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외침을 받지 않은 그곳, 망산에 올라 보니
금일읍에서 가볼 만한 '명소'
오마이뉴스 기사 등록일 : 2018.10.29.
금일명사십리(해당화해변), 해당화와 파도가 압권인 해수욕장
우리나라 최대의 다시마 산지인 평일도의 금일명사십리는 크기뿐만 아니라 파도가 압권인 해수욕장이다.
남지나해에서부터 밀려온 거친 파도는 이곳에서 마지막 에너지를 발산하며 하얀 포말을 가른다. 사동리, 동백리, 월송리에 걸쳐 있는 폭 200m 길이 3km의 광활한 모래사장은 백사장앞으로 펼쳐진 소랑, 다랑, 섭도, 부도, 우도, 황제, 원도 등 크고 작은 20여개의 섬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신지에 '울 명자' 명사십리가 있다면, 금일에는 '밝을 명자' 명사십리가 있다. 신지명사십리가 서남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유명하지만, 그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오히려 모래의 곱기와 속이 환히 비치는 바다의 깨끗함은 훨씬 더 낫다는 반응이다.
한때 이곳은 해당화가 가득해 '금일 해당화해변'으로 더 알려졌는데, 지금은 300여평의 모래사장에서 보호 관리되고 있다.
월송리 해송림, 수령 200년 이상 된 해송 1천여 그루가 만든 힐링숲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 한가지 꺽어 내어 임 계신데 보내고자 / 임이 보신 후에야 녹아지다 어떠랴 / 소나무 숲에 눈이 내리니 가지마다 하얀 꽃이 핀 것 같이 아름답구나'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가로 알려진 송강 정철의 시 가운데 한 대목이다. 정철의 시처럼 소나무 숲에 눈이 내려 가지마다 꽃인 곳이 금일 명사십리해수욕장을 가다 보면 있는데, 바로 월송리 해송림(바닷가소나무숲)이다.
월송리에는 수령 200년 이상 된 해송 1000여 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놓고 힐링할 나그네들을 기다리고 있다. 월송리는 달이 소나무 위로 뜨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부르게 된 이름이다. 달이 뜨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일몰 장면도 일품이어서 야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바다와 접하고 있어서 그런지 월송 해송림은 여름에 가야 제맛이란다.
평호단사적비, 조선 후기 성리학의 대가 이항로 선생을 훈장으로 모신 '관선재' 옛터
조선조 말 금일도의 지역 유지들이 속칭 서당골 척치리에 '관선재'라는 서당을 열었다. 훈장으로 성리학의 대가 이항로(1792~1868) 등 국내의 유명한 한학자들을 추대하여 한학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이항로는 조선 후기의 유학자로 호남의 기정진, 영남의 이진상과 함께 침체되어가는 주리철학을 재건한 조선조 말기 주리철학의 3대가의 한 사람으로, 위정척사론의 사상적 기초를 형성한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항로가 30대 때 학문과 인격을 흠모한 청년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항로는 세속을 피해 쌍계사·고달사 등 사찰을 옮겨 다니며 사서삼경과 『주자대전』 등 성리학연구에 힘을 쏟았다. 아마도 이러한 경향이 머나먼 금일도까지 와 후학들을 가르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 교육제도가 개편돼 학교가 설립되고 서재가 폐지됨으로써 '관선재'도 문을 닫게 됐다. 관선제 건물은 처음 초가로 지어졌다가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철거하고, 1912년 그 터에 평호단을 세우고 역대 훈장님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매년 음력 3월 15일 봉행하고 있다.
용항리 갯돌밭, 파도에 자갈 씻기는 소리 맑고 경쾌해
완도읍에 몽돌로 유명한 정도구 구계 등이 있고, 보길도에 공룡알해변이 있다면, 금일에는 용항리 갯돌밭이 있다. 용항리 갯돌밭은 자잘한 갯돌이 깔린 아름다운 해변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이다.
