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심리사회적 적응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1울산대학교 임상전문간호학과, 2강원대학교 간호학과, 3서울대학교 간호대학,
4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하희선ㆍ정재심1ㆍ채영란2ㆍ홍정자ㆍ김인옥ㆍ이명선3ㆍ문덕복ㆍ이승규4
서 론
장기이식은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치료되기 힘든 각 장기의 말기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장기를 뇌사자나 생체에서 기증된 건강한 장기로 대체하는 수술을 말한다. 이러한 장기이식은 1950년대 이후 발전되기 시작하여 이미 선진 각국에서는 말기 장기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방법으로 확립되었을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여주는 치료로도 인정을 받게 되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장기이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매년 28,923예 정도의 이식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에 신장이식이 성공적으로 시행된 이후 1988년에는 간이식, 1992년에는 췌장이식과 심장이식 등에 성공하여 다른 치료방법이 없던 각 장기의 말기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1992년 이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뇌사자 장기이식을 포함하여 장기이식 건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여, 2006년에는 신장이식 935예, 간이식 677예, 심장이식 29예, 췌장이식 29예, 폐이식 5예가 시행되었다.
한편 장기이식은 시술 이후 일정기간의 회복기간을 거치면 이식장기의 기능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수혜자들은 이식장기의 기능을 유지하고 이식 거부반응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계속적인 외래진료와 함께 평생 동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여야 한다. 거부반응과 감염 이외에도 다양한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하여 여러 가지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흔하다. 동시에 식사나 운동 등 일상생활에서의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는 감염과 고혈압, 고혈당, 악성종양, 골다공증, 여드름, 염증, 부종, 감정의 불안정 등 매우 다양한 부작용들을 초래할 수 있어, 이식수술 후 원인 질환은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또 다른 만성적인 질환을 갖고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리적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는 등 수혜자들은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문제에 직면하곤 한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수혜자들이 이식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수혜자 스스로 이식 후 치료지시를 잘 이행하고 관리하도록 도와주어야만 한다. 특히 최근에 장기이식 수혜자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식 후 생존율도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식환자의 단순한 생존 뿐 아니라 삶의 내용과 질에도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식환자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경험을 심도 있게 파악하여 삶의 내용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면역억제제 복용에 따른 환자의 실제적 경험과 의료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증상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의료진은 면역억제제 부작용에 관하여 주로 간질환, 고혈압, 악성종양, 당뇨병, 근골격계 합병증 등과 같이 생존에 직접 관련되는 것에만 관심을 두어 왔으며, 환자가 실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느낌이나 증상 그리고 면역억제제의 부작용 등이 대상자들의 삶에 미치는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관심이 미흡했다. 따라서 장기이식 수혜자들이 수술 후 실제로 경험하는 일상생활에서의 경험, 특히 거부반응이나 감염 등의 이식관련 합병증이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문제들에 대한 심리사회적 반응이나 문제들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처방법들을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국내에서 시행된 장기이식 관련 연구들의 경우 이식 생존율, 이식 후 환자 만족도 또는 삶의 질을 비교하거나 이식 환자를 위한 교육 요구도 조사 또는 퇴원교육과 자가간호 수행 간의 상관관계 등과 같이 원인-결과에 초점을 둔 양적연구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비록 일부에서 간과 심장이식 수혜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질적연구가 수행되기는 하였지만, 간과 심장이식 수혜자의 이식 후 적응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이론의 틀을 제시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간이식과 심장이식 수혜자들이 이식 후 겪게 되는 주요 심리사회적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행위/상호행위 전략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여 이에 관한 이론적 기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방 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에서는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이식 후 경험과 적응 과정을 파악하기 위하여 근거이론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근거이론방법은 상징적 상호교섭론에 기초하여 개발된 귀납적 방법으로서 연구참여자들이 경험한 실제의 의미에 초점을 두는 질적연구 방법이다. 이 방법은 체계적으로 수집되고 분석된 자료에 근거해서 이론을 개발해 나가는 연구방법으로서, 그 목적은 연구하고자하는 영역에서 나타나는 행위/상호행위의 다양성을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개념들을 발견하고 이들 개념간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근거이론방법을 통하여 연구자는 대상자들의 주요 문제를 찾아내고 또한 이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본적인 심리사회적 과정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근거이론방법은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경험과 적응과정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연구방법이라 할 수 있다.
2) 연구참여자의 선정 및 보호
연구참여자는 서울시내 A 종합병원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 중에서 수술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성인 환자로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이해하고 면담에 동의하며, 자신의 경험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대상자로서 간이식을 받은 환자 8명과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 2명이 참여하였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참여자에게 구두로 연구자의 신분과 연구목적을 정확히 밝히고 연구 참여에 관하여 동의를 받았다.
면담시에는 녹음을 하게 될 것과 익명성과 개인의 비밀은 보장한다는 사실을 설명하였고, 모든 자료는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연구의 진행을 위하여 녹취한 면담 내용의 필사본은 보관하여 자료가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과 파일도 유출시키지 않을 것임을 설명하고, 이를 이행함으로써 연구참여자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였다.
3) 자료수집 방법과 절차
자료수집 기간은 2005년 7월부터 10월까지 총 4개월이 소요되었다. 면담장소는 연구참여자들이 가장 편안해 하는 장소로 정하였는데, 주로 연구참여자의 집에서 면담이 이루어졌다. 병원 방문일에 면담하기 원하는 일부 연구참여자는 진료 후 장기이식센터 내 상담실에서 진행을 하였으며, 집의 공개를 꺼리는 경우에는 집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만나 면담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면담은 개인심층면담으로 초기 면담의 주요 질문은 “장기이식 후 경험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이었고 하위 질문으로는 ① 장기이식 후 어떤 과정을 겪었습니까? ② 장기이식 후 삶이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③ 장기이식 후 문제나 어려움이 있을 때 어떻게 하셨습니까? 등의 개방형 질문이었다. 연구참여자의 허락 하에 모든 면담은 녹음되었으며,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연구참여자가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일 회 면담 시간은 1∼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면담 중 연구참여자의 비언어적 몸짓이나 표현 등도 기록하여 이후 분석에서 연구참여자들을 충실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면담 후에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연구참여자들의 인구학적 특성을 조사하였다.
