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 왕궁(Palacio Nacional)
광장의 다른 한쪽 면에는 웅장한 대 왕궁(Palacio Nacional)이 들어서 있는데 이 건물은 스페인 침공 후인 1563년 정복자 코르테스의 관저로 처음 건축되었다고 한다.
1659년 이후 2차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축되었는데 1821년 독립 이후 오늘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엄청난 길이의 거대한 이 건물은 4층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수많은 방과 아름다운 석조 계단, 넓은 안뜰이 있으며 특히 멕시코 독립투쟁 당시 이곳 발코니에서 이달고(Hidalgo) 신부님이 소깔로 광장에 모인 민중들에게 민중봉기를 촉구하는 연설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대 왕궁 / 건물 복도의 벽화
2층 3층 복도에는 19세기 멕시코 최고의 화가라는 디에고 리베라(Diego Livera)의 벽화로 유명한데 멕시코 신화시대부터 멕시코 혁명까지 수십 개의 거대한 벽화로 벽면이 채워져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 왕궁은 현재 군사학교로 일부가 사용되고 있어 군인들이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고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들어갈 때 철저한 몸수색을 받아야 한다.
소깔로 광장의 다른 한쪽 면(대성당 건너편)은 정부 청사가, 부근에는 아름답고 고색창연한 건축물들로 가득 들어있다.
대성당의 바로 옆쪽에는 건물을 지으려고 터를 고르다 발견하였다는 아스텍 시대의 수도 테노치티틀란(Tenochititlan)의 주 신전이었던 대 피라미드 터가 발견되었는데 정복자 코르테스에 의하여 철저히 파괴되었고 피라미드에 사용되었던 석조물들은 해체되어 성당과 건물들을 건축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현장은 현재 지표면 약간 아래쪽에 발굴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옆 건물에는 이곳의 출토 유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
<5> 문화의 거리 소나로사(Zona Rosa)
소나로사(Zona Rosa) 거리 한국식당 / 레포르마 거리(콜럼버스 동상) / 앙헤르 탑
핑크빛 건물들과 망고 가로수가 아름다운 소나로사(Zona Rosa)는 일명 핑크 존(Pink Zone)이라고도 부르는데 수많은 가게와 식당들, 또 역사적 상징물들이 많아 쇼핑과 먹거리의 명소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이곳에는 몇 군데 한국식당도 있어 한국 교민들과 관광객들이 꼭 찾는 장소라고 한다.
내가 점심을 먹었던 ‘민속촌(한글간판)’은 가장 음식이 맛깔스럽다는데 이곳에 서 만났던 전라남도(全羅南道) 광주(光州)가 고향이라는 40대의 한국교포는 멕시코 여행에서 주의할 점들을 귀가 아프게 들려준다.
내가 택시기사한테 사기(바가지요금과 가짜 거스름돈)를 당했다고 얘기했더니 이곳에서는 범행 대상으로 여행객이 표적이라며 택시 조심, 전철 조심, 밤길조심, 거스름돈 조심, 날치기 조심.... 등 한이 없다.
특히 택시는 종류가 다양한데 꼭 문 옆에 기사의 사진이 붙어 있고 허가번호가 붙어 있는 택시가 안전하고 양심적이며 나머지 택시들은 언제 기사가 강도로 변할지 모르고, 바가지요금은 기본이라고 한다.
자신은 멕시코에서 20년을 살았지만 절대로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고 밤길도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고마웠던 것은 100페소(만원)짜리 내 순두부찌개 식사비를 대신 지불해 주었고 향후의 여행일정을 살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 멕시코인 일행과 함께 서둘러 먼저 식당을 나가는 바람에 이름도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1시간 정도 소나로사 지역을 걸어 다녔는데 엄청나게 높은 현대식 건물도 많고 건국의 아버지라는 후아레스 대통령, 이달고 신부, 잉카 마지막 황제 몬테수마(Monte Zuma) 등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과 거리 이름들이 곳곳에서 눈에 보인다.