검은 돌과 원석으로 이루어진 용항리 갯돌밭은 단계별로 갯돌이 이루어져 있고 앞으로는 넓은 바다 수평선이 펼쳐지고 뒤로는 노송이 우거져 있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500m의 갯돌이 50m의 넓이로 펼쳐져 있고 파도에 씻기는 소리가 맑고 경쾌하게 들려 음악소리를 연상케하여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 명소이다.
신구리 용굴, 용이 하늘로 승천할 때 생긴 구멍 전설로 전해 내려와
구동리 해변에 위치해 있는데, 조그만 산 언저리에 위는 흙이나 가운데만 돌로 되어있으며, 커다란 구멍이 뚫려 신비함과 오묘함이 무궁해지는 곳이다.
이곳은 용이 생일도(용출리)에서 승천하려다 짙은 안개로 부딪쳐 하늘로 승천할 때 생긴 구멍이라 하여 '용굴'이라 명명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동굴 안으로 밀려드는 파도가 인상적이다.
장도와 구름다리, 망망대해 외로이 떠있는 절해고도의 아름다움
금일도의 동남쪽에 위치한 장도는 금일읍의 부속도서로 인근의 황제도와 함께 망망대해에 외로이 떠있는 절해고도이다. 바로 인근에는 원도, 황제도가 있다. 예부터 황금 바다낚시터로 유명한데 장도의 뒤편에 높이 20여m의 해식굴이 하나 있다. 장도구름다리이다. 구름다리 주변은 바다낚시와 함께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다. 동남쪽으로 거문도가 코앞에 펼쳐지고 제주도, 청산도가 보인다.
다시마의 고장 - 완도군 금일도
이데일리 기사 등록일 : 2019년 6월 3일
[이데일리 트립in 이승희 기자] 밤새 내린 비는 수도꼭지가 고장 난 것처럼 멈출 줄을 모른다. 여행 전날 목포에 내려온 일행들과 아침 일찍 약산도 당목항으로 갔다. 서울에서 워낙 먼 곳이기에 시간을 버는 방법을 썼다. 항구에 도착하니 비가 멈춘다. 좋지 않은 날씨에 입도 허가증을 받은 것 같다. 당목항에서는 ‘항상 오늘인 섬, 금일도’와 ‘매일 생일인 섬, 생일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생일도 선착장에는 생일케이크 조형물이 있다. ‘약산 당목~금일 일정’이라고 쓰여 있는 완농페리3호에 올랐다. 당목항을 떠난 지 20여 분 만에 금일도 일정항에 도착한다.
금일도(金日島)의 원래 이름은 평일도(平日島)다.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래로 외침을 받지 않아 ‘평화로운 섬’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1896년 완도군이 생기면서 평일면이 되었다. 1914년 읍면 통합으로 금당면의 ‘금’ 자와 평일면 생일면의 ‘일’ 자를 합쳐 금일면으로 편제되었다. 그러다가 1980년 금일읍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1986년 금당면이 분리되고, 1989년 생일면이 분리되었다. 금일읍의 행정기관과 교육기관은 평일도에 있었다. 이런 이유로 평일도는 행정명 금일읍이 금일도로 고착되었다. 섬사람들은 평일도라고 부르고, 외지인들은 금일도라 부른다.
섬여행을 시작한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일정항에 마중 나왔다. 지인의 안내에 따라 소나무 숲이 좋은 월송리 해변에 여장을 풀었다. 소나무 위로 떠오르는 달이 아름다워 ‘월송’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월송리 해송림은 웅장하고 멋진 소나무 2,500여 그루가 1.2km 해안선에 줄지어 서 있다. 150~200년 전 마을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어 놓은 해송들이다. 산림욕을 하며, 조용히 사색하기 좋은 곳이다.
