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익산 <흙서리>에서

[택경]

 

<흙서리> 마당에 전시된 조각가 정 진섭 님의 작품들

 

다른 얼굴 작품들도 많고 발을 세부적으로 묘사한 것도 많이 있는데 미처 다 못 찍어 왔어요.  

이번엔 집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 

어? 이건 오래된 옛집이네요. 

대청마루도 많이 낡아 보이고, 댓돌도 다듬잇돌도 놓여 있네요. 물레도 보이고...

마루밑에 장작은 겨울 한 철 따뜻하게 날 수 있을 듯.  

 서까래엔 메주를 주렁주렁 달아 놓았어요.

 메주가 이쁘게 잘 띄워졌지요 ?

 문간방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 문에 사람 그림자가 없는 게 좀 쓸쓸합니다.

 각종 농기구, 맷돌, 그 옆엔 약탕관인가요 ?  붉은 고추를 널어 말리고 있는 저 멍석같은 것의 이름이

뭔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기둥에 걸린 바가지와 똬리 !  옛날에 우리 할머니가 저걸 머리에 얹고

물동이나 짐을 이고 다니셨는데...   황토흙이 깔린 안마당이 그윽한 분위기를 풍기네요.  

 부엌 안을 살짝 엿봤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한 흔적도 보이고 벽의 그을음도 정겹구요.

선반 위엔 놋그릇이 엎어져 있습니다.  우리 친정 어머니가 옛날에 저 그릇을 닦으려면 지푸라기에

황토흙이랑 비누를 묻혀서 박박 문질러 댔었는데...

가마솥은 오랫동안 쓰지 않았는지 먼지가 잔뜩 끼어 보입니다.

 땔감도 잔뜩 쌓여 있고 이쪽 벽엔 마늘도 말리네요. 

저 문에 개문자복래(開門自福來) 라고 쓰여 있어요.

문을 열면 복이 저절로 들어 온다는 말이겠지요 ?

가까이 보니 바구니엔 감자, 호박 등등이 있어요.  저 감처럼 생긴 건 뭘까 ?

감이라기엔 좀 커 보이고.   저 늙은 호박들, 호박죽 끓이면 참 맛있겠다...

 장독대.  그래도 장독은 반질반질 달 닦여 있네 ~

기와를 얹은 모습.

그런데 말예요,

이 기와 사진도 제가 찍었는데요, 사다리도 없이 그냥 선 채로 찍었거든요.

키도 작은 제가 어떻게 이렇게 높은 곳의 사진을 그냥 서서 찍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이 기와집이 말예요... 

<흙서리>라는 그닥 크지 않은 찻집의 방 안에 들어 있었거든요.

정진섭 님이 만든, 실물의 1/20 크기로 만든 '미니어처' 라네요. 

집도 부엌도 마루도 마늘도 바가지도 호박도, 모든 게 다 실물의 1/20  크기랍니다.

"참 나 원 !" 이 맞는지 "나 원 참 !" 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 !

[허공한다발]

같이 봐놓고도 저런 곳이 있었나 잠깐 착각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까 정말 실물로 여겨지네요. 조각 작품도 다시 보니 반갑고...

[홍해리洪海里]

언제 같이 볼 수 있는 날이 있겠지요? 좋은 곳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재주 좋은 분들이 부럽습니다.

[허공한다발]

그럼요 다음에 내려오실 땐 그리로 안내하겠습니다.

[누런학 시인]

윗 작품을 보면서 화성의 외계인이 와서 만든 것으로 착각할 뻔 했습니다

[송문헌]

어쩐지 호박담은 바구니(?)의 바닥 모래가 왕모래다 싶더라니... 그래도 걸작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