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자객(刺客)
천진부에서의 혈풍(血風)은 온 천하를 시끄럽게 했다.
무려 반경 삼 리(里) 안이 초토화되었다.
화마(火魔)는 사흘이나 기승을 부리다가 모든 것을 태운 후에야 사그러들었다.
축융문비전(祝融門秘傳) 유황마유(硫皇魔油)와 범천열화사(梵天熱火砂)라는 것이 그리도 심한 열기를 뿜으며 탔다던가?
사람들은 쾌활화림 자리에서 수백 구의 앙상한 해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겁(劫)으로 돌려졌다.
천겁(天劫)!
그리고 그 일대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꽤 많이 나타났다.
표객 차림, 어부(漁夫) 차림, 걸인 차림을 한 사람들이 수천이나 나타나 천진부를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눈빛이 유난히도 음침한 자들, 이들은 바로 마가(魔家)의 살수들이었다.
이들은 분노한 마화삼의 명에 따라 사태를 정확히 조사하기 위해 천진부로 왔으나, 그들이 알아 낸 건 하나도 없었다.
바람(風), 그리고 구름(雲)…….
천년대풍운(千年大風雲)은 이제 끝을 향해 가는 것일까?
아니면 이 일은 하나의 시시한 시작에 불과한 것인가?
강호요인(江湖要人)들의 암살사건을 제외한다면 강호계는 매우 평온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정법회의 저력(底力)에서 나타났다.
-과묵하던 회주 단리음이 대권(大權)을 잡고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정법회는 최고 다섯 명의 절세기인(絶世奇人)을 오대장로(五大長老)로 끌어들였다. 그들로 인해 정법회의 힘은 다섯 배로 늘어났다. 백도는 이제야 제 틀을 잡아 가는 것이다.
-십대마가(十大魔家)는 곧 나타날 것이다. 정법회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그들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변황의 일백팔 개 방파가 사천황제(邪天皇帝)를 변황맹주(邊荒盟主)로 추대하는 가운데, 거대무쌍한 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준동하면 아무도 막지 못한다!
바람… 바람……!
무림이라는 강(江)은 서서히 격랑(激浪)으로 화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엄청난 물결의 전조는 도처에서 보였다.
심지어 황성(皇城)에서까지!
모든 것이 흑색(黑色)인 방(房)이다.
지극히 넓은 장소이나, 모든 것이 흑오석(黑烏石)으로 되어 있어 천장이 낮아 보였고 공간은 좁아 보였다.
방의 북쪽에는 단(壇)이 하나 있고, 그 아래에는 은화관(銀花冠)을 쓴 미녀 하나가 태사의에 앉아 있었다.
눈빛이 아주 영롱(玲瓏)하고, 피부빛이 이슬 묻은 배꽃마냥 희며, 가냘픈 목덜미가 흰 비단을 연상케 하는 절세미녀는 비파(琵琶)를 가슴에 안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자색궁장이 걸쳐져 있었다.
몸매에 비해 꽤나 풍성하게 옷을 입었으나, 본래의 몸매가 워낙 뛰어난 탓에 굴곡이 완연해 보였다.
모든 사내에게 하나의 숙명(宿命)처럼 다가설 수 있는 미색을 지닌 여인, 고귀하고 오만하고 독선적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미.
그것은 풍요가 아니라, 냉염(冷艶)이었다.
천자만홍(千紫萬紅) 가운데의 붉은 장미가 아니라, 기암괴석(奇岩怪石)이 거창한 가운데 오만하게도 꽃송이 하나를 피워 내고 있는 수선화(水仙花) 한 송이!
여인은 아주 차고, 아름답고, 아주 고독해 보였다.
언제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을 지니고 있는 여인의 우측 뒤에는 계피학발의 노인 하나가 서 있고, 좌측에는 눈빛이 차가운 혈노인 하나가 서 있었다.
그들 셋은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차고 무거우며 답답한 기분, 그것은 밤에 흐르는 안개 같은 느낌이었다.
밤안개처럼 신비롭고 사악하기까지 한 절세미녀, 그녀는 탁자 쪽을 보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서적이 한 권 떨어져 있었다.
신입검사명부(新入劍士名簿).
은화관을 쓴 여인은 그 서적을 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삼천(三千)을 예상했는데, 칠천(七千)이 왔다지요?"
