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불견(君不見)가 |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
2.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은 |
배움이 끊어진 하릴없는 한가한 도인은 |
부제망상불구진(不除妄想不求眞)이라 |
망상도 없애지 않고 참됨도 구하지 않나니 |
3.무명실성(無明實性)이 즉불성(卽佛性)이요 |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
환화공신(幻化空身)이 즉법신(卽法身)이로다 |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이로다. |
4.법신(法身)을 각료무일물(覺了無一物)하니 |
법신을 깨달음에 한 물건도 없으니 |
본원자성(本源自性)이 천진불(天眞佛)이라 |
본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라 |
5.오음부운(五陰浮雲)이 공거래(空去來) 하고 |
오음의 뜬구름이 부질없이 가고 오며 |
삼독수포허출몰(三毒水泡虛出沒)이로다 |
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하도다. |
6.증실상무인법(證實相無人法)하니 |
실상을 증득하여 인(人) ∙ 법(法)이 없으니 |
찰나(刹那)에 멸각아비업(滅却阿鼻業)이라 |
찰나에 아비지옥의 업을 없애버림이라 |
7.약장망어광중생(若將妄語誑衆生)하면 |
거짓말로 중생을 속인다면 |
자초발설진사겁(自招拔舌塵沙劫)이로다 |
진사겁토록 발설지옥 보를 스스로 부르리로다 |
8.돈각료여래선(頓覺了如來禪)하니 |
여래선을 단박에 깨치니 |
육도만행(六度萬行)이 체중원(體中圓)이라 |
육도만행이 본체 속에 원만함이라 |
9.몽리(夢裏)엔 명명유육취(明明有六趣)터니 |
꿈속에선 밝고 밝게 육취가 있더니 |
각후(覺後)엔 공공무대천(空空無大千)이로다 |
깨친 후엔 비고비어 대천세계가 없도다. |
10.무죄복무손익(無罪福無損益)하니 |
죄와 복이 없고 손해와 이익도 없나니 |
적멸성중(寂滅性中)에 막문멱(莫問覓)하라 |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묻고 찾지 말라. |
11.비래(比來)에 진경(塵鏡)을 미증마(未曾磨)러니 |
예전엔 때 낀 거울 미처 갈지 못했더니 |
금일(今日)에 분명수부석(分明須剖析)이로다 |
오늘에야 분명히 닦아 내었도다. |
12.수무념수무생(須無念須無生)고 |
누가 생각이 없으며 누가 남이 없는가. |
약실무생무불생(若實無生無不生)이니 |
진실로 남이 없으면 나지 않음도 없나니 |
13.환취기관목인문(喚取機關木人問)하라 |
기관목인을 불러 붙들고 물어 보라. |
구불시공조만성(求佛施功早晩成 이로다 |
부처 구하고 공 베풂을 조만간 이루리로다. |
14.방사대막파착(放四大莫把捉)하고 |
사대를 놓아 버려 붙잡지 말고 |
적멸성중(寂滅性中)에 수음탁(隨飮啄)이어다 |
적멸한 성품따라 먹고 마실지어다. |
15.제행(諸行)이 무상일체공(無常一切空)하니 |
모든 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공하니 |
즉시여래대원각(卽是如來大圓覺)이로다 |
이는 곧 여래의 대원각이로다. |
16.결정설표진승(決定說表眞乘)을 |
