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모르는 눈매와
조기현
날아 내리네! 윤슬 깔린 겨울 하천에 어제처럼 또 한 쌍 오리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3월 20일 만경강에서 포획하여 ‘위치 추적기(GPS)’를 부착한 청둥오리 2개체 중 1개체가 국내로 다시 돌아온 것을 확인하였다. 해당 개체는 이후 경기도 이천 및 강원도 철원, 북한지역을 지나 6월 8일에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 인근 송화강에 도착하였고, 이곳에서 여름을 지낸 후 지난 11월 8일 겨울을 나기 위해 남하하기 시작하여 11월 22일 경기도 이천시 복하천에 도래한 것으로…….
날아오르고 또 날아 내리는 벅찬 날갯짓, 하염없는 물질 떠다니고 떠나가며 그렇게 수 천리 하늘과 땅을 오가야 하기에 외려 눈물 모르는 저 눈매, 밤이 들어서야 비로소 얼음 칼이 박힌 듯 시린 것을 갈밭에 옴츠리고서 저 혼자 품으로 품어 녹일
저 붉은 두 발
참말로 어이 저리 닮았나! 피난길 만삭인 몸으로 나섰던 노당댁(宅) 내 어매 동지섣달 수돗가에 앉아 김장을 하던 하숙집 아낙 학교에서 돌아오는 나를 맞으시던
글썽이던 그 눈매, 엄동이면 외려 화끈대던 그 두 손과
조기현 1983년 <시와 해방> 동인으로 작품 활동하여 1986년 《시문학》 추천, 시집 『길들의 여행』 계간 《사이펀》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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