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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큐멘터리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불감자
어느 지역 사람들이 무슨 무슨 공동체를 함께 꾸려가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하세요? 어린 아이들이 있다면 ‘나도 육아 공동체 회원이 되어 볼까?’, 믿고 살 수 있는
농산물을 원한다면 ‘우리 동네에 먹거리 생협이 있나?’, 자기 계발을 함께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면 ‘독서 동아리는 어떨까?’라고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나요?
하지만 부러움과 함께 은근한 부담감도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요. 스스로 나서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으니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활동해야할 것 같은 부담감. 그리고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도 조금 어색하고요. 지금 그런 망설임이 있나요? 그렇다면 공동체 안에서 희망을 보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을 뒷산인 성미산을 지킨 성미산 사람들의 2년이 넘는 천막농성은 유명하다. 성미산 사람들이 똘똘 뭉쳐 산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여 년간 공동육아 어린이집, 마을 생협을 통해 공동체 운동을 벌여온 덕분이다. 1994년 공동육아협동조합을 만들어 ‘우리어린이집’, ‘나는 어린이집’, ‘도토리 방과후 교실’, ‘풀잎새 방과후 교실’ 등으로 아이들을 함께 길러왔다. 공동육아 외에도 생협, 반찬가게, 자동차수리센터인 차병원을 세웠다. 이제 성미산 사람들은 성미산 학교를 중심으로 가족 마을을 만드는 실험 중에 있다. 낡은 주택에 미인가 시설로 정부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학부모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도 따르지만 학부모, 교사, 아이들은 선택에 후회가 없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학부모가 교사가 되기도 한다. 인성교육은 물론 사회문화적 경험을 중시하고 하자작업장 학교, 수유너머공간 등 학교 밖의 사회적 자원과 지역 사회와 연계하여 이루어진다. 대안학교로는 처음으로 초·중·고가 함께 있는 성미산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 마을에는 벌써 함께 공동체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이 일산, 강남, 관악처럼 학군 좋다는 동네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학교에서 즐겁게 배우는 아이들, 맛있는 것을 넉넉하게 만들어 이웃과 나누고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을 사귀는
학부모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다른 이들이 내 아이만을 위해 사교육비에 돈을 쓸 때, 이들은 내 아이와
우리 동네 아이들이 다닐 성미산 학교에 투자하고 그 학교를 마을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할 뿐이다. SM은 송파머니(Songpa Money)의 약자다. 송파구에서만 쓰이는 대안화폐로 송파 품앗이는 이 화폐를 쓰는 공동체. 대안화폐란 간단하다. 조수가 필요한 이발사가 있는데 돈이 없어서 못쓰고 있다. 조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조수는 돈이 없어 머리를 하러 이발소에도 못간다. 결국 이발사는 돈을 못번다…. 대안화폐는 이런 악순환을 끊자는 발상전환의 결과로 나왔다. SM으로 할 수 있는 거래는 회원이 하는 일만큼 다양하다. 서로가 서로의 노동력을 사주는 삶의 지혜에 눈을 떠가고 있는 송파 품앗이 회원들은 SM으로 이웃 간의 정까지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 대안화폐 운동은 회원들 간의 믿음 즉, 나도 언젠가 다른 회원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없이는 불가능하다. 98년 3월, 서울 중구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이 회원 600명으로 국내에 처음 실시한 이래 서울, 인천, 대구 지역
10여개 단체들이 수백 명 정도의 소규모 회원제로 대안화폐를 운영하고 있다. 양천구는 ‘자원 봉사 카드’제도를 도입해 구민들이 틈날 때마다
자원봉사를 한 뒤 그것을 구청이 발급해 준 카드에 적립한다. 서초구는 ‘서초 품앗이 저축은행’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서초구가 정한 신용화폐는
GM(Green Money). 대전지역에서는 ‘한밭레츠’, 경남 진주는 ‘상봉레츠’, 안산은 ‘고잔머니’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생협은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건강모임으로 자기 자신과 가족, 이웃의 건강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여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잘 꾸며진 여느 병원과도 다름없는 이곳은 의사든 환자든 병원의 운영에 동일한 발언권과 권리를 갖는다. 이와 같은 의료생협은 1994년 안성을 시작으로 안산, 인천, 서울, 원주, 전북, 청주 등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진료가 환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개인병원처럼 많은 수의 환자를 받는 것도 아니고 노숙인이나 외국인노동자, 독거노인과
같은 소외계층도 지원하기 때문에 운영이 쉬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조합원은 의료생협이 성공하기 위한 소중한 ‘주인들’. 현재 대전 민들레
의료생협의 조합원은 680여 명. 민들레 의료생협이 건강한 마을을 만들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관계는 이웃이다. 그래서 의료생협은
잃어버린 이웃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교외로 나가 생태공동체를 꾸릴 생각이었는데 92년 일어난 시민폭동으로 이 근방은 화재피해가 컸지요. 그것을 보면서 ‘그래, 여기서 시작해 우리 이웃들을 먼저 바꾸고, 지역을 복원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주민들이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킨씨의 첫 과제였다. 끊임없이 이웃들을 방문하는것은 물론 길거리 파티를 주선하고 아이들에게 과실수를
심게 하는 6개월의 노력 끝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 이웃들은 길거리에서 서로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스스로의 삶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에코빌리지. 에코빌리지에 거주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늘 넘치기 때문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한다. 또 공동체 성원이 될 만한 자격이 갖췄다고 다른 공동체원들에게 인정 받아야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에코빌리지 회의와 각종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열의를 보인다. 이렇게 이들의 목표는 작은 변화와 충격으로 이웃들을 변화시켜 에코빌리지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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