4) 자료 분석
녹음된 면담 자료는 반복 청취 및 확인을 통하여 구두로 된 면담 자료가 가능한 한 완벽하게 문자화되도록 필사하였다. 필사된 자료는 실체이론(substantive theory) 개발을 목표로 하는 근거이론 방법에 따라 분석되었다. 필사된 자료는 우선 개방코딩(open coding)을 이용하여 범주를 찾아내고 범주 내의 속성을 발견하도록 하였다. 그 다음 범주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연결코딩(axial coding)을 이용하였으며, 마지막에는 분석된 주요 범주들 중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핵심 범주를 찾는 선택코딩(selective coding)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론적 모형을 개발하기 위하여 분석 과정에서 모형이나 도표를 적극 이용하였으며, 이론적 메모를 이용하여 분석된 자료의 추상화 및 이론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무엇보다도 패러다임 모형을 이용하여, 핵심 범주를 중심으로 다른 하위 범주들을 원인적 조건, 상황, 중재적 조건, 행위/상호행위 전략, 그리고 결과 등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Fig. 1에서 보여주고 있다.
5) 연구결과의 타당성 확보
질적연구 결과의 평가는 양적연구와는 다른 기준을 이용하게 된다. 이를 위해 Lincoln과 Guba는 4가지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신뢰성(credibility), 적용성(applicability) 혹은 적합성(fittingness), 감사가능성(auditability) 그리고 중립성(neutrality)이다. 신뢰성에는 자료의 신뢰성과 분석 및 해석의 신뢰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료의 신뢰성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우선 개방형 질문을 이용한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면담을 이용함으로써 연구자의 개입은 최소화하면서 연구참여자의 경험은 참여자의 언어로 자유롭고 충실하게 표현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모든 면담은 녹음하고 이를 되도록 완벽하게 필사함으로써 자료의 신뢰성 확립에 기여하였다. 자료분석에서는 연구참여자의 복합적인 현실을 인식하고 가능한 한 분명하게 연구참여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분석된 결과를 다시 연구참여자들에게 보여주는 참여자 확인(member check) 절차를 거쳤다. 이를 통하여 연구자가 개발한 의미나 범주가 자료에 억지로 부여되지 않도록 할 수 있었다. 동시에 여러 동료연구자들의 피드백을 통하여 자료의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질적연구에서의 적용성은 연구결과를 다른 맥락에도 전이시킬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연구 맥락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연구 현상의 보편성을 찾기 위한 심층적인 분석을 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적용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감사가능성은 독자가 연구 결과를 도출해 내기까지의 연구과정을 추적해 볼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연구방법이 근거이론방법임을 밝히고 연구참여자와의 접근, 자료수집 장소 및 면담 자료 등에 관한 설명을 글쓰기에 포함시켰다. 또한 연구참여자가 실제로 한 말을 인용함으로써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신뢰성, 적용성, 그리고 감사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결국 편견이나 선입견이 최대한 배제된 중립성 확보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결 과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참여자는 총 10명으로 남자 5명, 여자 5명이었다. 연령은 31세부터 65세까지 분포하였고, 학력은 대졸이 5명, 고졸이 3명, 중졸이 1명, 중학교 중퇴가 1명이었다. 이식 전 진단은 간이식의 경우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가 6명,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와 간암이 2명이었으며 1명은 윌슨씨병이었다. 심장이식의 경우 2명 모두 확장성 심근증으로 인한 말기심부전이었다. 기증자는 간이식의 경우 1명이 뇌사자였고, 7명은 생체기증자로서 수혜자와의 관계는 아들이 2명, 조카가 3명, 친척이 2명이었으며, 심장이식의 경우는 2명 모두 뇌사자였다. 이식 후 4명이 취업 상태에 있었으며, 4명은 주부, 2명은 무직 상태이었고, 이식 후 경과 기간은 9개월부터 5년 7개월까지 다양하였다(Table 1).
2) 핵심 범주 :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이식 후 경험에 대한 심층면담 자료를 분석한 결과 170개의 개념이 도출되었고, 이는 49개의 하위 범주로 구성되어 다시 19개의 상위 범주로 통합되었으며 이것을 Table 2의 패러다임 모형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분석한 범주들이 중심 현상을 축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밝히는 장기이식 수혜자의 적응 과정 모형은 Fig. 1과 같다.
본 연구 결과,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이식 후 적응 과정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핵심 범주는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로 나타났다. 즉 이식 수혜자들은 수술 후 삶의 우선순위를 이식 장기의 기능 유지에 두고 있었다.
간이식이나 심장이식 수혜자들은 대부분 이식 전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투병생활을 하다가 생명의 위협을 받을 만큼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서 가족이나 의료진 또는 이식을 받은 수혜자들의 권유를 받아 이식을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기증자의 소중한 장기 나눔은 바로 생명 나눔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고가의 수술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이식된 장기는 잘 보전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생명 보존이자 한 가족의 보존과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장기를 잘 보존하는 과정은 수술 후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우선 수술 후 초기에는 신체적 상태의 호전과 안도감으로 일시적으로나마 기쁘게 느끼고 감사해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신체적인 불편, 약물에 대한 부작용, 그리고 합병증을 경험하게 되었다. 간이식 수혜자는 특히 헤파빅 주사와 담도 합병증 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하였는데, 이식 후 B형간염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정기적인 헤파빅 주사는 직장생활의 제약뿐 아니라 외국여행 등의 일상활동에도 제약이 되었다. 담도합병증은 거부반응이나 감염 못지않게 호발하는 합병증으로 치료를 위하여 담도를 확장하는 치료적 중재시술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담도배액관을 수개월 또는 1년 이상 보유하게 되어 상당한 신체적 통증과 불편, 그리고 심리적인 좌절과 정신적인 우울 등을 동반하는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수술하고 5개월 지나고 나니까 당뇨가 생겼어요. 당뇨가 갑자기 와 가지고 입원해서 치료하고, 또 담도문제가 그때 또 연거푸 생겼고. 담도관 시술도 아무 걱정 없이 했는데 아파서 혼났어요.
