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선착장 근처 횟집 중 가장 깔끔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내가 보길도 가는 배 시간표를 알아보는 동안 남편이 죽 둘러보고는 깔끔해 보인다며 ‘보물섬’으로 가자고 한다. 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운영하는 횟집인데, 식당도 나오는 음식도 깔끔했다.
“뭘 먹을까?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을까?” “우리 둘이 먹기엔 좀 그런데...연포탕을 먹을까요?” “그냥 회 먹자, 제일 작은 걸로 하면 되지.”
생선회를 잘 먹긴 하지만 회보다는 곁들여 나오는 음식이 더 좋은 나, 남편은 곁들여 나오는 것보단 생선회를 더 좋아한다. 서울에서도 횟집에 가면 곁들여 나오는 음식이 많지만, 이곳에선 남편이 좋아하는 낙지가 나오는 데 제법 크다. 내가 좋아하는 양념 꽃게 장에 해삼 멍게 등 싱싱한 회와 톳 무침에 고동 무침과 장어구이까지 곁들여 나오니 회가 나오기도 전에 배가 부르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젓가락질하느라 바쁘다. 잠시 지나자 등산복을 입은 두 사람이 들어온다. 남편보다는 더 연배가 있어 보이는, 친구인 듯 보이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나에게도 들린다. 두륜산 등산을 하고 오는 길이란다.
다음엔 어느 산엘 가자느니, 소주 한 잔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더니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친구인가 본데 그 친구와 함께 걸어서 국토 종단을 하기로 했던 모양이다. 그 친구는 상주에 있다고 하는 것 같았고 같이 출발해야지 왜 먼저 갔느냐며 자기도 곧 출발할 거라고 한다.
나이도 꽤 들어 보이는 분인데 걷기라니, 식당에서 만난 그분도, 상주에 가 있다는 그분도 도전하는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나는 국토 종단 걷기에 도전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배도 부르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식과 곁들여 마신 술 한 잔 때문인지, 여행의 피로 탓인지 꿈도 없이 푹 자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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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께 그리는 그림 원문보기 글쓴이: 배꽃
첫댓글 여행다니시면서 맛난 음식도 소개해 주시는 배꽃님 덕분에 저녁을 안먹어도 배가 든든하네요..
봄바람 따라 나선 배꽃님의 여정을 보며 잔잔하고도 따뜻한 정이 묻어나는 두분의 모습이 느껴져 참 부럽네요.^^
저도 작년에 해남 땅끝마을 그 선착장에 있는 어떤 횟집에 갔는데 회값이 비싸서 그냥 해삼 멍게만 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배꽃님!! 사진을 보며 글을 읽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침샘을 자극 한거 같네요..!!ㅎㅎ
약간 단가는 부산 대비 비싼듯하나
호남음식맛은 역시 가히...
그나저나 소생도 기계기술자긴 하나
환경을 파괴하는 무단방류 일삼다가는
조만간 이런 생물도 날로 묵기는 힘들어질듯..
그보다 더 중요한
앞으로 태어날 후세들의 건강과 맑은 환경을 위해
백배천배 환경정화에 범국가적으로 진일보 신경써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