누구를 향해 말하는 것일까?
존칭이 반, 하대가 반이다.
"그렇습니다, 저하(底下)!"
윤奔汰括?허리를 숙였다.
"모르긴 해도 군주저하의 용모에 대한 소문이 천지를 진동한 탓에 사해팔황(四海八荒)의 기재들이 대거 모인 듯합니다!"
"정법회가 부실한 탓에 특히 많은 백도인들이 왔습니다!"
"흠……!"
한숨을 쉬는 여인, 밤안개처럼 아련해 보이는 절세미녀.
그녀는 대명조(大明朝)의 황제(皇帝)인 영락제(永樂帝)와 같은 혈통을 지니고 있는 여인이었다.
화영군주(華影君主) 주화영(朱葉影).
황실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인, 그리고 황제인 영락제마저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독선적인 기질이 강한 기녀(奇女)이다.
친가 쪽에서 거대한 장원 천 채를 유산으로 받고, 외가 쪽에서 삼천만 냥을 유산으로 상속받은 여인.
그녀는 일곱 살 때부터 외부인과의 접견을 꺼려 했다. 그것은 두 명의 강호이인(江湖異人) 때문이었다.
북검왕(北劍王),
남도제(南刀帝).
이들은 단 둘이서 황궁제일의 시위라는 금삼시위(金衫侍衛)의 반을 처치할 수 있다고 소문이 나 있다.
이들은 바로 화영군주의 사부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휘하에 십대천장(十大天將)을 거느리고 있고, 십대천장은 각기 일백 화영친위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강호 육대조직 중 하나로 꼽히는 화영친위대는 바로 화영군주의 사적 조직이었다.
이 일에 대해 황제 영락제는 심히 우려를 하나, 화영군주를 아끼는 마음이 강한지라 이제껏 한 번도 끼여들지 않았다.
하여간 화영친위대의 힘은 십여 년에 걸쳐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기세로 커졌다.
왜? 대체 무슨 이유로 화영친위대가 강호의 비밀결사처럼 자라나고 있는지는 이 자리의 세 사람만이 아는 일이었다.
"사흘 안으로 칠천 중 일천(一千)을 구하고……!"
주화영은 차게 말했다.
"일천 중 다시 일백을 골라 영반(領班) 지위에 오르게 하고, 그 중 하나를 골라 태상통령(太上統領)으로 삼아야 합니다!"
"예!"
"모든 것은 잘 진행될 것입니다!"
"문제는 주상(主上)이오. 그분은 심히 우려하고 있소. 불행히도… 그분은 나의 진면목은 모르고 있소!"
주화영이 입가에 고졸한 미소가 흐른다.
주상이라면 영락제(永樂帝)를 말한다.
"주상은 조속한 시일 내에 오백 금삼시위(金衫侍衛)를 모두 파견해서 친위대 조직을 해체하려 할 것이오."
"……!"
"……!"
꽤나 놀라운 말이나, 두 사람은 놀라지 않았다. 그들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이기에!
"하지만 주상이 올 때, 우리는 없을 것이오. 우리는 자금성이라는 작은 곳을 떠나 큰 곳으로 이주할 것이오! 주상은 놀랄 것이나, 이것은 운명이오. 우리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그분을 위해 그에게 복수해야 하오. 적어도 이 년이면… 그 자를 처치할 힘이 생기리라 믿소!"
"물론입니다!"
"헛헛……!"
두 사람은 웃는데, 조금은 슬픈 미소였다.
"한데, 누가 가장 뛰어납니까? 친위대를 찾은 기재 중?"
"셋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셋?"
"열화태세(熱火太歲) 사마량(司馬亮), 그리고 비파금지(琵琶金指) 철무생(鐵無生). 이들은 우리의 후예들답게 친위대의 관문을 쉽게 통과했습니다!"
우리의 후예라니?
두 사람은 외인(外人)이 아니라, 내부인이란 말인가?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는데, 그야말로 요주의 인물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세 가지에 있어서 신(神)입니다!"
"신이라니? 대체 어떠하기에 그런 칭찬을?"
"그는 암기력(暗記力) 시험에서 단연 독보적이었습니다. 그는 뜻이 맞지 않는 글자 천 자(字)를 늘어놓고 외우라는 암기력 시험에서 단 한 번 글을 보고, 그 직후 눈을 감은 채 그것을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줄줄이 외웠습니다!"
