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님과 괘이이빨님, 저 오부장이 대구를 다녀 왔습니다.
지난 여름, 10월 첫째주 서울을 다녀오자는 것이
마지막주 대구를 다녀오자는 것으로 바뀌었다가
여차저차 오늘 대구를 다녀 가게 되었습니다.
10시 다 되는 시간에 창원서 오신 두 분과 제가 서부정류장에서 만납니다.
우리의 계획은 영생덕이 1번이었으나
구글맵과, 카카오맵의 영업 시작시간 8시가 아니라
영생덕 문 앞에서 확인한 시작시간은 12시이므로
상주식당으로 갑니다.
한국사람 세 명은 군만두 보다 뜨끈한 국과 밥으로 첫 끼를 시작함을 동의합니다.
좋은 배추 수급이 안 되는 겨울은 영업을 안 하셔서, 이 계절에 딱 좋을듯 합니다.
정성스런 손님 응대,
주전자마다 보리차, 배추 두 겹을 맛나게 담은 품새
보기 드문, 두꺼운 스뎅 밥그릇(저는 매우 두꺼운 무거운 스뎅 그릇을 좋아합니다.)
달큰한 배추 가득 추어탕.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빈 그릇..
그러나. 오부장의 추어탕 기준은 진주 예하리 삼양곰탕 추어탕.
상주식당의 추어탕은
서호시장 시락국과 나란히 할 범주 그 어디쯤 입니다.
순전히 저의 입맛에.
영생덕에 도착.
테일러님과 딴죽님을 찍었던 기억을 되살려,
나무님과 괘이이빨님 함께.
뒤에 어르신 시선강탈.
아래위 한 벌 가다마이 갖추시고 모자까지 깔맞춤
신도 얄구진거 아니고
지팡이에 우산까지
장갑도 끼시고, 걸음만 불편하지 보통 어르신이 아니십니다.... 멋쟁이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허허, 고춧가루를 이렇게 그득그득
나무저분도 그득그득. ㅋㅋㅋㅋ 맘이 차오르는 푸근함..
꾼만두.
진해 원해루의 군만두와 여기 비교하면 어디가 입에 맞아여,
나무님은 망설임 없이 여기요!!!!
군만두에 향그러운 빼갈이 빠질 수 없고.
저는 침만 흘리고..
아는 맛을 참는것은 ㅠㅠ 힘듭니다.
다섯 번째쯤 방문인데..
오늘 굽기가 최고입니다.
데몬님께서 영생덕은 삼선짬뽕! 이라 말씀해 주셨으므로,
한 그릇 주문합니다.
상주식당의 추어탕을 먹은것을 잊게 만드는 맛.
바닥에 깔린 마늘이 주는 개운한 맛.
세 명 모두 엄지척.
추어탕을 먹은지 1시간 지난 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커피를 한 잔 하고자 합니다.
영생덕에서 약령시 골목을 얼마 걷지 않아 당도하는 계산 성당 옆 커피명가.
계산성당에서 오늘 결혼식이 있었나봅니다,
오늘 새 출발 하시는 신부, 신랑 행복하소서...
대구 어디 다니냐 물어주시는 테일러님께,
지나온 식당을 말씀드리니,
걸신 클래식 코스~ 라고. ㅋㅋ
마자요, 지난번 대구 오셨을 때, 영생덕에서 만두먹고, 여기 와서 차 마셨었지요.
셋 다 명가치노를 마십니다.
크림 아래, 신맛 나는 커피 좋습니다.
밥님께서 연락을 주십니다.
밥님 나와바리에 왔는데 신고를 안 한 저의 예의없음을 사과합니다. ㅎㅎ
앞으로의 동선과,
추천 동선과,
이동 동선까지,
세심한 코칭을 해 주십니다.. ㅠㅠ
백금당의 수플레는 만드는데 15분정도 시간이 소요되니 가기 전 전화해서 주문하라는 디테일까지.
근처 둘러볼곳도 알려주시고, 이동거리까지 알려주셨습니다.
현지인만이 줄 수 있는 찐 정보.
걸시너의 정에 감동.
그리하여,
감영공원 근처 백금당 수플레를 만나러 갑니다.
모두 걸어서 쉬엄쉬엄 다닐 수 있는 거리라 좋습니다.
시원해진 날씨는 더 기분 좋구요.
뜨거운 물수건을 주는 놀라움
수건에 오바록한 백금당 이름은
어릴 때 체육복에 교복에 이름 오바록한 기억과
아버지 맞춤 와이샤쓰 소매의 글자를 생각게 합니다.
지금도, 가지고 싶은 기계중 하나가 오바록 미싱.
폭신하고, 확 들어오는 계란 흰자가 공기를 머금은 맛.
사람은.... 많이 접해봐야 됨을 또 느낍니다.
빵, 디저트 먹을바엔 국밥 소주를 먹겠다는 제가
공기를 머금은 계란흰자에 포실한 팬케익 맛이 겹친 수플레를 먹으면서,
울었지 뭡니까..