결정된 말씀과 참됨을 나타낸 법을 |
유인(有人)이 불긍임정징(不肯任情徵)이라 |
어떤 사람은 긍정치 않고 정에 따라 헤아림이라 |
17.직절근원불소인(直截根源佛所印)이요 |
근원을 바로 끊음은 부처님 인가하신 바요 |
적엽심지(摘葉尋枝)는 아불능(我不能)이로다 |
잎 따고 가지 찾음은 내 할 일 아니로다. |
18.마니주(摩尼珠)를 인불식(人不識)하니 |
마니주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
여래장리(如來藏裏)에 친수득(親收得)이라 |
여래장 속에 몸소 거두어들임이라 |
19.육반신용공불공(六般神用空不空)이요 |
여섯가지 신통 묘용은 공하면서 공하지 않고 |
일과원광색비색(一顆圓光色非色)이로다 |
한 덩이 두렷한 빛은 색이면서 색이 아니로다. |
20.정오안득오력(淨五眼得五力)은 |
오안을 깨끗이 하여 오력을 얻음은 |
유증내지난가측(唯證乃知難可測)이라 |
증득해야만 알 뿐 헤아리긴 어렵도다. |
21.경리(鏡裏)에 간형견불난(看形見不難)이나 |
거울 속의 형상 보기는 어렵지 않으나 |
수중착월쟁염득(水中捉月爭拈得)가 |
물 속의 달을 붙들려 하나 어찌 잡을 수 있으랴. |
22.상독행상독보(常獨行常獨步)하니 |
항상 홀로 다니고 항상 홀로 걷나니 |
달자동유열반로(達者同遊涅槃路)로다 |
통달한 이 함께 열반의 길에 노닐도다. |
23.조고신청풍자고(調古神淸風自高)여 |
태고의 신령스러움 고르니 청백가풍 스스로 드높음이여 |
모췌골강인불고(貌悴骨剛人不顧)로다 |
초췌한 모습 앙상한 뼈 사람들 거들떠보지 않도다. |
24.궁석자구칭빈(窮釋子口稱貧)하나 |
궁색한 부처님 제자 입으로는 가난타 말하나 |
실시신빈도불빈(實是身貧道不貧)이라 |
실로 몸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치 않음이라 |
25.빈즉신상피루갈(貧則身常披縷褐)이요 |
가난한즉 몸에 항상 누더기를 걸치고 |
도즉심장무가진(道則心藏無價珍)이로다 |
도를 얻은즉 마음에 무가보(無價寶)를 감추었도다 |
26.무가진용무진(無價珍用無盡)하니 |
무가보는 써도 다함이 없나니 |
이물응시종불인(利物應時終不悋)이라 |
중생 이익하며 때를 따라 끝내 아낌이 없음이라 |
27.삼신사지(三身四智)는 체중원(體中圓)이요 |
삼신 ∙ 사지는 본체 가운데 원만하고 |
팔해육통(八解六通)은 심지인(心地印)이로다 |
팔해탈 ∙ 육신통은 마음땅의 인(印)이로다. |
28.상사(上士)는 일결일체료(一決一切了)하고 |
상근기는 한번 결단하여 일체를 깨치고 |
중하(中下)는 다문다불신(多聞多不信)이라 |
중 ∙ 하근기는 많이 들을수록 더욱 믿지 않도다. |
29.단자회중해구의(但自懷中解垢衣)어니 |
스스로 마음의 때 묻은 옷을 벗을 뿐 |
수능향외과정진(誰能向外誇精進)가 |
뉘라서 밖으로 정진을 자랑하랴. |
30.종타방임타비(從他謗任他非)하라 |
남의 비방에 따르고 남의 비난에 맡겨 두라 |
파화소천도자피(把火燒天徒自疲)로다 |
불로 하늘을 태우려 하나 공연히 자신만 피로하리로다. |
31.아문흡사음감로(我聞恰似飮甘露)하야 |
내 듣기엔 마치 감로수를 마심과 같아서 |
소융돈입부사의(銷融頓入不思議)로다 |
녹아서 단박에 부사의 해탈경에 들어가도다. |
32.관악언(觀惡言)이 시공덕(是功德)이니 |
나쁜 말을 관찰함이 바로 공덕이니 |
차즉성오선지식(此則成吾善知識)이라 |
이것이 나에게는 선지식이 됨이라 |