금일도 서쪽 동백리로 갔다. 금일도 맞은편 생일도 백운산을 보기 위해서다. 금일도 동백리 해변에서는 생일도 백운산이 투명 산으로 보인다. 백운산 능선이 일정하게 겹쳐 산이 투명하게 보인다. 착시현상이다.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신비로운 곳이다.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을 갔다. 10여 년 동안 여행한 국내 450여 개 섬을 비교해 봤다.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과 함께 국내 3대 섬 지역 해수욕장으로 손꼽을 수 있는 곳이다. 아직 다리가 놓지 않은 섬이라 사람의 손때를 타지 않은 곳이다. 그래도 입소문 때문인지 여름 휴가철에는 방문객들로 섬에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한다.
비가 내리면 부침개에 막걸리가 생각난다. 금일도에서 다리로 연결된 소량도에는 유명한 막걸릿집이 있다. 여수 개도 막걸리, 낭도 막걸리와는 규모 면에서 비교는 안 되지만 이 지역 섬사람들에게는 낭만이 있는 곳이다. 일행은 소랑도 막걸릿집에서 목을 축였다. 김치 맛이 일품이다. 비결을 물어보니 전라도 지역에서 많이 쓰는 젓갈 대신에 생새우를 갈아 넣는다고 했다. 계속되는 비는 막걸리 집에 일행을 잡아두는 명분이 되었다. ‘소랑’은 소라의 사투리다. 소라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섬 이름이다. 소랑도 또한 다시마 농사를 한다.
소랑도를 나와 금일도 명물 용굴에 갔다. 용굴은 금일도 바다에 살던 용이 승천할 때에 생겼다는 전설을 간직한 해안동굴이다. 금일도에 여러 번 왔지만 용굴은 처음이다. 용굴은 기대 이상으로 웅장하고 정교한 예술작품이었다. 금일도의 명소를 알게 되었다. 관광명소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용항리 갯돌해변에 갔다. 해수욕장 옆으로 새로 조성된 도보여행 코스가 있다고 했다. 지인이 꼭 알려 주고 싶어라 했던 곳인데 비로 인해 걷지를 못했다. 거친 파도에 갯돌은 사르르 사르르 연주하는 것 같다. 갯돌해변 앞으로 거북바위를 보인다. 갯돌해변에 거북 알을 낳고, 큰 바다로 나가는 어미 거북을 닮았다.
‘다시마건조 인부모집’ 현수막이 보인다. 국내 최대 다시마 산지답다. 일행이 방문하기 일주일 전에 다시마 축제가 열렸다. 국내 다시마 생산량의 70% 정도를 이 섬에서 생산한다. 연 순수입 5억 원 이상 하는 사람이 많단다. 부자 섬이다. 금일도에는 밭이 없다. 밭이란 밭은 다시마 건조장으로 쓴다. 밭농사보다 바다 농사가 수익 면에서 월등하다는 이야기다. 다시마 건조장 풍경은 이 섬만의 특색이다. 신안의 섬에 염전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금일도 최고봉 망산(234.5m)에 올랐다. 몇 년 전 방문했던 평일정사를 지나 마법같은 편백나무 숲을 지났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아카시아 꽃향기가 난다. 정상을 향해가는 꿀벌이 되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높지는 않지만, 금일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에는 작은 돌탑이 있고, 폐허가 된 초소가 있다. 남쪽으로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과 월송리해변이 보인다. 북쪽으로 신도, 충도, 금당도가 보인다. 서쪽으로 이웃 섬 생일도가 보인다. 섬 산행으로 매력적인 곳이다. 숙소로 돌아와 제철인 낙지요리로 저녁 식사를 했다. 밤새 내린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파도 소리가 철썩이는 해변의 민박집에서 사내들은 밤새 섬 이야기로 잠들지 못한다.