서울 가로수길 블루리본 줄서 붙어있는 디저트 가게에서도 느끼지 못 한 감동을 백금당에서 느낍니다.
아, 이래서 사람은 맛난걸 많이 먹어봐야 하는구나..
서비스로 스콘도 주셔서, 감사히 먹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었던 스콘은 뭐였던가요....
맛을 더 한 버터도 맛나구요.
오뚜기 딸기쨈과 커피는 제 입맛에 안 맞았습니다.
김여산님의 딸기잼이 저의 기준이라....
고운곰탕 가기 전 까지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밥님이 알려주신대로 주차는 수성구청에 단디 했습니다.
고운곰탕은 큰 도로 바로 안쪽 가정집이라, 주차공간이 근처 아예 없습니다.
수성구청, 경찰서, 구청 뒷 담벼락 등에 주차하시고 걸어가야 합니다.
실제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마음의 거리가 좀 되는듯 합니다.
이 때, 데몬님이 전화를 주십니다.
딸강아지 국수가 아파 병원다녀온다고, ㅠㅠ 아프지 마라, 국수야...
그 와중에, 우리가 대구에서 잘 다니는지 확인 해 주십니다.
수성구에서 들러볼 식당들을 알려주고,
만두고을을 선택하는것을 고민해 볼 부분에 대해 세심하게 상담해 주고,
난중 연탄불에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지 까지, 점검해 주십니다.
인정스런 걸시너들,
밥님, 데몬님, 감사합니다.
수성구청 건너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서고 들어서자마자, 신간 코너에서 딱 제 눈에 들어온 책!
ㅋㅋ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ㅋㅋ
서로 다른 책들을 열심히 읽는 척 합니다.
나무님은 허영만의 식객, 괘이이빨님은 사진집,
도서관 운영시간 5시 까지.
고운곰탕은 5시 30분에 영업재개,
도서관에서 걸어 5분만에 고운곰탕에 당도합니다.
식당의 감나무를 보며, 대기 의자에 앉아, 다음 메뉴는 뭘로 할까 또 먹는 이야기를 하는동안
여사장님께서 날이 추우니 실내로 들어와 기다리라 하십니다.
세심한 배려에 감동.
5시 30분이 되어 주문
모두 평양냉명 1씩, 들기름 비빔면 곱배기 1
1인 상으로 내어 주십니다.
면수, 맛있습니다.
나무님의 입맛에는 배추김치가 개운하니 너무 좋다하십니다.
양갱조각도 맛납니다.
면을 풀지 말고, 육수를 일단 원샷.
허허, 좋습니다.
면을 먹습니다. 가위로 자르지 않아도 됩니다.
육수를 들이킵니다. 면을 먹습니다.
육수를 들이킵니다, 면을 먹습니다.
육수를 들이킵니다. 면을 먹습니다.
저도 모르게 반복만...
무김치, 배추김치, 식초, 겨자, 없어도 되구요,
집중, 집중, 집중. 맛을 기억하게, 맛을 잊지 않게.
두둥. 들기름 비빔면,
남쪽 촌 사람이라,
평양냉면맛도 모르고, 요즘 그래 유행한다는 들기름 막국수 맛도 모릅니다.
그.런.데.
뭐 이런 밸런스의 음식이 다 있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고운곰탕의 정식 메뉴는 들기름비빔면 입니다. 들기름 막국수가 아닙니다.
평양냉면 면과 같은데, 육수속에서 풀어진 식감과 또 다르게
비비니 그릇 아래 들기름 양념을 온 몸에 코팅하여 적당한 식감이 됩니다.
너무 적절한,
너~~~~~~~무 적절한 맛의 균형.
아무리 갓 짠 신선한 들기름이든 참기름이든 뒤를 때리는 맛이 남기 마련인데,
그게 없습니다. 신기신기. 들기름향의 탑노트만 모아다가 얹어놓은 느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잘 먹었습니다.
괘이이빨님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거 첨 봤습니다.
식사 마치고 나오면서,
먼저 실내로 자리 봐 주신 사장님의 배려에 감사드리고,
맛나게 식사한 것에대한 감사를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친절한 응대까지,
대구에서 마무리 음식으로 행복했습니다.
밥님과 데몬님, 두 분 모두,
마지막 끼니로, 동원연탄석쇠구이 황금본점에 소주 한 잔을 권해 주셨습니다.
- 마치 짠 듯이 ㅋㅋㅋㅋㅋ
역시, 해 떨어지고 밤 되면 고기에 소주다 그쵸 ㅋㅋ
들기름의 향을 잊고 싶지 않아 양갱을 먹지 않았다는 괘이이빨님의 말씀맨키로
우리는 고운곰탕의 즐거움을 안고 헤어지기로 합니다.
다시 서부정류장으로,
나무님과 괘이이빨님은 창원으로,
저는 진주로.
