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핀 연꽃을 찾아 연화도에 가다
CJ수요산악회는 2024년6월26일 45명이 참가하여 연화도를 다녀왔다. 06시30분 청주체육관을 출발하여 10시15분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버스 내에서 꼬마김밥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11시 2항차 출항하는 ㈜대일해운“가자바다로호”에 승선하여 12시 연화도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시인 배재형은 연화도 가는 길을“연꽃 가득한 연화도 가는 길, 길마다 연꽃으로 연화도를 만든 꽃섬에 오니 섬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 겨울 외투도 없이 차가운 파도의 잔소리와 뱃전 끝 초장에 소주 한잔. 사람도 없이 섬이 되는 곳. 사람의 땅 연꽃이 보이지 않는 꽃잎 한 잎 한 잎 겹겹이 봉오리 진 연꽃은 억겁, 쌓인 피로 나머지 땀에서 핀다. 사람들은 연꽃이 된다”
연화도(蓮花島)는 통영시 욕지면에 속한 섬으로 면적 3.41㎢, 해안선 길이 약 12.5㎞로 통영시 행정관할 250개 섬 가운데 가장 먼저 사람들이 들어와 정착했다고 한다. 인구는 105세대 175명(2017)이다.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24km 해상에 위치한 연화도는 바다에 핀 연꽃이란 뜻인데, 북쪽 바다에서 바라보면 섬의 모습은 마치 꽃잎이 하나하나 겹겹으로 봉우리 진 연꽃으로 보인다.
연화도 지명에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조선 연산군(1496∼1506) 시절 억불정책(抑佛政策)으로 연화 도인이 암자를 빼앗기고 비구니 3명과 함께 남으로 내려와 연화도에 은신했다. 도인은 연화봉에 암자를 짓고 수도하다 열반하였고 세 비구니가 유언에 따라 그를 수장하였다. 얼마 후 그 자리에 연꽃 한 송이가 떠올랐다고 하여 연화라는 지명이 생겼다 한다.
오늘 산행과 트레킹코스는 회원들 선택에 따라 몇 명씩 코스를 자유롭게 선정하기로 하였다. 우리 일행 7명은 선착장 원량초교 연화분교- 연화장세게문(일주문) - 연화사 - 팔각구층탑(사리탑) - 연화도인·사명당 토굴 – 연화봉 – 아미타대불 - 운상정 – 5층석탑(사리탑) – 보덕암 – 해수관음보살상 – 연화사 – 선착장 – 반야도 – 우도 – 연화도 선착장으로 선정하였다.
첫 번째, 연화사로 사찰이 들어선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8년 8월에 이르러 하동 쌍계사의 조실(큰스님)이던 고산이 연화봉 아래에 연화사를 창건한 것이다. 연화사 입구 일주문에는“연화장세계문(蓮華藏世界門)”이라는 편액이 있다. 연화사 1층은 천왕문이고 2층은 범종이 걸려있는 범종루인데 2층에는 낙가산 연화사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천왕문을 지나면 좌우로 법당이 있고 가운데 대웅전이 있다. 천왕문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 마주 보는 두 개의 2층 규모 건물이 있는데 왼쪽은“안심료(安心寮)”, 오른쪽은“해행료(解行寮)”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연화사 사찰 옆에는 팔각구층석탑이 있는데 탑에는 고산스님이 스리랑카에서 직접 모셔 온 부처님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되어 있다.
연화봉으로 가기 전 4거리 좌측으로 흙길과 계단 길로 20m 전방에 5층석탑(사리탑)이 있다. 주 능선 한가운데 우뚝 선 석탑은 조성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흰색 화강암이 번쩍일 정도로 깨끗했다. 이곳도 정상의 일부인지라 조망이 그런대로 좋은데 정면으로 국도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동 머리에 그 유명한 네 개의 바위가 보인다. 이곳에서 참가한 회원증 7명(대나무1∼5, 수국2∼3, 카페지기님)이 점심 자리를 함께하였는데 본인이 직접 재배한 무공해 상추(쌈추)와 고추(아삭이,청양), 청겨자, 쌈케일, 치커리, 김, 쌈장, 감자전, 깻잎, 볶음김치(파) 등 회원들에 정성이 담긴 푸짐한 음식들이었다. 후식으로 참외, 방울토마토, 사과, 냉커피 등 마무리를 하고 보니 잘 차려진 진수성찬이였다.