<6> 레포르마 거리(Paseo de la Reforma)
소나로사와 연이어 레포르마 도로가 있는데 따라 걷다보면 로터리 한가운데 멕시코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웠다는 유명한 앙헬탑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가 45m나 된다는 오벨리스크 꼭대기에는 황금빛 날개를 편 천사가 있어 천사탑(Angel Tower/앙헬탑)이라 부르는데 이 탑의 아랫부분은 멕시코 독립투사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실물 크기로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 안쪽에는 좁기는 하지만 공간이 있어 들어갈 수도 있다.
원래의 이름은 독립기념탑(Monumento a las Heroes de la Independencia)이고, 로타리 한가운데 있어 건너가는 보도가 없어 무단횡단해야 한다.
차가 드물 때 눈치껏 재빨리 건너야 하는데 경찰들이 빨리 건너가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이 탑은 멀리서 보면 날개를 편 황금빛 천사상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7> 차풀테펙(Chapultepec) 공원과 인류학(人類學) 박물관
피라미드 구조(인류학박물관) / 마야의 돌 달력 / 차풀테펙 공원
차풀테펙(Chapultepec) 지역은 멕시코시티 최대의 공원지역으로 멕시코의 대통령궁, 각국의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 놀이터, 산책로, 동물원 등이 들어서 있어 휴식 공간을 겸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인류학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igia)도 이곳에 있는데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와 유물들을 살필 수 있는 박물관이다.
<8> 멕시코시티 지하철(Metro)
레포르마 거리(가장행렬) / 멕시코시티 지하철 / 지하철 노선도
내가 4일간 머물었던 호텔(Casa de la Condesa)이 지하철역 센트로 메디코(Centro Medico)역 부근이기도 했고, 서너 번 택시를 탔다가 바가지를 쓴 경험이 있어 사람들의 경고를 무릅쓰고 주로 지하철(Metro)을 많이 이용하였다.
9개의 노선이 그물처럼 얽혀있는 멕시코시티의 지하철은 항상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잡상인들이 득실거리는 등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다. 맹인(盲人)이나 장애인들의 구걸이 끊일 새가 없는데 한번은 한 남성이 상처투성이의 윗몸을 벗은 채 바닥에다 천을 깔더니 승객들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메고 온 유리 조각 자루를 천위에 쏟아붓더니 그 위에 맨몸으로 뒹굴고 난 후 구걸을 해서 몹시 놀란 적도 있다.
지하철 요금은 일률적으로 들어갈 때 2페소(200원 정도)짜리 표를 사서 출입구 구멍에 집어넣으면 쏙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데 언제, 어디서나 나올 때는 아무런 체크도 하지 않으니 그냥 나오면 된다.
여행 전 사람들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항상 카메라는 가슴에 안고, 여권과 지갑이 든 어깨에 메고 다니는 가방은 옆구리에 꼭 낀 채, 항상 등 뒤를 경계해야 했다.
환승로(換乘路)도 미로 같아서 몇 번을 헤맸는지 모른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내가 만난 멕시코 인들은 모두 친절하고 상냥하였으며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순박한 사람들이었다.
호텔에서 식사하면, 보통 80~120페소 정도인데 길거리나 시장 구석에서 골라 주문하면 2~30페소 정도로 특유의 멕시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나는 주로 길거리 음식을 먹었다.
조금 냄새가 이상하긴 했지만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하고 옥수수껍질로 싸서 찜통에 넣고 찐 ‘타마리스(Tamaris)’ 1개에 뜨거운 우유나 시원한 과일 음료수 한 잔을 곁들이면 훌륭한 한 끼가 되었다.
시티투어가 오후 4시에야 끝나 배가 고프다고 불평을 했더니 멕시코에서는 보통 오후 4시경에 점심을 먹는다고 하는데 과연 진짜일까?
인류학박물관(유료) 관람을 포함한 시티투어 가격이 36불이면 괜찮은 편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