"놀랍군. 이백 자만 외웠어도 성공적인데!"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오성(悟性)에서도 신이었습니다!"
"오성까지?"
"그는 속하가 창안한 진도를 풀이하는 시험에서 가장 탁월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보는 찰나, 그것을 깨달았으니까요!"
"흠, 또 하나는?"
"그것은… 인내력(忍耐力)이었습니다."
"……!"
"그는 여색(女色)의 시험, 악취의 시험, 고통의 시험을 너무나도 쉽게 통과했습니다!"
"아……!"
"아마도… 그가 될 것입니다!"
"그는 무유서생(無遊書生) 백무엽(白武葉)이라 합니다!"
"백무엽!"
"보기에는 황면서생이나, 잠재력이 엄청납니다. 속하들은 그가 자객이 아닐까 해서 몇 가지 시험을 했으나,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흠……!"
"그는 눈빛이 맑습니다. 마공을 익힌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백무엽, 그는 잘 정렬된 열 중에 들어 있었다.
'지겹군. 그러나 기회가 찾아올 때까지 참아야 한다.'
그는 본래의 용모와는 조금 다른 용모를 하고 있었다.
얼굴빛이 아주 누랬고, 입가는 조금 일그러졌다. 그의 역용은 지극히 고매한 경지인 변체환용술(變體幻容術)인지라 구결을 외워 풀지 않는 한 계속된다.
거대한 연무장(練武場)을 가득 메운 채,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숙연한 자세로 도열해 있다.
남칠성(南七省) 북육성(北六省) 도처에서 온 사람들, 이들은 스스로 일당백(一當百)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이들은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첫째, 친위대에 드는 순간 사문과 가문을 망각해야 함.
둘째, 어떤 혹독한 수련이라도 참아 내야 함.
셋째, 가정을 이루고 있지 않아야 함.
넷째, 친위대의 훈령을 절대로 존중해야 함.
다섯째, 친위대 안에서 익힌 무공은 친위대를 위해서만 써야 함!
이들은 다섯 가지를 맹세하고 들어왔다.
벌써 닷새다. 백무엽에게는 정말 지루한 나날이었다.
물론, 그를 제외한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흥분스럽고 격앙된 나날들이었다.
첫째, 기재들은 이 안에서 강호의 절세적인 고수들을 만나 그들의 무공 시범을 직접 보는 영광을 누렸다.
황산오행검(黃山五行劍) 동천행(董天行),
철지신군(鐵指神君) 부소석(扶小石),
장강신룡(長江神龍) 문엽평(文葉平)…….
일 세대 이전의 강호계를 호령하는 사람들, 이들은 친위대의 선배들이었다. 또한 이들은 기재들의 교두로 내정되어 있었다.
기재들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보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
둘째, 선택된 기재들은 영단(靈丹)을 하사받는 영광을 누렸다.
영단의 종류는 세 가지였다.
一. 천(千)에 선택된 사람에게는 복용하고 운기십이주천(運氣十二週天)하는 순간, 내공을 이십 년 수위 증가시키는 오행신단(五行神丹) 한 알씩을 하사!
二. 백(百)에 선택된 사람에게는 임독양맥(任督兩脈)을 타통케 하는 금갑신구단(金甲神龜丹)을 하사!
三. 일(一)에 선택된 사람들에게는 백 년 공력을 줄 수 있는 광명태극단(光明太極丹)을 두 개 하사.
아아, 이것이야말로 꿈 속에서나 있을 수 있는 영광이 아닌가?
공력이란 각고의 연마 가운데에서나 얻어진다. 절대문파의 제자가 아니라면 이십 년 공력도 채 얻을 수 없다.
그런데 잘만 하면 이백 년 공력을 얻게 되었으니…….
세 번째 특전, 그것은 각 인의 마음에 드는 신병이기(神兵異器)를 하나씩 골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모든 병기는 황궁비고(皇宮秘庫)에서 나왔다.
십팔반병기(十八班兵器) 가운데 상고시대부터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제반 명기가 속속 나타나 중인을 흥분시켰다.
특히 일백한 자루의 신병이기는 그 모양과 보기(寶氣)만으로도 피끓는 젊은이들을 마취시킬 만했다.
일컬어 화영백일검(華影百一劍).