다음 대구 행을 기약합니다.
다시 한 번 더.
진주 돌아오는 길 까지,
무사히 투어를 마쳤는지 걱정해 주시고 전화주신 밥님 데몬님,
너무 감사합니다.
대구 갈 때 마다 좀 귀찮게 하겠습니다
첫댓글 대구의 걸신 classic 코스로 경험하고 계시군요.
아주 좋습니다.~♡
즐거운 하루를 맞으시길 바랍니다.
추어탕에 왠 고기맛이 날까 했는데 원산지 표시항을 보니 사태가 있구만용~~
그렇지예?..고기 국물맛이지 뼈국물맛은 아닙니다..
아~ 그렇군요. 사골국물로 알았는데 사태 쌂은것을 육수로 쓰나봅니다. ㅎ
추어국물과 합치면 double 육수가 되는것.
그집 추어탕 한두번 갈만 합니다.
다만...가격이 좀 올라서...
아 ㅠㅜ 맛을 아니 더 괴롭네요 ㅠㅜ
@무릎(전주) 우재와 손잡고 대구로 고고~!
드디어 영생덕 맛보았습니다!! 피가 아주 좋구만용~ 이과두주랑 묵으니 캬~~ 근데 부산 금룡에 비해서 육즙이나 육향이 조금 부족한것 같아욥!
경험 하셨다니..제가 다 기쁩니다.
영생덕의 피두께는 호불호가 있는데
저는 매우 좋아하는 추억의 야끼만두 두께여서 더욱 그렇습니다.
금룡이 영생덕보다 낫다고 하시니
금룡도 찾아보고 싶네요.
계산성당 옆 커피샵도
걸신 대구투어에 항상 들르게 되는 곳이죠.
카페 실내가 여유가 있어서 특히 여름철에 앉아 있기 좋았습니다.
저 카푸치노가 계산성당 옆 커피명가의 명가치노 입니다.
seems to be great~♡
오늘 몇개 돌고 가셔요?
국수 아파서 병원 와있네유.
일단 지금 고운곰탕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만두고을은 패스 하기로 하였습니다.
영생덕 고추가루 품질이 너무 거시기 하군요...ㅠㅠ
사진 색감이 그래 보이는데, 괜찮았습니다.
꾹꾹 눌러 담은게 인상적이라 ㅎㅎ
고운곰탕, 들기름비빔냉면에 육수가 평소보다 유독 많아 보이네요..ㅎㅎ
오늘 저의 인생음식을 하나 찾았습니다!!
곱배기라서 그럴까요
아! 곱빼기군요.
영생덕 꾼만두에 이과두주는 환상의 조합입니다.
바라보는 저는 너무 힘들었답니다 ㅠㅠ
부러운 식도락여행입니다^^
맛난 음식이 너무좋네요 보기만해도~~
어디 하나 부족함없이 너~~무 감동으로 먹고 왔습니다.
전국은 넓고 식당은 많고, ㅠㅠ
맛난 음식은 더 많고 ㅠㅠ
어쩌죵..
고운곰탕에 하나 빠뜨리셨네요.
그럴수 있습니다.
대충 나무판자로 만든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게 째즈가 흐르고 있죵.
한식과 째즈의 크로스오버!!
사장님의 취향에 박수를..
간접 조명을 사용한게 멋져, 사장님께 여쭤보니,
업계에서 되게 꼼꼼한 분이 하셨다 합니다.
대충 만든것 처럼 보이게 꼼꼼하게 하셨능가...
대구는 정말로 머네요
ㅠㅠ
좋은 분들과 즐거운 식도락 여행
부럽습니다
음..
집에서 영생덕까지
3시간 4분
88고속도로를 완주하시는 여정이네요. ㅠㅠ
@오부장 진주 대구는 한 번 가봤네요
아! 부산도 한 번 가봤군요 ㅡㅡ
멀어요
마음 깡깡하게 먹고 가야겄어요
서울은 자주가는데요
더 오래걸려도
3시간 39분
@뒤집개_목포 88라인에, 맛난 집들이 포진해 있으니,
88라인 전문가가 되시는 겁니다!!!
전 대구 가게되면 종로초밥 가보고 싶었는데..영생덕과 상주식당 추가해야 겠습니다~!
저도 종로초밥 가고 싶어 민이님께 물으니, 분식집 같은 초밥집, 강추 하셨습니다. 저도 딱 메모 해 둔 곳이지요.
@오부장 진주 대구 종로초밥이 3군데인데 어느곳일까요?
@블루와인_수원 A입니다
사진들을 보니 또 가서 먹고싶어 지내요 ㅜㅜ
아는맛이 이리 힘든거일줄이야... ㅜㅜ
우리 언제 또 가나요? ㅎㅎㅎ
아는 맛이 늘어날수록 힘들어 집니다 ㅜㅜ
갑시다, 언재든
다시돌아오지 않을 한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