다음 날 아침에도 바람난 바다의 욕정은 거친 파도가 되었다. 가랑비 속에서 금일읍에 속한 부속 섬을 돌아본다. 먼저 간 곳은 충도다. 충도 선착장에 내리자 맞은편으로 보이는 신도는 구름 모자를 썼다. 충도 마을 입구에는 ‘충도리’라는 비석이 있다. ‘충성할 충’ 자를 썼다. 섬에 곤충이 많아 충도(蟲島)라고 했지만 마주 보고 있는 조도(鳥島, 현재 신도)가 충도를 잡아먹는 형국이라고 하여 충도(忠島)로 조도는 신도(身島)로 개명했다.
어장을 둘러싼 갈등은 도서 지역에서 번번이 일어났으니 그럴싸한 이야기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라에서는 해준 것도 없으면서, 충성을 강요하던 시기에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것을 증명하듯 마을 입구에는 효자비와 열녀비가 한 울타리 안에 멋있게 조성되어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입맛이나 편의 때문에 지명을 개명한 곳이 많다. 우리 고유지명을 되찾아야 할 이유다.
충도도 밭마다 다시마 건조장이다. 이 섬이 외국인가 하는 착각이 든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동남아, 몽골, 러시아 젊은이들이다. 한국말도 제법 한다. 우리 농어촌의 현실이다. 마을 넘어 섬 뒤편까지 걸어간다. 해무가 섬을 삼키고 있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마을 입구 보건소 뒤편에는 유관순 열사 동상이 있다. 초등학교 자리였음을 알 수 있다. 섬에 가장 좋은 땅은 학교 자리와 교회 자리다. 정자에서 갑오징어 파티가 열렸다. 일행 중 한 분이 주민에게 갑오징어를 샀다. 현지에서 먹는 싱싱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섬에 다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싱싱한 먹거리에 있다.
충도에서 신도로 넘어왔다. 신도란 이름의 섬이 전국에 꽤 많다. 선착장 인근에는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된다. 그 옛날 힘들었던 섬 살이를 상징하던 뗏마와 현재 어촌의 부를 상징하는 에쿠스 자동차가 앞뒤로 나란히 세워져 있다. 신도는 이웃 섬과 다르게 멸치막이 보인다. 조만간 신도에는 멸치 삶는 냄새가 진동할 것이다. 신도마을 안으로 갔다. 아주 작은 마을이다. 초등학교 자리는 철거되어, 다시마인지 멸치인지 알 수 없는 건조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건어물이 건조되어 뭍으로 나가듯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건조되어 뭍으로 나갔으리라. 마을 꼭대기에는 신도교회가 있다. “이 섬은 신도가 없어서 고생할 일은 없겠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비속에 신도를 찾은 일행을 걱정해 주신 교회 사모님의 다정한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완도 금일도 여행 정보]
금일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완도 약산면 당목항과 고흥 녹동항 두 곳에서 출발한다.
약산면 당목항에서는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7시 20분까지 30여 분 간격으로 수시로 운항한다. 소요시간 20분. 편도요금 3,300원. 완도군청 홈페이지->생활복지->여객선정보란 참조
고흥 녹동항에서는 6:00, 9:15, 13:00, 16:30 하루 4회 운항한다. 소요시간 1시간 15분. 편도 9,900원. 평화해운 홈페이지 참조
* 함께 하면 좋은 여행지
완도 약산면 당목항을 이용할 경우 강진과 완도 고금면을 거친다. 강진의 다산초당, 백련사, 사의재, 영랑생가, 가우도와 고금면 묘당도 이충무공유적지 등을 함께 여행할 수 있다.