심장이식 수혜자인 경우에는 면역억제제의 복용량이 간이식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인 부종, 다모, 두통, 관절염, 손 떨림 등의 증상을 상대적으로 더욱 많이 경험하였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신체적인 문제들로 인하여 향후 자신의 건강유지에 대한 불안감과 무력감 등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는 수술 이전에는 거의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의료진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간까지 바꿀 정도의 수술이었는데 담도 막힌 것 하나 해결을 못하나 싶고, 뭘 먹고는 싶은데 먹기만 하면 죄다 토해. 냄새만 맡아도 못 먹는 거야. 그러고 나니 살이 빠져서 20 kg 이상 내려갔는데 살이 배겨 침대에 누워있기가 힘들 정도로 살이 빠진 거야. “야 이러면서 치료가 안 되면 죽는 거다”. 먹질 못하니 이식받은 간은 건강한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와 같은 정서적인 문제에 더하여 연구참여자들은 외모의 변화나 커다란 수술 상처 등으로 인하여 상당한 사회적 위축감, 이에 더 나아가 소외감이나 고립감도 겪게 되었다. 이와 같이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이식”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던 수술 이전의 기대와는 달리, 수술 후 나타나는 다양한 합병증과 부작용으로 인해서 최신 의료기술에 대한 실망과 함께 죽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을 통하여 연구참여자들은 현대 의료의 한계를 다시금 깨닫게 되고, 이러한 깨달음의 계기를 통하여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이식된 장기를 잘 보존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임을 인식하게 되었
다.
Fig. 1은 핵심 범주인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를 중심으로 하여 하위 범주들을 패러다임 모형에 의해 개발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핵심 범주인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의 원인이 되는 하위 범주는 ‘신체적 불편’과 ‘부적응’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이식 후 경험하게 되는 예상치 못한 신체적 문제들 그리고 이에 대한 심리사회적 부적응은 결국 스스로 이식된 장기를 잘 보존하는 것만이 생명을 보전하는 방법임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라는 핵심 범주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수술 후 변화된 신체적 기능’, ‘가족간의 상호작용’, ‘의료진과의 관계’, ‘기증자에 대한 생각’과 ‘경제적 상황’들이 도출되었다. 그리고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 위한 행위/상호행위 전략은 7가지로 도출되었다: ① 가족원의 역할분담 조정하기, ② 치료지시 잘 따르기, ③ 자신만의 관리 비결 개발하기, ④ 질병 이전의 삶 되찾기, ⑤ 긍정적인 마음 가지기, ⑥ 기증자에게 마음 쓰기, ⑦ 자신의 삶 소중히 여기기. 한편 이러한 전략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가족과 의료진 그리고 동료환자들의 지지’와 ‘종교적인 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건강한 삶으로의 제자리 찾아 가기”가 이러한 일련의 행위/상호행위의 결과로 도출되었다.
3) 행위/상호행위 전략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이식 후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7가지의 행위/상호행위 전략을 개발하여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가족원의 역할분담 조정하기: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이식 후 경과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개 3∼4주가량의 입원기간 동안 가족의 지지를 만족스럽게 받았다고 여기고 있었다. 퇴원 이후에도 대부분 배우자나 자녀들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이 지속적이기 위해서는 가족원의 역할이 재조정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재조정은 역할에 대한 융통성 있는 수용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뒤바뀌어 남편이 육아나 살림을 대신하였다. 반면에 남편의 이식으로 인해 살림과 육아를 담당했던 아내인 경우에는 가정의 수입원으로서 경제활동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가족원이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조정하는 것은 이식된 장기를 잘 보전하기 위한 것 이외에도 삶의 핵심적인 울타리가 되고 있는 가족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함이기도 하였다.
우리 신랑이 참 유별나요. 입원하면서 다 돌봐주었어요. 딱히 할 사람이 없어서... 언니들도 있었지만 할 상황이 아니니까. 언니들도 가정이 있기 때문에 제가 하루 이틀 누워있어야 될 상황이 아니고 수술하고도 한 달은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신랑이 그걸 다 거쳐 왔어요. 중환자실, 무균실 다 거쳐 오면서... 돌쟁이 아기는 부산에 형님이 돌 봐 주겠다고, 부산에 가서 10개월 정도 있다가 올라왔고...
그러나 이러한 역할 재조정에는 상당한 가족의 희생이 뒤따르곤 하였는데, 장기이식 수혜자의 수발은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특성 때문이었다. 이는 가족원의 부담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는데, 예를 들면 아내를 돌보기 위해 남편이 휴직하거나 자녀가 돌보는 경우에는 직장도 그만 두고 출산 계획도 미룬 경우도 있었다.
딸이 나 때문에 아직 애도 못 낳았어요. 좋은 직장 관두고 엄마 간호했잖아. 엄마가 아파서 얘가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 살이 쪘어요. 얘 이렇지 않았어요. 얘가 어린데 살림을 다 해야 되니까. 시장 봐다 주고 이렇게. 난 아프니까 아무 것도 못하지.
그 외에도 연구참여자들은 가족의 역할 재조정에 불만족하기도 하여 가족들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식을 받았어도 지속적인 투병관리가 필요한 데 너무 멀쩡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친정식구들에 대해 속상해요.