그 안에는 막사(莫邪), 어장(魚腸), 칠성(七星), 용형(龍形), 청명(淸溟), 자전(紫電), 구천(九天), 금광(金光)의 보검이 끼어 있다. 그런 신병이기를 손에 쥔다면 능히 일당천을 해내리라!
네 번째 특전, 그것이야말로 젊은이들이 여기 모인 진짜 이유였다.
-황궁비고(皇宮秘庫)에서 나온 천권무경(千卷武經)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소. 단, 그 중 백 권(卷)은 선택된 사람만이 읽을 수 있소. 다른 구백 권은 누구라도 읽을 수 있소.
천권무경!
그 안에는 각대방파의 진산절예가 수없이 적혀 있었다.
소림사, 개방, 무당, 아미(峨嵋), 화산(華山), 곤륜, 공동, 전진(全眞), 태백(太白), 북망(北邙), 점창, 청성(靑城), 사천당가(四川唐家), 장백(長白), 모산(茅山)…….
심지어 변황의 전통적인 강대방파들의 절기도 있었다.
납살(拉薩)의 포달랍궁(包達拉宮),
격리하(格里河)의 소뇌음사(少雷音寺),
천축의 홍모교(紅帽敎) 황모교(黃帽敎) 천룡사원(天龍寺院),
심지어 설산(雪山)의 유가비전(瑜佳秘傳),
배화교(拜火敎)와 회회교(回回敎)의 무공 서적들…….
그 모든 것이 완전한 진짜라는 것은 쉬쉬하는 가운데 소문이 났다.
-소림경전은 모두 진짜다.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이유는 경전 위에 찍힌 인장(印章)이 진짜이기 때문이다. 필사본도 아니고 진경(眞經)이다!
-내가 한 번 본 곤륜파의 운룡대구식(雲龍大九式)의 완벽한 것이 여기 고스란히 적혀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은 거짓말로 우리를 유인한 것이 아니라, 진짜 우리들을 위해 연공관을 세우신 것이다.
칠천 기재는 흥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뽐내기에 바빴다. 그러나 백무엽만은 며칠을 꽤나 적적하고 초조하게 보내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가장 탁월한 기재로 평가받게 되었다. 그것은 그를 약간 곤란하게 했다.
그는 본시 자유로운 상태에서 한 가지 일을 처리하고자 했는데, 그의 천품이 교두들을 놀라게 하는 통에 그는 요주의 인물이 되어 십이 시진 내내 감시를 받게 된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천진에서 그를 보고 그를 친위대에 천거한 천하유자(天下遊子)는 아예 백무엽의 독선생이 되어 늘 함께 다녔다.
"백서생, 잘해야 해! 자네가 일 인으로 선택돼야 자네를 극구 천거한 노부의 신위가 살 테니까!"
천하유자, 그는 십대천장(十大天將)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신복학(神卜學)에 지극히 달통한 사람이었다.
"백서생은 천부적인 근골이니, 잘할 것이네. 군주도 노부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 이미 그대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네!"
"군주는 어디 계신지요?"
"곧 보게 될 걸세. 헛헛……!"
벌써 닷새째 늘 이런 식이었다.
백무엽은 지금 자신이 삼 년 전 줄줄 외운 한 가지 검보(劍譜)를 보고 있다.
태극무쌍검경(太極無雙劍經).
강호계에서는 꽤나 높이 평가받는 비급이다. 하지만 백무엽에게는 아주 시시한 초보의 무공일 뿐이었다.
'늘 감시당하니, 한순간도 이상히 행동하면 아니 된다.'
백무엽은 고개를 숙이고 비급을 읽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아, 벌써 봄(春)인가?
그리고 백무엽이 누려야 할 십구 세의 봄은 어디로 갔는가?
그의 눈은 깊은 호수(湖水)와 같았다. 천하유자라 하더라도 그 눈빛의 깊은 뜻만은 알지 못했다.
여섯 번째 날, 그 날은 칠천 명 중에서 일천 명을 골라 내는 비검일(比劍日)이었다.
제일차 비검(比劍)!
천하 각지에서 모인 영재(英才)들은 며칠 간 자신이 터득한 바를 교두(敎頭)들 앞에서 시전해 보여야 한다.
당락(當落)을 결정짓는 사람은 십대천장(十大天將)이었다.