33.불인산방기원친(不因訕謗起怨親)하면 |
비방 따라 원망과 친한 마음 일지 않으면 |
하표무생자인력(何表無生慈忍力)가 |
하필이면 남이 없는 자비 인욕의 힘 나타내 무엇하랴. |
34.종역통설역통(宗亦通說亦通)이여 |
종취도 통하고 설법도 통함이여 |
정혜원명불체공(定慧圓明不滯空)이로다 |
선정과 지혜가 두렷이 밝아 공에 응체하지 않도다. |
35.비단아금독달료(非但我今獨達了)요 |
나만 이제 통달하였을 뿐 아니라 |
하사제불체개동(河沙諸佛體皆同)이로다 |
수많은 모든 부처님 본체 다 같도다. |
36.사자후무외설(獅子吼無畏說)이여 |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
백수문지개뇌열(百獸聞之皆腦裂)이라 |
뭇 짐승들 들으면 모두 뇌가 찢어짐이라 |
37.향상(香象)은 분파실각위(奔波失却威)하고 |
향상은 분주하게 달아나 위엄을 잃고 |
천룡(天龍)은 적청생흔열(寂聽生欣悅)이로다 |
천룡은 조용히 듣고서 희열을 내도다 |
38.유강해섭산천(遊江海涉山川)하야 |
강과 바다에 노닐고 산과 개울을 건너서 |
심사방도위참선(尋師訪道爲參禪)이라 |
스승 찾고 도인 찾아 참선했어라. |
39.자종인득조계로(自從認得曹溪路)로는 |
조계의 길을 알고 부터는 |
요지생사불상간(了知生死不相干)이로다 |
생사와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았도다. |
40.행역선좌역선(行亦禪坐亦禪)이니 |
다녀도 참선이요 앉아도 참선이니 |
어묵동정체안연(語默動靜體安然)이라 |
어묵동정에 본체가 편안함이라 |
41.종우봉도상탄탄(縱遇鋒刀常坦坦)하고 |
창 ∙ 칼을 만나도 언제나 태연하고 |
가요독약야한한(假饒毒藥也閑閑)이로다 |
독약을 마셔도 한가롭고 한가롭도다. |
42.아사득견연등불(我師得見燃燈佛)하고 |
우리 스승 부처님께서 연등불을 뵈옵고 |
다겁(多劫)에 증위인욕선(曾爲忍辱仙)이로다 |
다겁토록 인욕선인이 되셨도다. |
43.기회생기회사(幾廻生幾廻死)오 |
몇 번을 태어나고 몇 번이나 죽었던가 |
생사유유무정지(生死悠悠無定止)로다 |
생사가 아득하여 그침이 없었도다. |
44.자종돈오료무생(自從頓悟了無生)으로 |
단박에 깨쳐 남이 없음을 요달하고부터는 |
어제영욕하우희(於諸榮辱何憂喜)아 |
모든 영욕에 어찌 근심하고 기뻐하랴 |
45.입심산주란야(入深山住蘭若)하니 |
깊은 산에 들어가 아란야에 머무니 |
잠음유수장송하(岑崟幽邃長松下)로다 |
높은 산 그윽하여 낙락장송 아래로다. |
46.우유정좌야승가(優遊靜坐野僧家)하니 |
한가히 노닐며 절 집에서 조용히 앉았으니 |
격적안거실소쇄(闃寂安居實蕭灑)로다 |
고요한 안거 참으로 말쑥하도다. |
47.각즉료불시공(覺卽了不施功)이니 |
깨친즉 그만이요 공 베풀지 않나니 |
일체유위법부동(一切有爲法不同)이로다 |
모든 유위법과 같지 않도다. |
48.주상보시(住相布施)는 생천복(生天福)이나 |
모양에 머무는 보시는 하늘에 나는 복이나 |
유여앙전사허공(猶如仰箭射虛空)이라 |
마치 허공에 화살을 쏘는 것과 같도다. |
49.세력진전환추(勢力盡箭還墜)하니 |
세력이 다하면 화살은 다시 떨어지나니 |
초득래생불여의(招得來生不如意)로다 |
내생에 뜻과 같지 않은 과보를 부르리로다. |
50.쟁사무위실상문(爭似無爲實相門)에 |
어찌 함이 없는 실상문에 |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리오 |