이러한 가족간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로 가족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대한 한계를 느끼며, 연구참여자들은 결국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의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갔다. 이와 함께 가족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이처럼 장기이식은 수혜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사건으로서 가족들도 적응해야 하는 하나의 가족 질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2) 치료지시 잘 따르기:장기이식 수혜자들은 이식 후 입원 기간 동안 투약이나 감염예방을 위한 격리, 상처치료, 식사 등의 여러 가지 복잡한 관리들을 거의 대부분 의료진에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퇴원 후에는 이러한 관리를 모두 스스로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상당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퇴원 전에 교육을 받긴 했지만 처음엔 약도 너무 많고, 열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이식한 장기의 거부반응을 예방하여 이식 장기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오래 보존하기 위하여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사실과 더불어 장기이식 전반에 관한 정보를 의료진으로부터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식 후 나타나는 다양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에 대한 준비는 거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당뇨, 고혈압, 체중증가, 만월형 얼굴, 두통, 안면홍조, 속쓰림, 잇몸 증식, 탈모, 다모증, 설사, 손떨림 등과 같은 약물관련 불편 증상과 심한 고열, 복통, 담도관련 합병증, 감염, 거부반응 등과 같은 응급 상황들은 이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재입원을 하거나 급기야 재수술을 받아야 되는 상황까지 가기도 하는 경우에는 심리적 어려움이 더욱 컸다.
그리고 수술 후 약 3∼6개월 정도는 거부반응의 빈도가 높아 투여하는 면역억제제의 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면역억제제의 사용량이 많으면 체내 면역기능의 저하로 거부반응은 줄어드는 이점이 있지만 역으로 세균의 침입에 대한 면역기능도 같이 떨어져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 따라서 연구참여자들은 감염 예방을 위하여 청결한 식생활 및 위생적인 생활환경을 유지하는 등의 지속적인 노력들을 습관화시키고자 하였다.
누가 뭐 저 동해바다 어디에서 잡은 싱싱한 걸 먹어요 라고 그래, 그럼, 웃기지마라. 고기는 싱싱한지 몰라도 칼, 도마가 문제라고 그러더라 라고 그래요.
나는 아직 공중탕엔 안 가봤어요. 선생님이 가지 말라고 해서, 되도록 사람 많은데 가지 말라고 해서, 집도 깨끗해야 된다고 퇴원할 때 집을 다 소독했잖아.
시기별로 보았을 때 퇴원 초기에는 의사나 간호사 그리고 동료 환자들이나 수술 받고 오래 관리를 잘하는 환자들로부터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잘 따라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듣고 잘 지키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게 되었다. 그러나 퇴원 시 다짐했던 치료지시 따르기는 점차 제대로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제 시간에 맞추어 투약을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는 일상적인 사회생활로 되돌아감에 따라 오히려 더 지키기 어렵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곤 하였다. 따라서 의료진의 치료 지시 이행은 이식된 장기를 보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이자 어려움 중의 하나로 나타났다.
아침 약은 학교 가서 먹으니까 괜찮은데, 저녁시간은 조금 놓치죠. 지금 먹어야지 하다 좀 있다 먹어야지 그러다보면 한 두 시간 지나거나 잊어버리기도 하고...
연구참여자들이 이행하기 어렵다고 느낀 또 다른 점은 감염 예방 수칙의 실천이었다. 감염예방에 있어 퇴원 직전까지 병원에서 철저한 격리로 보호 받다가 퇴원하면서 갑자기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였다. 또한 의료진에 따라 감염 관리 내용에 차이가 있어 혼돈스러워 하기도 하였다. 또한 동료 환자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듣고 혼란스러워 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선생님은 감염될까봐 조심하는데, 어떤 선생님은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하니깐. 제가 갈등이 생기는 거예요. 누가 옳으냐는 거지요.
그런데 이상한 얘기 하는 분들도 많아요. 술 마시는 거 자랑하는 분도 있고, 담배 피는 분들도 있어요. 처음에는 나도 호기심으로 들었는데 이제 안 들어요.
그 이외에도 혈압과 맥박, 체중 등의 측정을 통한 신체상태 점검도 점차 잊혀지는 상태로 바뀌곤 하였다. 이와 같이 이식 후 병원의 치료지시를 잘 지키려던 각오가 시간이 가면서 점차 느슨해지는데, 이러한 때에 연구참여자들은 결국 자기관리는 스스로 해야 하며 치료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다른 이식 수혜자들과 서로 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하면서 배우기도 하면서 자신의 각오를 새롭게 하였다.
약 중에 함부로 복용하는 건 없고, 한약 이런 건 안 먹어. 우리 모임에 한의사가 있는데 자기가 한의사인데도 절대 한약 안 먹잖아. 이식 받고 누가 술 안 하십니까? 하고 물어와. 그럼 무슨 소리야? 이 사람아. 너 다시 태어났고 이 O O 선생님이 죽으라고 고쳐놨는데 너 왜 그 짓하고 있냐? 그랬지. 수술하는 것까지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할 수 없으니까 전문 의사, 간호사들이 해 주었지만, 해 주고 난 뒤에 관리는 자기가 하는 거지 의사가 해 주는 게 절대 아니잖아.
(3) 자신만의 관리 비결 개발하기: 앞에서도 언급한대로 의료진의 치료 지시를 잘 이행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수행하기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나름대로의 관리 비결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갔다. 우선은 이를 위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추구하였는데, 의료진으로부터 교육을 받기도하고, 외래 대기실이나 주사실에서 동료 이식환자와 가족들을 통해 이식 후 관리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 및 경험 등을 교환하면서 정보를 수집하였다. 책자나 인터넷, 매스컴 등을 통해 이식 관련 정보와 지식을 얻고, 환자 모임이나 동호회 등을 통해 이식 후 자신이 궁금해왔던 실제적인 사항들과 관리 방법들을
얻기도 하였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실제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는 데는 미흡함을 깨닫게 되어 결국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점차 자신이 편한 방법대로 관리 비결을 개발하게 되었다. 특히 투약과 관련된 관리가 중요하였는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에는 약을 먹었는지 쉽게 잊어버리게 되어 휴지통에서 약 껍질을 찾아 확인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체계적인 투약 관리를 위해 일부에서는 핸드폰이나 시계에 알람시간을 맞추어 두기도하고, 다른 일부에서는 가족이 전화로 알려주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조금 바빠지니까 약 먹는 시간을 놓치더라구요. 피곤하니까 깜빡 잠들면 새벽에 일어나서 내가 약을 먹었나? 저녁식사 후 물을 떠서 여기 놓거든요(컵을 보여주며). 물을 보죠, 물이 없으면 먹었고, 물이 있으면 그때 가서 얼른 먹고.