구유대제(九幽大帝),
천하유자(天下遊子),
폭풍무객(暴風武客),
청룡검후(靑龍劍侯),
무적도후(無敵刀侯),
적지염후(赤地焰侯),
철판후(鐵板侯),
통천비후(通天飛侯),
고루천후(古陋天侯),
음살진인(陰煞眞人).
십 인은 젊은이들에게 신과 같았다.
이네들은 호화로운 의자 위에 걸터앉았고, 칠천 여 명의 젊은이들은 목검(木劍)을 하나씩 쥐고 앞으로 나가 각각 삼 초를 시전해 보였다.
그 날 하오경, 백무엽은 목검을 들고 태극무쌍검(太極無雙劍)의 대구식(大九式), 소구식(小九式) 가운데 소구식 중 후삼식(後三式)을 시전했다.
월파개양(月波開陽),
기봉등교(奇鳳騰巧),
오악개정(五嶽開頂).
백무엽은 조금 서툰 솜씨로 검무를 추었건만, 십대천장의 입가에는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훌, 훌륭하군!"
"자세는 삐뚤어졌으되, 운검(運劍)이 정확하다!"
"대단한데?"
일곱째 날의 아침에는 천 명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백무엽이라는 이름도 그 가운데에 끼어 있었다.
그 날 저녁, 화영별궁(華影別宮)!
백만 평(坪)의 방대한 규모를 장식하는 장소이다. 이 중 오십만 평은 연무장(練武場)이었다.
그 중 십만 평 규모에는 천하에서 가장 거대하다고 할 수 있는 객사(客舍)가 마련되어 있었다.
천(千) 안에 끼인 행운아들!
이네들은 다른 육천 명과 분리되어 전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신비로운 장소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 곳은 지하에 있었다.
천 명의 젊은이들은 검은 천을 안대 삼아 눈을 가린 상태로 계단 천여 개를 지나 그 곳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백무엽은 그저 그런 얼굴을 하고 중인 틈에 끼어 있었다.
그는 애써 사감(私感)을 줄이려 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왔는지, 왜 그녀를 죽여야 하는지 그는 구태여 이유를 달지 않았다.
철저한 인(忍).
그는 그것만을 흉중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흑방(黑房), 화영군주는 단아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나이보다 노숙해 보였다.
군주(君主)라는 특수한 신분과, 어렸을 때부터의 부단한 문무(文武)의 수련, 휘하에 수천 명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이 그녀를 나이보다 훨씬 노숙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마혼세가 쪽에서 암살자를 보내지 않을 리는 없소이다!"
"예!"
"그 자들은 필경 자객을 보냈을 것입니다."
"호호… 그 자들은 나의 세력과 사천황궁의 세력을 특별히 경계하고 있소!"
"그렇습니다!"
"예!"
"그 이유는 주상(主上)은 관대하신 분으로 강호계에서 그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황군(皇軍)을 동원할 분이 아님을 알고, 나 화영이라는 여인이 조만간 그네들과 대접전을 벌이려 함을 그네들이 잘 알기 때문이오!"
주화영의 눈빛은 흑진주처럼 영롱했다.
그녀는 천하사색(天下四色) 중 하나였다.
변황제일색(邊荒第一色) 사천황녀(邪天皇女) 부영롱,
중원제일색(中原第一色) 수정옥녀 단리음,
동해제일색(東海第一色) 사막(死幕) 화접(火蝶),
구중천 중 황실제일화(九重天中皇室第一花) 주화영(朱華影).
미인의 이름은 단명을 한다.
미인은 늙으며 파괴되는 것!
그러한 무상한 진리를 따진다면, 미인이라 불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힘든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주화영의 미모는 다섯 살 때부터 소문이 났다.
황후장상(王侯將相)은 자신의 슬하 자식을 화영군주의 짝으로 삼으려 했었다. 하지만 아무도 화영군주를 자신의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화영군주는 괴팍하게도 자신의 정혼자(定婚者)를 자신이 택했기 때문이다.
-나의 낭군(郞君)은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 그분은 주상보다 더한 권능(權能)을 지닐 것이외다!
황실에서는 이단자라 불리는 주화영.
그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무림이라는 혼탁한 세상에 깊이 빠져든 듯했다.
"마가 사람은 눈빛이 다르고,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내게만 있으니… 내일 중 수정벽(水晶壁)의 시험에서 마가의 마혼첩(魔魂諜)을 고르기로 합시다!"
