아보자
먼저 여행호스텔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여행중에 사용하는 형태이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우리돈으로 15,000원에서 30,000원 정도의 비용(동유럽이 좀 싸고 북유럽은 비싼편이다)으로 하루밤을 묵을 수 있고, 보통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음식을 요리할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다. 식사를 제공하는 곳도 아침 식사비를 별도로 받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간혹 저녁식사를 일정금액을 내고 사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다. 또한 세탁비를 내고 세탁기를 이용하거나 유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각방마다 세면대, 샤워실, 화장실이 있는 곳도 있으나 대부분 공동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배낭여행객이 몰리는 6월달에서 8월달, 축제기간, 부활절, 성탄절 등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방을 구할 수 있다.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미리 예약을 하면 물론 편리하다. 겨울(11월에서 3월)에는 휴업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여행중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좋으나, 다 그런 것은 아니나 대체로 시끄러운 곳이 많다. 왜냐면 이용객들이 밤늦게까지 이야기하거나 유스호스텔 주위에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내에 위치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 처음와서 찾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다음으로 휴가호스텔은 여름·겨울·주말·도시 등 이용형태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주요활동은 호스피텔러티(친절심)를 기조로 한 봉사와 우애의 정신을 바탕으로 자주적인 협동생활을 하면서 질서와 규율을 지키며 국제성을 갖는 활동을 해 가는 것 등이다. 모든 활동은 셀프서비스이며 같은 날 같은 호텔에 묵는 사람은 페어런츠(parents)라고 불리는 관리자를 중심으로 하여 회합이나 오락을 통해 우의를 다지게 된다.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려면 미리 유스호스텔협회에 신청을 하고 등록을 받으면 회원증을 발급받게 되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더구나 학생의 경우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유스호스텔 연맹이 있어 회원증을 발급하고 있다. 회원가입에 특별한 조건은 없고 4세이상이면 가능하다. 그리고 청소년에게 먼저 숙박 우선권이 주어지므로, 시즌에는 성인은 경우에 따라 투숙을 거절당할 수도 있다.
그러면 내가 이용한 유스호스텔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독일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아니고 스페인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8월말 어학원을 다니면서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고 기뻐하고 있던 나는 두 달동안 아무곳도 여행을 하지 않아 다소 지루해 하고 있었다. 그래서 8월달 학원이 끝낮자 마자 1주일 정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원래는 남미나, 터키로 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남미는 계절이 맞지 않으며(독일이 여름이면 남미는 겨울이므로)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터키는 그 당시 폭발사고도 있고 해서 치안에 불안을 느껴서 선뜻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스페인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최소한 보름전에 미리 예약을 하면 독일에서 스페인의 바로셀로나까지 싼 비행기는 왕복비행기가 15만원정도면 가능한데 갑자기 떠나다 보니 야간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왕복요금은 싼 비행기랑 비슷했다. 그래서 먼저 버스로 조레트마라는 휴양지에 들렀다가 바로셀로나를 거쳐 버스로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까지 가고, 다시 야간열차를 포루투갈에 도착하여 리스본과 근교를 관광했다. 그리고 다시 마드리드로 왔다가 바로 바로셀로나로 갈려고 하다가 올 때와 똑같은 길이라 발렌시아를 거쳐서 바로셀로나로 가기로 했다(스페인 여행기는 다음에 자세히 올리도록 하죠). 발렌시아에 도착했을 때 수중에 돈이 별로 없었다. 물론 카드는 있었지만 비상의 경우에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때 지갑에 50유로(약 7만원)정도 남았다. 하루밤 묵고 식사하고 바로셀로나까지 버스비하면 딱 맞을 정도였다. 다행히 바로셀로나에서 독일까지의 버스표는 이미 지불했으니까.
그래서 발렌시아에 내리지마자 값싼 유스호스텔을 찾았다. 발렌시아 구시가지는 아주 복잡하게 미로같이 얽혀 있어서 길 찾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관광안내 책자에 대충지도가 있고 유스호스텔 위치가 나와 있었지만 나로서는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더구나 저녁이 되어 해는 지고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잘 몰라서 나는 약간 당황했다. '그냥 카드로 호텔에서 잘까?' 생각하다가 마지막으로 선물가게에 들러 유스호스텔이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가게 주인은 잘 몰랐다. 그런데 가게에 들렀던 여학생이 자기가 잘 안다면서 나더러 따라 오라고 했다. 길이 어려워 대부분 관광객이 잘 찾지 못한다고 친절하게 이야기하면서.