한번 뛰어 여래지에 바로 들어감과 같으리오 |
51.단득본막수말(但得本莫愁末)이니 |
근본만 얻을 뿐 끝은 근심치 말지니 |
여정유리함보월(如淨瑠璃含寶月)이로다 |
마치 깨끗한 유리가 보배달을 머금음과 같도다. |
52.기능해차여의주(旣能解此如意珠)하니 |
이미 이 여의주를 알았으니 |
자리이타종불갈(自利利他終不竭)이로다 |
나와 남을 이롭게 하여 다함이 없도다. |
53.강월조송풍취(江月照松風吹)하니 |
강엔 달 비치고 소나무엔 바람부니 |
영야청소하소위(永夜淸霄何所爲)아 |
긴긴 밤 맑은 하늘 무슨 하릴 있을 건가 |
54.불성계주(佛性戒珠)는 심지인(心地印)이요 |
불성계의 구슬은 마음땅의 인(印)이요 |
무로운하(霧露雲霞)는 체상의(體上衣)로다 |
안개 ∙ 이슬 ∙ 구름 ∙ 노을은 몸 위의 옷이로다. |
55.항룡발해호석(降龍鉢解虎錫)이여 |
용을 항복받은 발우와 범 싸움 말린 석장이여 |
양고금환명역력(兩鈷金環鳴歷歷)이로다 |
양쪽 쇠고리는 역력히 울리도다. |
56.불시표형허사지(不是標形虛事持)요 |
이는 모양을 내려 허투루 지님 아니요 |
여래보장(如來寶杖)을 친종적(親蹤跡)이로다 |
부처님 보배 지팡이를 몸소 본받음이로다. |
57.불구진부단망(不求眞不斷妄)하니 |
참됨도 구하지 않고 헛틈도 끊지 않나니 |
요지이법(了知二法)이 공무상(空無相)이로다 |
두 법이 공하여 모양 없음을 분명히 알았도다. |
58.무상무공무불공(無相無空無不空)이여 |
모양도 없고 공도 없고 공아님도 없음이여 |
즉시여래진실상(卽是如來眞實相)이로다 |
이것이 곧 여래의 진실한 모습이로다. |
59.심경명감무애(心鏡明鑑無碍)하야 |
마음의 거울 밝아서 비침이 걸림 없으니 |
확연영철주사계(廓然瑩徹周沙界)로다 |
확연히 비치어 항사세계에 두루 사무치도다. |
60.만상삼라영현중(萬象森羅影現中)이요 |
만상삼라의 그림자 그 가운데 나타나고 |
일과원명비내외(一顆圓明非內外)로다 |
한 덩이 두렷이 밝음은 안과 밖이 아니로다. |
61.활달공발인과(豁達空撥因果)하야 |
활달히 공하다고 인과를 없다 하면 |
망망탕탕초앙화(茫茫蕩蕩招殃禍)로다 |
아득하고 끝없이 앙화를 부르리로다. |
62.기유착공병역연(棄有著空病亦然)이니 |
있음을 버리고 공에 집착하면 병이기는 같으니 |
환여피익이투화(還如避溺而投火)로다 |
마치 물을 피하다가 불에 뛰어듬과 같도다. |
63.사망심취진리(捨妄心取眞理)여 |
망심을 버리고 진리를 취함이여 |
취사지심성교위(取捨之心成巧僞)로다 |
취사하는 마음이 교묘한 거짓을 이루도다. |
64.학인(學人)이 불료용수행(不了用修行)하니 |
배우는 사람이 잘 알지 못하고 수행하나니 |
진성인적장위자(眞成認賊將爲子)로다 |
참으로 도적을 아들로 삼는 짓이로다. |
65.손법재멸공덕(損法財滅功德)은 |
법의 재물을 덜고 공덕을 없앰은 |
막불유사심의식(莫不由斯心意識)이라 |
심 ∙ 의 ∙ 식으로 말미암지 않음이 없음이라 |
66.시이(是以)로 선문(禪門)엔 료각심(了却心)하고 |
그러므로 선문에선 마음을 물리치고 |
돈입무생지견력(頓入無生知見力)이로다 |
남이 없는 지견의 힘에 단박 들어가도다. |
67.대장부병혜검(大丈夫秉慧劒)하니 |
대장부가 지혜의 칼을 잡으니 |
반야봉혜금강염(般若鋒兮金剛燄)이로다 |
반야의 칼날이요 금강의 불꽃이로다. |
68.비단능최외도심(非但能摧外道心)이요 |
외도의 마음만 꺽을 뿐 아니요 |
조증락각천마담(早曾落却天魔膽)이로다 |
일찍이 천마의 간담을 떨어뜨렸도다. |