여덟 번째 날의 시작은 구분되지 않았다.
천 명의 영재는 십 인 일 조(十人一組)가 되어 큰 방 하나를 쓰게 되었다.
백무엽은 팔베개를 하고 누워 있었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으나, 지금이 묘시 초(卯時初)라는 것을 거의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지난 십 일째 단 한 번도 자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디 그뿐이랴? 그는 내가고수들이 하루에 두 차례 정도씩 하는 진기운용(眞氣運用)마저 하지 않았다.
십 일 중 이틀은 천진부에서 화영별궁으로 오는데 썼다.
'노리고 있다, 수많은 눈이.'
백무엽은 운기하지 않고도 상대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곳이야말로 천하에서 가장 자객질하기 힘든 곳이다.'
백무엽은 천장에 열 명이 있음을 진작 느끼고 있었다. 벽 속에도 다섯 명이 숨어 있고, 돌바닥에도 두 명이 숨어 있다.
어디 그뿐이랴? 노리는 눈은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 중 세 사람도 갖고 있었다.
'치밀한 사람들이다, 이 곳 사람들은! 그들은 만에 하나, 나 같은 자가 있을까 염려해서 영재들 가운데 자신들의 첩자를 대거 집어 넣었다. 나는 안다. 사마량(司馬亮)이라는 자와 철무생(鐵無生)이라는 자, 그리고 운중일학(雲中一鶴) 종전(鐘田)이라는 자들은 이미 화영친위대의 고수라는 것을!'
백무엽이 기억한 세 사람은 백무엽과는 같은 경로로 화영별궁에 들어왔다. 한데, 그들은 강호 출신이 아니라 바로 이 곳 출신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친위대에 들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본래 친위대 고수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자객을 잡기 위해 변장하고 영재들 틈에 끼여들었던 것이다.
'훗훗… 그렇다면 스물여덟이 오늘 중으로 죽을 것이다. 마화삼이라는 놈, 그 놈은 네 종류의 다른 무리를 여기 잠입시켰다. 그는 치밀하다. 사대세력 중 하나가 실패하더라도 암살은 진행되도록 일을 꾸몄다. 나도… 그의 계산 안에 있을 것이다.'
백무엽은 특이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자신과 함께 지하에 온 사람 중 자신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스물여덟 명이 자객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자객은 자객을 알아본다! 그것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힘든 일이었다.
첫째 무리는 배교(排敎)의 환법(幻法)을 익히고 있었다.
이들은 눈빛에서 표시가 난다. 이들의 눈빛 깊은 곳에는 아지랑이같이 희미한 그늘이 있다.
둘째 무리는 독인(毒人)들이었다. 그들은 아마도 자신이 육체를 병기로 삼고 있는 자들일 것이다.
이들의 수는 모두 일곱. 이들은 화영군주가 모습을 나타내는 찰나, 몸을 날려 동귀어진할 것이다.
이들은 죽음의 공포를 알지 못한다. 몸은 살아 있으되, 마음은 이미 죽은 처지이니까!
세 번째 무리, 그 무리는 외인(外人)의 무리였다.
백무엽은 그 중에 끼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마화삼이 기대를 거는 마지막 자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마화삼, 이번은 너의 청부(請負)를 들어 준다. 그러나 너는 이 대가로 인해 가장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백무엽, 그는 주화영을 암살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인가?
'오늘이 기회다! 생각대로라면… 잠입할 기회는 그들이 만들어 주겠지. 훗훗……!'
천하기재들은 흥분된 분위기 가운데 거대한 지하궁으로 들어섰다.
"와아아! 엄청나다!"
"벽이 모두 자정(紫晶)이고, 천장과 바닥은 흑정(黑晶)이다!"
"황실 계열답게 부귀로움이 정말 엄청나군."
기재들의 입이 딱딱 벌어지고 말았다.
수정(水晶)의 산(山)! 거대한 지하궁은 온통 수정으로 되어 있었다.
사면의 길이가 오백 장에 달하는 정방형(正方形)의 궁전.
이 곳은 화영친위대의 고수들이 무공을 연마하는데 쓰이는 장소였다. 이 곳에서 검을 익히면 검광이 수정벽에 반사되어 묘한 환광(幻光)을 흘린다. 그 빛은 다시 반사되어 더 화려해지고, 검을 쥐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그림자 가운데 포위되는 착각에 빠져든다.