순간 나는 이게 왠 횡재야...생각이 들었다. 미모의 스페인 여대생이 나를 안내하다니... 속으로 웃으면서 따라갔다. 먼저 15,000원이면 식사까지 해결되는 유스호스텔로 갔다. 그러나 도착하자 마자 하는 소리가 방이 전부 예약되어 오늘은 방이 없다고...
우리는 다시 나와 다음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식사는 나오지 않고 20,000원 정도하는 유스호스텔로 갔다. 그 스페인 여대생은 길을 잘 알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나는 그냥 졸졸 따라갔다. 내가 약속시간에 늦지 않았느냐고 묻자, 남자가 기다리고 있기는 한데 뭐 좀 기다려도 상관없다고 했다. 그 남자한테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 간 유스호스텔은 방이 있었다. 방이 있긴 있는데 약간 문제가 있었다. 남자끼리 자는 방은 모두 사람이 꽉차서 여자랑 방을 같이 쓰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황당한 일이...유스호스텔 직원은 문제없다면서 여자 혼자 있는 방에 들어가 남자가 왔는데 같이 방을 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 여자는 웃으면서 아무 문제없으니 같이 자도 좋다고 했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나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결정하다니...물론 나야 대찬성이지ㅋㅋㅋ.... 지금 어두워졌는데 방을 구하려 다시 나가기는 싫고, 여자랑 같이 방을 쓴다니 뭐 별일이야 있겠냐 싶었다. 나를 친절하게 안내한 그 스페인 여대생은 자기 일을 다했다는 듯이 내가 돈을 지불하자 유유히 사라졌다. 내방에 새로운 파트너만 없었어도 전화번호도 묻고 해서 다시 만나자고 했을텐데 새로운 파트너가 생겨 나는 고맙다는 말을 하며 가볍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와 오늘밤을 함께 지낼 여자와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 역시 반갑게 나를 맞았다. 이번 여자 역시 스페인 여자였다. 물론 대학생이었다. 그래서 인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었다. 어디살고 왜 왔는지 물었다. 스페인의 남부의 유명한 휴양지 '말라가'에서 왔다고 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졸업을 막 하고 여기 발렌시아의 연극영화과에 지망하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내일 시험을 봐야 하는데 자기도 발렌시아가 처음이라 저녁에 미리 시험장을 확인하러 가야한다는는 것이다. 내가 어차피 이렇게 인연이 되었는데 식사를 같이하자고 하자 웃으며 좋다고 했다. 그러나 시험장을 먼저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배고프면 먼저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시험장까지 같이 가도되는지 물었고 그녀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으니 그러면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배가 많이 고팠지만 꾹 참고 기다렸다.
1시간 정도 지나고 그녀가 왔다. 우리는 함께 시내로 걸어나갔다. 9시가 넘어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그래서 시내 중심가로 계속 걸어갔다. 시내에는 가게가 아직 불을 밝히고 영업을 한창하고 있었다. 내가 스페인 정통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고 그녀가 음식점을 골랐다. 나는 돈이 없어 가능하면 카드를 쓰고 싶었는데 하필 그 레스토랑은 카드가 안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다른 식당으로 갈 수는 없고...차라리 내일 버스표를 살 때 카드로 지불하기로 하고 음식을 주문했다.
오징어 요리, 양고기(?) 요리가 나왔다. 오징어 요리는 먹을만 했는데 양고기는 약간 먹기에 거북했다. 그래도 아주 맛있다고 하며 웃으며 맛있게 먹는 척했다. 잠깐 그녀가 집에 전화를 하고 와야 된다고 했다. 자기 아버지가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어디서 누구랑 묵고 있는지 연락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잠시후 그녀가 왔다. 한국에서 온 여학생이랑 같이 방을 쓰기로 했다고 아버지께 말했더니 아주 좋아한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참네 이 여학생도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나는 속으로 정말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그 스페인 여대생은 별로 많이 먹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했다. 3만원정도 나왔다. 그래도 스페인 정통음식을 먹었으니 별로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더구나 미모의 스페인 여대생과 함께 식사를 했지 않은가?
