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왕가위 감독의 1990년대 영화 "중경삼림'은 홍콩의 도시 '중경의 빌딩 숲'이라는 제목이라 한다. 이 영화를 보면 25살 생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젊은 형사가 실연을 당한 얘기가 나온다. 그는 길에서 범인을 쫓다가 황급히 지나치는 여인과 부딪치는데 그는 정확히(?) 50시간 뒤 이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실은 찌질하게 생일을 유통기한으로 한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면서 자기를 차버린 여자를 못잊어 하는 그는, 생일을 하루 앞둔 날까지 그녀를 되찾을 수 없자 그동안 모아둔 통조림을 꾸역꾸역 다 먹어치운다. 그러고는 하릴없이 카페에 나가 바텐더 옆자리에 앉은 여자에게 추근댄다. 그 여자는 잠적해 버린 심부름꾼을 쫓느라 지친 마약상 여인이다. 어찌어찌해서 말 안 듣는 그녀를 꼬셔 모텔에 같이 들어가는 데까지는 성공하지만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정신없이 늘부러져 자는 그녀 곁에서 꾸역꾸역 배달시킨 음식을 먹으며 어항 속에 든 금붕어가 하품하는 모양을 지켜보는 일이다. 그는 다음날 새벽 잠든 그녀의 신발을 벗겨주고 모텔을 빠져 나온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그에게 한 통의 문자가 들어와 있다. 화들짝 놀란 그가 확인한 내용은 생일 축하 메세지다. 하지만 그 발신자는 헤어진 여자가 아니라 하루 밤 모텔에서 같이 보낸 그 여자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친 여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도 있다"라는 것이 이 영화의 메세지.
왠지 이 영화를 본 기억을 떠올리고 온라인 카페라는 것을 떠올렸다. 우리는 온에서 의기투합했다가 막상 오프에서 만났을 때는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오프에서 대면했을 때ㅡ비록 많은 사람들 틈에서였다고는 하지만 ㅡ 태도가 싸늘하게 돌변하는 여자를 나는 본 적이 있다. 단순히 내게 실망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기보다는 뭔가 인연이란 것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는 그녀의 편견이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모르지. 그녀에게 내 생일을 슬쩍 흘렸다면 생일 날 그녀가 축하 메세지를 보냈을지도.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첫댓글
켈리포니아 드림
색다른 카메라 기법
프시케 기억속
이 영화 포인트 두가지
그담은 아물 아물
두 개의 에피소드 중
금성무 임청하가 나오는 에피소드를 다루었습니다.
캘리포니아 드립은
양조위 왕페이 에피소드지요.
대면이 있으면 설렘 증폭으로! 심장 두근두근!
"저기요, 저랑 춤 한 곡 추시겠어요?" 하고 건네는 손이,
알고 보니 매일 같이 얼굴 보고 출근 인사하던 옆자리 직원? ㅋㅋㅋ
춤을 추시고 싶은가 봐요?~^
어려울 거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