즉, 이 곳은 상대자 없이도 검을 익힐 수 있는 장소였다.
검관(劍關).
그래서 이 곳의 이름은 검관이었다.
석단(石壇)에 서 있는 사람은 천하유자였다.
그는 몸에 맞는 흑색무복(黑色武服) 차림이었다. 허리에는 붉은 가죽 띠를 둘렀는데, 그런 차림새로 인해 그의 모습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이제… 자네들은 결심을 해야 하네!"
"……!"
"여기서… 죽을 수 있다는 비장한 결심!"
"으윽!"
"아……!"
"닷새 후, 뽑힌 사람은 옮겨질 것이네. 부디 모든 사람이 뽑히기를 노부는 빌고 있네!"
천하유자는 이 곳에서 지켜야 할 규율에 대해 설명을 했고, 영재들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듣느라 얼굴이 붉어졌다.
천 인(人), 이들은 전에 없던 것을 하나씩 하고 있었다.
그것은 두건으로, 두건에는 일(一)에서 천(千)까지의 숫자가 붉은 먹으로 적혀 있었다.
"이제부터는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한다. 그대들은 이제부터는 동물보다 더 지독한 취급을 받게 되리라. 그 이유는 장차 강호의 신(神)이 되기 위함이다. 알았는가?"
천하유자의 연설이 고조되고 있을 때, 화영군주는 궁장을 끌며 지하를 걷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빈 책과 먹물이 묻은 붓을 든 사람이 하나 따르고 있었다.
화영군주는 수정벽을 통해 천 명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눈을 특히 주의해서 봤다.
'나는 특이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마기(魔氣)와 신기(神氣)를 알아보는 능력이다.'
화영군주의 눈빛은 벽옥색(碧玉色)이었다.
녹황투영안(綠皇透影眼).
절정의 경지에 이르면 종이 열두 장을 뚫어본다는 절대적인 안공이다. 그것은 수라마안(修羅魔眼), 사천혈안(邪天血眼)과 함께 전설적인 안공으로 불리고 있다.
더욱이 그것은 내공이 오 갑자 정도 되어야 시전할 수 있는 절기였다.
화영군주의 눈에서는 푸른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적게!"
그녀는 벽 뒤의 길을 따라 걸어다니며 입술을 떼었다.
누르면 핏물이 터질 듯 탐스러운 입술이다. 그 입술이 벌어지며 아주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사십칠, 육십오!"
"예, 군주!"
뒤따르는 시종은 화영군주가 말하는 숫자를 기록했다.
화영군주는 벽색 안광을 쉬지 않고 흘리며 돌아다녔다.
"이백칠, 이백오십사!"
그녀는 청년들의 눈과 복면의 숫자를 봤다.
눈빛들, 그것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 않는가?
마음 안에 있는 것은 대개 눈빛을 통해 밖으로 흘러 나온다.
욕망(慾望)이 있다면 욕망의 빛으로, 살욕이 있다면 살광(殺光)으로, 공포가 있다면 공포의 빛으로…….
"오백구, 육백칠십오!"
화영군주는 한 곳에 이르러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눈을 그녀는 유난히도 정확하게 보고 있다.
일천(一千).
맨 마지막 번호를 갖고 있는 사람, 그의 눈빛이 화영군주를 놀라게 했다.
그녀가 한동안 숨도 쉬지 않자, 뒤쪽에 있던 시종이 물었다.
"그 자도 자객입니까?"
"아, 아니오!"
"그… 그럼?"
"저 사람의 눈은 신(神)의 눈이오. 그래서 놀랐던 것이오!"
"아아……!"
시종이 감탄할 때였다.
"하여간… 다 되었소!"
화영군주는 시종을 돌아보았다.
시종은 공책에 숫자 스물여덟 개를 적어 놓고 있었다.
"모두 이십팔(二十八)입니다!"
"이십팔! 그렇다면… 마화삼은 나를 죽이기 위해 마가이십팔귀(魔家二十八鬼)라는 자객집을 파견한 듯하군!"
"어찌할까요?"
"동시에 죽이게. 무자비한 자들이니, 일순간에 죽여야 하네!"
"예!"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조용히 처리하게!"
"예!"
"한데, 천 번째 사람의 이름을 알 수 있는가?"
"예, 군주!"