우리는 함께 걸어 유스호스텔로 왔다. 길이 많이 어두웠지만 우리는 조심조심 길을 찾았다. 몇번 헤메다가 드디어 우리들의 숙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왠 걸 방안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우리 둘만 자기로 한 방에는 또 한명의 경쟁자(?)가 나타나 버티고 있었다.
독일에서 온 미모의 여대생이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는게 아닌가?
시험이 모레인데 미리와서 적응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 방에는 침대가 3개 있었기 때문에 이제 완전히 꽉차게 된 것이다. 독일 여대생은 스페인 학생보다 더 어리고 키도 크고 얼굴이 더 나아 보였다.
스페인 여대생이 세면장에 간 사이 나는 독일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가 다니는 독일대학에서 장학금을 지원해서 스페인에서 1년 공부하고 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 독일대학에서도 그대로 학점을 다 인정해 준다고... 세면장에 간 스페인 학생이 오고 우리는 셋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었다.
시간은 흘러 잠을 자야 할 시간이 되고 나는 그렇게 스페인, 독일의 미모의 여대생 사이에 끼어 잠을 잤다. 물론 침대는 일정거리 이상 떨어져 있고.
나는 긴장되어 잠이 잘 오지 않는데 그녀들은 아주 잘 잤다.
나 같으면 동양에서 온 남자가 무슨 나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잘 자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겁이나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날씨도 좀 덥고, 밖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나는 몇 시간을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고이 잠든 두 여대생을 보면서 그냥 나도 잠을 청했다. 하기야 체크인 할 때 내 여권을 제시하고 신분까지 다 노출되었는데 내가 무슨 짓을 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 와서 경찰서까지 간다는 건...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렇게 아무일 없이 무사히(?) 그 날 밤은 지나갔다.
아침 일찍 스페인 여대생이 시험장으로 향하기 위해 유스호스텔를 떠났고, 그 다음 내가 유스호스텔을 나왔다.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채...
나의 유스호스텔에서의 첫날 밤은 이제 아련한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다음 번에 유스호스텔로 가면 어디에서 온 어떤 미모의 여대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저랑 비슷한 경험 하신분 있나요? 제 심정 이해하시겠죠.^^
저도 체코 프라하에서 유스호스텔을 들어가서 돈까지 다 지불하고서 방에들어가보니 다 남자인겁니다. 그래서 카운터가서 여자방 따로 없냐니까 이상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쳐다보던데요. 그래서 밤늦게까지 늦게 돌아다니다 들어가니 싱가포르 여자애하나가 더들어와서 걔랑 카운터아가씨랑 저랑 칸막이쳐놓고 잤는데.
호주로 여행갔던 저는 유스호스텔보다..백베커스라는 곳이 더 싸서 거기서 잤거든요...거기는 대부분이 남녀 혼숙 이에요...침대가 다 따로 이니 모...별 문제는 없지만..ㅋㅋ..잘생긴 영국인 청년들과 독일청년과 한방을 써서 넘 좋았답니다 ㅎㅎ..우릴 별로 여자로 보지도 않고 ㅎㅎ;;^^;;
첫댓글 으... 저도 유럽여행 가고 싶어요...
흐음.. 유럽.. 한번 가보고 싶군요.. 재미있겠어요.. ^^ 근데 님은 외국어 잘 하시나부네요.. 독어에.. 스페인어까정.. -_-;;
저도 체코 프라하에서 유스호스텔을 들어가서 돈까지 다 지불하고서 방에들어가보니 다 남자인겁니다. 그래서 카운터가서 여자방 따로 없냐니까 이상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쳐다보던데요. 그래서 밤늦게까지 늦게 돌아다니다 들어가니 싱가포르 여자애하나가 더들어와서 걔랑 카운터아가씨랑 저랑 칸막이쳐놓고 잤는데.
호주로 여행갔던 저는 유스호스텔보다..백베커스라는 곳이 더 싸서 거기서 잤거든요...거기는 대부분이 남녀 혼숙 이에요...침대가 다 따로 이니 모...별 문제는 없지만..ㅋㅋ..잘생긴 영국인 청년들과 독일청년과 한방을 써서 넘 좋았답니다 ㅎㅎ..우릴 별로 여자로 보지도 않고 ㅎㅎ;;^^;;
국적님글에 나온 여대생들은 전부 미모군여 ㅎㅎ 넘 자극적인데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