두 번째, 식사 후 연화 도인과 사명대사가 수도한 토굴로 연화 도인은 연산군의 억불정책으로 연화도로 피신하여 연화봉 밑에 토굴을 짓고 전래석(둥근돌)으로 부처님 대신 모셔놓고 예불을 드리며 수행한 곳이다. 토굴은 돌무덤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판석에 연화 도인이 손가락으로 쓴“부(富), 길(吉), 재(財)”세 글자의 흔적은 실물로 남아 있어 마을에서 보존 관리하고 있다(보덕암 주지 스님은 세글자의 의미를“모든 가정이 부유하길 바라며, 모든 가정이 재앙이 없고 항상 길상 하길 바라며, 모든 가정이 빈곤 없이 항상 풍족하길 바라는 마음”)
연화사 입구에서 연화봉 가는 길과, 보덕암 가는 길 양옆에는 여러 모양(파란 수국, 하얀 수국, 분홍 수국)으로 만개한 수국이 미소 지으며 반갑게 맞이한다. 수국은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으로 완성한다. 수국의 학명은 Hydrangea(물)macrophylla(아주작다), 작은 꽃들이 많이 모여 물을 아주 좋아하는 꽃이라는 뜻이다. 수국은 변덕과 진심이라는 양면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수국의 꽃 색깔이 토양의 산도에 따라 달라지는 특징 때문에 이런 꽃말이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세 번째, 연화봉(212m)으로 가는 길 동쪽 해안에는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하였다. 연화 포구를 둘러싼 사방이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용이 대양을 향해 헤엄쳐 나가는 모습의 용머리 바위가 있다. 통영 8경 중 하나인 연화도 용머리는 일몰 직전 찾으면 지는 해의 빛을 받아 황금으로 물드는 바위가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그 웅장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 용머리의 벼랑 끝에 서식하는 천연송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정상에는 정상석과 함께 주변에서 보이는 풍경을 촬영한 조망도(71개 유무인도가 모여 있는 연화열도)가 있고 해발의 기준점이 되는 삼각점도 있다. 2008년도에 점안식이 거행한 15m 높이의 아미타대불상이 있다. 그리고 사방이 확 트인 망양정(望洋亭)이라는 정자도 있다.
네 번째, 보덕암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 자체가 구불구불한 길이다. 내려가면 법당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바다를 향해 있는 2002년에 세워진 해수관음상이 바다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법당 뒤 공간에는 두 개의 비석이 있다. 오른쪽 것은 온통 한자로 되어 제대로 파악이 안 되지만 왼쪽은 보덕암 건립에 대한 비석이었다. 이 앞에 석등이 있고 그 옆으로 바다를 향한 법당이 있다. 절벽 속에 자리 잡은 사찰 보덕암이다. 3년간의 불사 끝에 2004년 11월 3일 낙성법회를 열고 문을 연 5층 법당이다. 바다를 굽어보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서 있는 자태가 웅장하다. 보덕암에 잠시 머물며 주지스님과 간단히 차담 하며 부·길·재에 대한 의미와 연화도인과 사명대사 토굴에 대한 역사를 질문하였다(스님께서는 수행하는 모든 장소가 토굴의 개념).
다섯번째, 연화도 선착장에서 반하도를 거쳐 우도로 향했다. 2018년도부터 연화도와 우도를 걸어서 왕래할 수 있게 다리 길이가 309m에 달하는 국내 최장 해상보도교가 있다. 높은 다리 위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더위에 지친 몸을 감싼다. 연화도 앞바다를 보면서 보도교를 건너면 조그마한 무인도 반하도에 발을 내딛는다. 수목이 울창하여 꽃이 만개하는 섬이라 하여 반하도라고 한다. 숲길 사이로 햇빛에 푸른 보석처럼 빛나는 바다가 절경이다. 반하도 숲길을 따라 걸으며 연화항을 우도와 반하도 사이에 있는 인도교 아래에 길이 보인다. 인도교를 건너면 우도로 가는 숲길로 이어진다. 우도에서 일부 회원들은 전망대 반환점을 돌아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함께 트레킹 코스에 동행한 카페지기님(프로 사진작가 수준)덕분에 많은 추억들을 담아 남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산행과 트레킹을 마치고 16시30분에 연화도 선착장에 집결하여 17시15분에 출항하여 18시10분경에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총무님을 비롯하여 운영위원님들과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회원님들이 직접 준비한 하산주와 즉석 오징어무침으로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늘...감사합니다.
연꽃 한 송이로 불교의 궁극적 진리를 다 표현할 수 있으니 참으로 놀랍고 신기하다.“바다에 뜬 연꽃에서 봄을 낚아 모 든 이들의 마음에 봄과 같이 항상 따뜻이 살아 가소서”.끝.
첫댓글 연화도의 유래와 사명대사 토굴의 역사와 배경 설명, 멋집니다.
무엇보다 연화도는 수국이 활짝 피어 꽃밭으로 뒤덮였고, 내려다 본 용머리 해안도 나름대로 괜찮았죠?
보덕암 주지스님을 찾아 부,길,재의 의미를 알아오시고, 우매한 중생들에게 그것을 자세히 가르쳐 주시는 정성에 감복했습니다.
이날 섬 산행에서 잊지 못 할 또하나, 총무님 표 오징어 회무침이죠?
감동적인 산행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하시는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스럽군요.
늘~댓글에감사드립니다.카페지기님(민기자님)께서회원들을위한헌신적인노고에비할수없지요.산악회에회원으로참가하면서 조금이라도기여할수있는것은회원들을워해기행문밖에다른것이없네요ᆢ식사준비에헌신하시는총무님ㆍ운영진ㆍ조력해주시는분들덕분에맛난음식을잘먹고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