제가 처음에는 아침 식전, 식후, 점심 식전, 식후, 저녁 식전, 식후 먹는 약이 있었어요. 하루에 여섯 번씩, 그리고 잘 때 먹는 이 약까지 일곱 번이에요. 그러면 그걸 다 이런 통에다 칸칸이 해가지고 다 꽂아놔요. 많이씩 해가지고 한 가지씩 꽂아 놓고 제가 약을 먹었으면 이 약봉지를 그 옆에다가 이렇게 놔둬요.
감염예방을 위해서도 나름대로의 관리를 개발하였다. 즉 소독약으로 집 청소하는 법을 개발하고, 이식 후 당뇨가 있는 경우 식이조절이나 운동 등 나름대로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들을 터득하였다. 그리고 담도합병증으로 담즙배액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 배액관 관리 방법을 개발하고, 자신에게 나타난 증상에 대하여 스스로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이식된 장기를 잘 보존하기 위하여 연구참여자들은 투약을 비롯하여 감염 예방 그리고 식이 및 운동에 이르기 까지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각기 새로운 관리법들을 터득하고 개발해나가고 있었다.
회 종류는 원래 안 좋아하지만 안 익은 음식은 안 먹어요. 무조건, 젓갈 종류도 안 먹고 굴 같은 것도 익혀 먹어요. 운동은 정해놓고 하는 것은 없지만 가능한 걸어 다녀요. 두 정류장 정도는 걸어 다녀요. 병원에 올 때도 차 안 타고 걸어 다녀요.
(4) 질병 이전의 삶 되찾기: 잘 알려진 대로 이식 수술 이전에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중대한 신체적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간이식 수혜자들은 복수, 황달, 식도출혈, 간성혼수 등의 여러 불편 증상들에 시달리고, 심장이식 수혜자들도 확장성 말기심부전증으로 인하여 하루 종일 밥 한공기도 제대로 식사하기 힘들고, 숨쉬기조차 버거워 한 걸음도 옮기기 힘들 정도로 저하되었다. 그러나 수술 이후에는 비록 부작용이나 합병증 등으로 고통을 받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한 증상의 호전과 함께 신체 상태의 향상을 경험하였다.
수술 후 처음엔 아팠지만, 3개월, 5개월 지나 제주도 가서 골프를 했는데 과하지 않게 했는데 아주 좋았어요.
이러한 신체 상태의 호전에 힘입어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이전의 건강했던 삶을 되찾는데 주력하게 되었다. 점차 운동량을 늘려나갈 수 있었으며 성기능도 점차 회복되었다. 특히 성기능의 회복은 이들이 이전의 건강했던 삶을 되찾기 위한 상당한 활력소가 되었다.
깜짝 놀랬어요. 아휴 평생 그렇게, 뭐라고 할까, 옛날 과부들이 허벅지를 꼬집는다고 하듯이
그 성욕이 있잖아, 나도 모르게, 우리 신랑이 깜짝 놀래가지고, 나도 놀랬어요.
한 젊은 여성은 간이식 후 1년 뒤에 임신과 분만도 하게 되었다. 이 연구참여자는 임신 기간 중 이식 거부반응 등의 신체적 문제를 비롯하여 임신과 관련된 시댁과 친정간의 심각한 갈등 등을 겪기도 하였다. 그리고 의료인으로부터 어떠한 지지도 받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의료인들의 임신에 대한 냉담하고 회의적인 견해에 반한 사건으로서 그야말로 목숨을 내건 상당한 용기로 임신과 분만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친정에선 많이 반대 했지요. 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하나 있었으니까, 선생님은 위험하니까 지우라고 하더라고요. 단번에 지우라는 말이, 무우 자르듯이 딱 그러는데 섭섭하더라고요, 임신하면 행복해야 되는데 저는 그렇지 못했죠, 시댁식구들한테는 편했어요, 걱정은 많이 하셨죠, 저도 마찬가지로 힘들었고, 애가 4개월까지 거부반응 때문에 상태가 안 좋아 입원해서 한달 치료 했던 것 같아요, 거부반응 수치 내려갈 때까지 한 5∼6개월 너무 힘들었어요.
수술 후 6개월 내지 1년 정도 지나면서 나타나는 이러한 신체적, 성적 기능 회복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은 아프기 이전의 삶에서 구가하였던 사회경제적 활동도 펼쳐나가고자 하였다. 비록 “아무렇지도 않다가 이식받았다고 하면 금새 눈빛이 달라져요. 신기한 듯이...” 라는 이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에 움츠려들기도 하였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전의 삶을 되찾는데 노력하였다. 이를 위해 이전의 직장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직업을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들면 한 연구참여자는 직장인이었는데 지속적인 외래 검진과 정기적인 헤파빅 주사 투여 등으로 인하여 직장생활을 접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자영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최우선으로 함과 동시에 경제활동도 함께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삶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아프면서 회사 그만 두었다가, 내 전공 살려 직원 몇 데려다 목동 이 근처에 사무실을 차렸지... 너무 좋아. 술, 담배, 먹지 말라는 한약, 회, 날것 빼고는 잘 먹고, 우리 모임 사람들하고 잘 모여서 가족같이 지내면서 오고가고 있고, 모임도 모여서 잘 먹으러 다니고, 부부 동반해서 공도 치러도 다니고 설악산 등반해서 놀러도 갔다 오고 그래요...
