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슬피 우는....
회사 선배 한분이 계십니다.
아이들 둘이 미국에서 대학생이고, 와이프도 미국에 있습니다.
아이들 둘은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자입니다.
선배는 서울에서 홀로 삶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많이 하지는 않지만, 가끔 술도 합니다.
혼자 살다 보니, 건강에 민감합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병원으로 갑니다.
얼마전 회사의 다른 선배 한 분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선배님. 술, 담배 다 끝었습니다.
기러기 선배님이 얼마 전 등산을 하는 데 가슴이 아픈 게 영 좋지 않았답니다.
다음날 저녁 잠자리에서도 왠지 가슴이 영 수상쩍더랍니다.
새벽녁.. 얼마전 심근경색으로 수술한 선배에게 전화했더니 당장 병원 가랍니다.
다행히 자기가 차 몰고 병원으로 가서 수술 받았습니다.
혈관 넓혀주는 스텐스인가 하는 것을 삽입했다 합니다.
퇴근 후 중환자실로 병문안을 갔습니다.
기러기 아빠다 보니 다른 보호자가 없어, 제가 개인용구들(휴지, 소변통 등)을 사 드렸습니다.
짠했습니다.
왜 그렇게 살까?
아이들은 과연 기러기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서적으로 동질감을 가지지 못하는, 멀리 떨어져서 가끔 돈만 보내주는 아빠를 아빠로 인정할까?
서구적 정서로 커 온 아이들이 부모님의 고마움을 얼마나 느낄까?
이민을 준비하면서 주변에서 교육 목적으로 기러기 준비하시는 분들 많이 뵈었습니다.
앞서 헨리님의 시민권 받으면 떠나는 기러기 가족 이야기도 그렇구요.
왜 이민을 갈까요?
애들 교육 물론 중요하지만, 가족과의 행복을 포기할 만큼 중요한 문제일까요?
한국에서 정말 큰 사업 하지 않는 이상, 수입은 대충 비숫할텐데 두집 살림 그렇게 하는 게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 될까요?
그곳에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간들을 보낸 아이들이 다시 한국에 들어올까요?
평화롭고 여유로운 삶에 익숙해진 엄마들이 다시 한국에 들어올까요?
가끔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혹여 부부가 갈라서게 된다면 아이들은 돈 부쳐준 아빠 편 들까요? 정서적으로 동질감을 가진 엄마 편을 들까요?
심근경색으로 수술 받으신 그 선배님 보며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행복해 지려고 이민을 고민한다지만, 기러기는 행복을 포기하고 교육을 사는 우를 범하는 행위는 아닐까요?
(물론 기러기 중에도 행복한 분들 계십니다. 행복한 기러기 분들께는 죄송-_-;;)
현실적인 조건때문에 "한동안" 떨어짐을 선택한 것이 나중에 더 "오랜" 어쩌면 "영원한" 떨어짐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ps) 심경이 복잡해서 조금 글이 거칠었다면 죄송합니다.
첫댓글 왠지 마음이..허전하네요......저 역시 기러기 준비하고 있는지라~~ 글을 올려주셔 감사드려요 ~~
영어싫어님. 멋진 NB카페 만들어주시와요
눈물이 흘러내리네요 남이야기 아니네요..
저도 한동안 답답했습니다.
서울이나 엔비나 요 며칠 계속 비가 많이 내립니다. 그래서인지 뭉클한 글들이 많네요. 더 그렇게 느껴지네요...
날씨 탓인가요? 제가 아직 그런 감성이 남아 있다니... 캥님.. 혹시 미라미쉬에 살고 계신 한인 분 알고 계신가요?
저도 기러기인데 제애길 하시는것 같군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와이프도 힘들다고하고 혼자잇는 저도 힘들고... 모처럼 통화를 했는데 예전과는 틀리게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위에 말씀하신것처럼 그냥 돈만 보내주면 되는 사람의 기분을 느꼈답니다.. 모 tv 광고에 보면 기러기하면서 라면끊여놓고 가족과 통화하면서 "응 아빤 잘먹고 있어" "영어한번 해봐" 하는 광고가 생각이 납니다.. 사는게 뭔지~~~ 쩝
그러게요... 사는 게 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어쩌면 가까운 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합니다.한국에 계신 기러기는 외기러기가 되어 더 한국적이 되고, 캐나다에 온 아이들과 아내는 하루가 다르게 캐나다화되어 갑니다. 몇달은 괜찮겠으나 몇년이 지나면 서로의 환경,생활이 고착화될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남북 통일만 통일이 아니고 떨어져 있는 가족도 통일이 필요합니다.가족통일 ㅋㅋㅋ헨리생각일뿐..(어?헨리도 황금모자를 뒤집어 쓰고있네여?캥님처럼ㅋㅋㅋ)
헨리 몇세이신가요? 헨리왕^^ 랜딩하면 센죤에 한번 들리겠습니다.
앗? 제 아이콘이 언제 황금모자를 썼나요? 지금 알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