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교과서 테마여행] 강릉
소년조선 | 강릉=글·김재현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사진·남정탁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11.03.17
300년 역사 선교장·율곡 선생이 태어난 오죽헌…
한옥에서의 하루… 에헴~ 양반 체험 가볼까?
한옥은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고유의 주거 형태 중 하나죠. 한옥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마루, 다른 하나는 온돌이에요. 둘 다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하게 보내기 위한 옛 조상의 지혜랍니다.
한옥의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 날씨가 추운 북부 지방에선 냉기를 막고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방을 두 줄로 배열합니다. 이를 ‘겹집 구조’라고 하죠. 지붕을 비교적 낮게 짓는 것도 북부 지방 한옥의 특징입니다. 반대로 남부 지방의 한옥은 대부분 바람이 잘 통하도록 방을 한 줄로 배열하는 ‘홑집 구조’로 돼 있고 마루가 발달했죠.
조선시대는 신분 사회였어요. 한옥의 구조를 살펴보면 신분에 따른 거처(居處·일정하게 자리 잡고 사는 공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죠. 한옥의 집채는 대개 여러 개가 몰려 있는데요. 각각 크기를 달리하거나 담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신분에 따른 주거 공간을 구분했습니다. 안채와 사랑채는 양반들이, 대문 가까이에 위치한 행랑채는 머슴들이 주로 머물렀답니다.
선교장의 또 다른 건물인 서별당(西別堂)은 한옥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강릉 선교장 활래정(活來亭)에서 바라본 경치는 특히 빼어나다.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오죽헌의 전경.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은 강릉 선교장과 오죽헌과 불과 10분 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point1: 강릉 선교장(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5호)
강원 강릉 시내엔 유난히 한옥 형태의 집이 많습니다. 음식점이나 일반 주택은 물론, 동주민센터도 한옥일 정도죠. 그 덕분일까요. 강릉은 한옥을 사랑하는 고장이란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이런 생각은 강릉 선교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확신’으로 바뀌죠. 수많은 소나무를 등지고 펼쳐진 한옥들을 감상할 수 있거든요.
강릉 선교장은 1703년 지어진 옛집입니다. 조선 효령대군의 후손 이내번(李乃蕃)이 처음 살기 시작해 300년간 뿌리가 이어지고 있죠. 현재 이내번의 후손인 이강백 강릉선교장 관장도 이곳에 살고 있어요. ‘선교(船橋)’는 배다리란 뜻입니다. 이강백 관장은 “당시 경포호수가 이곳까지 이어져 배를 타고 오간 데서 유래한 용어”라고 설명했습니다.
건물은 안채·열화당·행랑채·동별당·서별당·활래정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당시엔 주인이 주로 안채와 열화당에서 생활하며 손님들을 맞았다고 해요. 열화당은 ‘기쁘게 정담을 나누는 곳’이란 뜻이에요. 손님들은 열화당 주변을 둘러싼 23개 행랑채에서 묵었습니다. 이강백 관장은 “선교장에 모인 손님 대부분은 금강산 구경을 떠나기 전 이곳에 들렀다”고 말했습니다.
강릉 선교장을 방문하기 전, 관련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서예·예절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옥에서 하룻밤 지낼 수도 있습니다. 이강백 관장은 “한옥은 친환경적으로 설계돼 어린이가 잘 걸리는 아토피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며 “숙박비(1인당 2만원)도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의 033-646-3270
◆point2: 오죽헌
강릉에서 조선시대 건물 형태를 볼 수 있는 곳은 또 있습니다. 강릉 선교장에서 약 1.2㎞ 떨어진 오죽헌 말이에요. 오죽헌은 조선 중기 학자 율곡 이이(1536~1584년)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1504~1551년)이 태어난 곳이죠.
오죽헌은 1450년쯤 지어진 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원래 형태가 꽤 잘 보존돼 있어요. 특히 이 건물은 조선시대의 독자적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1963년 보물 제165호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오죽헌이란 이름이 붙기 전, 이곳의 이름은 ‘북촌(北村)’었습니다. 장혜실 오죽헌 시립박물관 문화해설사는 “율곡 이이가 살았을 당시만 해도 오죽헌 주변이 전부 북촌으로 불렸다”며 “이후 신사임당의 어머니가 넷째 딸의 아들인 권처균에게 이곳을 물려주면서 이름도 오죽헌으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오죽(烏竹)은 까마귀 색깔처럼 검은 대나무란 뜻인데 집 주변에 오죽이 많았다고 해요. 오죽은 권처균의 호이기도 했죠. 오죽헌이란 이름엔 여러 뜻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오죽헌엔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공간(‘몽룡실’)과 그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문성사’), 그가 쓰던 벼루와 격몽요결(擊蒙要訣·이이가 학문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1577년 펴낸 책)이 보관된 건물(‘어제각’)도 있어요. 오죽헌에 얽힌 좀 더 생생한 얘길 들으려면 문화해설사를 찾으세요. 예약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더욱 좋습니다.☞문의 033-640-4457~4460
◆point3: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에디슨 과학박물관
강릉 경포대로 가는 길목엔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과 에디슨 과학박물관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릉 선교장과 오죽헌에서도 10분 안팎이면 도착해 함께 둘러보기 좋아요.
이곳에선 축음기의 역사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손성목 관장이 50년간 60개국을 돌아다니며 모은 7000여점의 물건이 전시돼 있죠. 이 중 현재 공개된 작품은 약 2500여점입니다.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과 아주 오래전 필름 카메라도 구경할 수 있답니다. 뛰어난 음질을 자랑하는 음악감상실에서 명곡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김현하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학예사는 “이곳은 소리와 빛, 영상의 역사를 둘러보기에 딱 좋은 공간”이라며 “에디슨의 발명품인 영사기와 전구를 관찰할 수도 있어 어린이들에게 특히 유익한 체험 장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문의 033-655-1130~1132
>>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사회: 90~105p 3. 고장의 생활과 변화
1학년 2학기 국어(듣기·말하기): 59~61p. 5. 더 알고 싶어요
※감수: 김수정 서울 고명초등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