(5) 긍정적인 마음 가지기:모든 연구참여자들은 건강 회복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이식을 받았고 회복되어 퇴원하면 별다른 문제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다. 그러나 이식 후 나타나는 두통, 관절통, 당뇨, 고혈압 등 면역억제제 복용과 관계된 부작용, 담도협착이나 거부반응, 발열 등의 합병증으로 응급실을 찾게 되거나 재입원을 하면서 이러한 기대가 무너지곤 하였다. 이러한 신체적인 부작용들에 접하면서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의료진에 대한 원망과 분노의 반응을 보이곤 하였다. 일부에서는 자신을 돌봐준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도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동시에 연구참여자들은 심한 좌절과 절망에 빠지곤 하였다. 특히 이들은 상태가 좋은 동료 이식환자와 자신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왜 나만 이런가?” 하는 원망과 함께 “이러다 죽는 거구나”하는 두려움과 절망에 빠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료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의료인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었다. 가족에 대한 섭섭함도 점차 사라지면서 여태까지 가족들도 자신을 위해 자신 못지않게 많은 고통을 감내하며 지지해주었다는 재인식을 통하여 오히려 가족의 노력과 사랑에 보답하여야 한다는 마음과 의지로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왜 담도 튜브를 안 빼 주냐 하니까 의사 선생님이 독촉하지 말고 기다려라 그래요. 내가 마음을 바꿨지요. 의사선생님들이 의논해서 결정하는 거고, 알아서 하는 건데... 받아들이고 맡기자 하는 마음으로 바꿨지요. 그렇게 하고보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예요. 운동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고, 이렇게 사람도 만나러 왔다 갔다 하고 한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예요.
또한 이전에는 자신보다 나은 환자들과 비교하고 절망하였지만, 이제는 자신보다 상태가 더 안 좋은 환자들과 비교하면서 그래도 이만한 게 다행이라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위안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수술을 받기 전의 말기 간부전증으로 힘들었을 때를 상기하며 우울해 하기보다 현재의 상황에 감사하려는 긍정적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며 견디어 나가고 있었다.
담즙 내려가는 길이 막혀 버렸어요. 그래서 그거 뚫는 작업을 하여튼 한달에 한 번씩 1년간 했어요... 어떤 사람들은 약을 참 많이 복용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그래도 다른 장기는 보통적으로 다 좋아요. 면역억제제나 아침저녁으로 먹고.
결국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이식 후 여러 가지 어려움과 문제를 경험하더라도 시간이 가면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갖게 되었고, 막연하게나마 가졌던 이식수술 자체에 대한 후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다른 말기 장기부전 환자들을 만나면 이식을 적극 권장함과 동시에 필요한 정보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얘기는 하고 싶어요. 시간이 가면 해결된다. 너무 고민하지 말고. 나도 처음엔 얼마나 고민을 했는데요. 엄청 고민하고 했는데. 당뇨 생기니까 이거 계속 그러는 거 아닌가, 머리카락 빠지니까 이거 가발 써야 하는 거 아닌 가 막 걱정을 했었는데 시간이 가니까 낫더라구요.
하지만 지금 현재 일상생활하고 지내는 데에는 아무 문제는 없어. 뭐든지 맘에 달려있는 거야. 정신적으로 어떻게 맘을 먹고 어떤 맘을 갖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는 거니까.
(6) 기증자에게 마음 쓰기: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이식 후 겪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증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늘 지니고 있었다. 생체이식 수혜자인 경우 기증자에게 평생토록 갚지 못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기증자가 자녀인 경우에는, 감기처럼 사소한 병에 걸려도 기증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나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지 노심초사하였다. 그리고 자녀의 수술부위 흉터를 볼 때마다 자신 때문에 건강한 아이가 수술 후 겪었을 통증에 대한 생각으로 미안한 감정과 함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한 연구참여자는 “아버지꺼라 아버지가 가져가시는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라는 기증자 아들의 말에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끼지만, 자신 때문에 헌신한 자녀에 대한 부담감 또한 매우 크게 갖고 있었다.
우리 아들은 퇴원도 빨랐어요. 수술하고 12일 만에 퇴원하고, 아들이 참 대견하고 고맙고 그래요. 아직 맘이 그런 부분은 배에 난 흉터가 커요. 그래서 내가 성형외과에 애를 데리고 갔어요. 그 의사가 좁힐 수는 있는데 굳이 하지는 말라고 그러는 거예요. 해 봤자 썩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으니까. 나야 몸이 아파한 거지만 저놈은 멀쩡하다 저렇게 만들어 놨으니 장가를 가면...
한편, 친척으로부터 기증을 받은 경우에는, 자녀로부터 받은 것보다는 마음의 부담이 덜 한 편이었다. 이는 일상에서 매일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그래도 자녀나 친척 등으로부터 받는 생체이식은 모두에게 고마움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부담은 불법이지만 차라리 돈으로 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차라리 남한테 받았으면... 돈으로 살수만 있다면 사고 싶어요... 그러면 안보면 그만이지만, 조카들은 볼 때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부담으로 인하여 자신의 마음의 빚을 덜어내고 싶어 기증자나 그의 가족들에게 금전이나 물질적인 것들로 보답하고자 하였다.
내가 사실 살려고 집을 하나 사 놨었어요. 그 아파트를 며느리 앞으로 해준다고 그랬더니 아들이 기증은 자기가 했는데 왜 자기부인 앞으로 집을 해주냐고 그래요. 생각해봐라. 너는 나한테 지금도 빚쟁이야. 너를 대학까지 보내려면 3억은 들었을 거다. 그러니 너한테 빚진 건 없어. 그런데 네가 건강한 남자라고 너하고 결혼을 했는데 1년을 살고 나니까 남편 장기를 떼 주라면 어느 여자가 그걸 승낙을 하겠느냐? 그러니까 나는 네 처한테 빚졌어. 그래서 나는 그 빚을 갚는 거야.