고흥 녹동항을 이용할 경우 벌교의 태백산맥문학관, 보성여관, 홍교와 고흥의 쌍충사, 소록도, 거금도, 연홍도 등을 함께 여행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이 한 호흡으로 출렁이는 섬, 금일도
[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⑫ 완도군 금일도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데일리스포츠한국 기사 승인일 : 2018.11.05.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해양 국가이자 반도 국가이다. 이 섬들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과 어부들의 안전을 위해 유인등대 38개 등 5,289개 등대가 있다.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섬과 사람을 이어주는 등대 불빛. 그 소통의 미학을 찾아 우리나라 해양 공간 곳곳을 30년 동안 답사한 섬 전문가 ‘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 여행’을 독점 연재한다. 그가 직접 취재하고 촬영한 생생한 섬과 바다 그리고 등대이야기가 매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편집자 주)
금일도는 한반도 최남단 완도군에 소속된 인구 3,964명의 큰 섬이다. 완도 본섬에서 동쪽으로 28.8㎞ 해상에 떠있다. 면적은 18.9㎢, 해안선은 106km. 본디 평일도라고 불렀는데 “평안하고 온화한 날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그러다가 1980년 인근의 생일도와 합쳐서 읍 단위의 섬, 금일도로 승격됐다.
금일도 바다 양식장에는 온통 미역과 다시마, 톳 줄기가 검붉은 물결로 출렁인다. 알긴산과 미네랄이 풍부한 다시마는 금일도 사람들의 주 소득원이다. 전국 다시마의 80%가 이 섬에서 생산된다. 다시마는 온도가 너무 높으면 잎이 녹아 버려 영하 10도 이하로 수온이 내려가야만 수정이 가능하다. 그렇게 세포가 형성돼 부드러운 줄기로 자라 다시 허물벗기를 2년 동안 반복한 후 수확한다. 금일도는 이런 천혜의 해양조건을 타고났다.
겨울이면 전국 어디로 떠나든 한파 영향으로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금일도는 여행자를 포근하게 감싸 안아준다. 해안선은 포물선을 그리며 섬마을을 보듬고 있다. 그래서 금일도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호수 같고, 섬 이름처럼 평안하고 온화하다. 이따금 겨울 군고구마의 속살처럼 여행자의 가슴을 녹여주는 또 하나의 풍경이 있다.
어부들이 다시마 양식장에서 이따금 언 손을 부비거나 입김을 불어주면서 다시마 줄기를 걷어 올리는 삶의 현장이다. 어부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후손들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그렇게 치열하게 겨울바다를 헤친다. 어부들이 작은 배와 한 몸이 되어 출렁이면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산다는 것은 그 무엇을 위해, 그 누군가를 위해 뜨겁고 푸르게 출렁이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 양식장의 분주한 채취기 기계음이 멎은 가 싶으면 다시 저편 어선에서 일손을 주고받는 아우성 소리가 파도와 함께 아침바다의 적막을 깨우곤 한다. 겨울바다에서 이런 삶의 풀무질 소리를 엿들을 수 있는 것은 섬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금일도는 그렇게 자연과 인간이 한 박자 한 호흡으로 출렁이며 공존하는 휴머니즘의 바다를 연출했다.
뭍에서 농부들은 가을이 수확기이지만 섬에서 어부들은 겨울철이 가장 바쁘다. 찬 바다를 차고 돌리는 동력선 스크루처럼 온 마을 사람들은 정신없이 분주하다. 해안길마다 골목길마다 죄다 역동적이다. 그렇게 일하는 행복이 구석구석에 배인 겨울바다는 언뜻, 겉으로는 쓸쓸해 보이지만 속살은 뜨겁고 정겹다. 어부들은 씨 뿌리는 만큼 거둘 수 있는 바다에 감사하며 살아간다고 했다. 어촌에 어스름이 밀려오면 어부들은 귀항하고, 집집마다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온 구들의 등허리를 달궈준 후에 허공으로 기지개를 펴며 흩어지는 굴뚝연기처럼 어촌의 밤은 그렇게 평화롭고 따스하게 깊어갔다.
금일도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235m의 망산이다. 푸른 바다에 올망졸망 모여 출렁이는 섬과 바다에 수놓은 듯 미끄러져 가는 배 몇 척과 색색의 양식장 부표들은 한 폭의 수채화다. 여기에 환상의 노을이 한 점 내려앉으면 화룡점정이다.
