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순 바오로 신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이사야 49,1-6 사도행전 13,22-26 루카 1,57-66.80
세례자 요한이 탄생합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세상에 탄생합니다.
복음서에는 그의 탄생이 매우 놀라운 일로 묘사됩니다.
먼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이 그 이유입니다.
이웃과 친척들에게,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 엘리사벳이 출산하였다는 사실은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셨음을 뜻하기에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아버지 즈카르야입니다.
요한의 탄생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예고부터 시작됩니다.
탄생 예고 이후에 천사가 예고한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즈카르야는 벙어리가 됩니다.
요한이 태어나고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기록되고서야 그의 입이 열리고 혀가 풀리면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하면서 이 이야기를 화제로 삼습니다.
만일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나면 요한의 탄생이 놀라운 것은 그의 부모
엘리사벳과 즈카르야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의 탄생이 놀라운 마지막 이유가 등장합니다.
그의 탄생과 관련된 소문과 함께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지면서,
엘리사벳도, 즈카르야도 아닌 요한이 특별함의 이유가 됩니다.
복음사가는 그의 탄생이 특별한 이유가 바로 요한 자신임을 알려 줍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자비와 기적을 통해서 세상에 태어난 특별한 인물,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런데 그는 더 큰 특별함과 놀라움을 위하여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마르코 복음 1장 7절).
자신이 지닌 특별함에도 예수님 때문에 모든 것을 스스로 낮춘 겸손한 세례자 요한입니다.
우리도 요한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탄생도 특별하고 놀라웠습니다.
그런 우리가 예수님을 위하여 겸손하게 우리 자신을 낮추고자 노력한다면,
세례자 요한을 닮아 가는 한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천교구 박형순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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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이사야 49,1-6 사도행전 13,22-26 루카 1,57-66.80
제1독서는 주님께서 이사야 예언자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부르시고 선택하셨음을 전합니다.
그를 통해서 온 백성을 당신에게 모으실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을 알리시고 모든 민족들에게 빛을 전하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의 빛’이시며 ‘계시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이
온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환히 드러납니다.
제2독서는 바오로가 안티오키아 회당에서 유다인들에게 설교한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은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다윗과 같은, 아니 다윗보다 더 위대한 그들의 주님,
메시아가 나오기를 고대하였습니다. 그분께서 바로 온 세상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런데 그분에 앞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이 있었습니다.
요한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며 자신을 낮추고,
우리 가운데 찾아오신 구원의 말씀이신 예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출생을 전합니다. 그의 이름 ‘요한’은 주님의 천사가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에게 미리 알려 준 것인데, 하느님께서는 요한을 통하여 많은 이를 하느님께 다시
돌아오게 하시고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를 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그런데 즈카르야는 이를 믿지 않았고, 그 결과 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여드레째 되는 날 할례식에서 즈카르야는 천사의 말에 순종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씁니다. 이렇게 즈카르야가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는 순간,
그는 다시 말을 하게 되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 뒤 주님의 손길에 따라 성장한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루카 3,4)가 되어 예수님의 길을 미리 닦아
모든 사람이 그를 통해서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합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있고, 모든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이끕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잘 아시며 참으로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세례자 요한의 삶은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모든 이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채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님을 전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입니다.
대구대교구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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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가브리엘 신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이사야 49,1-6 사도행전 13,22-26 루카 1,57-66.80
신앙의 살아있는 이정표, 세례자 요한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사도 13,25)
세례자 요한의 이 말씀은 우리에게 참 익숙한 대표적인 언사입니다. 바오로는 오늘 전례 안에서
선포된 독서에서 또 다른 사실을 전해줍니다. 이때가 바로 세례자 요한이 자신의
‘사명을 다 마칠 무렵’이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의 이 고백을 통해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를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세례자 요한은 ‘그 분’,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어머니의 태중에서 ‘즐거워 뛰놀며’(루카 1,44) 예수님을 맞이했습니다.
이후에도 그분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식별하고, 이를 선포합니다.
신앙의 첫 번째 조건은 이와 같이 예수님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음은 신앙 안에서 맡겨진 사명을 받아들이고, 그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나긴 구원 역사 안에서 예언자들이 행했던 중요한 일을 세례자 요한에게도
맡기십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세례자 요한은 그분의 길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다합니다.
사람들의 질시와 공격, 권력의 탄압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광야에서 묵묵히 사명을 수행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가 지녀야 했던 굳센 마음과 내적인 준비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덕목입니다.
끝으로는 그가 지녔던 겸손한 태도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는 여정의 순간에
많은 이가 그를 따르고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 앞으로 돌립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드러내며, 하느님 앞에 내어놓는 것이야말로,
예수님을 우리 삶의 주인으로 모시기 위해 가장 필요한 태도일 것입니다.
이처럼 세례자 요한의 삶은 그 자체로 ‘신앙의 살아 있는 이정표’입니다.
이러한 삶의 여정을 본받으며,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네 삶의 매 순간을
돌보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의정부교구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참조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