다른 한편, 뇌사자로부터 이식을 받은 경우에는 새로운 생명을 준 기증자에게 감사해 하였다. 그리고 뇌사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생체이식 수혜자에 비해 부담감은 별로 크지 않았다. 단지 이식 이전보다 더욱 열심히 의미 있는 삶을 꾸려나가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하였다.
뇌사자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나요? 제가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할지... 그 사람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저한테 기증한 뇌사자는 여러 장기를 다 기증했다고 들었어요. 우연히 들었어요. 제가 더 잘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살고.
(7) 자신의 삶 소중히 여기기: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이식 후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문제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서서히 신체적, 심리적 건강 상태를 회복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점차 활력을 되찾게 되었다. 특히 이식을 통해 얻은 삶을 “정말 하늘이 도운 새로운 삶”이라고 여기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관적인 사고로 가족을 비롯한 타인을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의 건강 회복에만 관심을 두었던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주었던 가족과 의료진들에게도 고마움도 차츰 드러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 때 진짜로 내가 50 평생 산 것은 어떻게 살았든 간에 내가 성격이 잘 됐든 못 됐든 그거 다 버리고 다시 앞으로 새 생활 살라고 이렇게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정말 하늘이 도우셨나 보구나 생각해요. 기증자가 20대 청년이라니까 내 나이 50이지만 앞으로 좋은 일 많이 하고... 나로 인해서 남한테 상처 안 주려고 노력했지만 상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 제일 많이 주잖아요. 가족들한테 사과부터 하고,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일 하지 말고...
이에 더 나아가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장기이식 환자들을 위하여 무언가 봉사하려는 마음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나도 봉사활동 하고 싶어요. 간이식협회 그런데서 봉사활동 같은 거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다른 환자들한테 우선 남을 사랑하면 외줄 사랑으로 하나의 사랑만 받아도 그것이 나에게 사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죠...
고 찰
열 명의 장기이식 수혜자들로부터 심층면담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근거이론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이들의 경험을 대표하는 핵심 범주는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로 나타났다. 즉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수술 후 살아났다는 안도의 기쁨 이후 곧 여러 가지 신체적 부작용과 합병증 그리고 이로 인한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그래도 삶의 중심은 이식된 장기를 잘 보존하기 위한 건강한 생활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근거이론 방법을 이용한 Wainwright의 외국 간이식 수혜자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또한 국내의 김과 고의 연구에서 장기이식 후 적응 과정에서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희망과 행복의 시간으로 채워나가고 있음이 보고된 것과 유사하다. 특히 이식 후 초기에는 다시 살아났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감사함을 표현하고 있으며, 신체상태의 호전과 이식수술 이전의 여러 가지 제약에서 벗어남에 대해 커다란 기쁨을 경험하였다. 이는 ‘수술 후 아플까봐 걱정이었지 마음은 편해져서 잠도 잘 자고 먹기도 잘하여 정상인과 같았다’고 한 김의 보고와 간이식 수혜자가 이식 후 말기 간부전 상태에 비해 신체적,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표시하였다는 김의 연구결과와도 유사하여 이식 수혜자들은 이식을 받았다는 것 자체로 우선 감사하였고, 이식한 장기를 잘 보존하는데 모든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억제제 투여 등으로 새로운 종류의 다양한 신체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특히 간이식 수혜자인 경우에는 헤파빅 주사로 인한 어려움과 이식 후 관리비용의 부담 등 다양한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원인질환의 재발, 이식장기의 거부반응과 감염 등에 의한 이식장기기능부전 등을 염려하고 있었고, 이로 인하여 정서적으로 불안, 좌절, 무력감 등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간이식 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김의 연구에도 유사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장기이식 후 환상, 정서적 지지 부족, 질병에 대한 막연한 의심, 거부반응, 다른 수혜자의 재수술이나 사망소식, 수치스러운 기억의 간호행위, 설명 부족, 기억력 감소, 평생 약물 복용 등과 관련하여 생기는 불안감과 안정감 교차 등의 정서적인 경험을 한다고 보고한 김의 연구와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이식수술 후 또 다른 만성적인 질환을 갖고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리적 긴장에 직면하게 된다고 보고한 Rodgers의 결과와도 유사하였다. 또한 Kutner는 간이식 수혜자의 경우 수술 후 첫 일년 동안 극심한 감정변화, 우울감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하였으며, McAleer 등도 거부반응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우울 등의 정서장애, 부정적인 신체상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이식 수혜자들의 정서적 반응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전략을 수행하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이식 후 점차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많은 문제들과 부적응을 해결하기 위해 치료지시 이행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자가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자신에게 적합한 다양한 대처방법들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었다. 주요한 대처전략은 가족 내 역할을 재편성하고 분담하는 등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었고, 이식을 통한 장기기능의 회복과 함께 수술 후 신체적, 성적, 사회적 기능 같은 일상생활을 다시 수행하는 것이었는데, 이러한 대처전략의 사용으로 신체기능이 증진되고 감사한 삶을 살 뿐 아니라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까지 누리고 있었다. 이는 간이식 후 다시 건강을 되찾고, 일치감을 느끼게 되는 등 긍정적인 경험을 하였다는 Wainwright의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결과이다. 일상생활을 다시 수행함으로써 신체적 기능의 회복이 촉진되며, 신체적 기능이 회복됨에 따라 수혜자들은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김의 연구에서도 남자 수혜자들은 성생활의 회복을, 여자 수혜자들은 월경의 시작을 신체적 회복의 지표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체적 회복은 간이식 수혜자의 역할 변화에도 영향을 주어 적당한 운동이나 일, 가사일로의 복귀 등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특히 가임기의 여성인 경우 주위의 반대와 회의적인 견해를 극복하고 임신을 통해 엄마가 되는 기쁨도 경험하였는데, Framarino dei Malatesta 등에 의하면 신장, 간, 심장, 췌장, 폐이식 후에 일부 임신과 관련된 합병증이 있을수는 있으나 성공적인 임신이 가능하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이의 연구결과와 같이 수혜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들은 이들이 수술 후 경험할 수 있는 신체기능의 변화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알고, 이에 잘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 그들에게 이러한 과정이 다른 이식 수혜자들도 공유하는 경험임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생활양식을 바꾸어 나가며 의료진, 환자모임과 자조그룹, 언론매체 등을 이용하여 자가관리 방법을 배우고 자신들의 생활양식에 맞게 개발해 나가고 있었는데, 김의 연구에서도 장기이식 수혜자는 같은 이식 수혜자들끼리의 모임을 만들어 이식 후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경험과 미흡한 복지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 원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이용하여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고 보고하였으며, 최와 은의 연구에서도 가족, 기증자, 의료인, 간이식인 모임 등의 사회적 지지는 이식환자들이나 만성질환자들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데 그 의지를 북돋아 준다고 보고하였다. 이식 후 발생하는 증상과 이에 따른 재입원, 치료와 회복 지연 등의 부정적 경험들을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 및 의료진들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수용해야 하는 치료적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상황이 어려운 환자들이나 사망한 주변 환자들과 비교하며 마음을 비워내고 있었다. 이는 간이식을 받고 재입원한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한 윤의 연구에서 자가 간호 수행과정이 “포기하기”, “견뎌내기”, “극복하기”, “발전하기”의 4단계로 나타난다는 결과와 유사하다.