월송리 해송림도 가볼 만한 곳이다. 소나무 위로 떠오르는 달이 너무 아름다워 월송리라고 불렀다. 200~300년 된 소나무 2,000그루가 1.2km 해안선에 줄지어 서서 해풍을 막아준다. 해수욕장과 삼림욕장, 사색하며 걷는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금일해수욕장은 금일명사십리라고도 부르는 금일도 대표 해수욕장이다. 해안선이 2.8km에 이르는데 수심은 1m 내외이고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단위로 찾기에 좋다. 간조 때 갯벌이 드러나지 않아 물이 맑고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소라 등 조개를 주울 수 있다. 백사장 뒤로 소나무가 우거져 쉼터로 그만이다.
금일도는 대륙붕이 발달한 청정해역으로 해초류와 어족자원이 매우 풍부하다. 특히 금일해수욕장 앞으로는 수많은 무인도들이 펼쳐지는데 섭도 부도 다랑도 등 해역은 금일도의 유명한 감성돔 포인트이다. 그 가운데 섭도는 강태공들이 여름철이 자주 찾는 포인트인데 대물 감성돔이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흥군 녹동항과 풍남항에서 낚싯배를 이용한 강태공들이 일부러 이곳을 찾는데 이 지역은 수심이 깊은 직벽 암반지대와 수심이 얕은 여 바위섬들이 잘 조화를 이뤄 감성돔들이 집단 서식하기 때문이다.
동백리와 사동리를 잇는 해변에는 해당화공원이 있다. 해당화공원 벤치나 백사장에 앉아 수평선을 조망하거나 우측 산 너머로 지는 노을 풍경 포인트다. 동송리에는 바다를 건너는 거북이 모습의 거북섬이 있고, 용형리에는 해안동굴인 용굴이 있다. 동굴 속으로 밀려가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인상적이다.
해당화 해변 주변 바다에는 갯바위에 유난히 푸른 파래들이 뒤덮여 있다. 파래를 채취할 수 있고 낚시도 즐길 수 있다. 금일 해당화 해변에서는 매년 피서철에 비치발리볼대회, 금일다시마축제 등 문화체육 행사가 다채롭게 열리기도 한다.
배편 문의: 당목항(약산금일농협 061-553-9085) 녹동항(평화해운 061-843-2300)
완도 금일 평일~소랑간 연도교 개통
뉴시스 기사 입력일 : 2006.09.28.
【완도=뉴시스】전남 완도군 금일읍 평일도와 소랑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29일 개통돼 도서주민들의 낙후된 해상교통 개선 및 생활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완도군에 따르면 평일~소랑간 연도교는 금일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총사업비 135억원이 투입돼 금일읍과 소랑도를 길이 202.6m, 폭 10m의 교량으로 연결한다.
군은 도서간 연륙연도사업을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과제로 인식, 군정 최대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섬이었던 완도를 육지로 연결한 지난 69년 완도대교가 개통된 이후 30년이 지난 99년에는 ‘고금~약산’ 간 연도교가 개통됐고 지난해 12월에는 ‘완도~신지’ 간 연륙교가, 이번에는 ‘평일~소랑’ 간 연도교가 네번째로 개통된 것이다.
완도군은 또 ‘고금~마량’ 간 연륙교를 내년 3월에, ‘노화~보길’ 간 연도교를 내년 12월에 각각 개통할 예정이다.
이번에 소랑대교가 개통되는 금일읍은 천혜의 관광자원과 부존자원이 많은 곳이며 전국 제일을 자랑하는 청정해역에서 생산한 다시마는 전국 총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금일해수욕장의 은빛모래사장은 서남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금일도 지도
금일도 망산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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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더불어소풍 원문보기 글쓴이: soomount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