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여섯번째인 곡우입니다. 곡우는 이 즈음에 봄비가 잦은 시기임을 말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즈음에 가물면 그해 농사가 가뭄으로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다고 믿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무렵엔 나무들이 땅 밑의 물을 적극적으로 힘껏 빨아올려 나무 위 끝가지에 이르기까지 물을 올려보낸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이 무렵에는 수액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나무들마다 둥치에 칼집을 내어 뿌리에서 나무 위의 가지로 보내는 수액을 중간에서 사람들이 가로채기하는 일이 잦은 모양입니다. 이즈음의 수액이 몸에 좋다고들 소문이 전해져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수요일과 내일 목요일엔 곧 수목 소설 "전설3 [일루전ILLUSION]제3부 건국과 단정 반대 (제58회)]를 게시합니다.
준호 일행 곧 흑백사 두 개 분대원들이 세 척의 보트를 빌려 때아닐 때 뱃놀이를 벌이자 여학생들 한 무리도 보트를 빌려 타고 나루를 건느려고 하고, 청년들도 역시 그렇게 나룻배를 기다리지 않고 보트를 빌려 타고 나루를 건느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때아닌 때에 금호강에 보트 놀이가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그런데 청년들의 보트가 여학생의 보트에 이상한 짓을 해서 출렁대고 여학생들이 소리치게 되니까 준호의 보트가 그들 사이에 끼여들었습니다. 여학생들을 상대로 장난치는 청년들에게 준호 보트의 분대장이 소리쳐 꾸짖습니다. 그러다가 말다툼이 되고, 분대장이 청년들 배에 뛰어 오르려다가 배가 기우뚱거리며 그를 물에 빠뜨렸습니다. 분대장이 물에서 몸을 솟구쳐 그 배에 매달려 오르려하자 그대로 보트를 뒤집어 버렸습니다. 그 배에 탔던 세 명의 청년도 물에 빠지게 됩니다. 이 광경을 본진 나루에서 보고 호각을 세게 불었고, 뒤이어 강의 양쪽 강변에서 경찰들이 나타납니다. 즉시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는 구조 작업이 벌어져서 모두 건져냅니다. 그러나 그렇게 끝나지 않고 경찰들은 사고의 원인을 알기 위하여 청년들과 학생들을 모두 차에 싣고 경찰서로 갑니다.
--------------------------------------------------------
장편소설/고요 최지훈 작
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3부 건국과 단정 반대 (제58회)
3. 총선이냐, 아니냐-(23)
원래 세 명의 청년들은 일행이 여섯 명이었는데 보트 한 척의 정원이 4명 또는 5명이어서 여섯 명을 다 태울 수 없었으므로 세 명만 타고 세 명은 나루에 기다리고 있었다. 세 명이 먼저 타고 건너 편 나루까지 가서 두 명은 내리고 한 명이 그 보트를 다시 저어 와서 기다리던 세 명을 태우고 갈 작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본진 나루에 세 명의 청년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야 하는데 배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경찰이 동원되고 현장에 있던 학생들과 함께 보트를 타고 갔던 세 명이 경찰의 스리쿼터에 실려 가는 북새가 이루어지는 그 사이에 대기하고 있던 세 청년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그러한 사실 현상을 아는 것은 그저 한 무리였던 보트의 세 청년 뿐이었다.
대구 경찰서로 돌아오자 모두 일괄 좁은 유치장에 유치시켜 놓고 두세 명씩 불려나가서 사건 경위를 신문당했다.
거의 모든 학생들과 청년들을 상대로 한 신문이 끝 나갈 무렵에 보트를 탔던 여학생들 두 명이 순경의 인도를 받아 형사 취조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마도 현장 사태에 대한 여학생들의 소견도 들어야 정확한 사태 파악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경찰의 처지에서 보면 그것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청년들이나 학생들에게도 그것은 잘되었다고 생각하게 했다.
이러구러 두세 시간 가까이 지나면서 날이 완전히 저물게 되니까 신하던 형사들은 중국 우동과 짜장면들을 시켜서 요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학생들은 일제히 훈방조치 되었다. 그 전에 여학생들은 유치장에 대기시키기는커녕 불러오자 말자 간단히 신문을 마치고는 이미 그대로 돌려보낸 것 같았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준호는 강 기자가 신성중학교의 성탄절 사건을 두고 학생 쪽과 경찰 사이에 짜고치는 화투 놀이라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지금 자기가 바로 전날 염 경위와 그날의 사태에 대하여 미리 설명을 들었고, 그 설명대로 마치 연극 각본에 따라 연극이 연출되듯이 어쩌면 그렇게 딱 맞추어 사건이 전개되고 마무리 되는지 자기 스스로 관여했음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그대로 딱 떨어지는 데에 이르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염 경위는 어떻게 청년들이 보트 놀이하게 되고, 거기에 여학생들의 보트가 나타나고 그들이 충돌을 일으키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염 경위가 청년들의 보트가 나타나면 ‘영춘아!’하고 소리쳐 불러보라고 했었다. 그가 만일 대답하거나 그러한 반응을 보이면 그들은 그냥 어깨들이 아니라 적색 테러단체라고 말해 주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신문 받는 세 명의 청년들은 단순한 껄렁패나 주먹 쓰는 족속들이 아니라 적색 테러 조직의 일원들이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강 기자나 염 경위 그들은 확실히 자기 직업에 대한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전문적 감각과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지혜와 능력은 현재로서는 학생일 뿐인 자신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 자신은 자기도 모르게 염 경위가 조종하는 짜고 치기 화투놀이에 함께 한 것일 뿐이었다.
그가 집에 돌아가면 강 기자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배속이 꼬르륵거렸다. 유원지 버스 정류장에서 서문시장 쪽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구역까지 가서 시외로 나가는 장거리 버스를 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거기서 도보로 귀가해야 한다.
대구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렸더니 광장에서 라우드 스피커에서 “아무개 선생을 국회에 보냅시다. 기호는 4번 막대기 네 개입니다. 막대기 네 개 아무개 선생, 아무개 선생.”하며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면서 외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는 이게 무슨 소린가 생소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리 나는 쪽으로 다가가 봤다.
-----04/20(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