본 연구에서 이식 수혜자는 가족과 기증자에 대하여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과 부담감을 동시에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감정들은 기증자를 배려하기 위한 노력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신장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Simmons나 이의 연구와 간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홍의 연구결과에도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특히 생체이식인 경우에는 수혜자의 지나친 부담으로 가족 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가족 단위의 중재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이식 후 합병증 발생이나 면역억제요법에 따른 불편감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식 후 삶에 대하여 만족하고 있었다. 이렇게 만족하는 이유는 간이식이나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죽음 직전의 긴박한 상황이므로 장기이식 수혜자들이 이식을 받음으로써 새 삶을 얻게 되고, 인생을 보다 폭넓게 관조하게 되며, 이타적인 특성을 갖게 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김의 연구에서도 간이식 수혜자들은 작게는 다른 간질환자와 간이식 수혜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크게는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결국 장기이식 수혜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Gorlen 등의 연구에서 장기이식 후에는 삶의 질이 상승한다는 결과와 Walden 등의 연구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식 수술을 받은 이식 수혜자들은 수술 전보다 비교적 건강하면서도 활발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 결과에도 잘 나타나 있다.
본 연구를 통해서 장기이식 수혜자들은 궁극적으로 다양한 행위/상호행위 전략을 통하여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략의 수행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추후 관리에서 신체적 문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문제에도 초점을 맞춘 보다 통합적인 중재를 개발하여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의료인들은 이식 수혜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본 연구의 목적은 장기이식 수혜자의 이식 후 적응과정과 대처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이식 후 경험과 적응에 관한 이론적 기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근거이론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대상자는 서울의 1개 종합병원에서 간이식과 심장이식을 받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10명이었으며, 자료는 개별면담을 통해 수집하였고, 모든 면담 내용을 녹음한 후 필사하여 분석하였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170개의 개념이 도출되었으며, 이는 49개의 하위 범주로 분류되었고, 다시 19개의 상위 범주로 통합되었다.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적응과정은 “힘겨움과 부적응”에서 “건강한 삶 찾아
가기”로 변화되었으며, 이 과정을 대표하는 핵심 범주는 “이식된 장기 잘 보존하기” 로 나타났다. 이식 수혜자들이 이식한 장기를 잘 보존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처전략은 ① 가족원의 역할분담 조정하기, ② 치료지시 잘 따르기, ③ 자신만의 관리 비결 개발하기, ④ 질병 이전의 삶 되찾기, ⑤ 긍정적인 마음 가지기, ⑥ 기증자에게 마음 쓰기, ⑦ 자신의 삶 소중히 여기기 등이었다.
본 연구결과에서 제시된 장기이식 수혜자의 적응과정과 대처전략들은 장기이식 수혜자의 이식 후 적응을 돕기 위한 간호중재 프로그램을 수립하는데 적절한 근거와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장기이식을 준비하는 환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본 연구에서 제시된 대처전략들을 이용한 장기이식 수혜자 교육프로그 램의 개발과 이식 수혜자 나름대로 개발한 다양한 대처전략들을 공유하는 정보교환 프로그램 등이 요구되며, 이는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들이 보다 효율적인 자가관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식장기의 기능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장기이식 수혜자들의 심리사회적 적응
ftp://210.101.116.17/kiss8/17800589.pdf
▶ 간이식 수혜자의 적응 경험(Adjustment Experience of Liver Transplant Recipient)
재활간호학회지 [ 2003 ] 6(1)
|
첫댓글 항상 좋은정보 제공해주시는 클로버님께 큰![박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3.gif)
를 보내드립니다.오늘 하루도 좋은일만 가득 가득 하세요.
잘 읽어습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리고 , 전 2년 6개월 되었는데 한편 공감이 많이가는 내용이네요.
좋은하루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보호자분들이 환자 심리에 대해서 공부하셨으니... 엄살쟁이 환우분들 큰일 났습니다.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보호자는 사랑으로 감싸주고 계시니까 이만큼 어려운것도 있었구나 하고 이해 해 주시지 않으실런지요. 언제나 좋은 정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환우를 위해항상 좋은정보를 주시는 클로버님께 진심으로감사의마음 전해드림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가슴 뭉클해하며 읽었읍니다.
많은 환우분들이 보시고 도움되기를 바라는마음 간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