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성의가 남아도는 벗님들이 온 사방에 풍겨주시는 감동의 카톡 게시물 중에는
솔개가 제 부리를 고통스레 뽑아내고 젊음을 되찾는다거나, 백년만에 꽃피는 식물 시리즈 같은 것이 있습니다.
요새 또 뭔 꽃이 피었다고 호들갑을 떨기에 싸가지 없이 기어이, 산통 깨는 팩트체크 한번 해 봅니다.
1.용설란(Agave)
멕시코에서 온 용설란은 두툼하고 뾰족한 잎의 다육성 식물로 Agave속에는 다양한 종이 있습니다.
실제로 꽃이 피는 주기가 길어서 큰 것은 40년 정도 걸리고 온실에서는 20년에도 꽃피는데
이 식물은 꽃이 피고 씨를 맺으면 죽게 되고, 일단 꽃대가 섰다면 죽음을 막을 길은 없습니다.
아, 그리구 용설란이라 하면서 자주 보여주는 이런 꽃은 북미 원산의 유카 또는 실유카입니다.
해마다 꽃은 풍성하게 피지만 독특한 습성의 화분매개충이 같이 안 들어와서 울나라에서는 열매가 열리지 않습니다.
2.토란
열대 아시아의 정글 그늘에서 온 토란은 천남성과에 속하고 꽃이 더러 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토란의 자구를 떼어 보관하고 모구는 보통 버리는데 주워들은통신에 의하면 이 모구를 다시 심으면 꽃을 쉽게 볼수 있다고 합니다.
품종에 따라선 그냥도 자주 피기도 합니다.
3.소철
대만이 원산지인 소철은 제주도에 가면 엄청 흔하게 심어있고 해마다 꽃피고 열매맺은 개체를 볼 수 있습니다.
100년만 시리즈까지 가게 된 원인은 20년쯤 묵어야 꽃피도록 성숙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져서 널브러지는 수꽃 (죄송, 제주도 안 살아서 제때 못 봤지요 ;;)
암꽃이 지고 이미 열매가 들어찬 암꽃이삭. 보드라운 끝은 뾰족히 찔러용
열리면 행운이 온다는 소철 열매.
씨앗에는 전분이 있지만 제독을 해도 독이 쌓여 몸에 좋지 않으니 지금은 먹는 나라가 없습니다.
4.대나무
대나무도 꽃이 피는 주기가 길고, 열매맺고 나면 우후죽순 번져 살던 클론은 대부분 죽습니다.
꽃이 피는 주기는 대나무종마다 다르고, 왕대나무는 대략 60~80년, 조릿대는 6년에서 30년 정도 보는데
정확히 무엇이 대나무의 개화를 촉진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딱히 증명된 것은 없어 보입니다.
꽃피면 곧 죽게 되기 때문에 조경가에서는 이 재난(!)을 "대나무개화병"이라고 부릅니다.
조경 식재된 대전의 대나무에 핀 꽃
2022년 일제히 꽃핀 속리산 조릿대
한라산에 자라는 제주조릿대의 꽃
5.소나무
음... 요즘은 송화다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 벌어지는 일일까요?
암꽃이 숫자가 적긴 하지만, 솔방울 안 열리는 해를 보셨나요?
번역오류일 것 같기도 하고요.... 엉뚱한 노루귀 종류의 꽃도 함께 출연하기도 하고.......
천지를 누렇게 덮어버리는 소나무의 꽃가루를 해.마.다. 뒤집어쓰면서 100년만 씨리즈라니 ;;;
6.고구마
고구마를 재배한 지는 200년 남짓 됐고 품종마다 꽃피는 품성의 민감도는 많이 다르지만
우리나라에 오래 재배하던 고구마는 우리 기후에서 꽃이 잘 피지 않는 계열이어서 꽃을 보기 어려웠고
우리 조상들은 사계절 빡쎈 한반도에서 농사짓고 사느라고 계절의 주기성에 극도로 민감해(굶으니깐)
고구마꽃이 피면 전쟁이 난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재배품종이 다양해져 노랑고구마 자색고구마들에서 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7.가시연꽃
이 시리즈에서 가장 어이없는 식물이 가시연꽃인데, 아 글쎄 얘는 1년생 수초입니다. 우짜라고;;;;;;;
8.타이탄아룸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정글에 사는 타이탄아룸은 거대한(!) 천남성입니다.
덩이뿌리는 7년을 자라 직경 1.5m쯤 되고 6개월동안 지상부가 사라진 다음 거대한 육수화서의 꽃이 올라오며
꽃에서는 맥박치듯 시체썩는 냄새가 뿜어나서 시체꽃으로도 불립니다.
Titan arum으로 검색하면 뭐 이런 무지막지한 크기의 꽃이 검색됩니다.
아, 검색하다 더러 보는 한참 더 작은 아래↓의 이 식물은 곤약의 일종인 자이언트 아룸입니다.
9.푸야 라이몬디
100년만 시리즈에서 유일한 팩트는 이 식물이라고 봐야 하는데 100년이 넘어 150년이 걸립니다.
안데스 산맥의 이 친구도 씨가 맺고 나면 죽느라고, 모든 에너지를 긁어모아 아주 장한 꽃을 피운댑니다.
검색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