"누구인가?"
"백무엽(白武葉)입니다, 그는!"
"아……!"
"그를 천 번째 둔 이유는 그가 가장 뛰어났음을 이미 알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우리가 찾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오래지 않아 볼 수 있겠군!"
"예!"
창- 창- 창-!
검관(劍關) 안은 검기에 휘감겼다.
영재들은 처음으로 진검(眞劍)을 손에 쥐고 검법을 시전했다.
"하앗! 다쳐도 원망하지 마라!"
용맹을 과시하기 위해 광폭한 자세로 검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여기 들어서기 이전 이미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기에 지금은 그를 속일 요량으로 교묘히 손을 쓰는 사람들.
그 중에는 마가이십팔귀(魔家二十八鬼)가 끼어 있었다.
뇌정마가(雷霆魔家)에서 고른 직업살수들, 이들은 화영군주를 암살하기 위해 파견되었다.
죽이는데 성공한다면, 이들은 탈출하는 대로 일 개 당(一個堂)을 책임지며 일생을 제황처럼 살 수 있다.
실패한다면, 남아 있는 이들의 형제가 타주(舵主) 정도의 지위를 하사받고 행복하게 살 것이다.
도망친다면, 이들은 백만 리 내내 쫓기다가 제거되고 이들의 가족은 구족까지 천참만륙될 것이다.
그러한 법을 만든 사람은 삼십일대 혈화삼이었다.
'제기랄, 언제야 그년을 볼 수 있는가?'
'지겹군, 아이들과 칼장난을 하게 되었으니!'
'놈들은 우리들을 모를 것이다. 훗훗, 우리들이야말로 완벽한 자객이니까.'
'소총사(少總師), 그분은 어이해 화영군주를 죽이려 할까? 알래야 알 수 없는 것이나, 이상한 일이다. 마가는 전통적으로 황실과는 영역을 서로 침범하지 않았는데…….'
'그분은 우리 말고 또 다른 사람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진짜 완벽한 자객을.'
이십팔귀가 그러저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들과 같이 두건을 쓴 사람들이 서툰 자세로 검을 흔들어대며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스- 슷-!
엉성한 보법을 밟으며 다가서는 자들, 이들은 이십팔귀 각 인(人)당 열 명씩 따라붙었고… 한순간 기묘한 검진을 형성하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십팔귀는 순식간에 분리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삼엄한 검막에 갇힌 후였다.
"시작하라!"
"순간적으로 끝내라!"
도합 이백팔십 인(人)은 몸을 병풍으로 삼아 중인의 시선을 차단하는 가운데, 돌연 놀라운 검초를 발휘했다.
"자객들, 모를 줄 알았느냐?"
"도망치기에는 이미 늦었다!"
파팟- 팟- 팟-!
파공성과 함께 혈화(血花)가 피어 올랐다. 심장에 검이 꽃혔고, 등목 속으로 날카로운 검이 파고들었다.
"훗-!"
"제… 제기랄, 들켰단 말인가?"
이십팔귀는 여기저기 분산된 상태에서 각기 십 자루씩의 검을 가슴에 꽂고 말았다.
어처구니없게도 이십팔 인은 찰나적으로 죽었다. 그리고 검관의 흥분은 계속되었다.
"하앗- 찻-!"
"어떻게든 화영친위대가 되리라, 나는!"
이십팔 인이 일시에 죽었다는 것 정도는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장소.
피가 개울로 흘러도 아마 눈길을 끌지 못할 것이다.
천 명이 아니라, 구백구십구 인밖에 없다는 것도 지금은 밝혀지지 않았다.
천 번째 사람, 그는 영재들로 가장한 위사들이 자객들을 처단하기 위해 한 곳에 모인 틈을 이용해 슬쩍 모습을 감춘 것이다.
고슴도치같이 되어 버린 이십팔 인, 그들의 시신은 중인이 모르는 가운데 은밀히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부상을 당했다. 어서 옮겨라!"
"피를 꽤 흘리는군. 친구, 조금만 참으시오! 내가 부축해 줄 테니까!"
"이를 악무시오, 친구!"
위사(衛士)들은 영재로 가장해서 죽은 자들을 옮긴다.
귀신 같은 살인수법을 지닌 이십팔귀는 어처구니없게도 암살되어 버렸다.
화영군주, 그녀는 무서운 여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