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을 거면 왜 주냐구요...
오늘 확 다 불어버릴 거야~ 나도 성질내면 무섭다구요. 씨...(어쭈! 잘하면 욕도 하겠다)
알갱이는 다 먹고 남은 옥수수 꽁다리가 시작이었어요.
심뽀가 바위보다 더 단단한 맘자리 가족들. 늘 하던 것처럼 자기들만 얌얌 맛있게 다 먹었지요.
내가 그렇게 애절하게, 불쌍하게, 배고픈 듯, 애교스럽게, 침 삼키는 소리 들리게, 한참을 목 빼고 보고 있는데도요.(남들 들으면 속겠다. 페키니즈종이 뺄 목이 어딨어?)
그래도 그 중에서 젤 마음 약한 맘자리 아저씨. (히히~)
결국은 제 시선 감당하지 못하고 옥수수 꽁다리 하나 던져 주었지요.
남은 옥수수 알은 딱 두 개. 누굴 거지로 아나. 씨...(그러느니 욕을 해라. 욕을 해~)
헤헤~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숙녀 체면 다 던져버리고, 옥수수 꽁다리 껍질이라도 열심히 갉아먹었지요.
그런데 이런 씨...불 (작게 말하면 안 들릴 줄 알았지? 아주 막가는 구만~)
줬다가 뺏는 건 또 뭐냐구요.
제가 훔쳐묵길 했심니까~ 아이마 뺏아묵길 했심니까~(개도 흥분하니 사투리 쓰네)
그냥 저거 묵다 남은 거, 곱게 주는 것도 아니고 던져 주는 거 받아묵었다 아임니까~
그걸 내놓으란 겁니다. 말이 됨니까 그게?? (이유도 없이?)
날벌레 하나에도 호들갑 떠는 언니, 반으로 줄어든 옥수수 꽁다리를 보더니,
"엄마 아빠~!!! 월이가 꽁다리 다 먹었어~!! 저러다 목 막혀 죽는 거 아니야??"
마구 호들갑을 떠는 겁니다.
일 돌아가는 걸 보니 수상해서 얼른 소파 밑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반 남은 옥수수 꽁다리 꽉 깨물고요.
에이, 빌어먹을... 그때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몽둥이 들고 눈 부라리며 먹던 거 내놔라 협박하는 맘자리 아저씨.
소파 들어올리며 얼른 뺏어라 고함치는 맘자리 아줌마.
소파 밑에서 도망 나와 책상 밑으로 숨는 나를 졸졸 따라오는 언니.
그냥 뺏기겠슴니까? 당연히 으르릉 거렸지요.
몽둥이로 두어 대 맞기까지 했심니다. (야구방맹이? 효자손인데...)
이거야말로 견권 무시에 애견학대 아이고 뭐겠심니까!
더 도망갈 곳 없는 궁지로 몰렸심니다. 그래도 곱게 뺏길 수는 엄찌요.
엉덩이를 맘자리쪽으로 돌렸심니다. (아저씨는 왜 빼? <너 같으면 이럴 때도 존대하냐?> )
죽이려면 죽여~ 옥수수 꽁다리 뺏으려고 애완견을 개 패듯 패고, 차라리 죽여라 죽여~
정말 치사하고 억울해서라도 오늘 이 자리서 혀빼물고 죽겠다 결심했심니다.
근데 이건 또 무슨 야비한 수작임니까?
사태 여의치 않다 파악한 맘자리 아줌마. 제 먹이통을 통통치며 이렇게 말하네요.
"월아 밥!"
아...그 소리. 내가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아하는 소리. 월아 밥!
좀 전의 죽을 결심은 어디가고, 코끝에 알싸한 밥 향기 스치는 겁니다.
꽁다리를 입에 문 채로 밥그릇에 코를 박으니 밥을 먹을 수가 없네요.
아...씨...결국 입에 문 옥수수 꽁다리를 포기하고 말았심니다.
그것으로 끝났냐구요?
그랬으면 뭐할라꼬 이렇게 글로 씁니까.
애완견 팔자...그저 그러려니 하고 걍 살만되지요.
그런데...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겁니다.
그게 억울해서 시작한 거지요.
꽁하고 쫀쫀해서 잘 삐치는 맘자리 아저씨.
네 식구 중 유일하게 가끔 한번씩 저에게 먹거리를 던져주곤 했었는데,
제가 눈알 부라리며 좀 으르릉 댄 다음부터는 먹을 거 안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저랑 눈도 안 마주치는 겁니다.
어떻게든 화해해볼까 싶어서 곁에 가서 슬그머니 살붙이며 기대어보다가,
"쩔로 안가~" 고함 빽 지르는 바람에 무안만 두 번 당했습니다.
이 일을 어쩝니까요. 제가 뭘 잘못한 게 있습니까?
저거가 주는 거 맛있게 먹은 죄밖에 더 있습니까.
사람들하고 똑 같이, 맞으면서도 먹을 거 안 뺏기려고 목소리 좀 높이고 눈알 부라린 것이 눈도 안 맞출 정도로 그래 큰 잘못입니까?
아줌마 아저씨들요... 우리 맘자리 아저씨 맘 좀 풀어주이소.
혼내마 더 삐칠지 모르니까 살살 달래서 절 향해 닫힌 맘 좀 풀어주이소.
그기 제가 오늘 하고 싶었던 말이라예.
요샌 걱정이 돼서 밤에 잠도 잘 못 잡니다.
저...잠 좀 자게 좀 도와주이소~
첫댓글 맛있는 간식 이나 먹지 옥수수 꽁다린ㆍ월아 먹고나면설사 한다 ㅋㅋ
아우참.......월이야.....
맘자리 아저씨 한번 콱 물어버려라.
그래도 그렇지 겨우 두알남은 옥수수꽁다리라니.......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닌감? 그치?ㅋㅋㅋ
근데말야 월이야..... 이쁜 월이가 이해해주자 그깢거 뭐,
눈도 안마주치고 간식도 안주시고 그러시지만
금방 풀리실거야 맘자리 아저씨는,
너의 치명적인 애교에 안풀어질수가 없거든.
아자아자 힘내 우리 이쁜 월이~~!!^^
그리고 담번엔 어떤일이 있었을까 몹시 궁굼궁굼!
월이에게 몸에해가되는거라 온가족이 뺏으러 했을거야 월이야 눈부라리고 아찌한테 덤비진 말아야지 ㅋ
우와~!! 빼앗으려는자와 뺏기지 않으려고
도망다니는 월이~
마치 영상을 보는듯 흥미진진하다.
ㅎㅎ 울 달곰이는 밥먹을때마다
식탁밑에서 치매이신 시엄니를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거야.
시엄니는
나 모르게 슬그머니 콩장, 김치, 불고기를 떨어트리셨어. ㅎㅎ 내가 그걸 목격하고
"어머니 안돼요! 달곰이가 먹으면 큰일나요"
아파서 병원에 가야되요~~ 했던말이 생각나네
이따 바야징 ᆢ
디게 재밋따!!
오래전 하늘나라 간
예삐 생각 나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