69.진법뢰격법고(震法雷擊法鼓)여 |
법의 우레 진동하고 법고를 두드림이여 |
포자운혜쇄감로(布慈雲兮灑甘露)로다 |
자비의 구름을 펴고 감로수를 뿌리도다. |
70.용상(龍象)이 축답윤무변(蹴踏潤無邊)하니 |
용상이 차고 밝음에 윤택함 그지없나니 |
삼승오성(三乘五性)이 개성오(皆惺悟)로다 |
삼승과 오성이 모두 깨치도다. |
71.설산비니갱무잡(雪山肥膩更無雜)이라 |
설산의 비니초는 다시 잡됨 없어 |
순출제호아상납(純出醍醐我常納)이로다 |
순수한 제호를 내니 나 항상 받도다. |
72.일성(一性)이 원통일체성(圓通一切性)하고 |
한 성품이 두렷하게 모든 성품에 통하고 |
일법(一法)이 변함일체법(徧含一切法)하니 |
한 법이 두루 모든 법 포함하나니 |
73.일월(一月)이 보현일체수(普現一切水)라 |
한 달이 모든 물에 두루 나타나고 |
일체수월(一切水月)을 일월섭(一月攝)이로다 |
모든 물의 달을 한 달이 포섭하도다. |
74.제불법신(諸佛法身)이 입아성(入我性)하고 |
모든 부처님의 법신 나의 성품에 들어오고 |
아성(我性)이 환공여래합(還共如來合)이라 |
나의 성품이 다시 함께 여래와 합치하도다. |
75.일지(一地)에 구족일체지(具足一切地)하니 |
한 지위에 모든 지위 구족하니 |
비색비심비행업(非色非心非行業)이로다 |
색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요 행업도 아니로다. |
76.탄지원성팔만문(彈指圓成八萬門)하고 |
손가락 퉁기는 사이에 팔만 법문 원만히 이루고 |
찰나(刹那)에 멸각삼지겁(滅却三祗劫)이로다 |
찰나에 삼아승지겁을 없애버리도다. |
77.일체수구비수구(一切數句非數句)여 |
일체의 수구와 수구 아님이여 |
여오영각하교섭(與吾靈覺何交涉)가 |
나의 신령한 깨침과 무슨 상관 있으랴. |
78.불가훼불가찬(不可毁不可讚)이여 |
훼방도 할 수 없고 칭찬도 할 수 없음이여 |
체약허공물애안(體若虛空勿涯岸)이로다 |
본체가 허공과 같아 한계가 없도다. |
79.불리당처상담연(不離當處常湛然)하니 |
당처를 여의지 않고 항상 담연하니 |
멱즉지군불가견(覓則知君不可見)이로다 |
찾은즉 그대를 아나 볼 수는 없도다. |
80.취부득사부득(取不得捨不得)하니 |
가질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나니 |
불가득중(不可得中)에 지마득(只麽得)이로다 |
얻을 수 없는 가운데 이렇게 얻을 뿐이로다. |
81.묵시설설시묵(默時說說時默)이여 |
말 없을 때 말하고 말할 때 말 없음이여 |
대시문개무옹색(大施門開無壅塞)이로다 |
크게 베푸는 문을 여니 옹색함이 없도다. |
82.유인(有人)이 문아해하종(問我解何宗)커든 |
누가 나에게 무슨 종취를 아느냐고 물으면 |
보도마하반야력(報道摩訶般若力)하라 |
마하반야의 힘이라고 대답해 주어라 |
83.혹시혹비인불식(或是或非人不識)이요 |
혹은 옳고 혹은 그릇됨을 사람이 알지 못하고 |
역행순행천막측(逆行順行天莫測)이로다 |
역행 ∙ 순행은 하늘도 헤아리지 못하도다. |
84.오조증경다겁수(吾早曾經多劫修)라 |
나는 일찍이 많은 겁 거쳐 수행하였어라 |
불시등한상광혹(不是等閑相誑惑)이로다 |
부질없이 서로 속여 미혹케 함 아니로다. |
85.건법당입종지(建法幢立宗旨)여 |
법의 깃발 세우고 종지를 일으킴이여 |
명명불칙조계시(明明佛勅曹溪是)로다 |
밝고 밝은 부처님 법 조계에서 이었도다. |
86.제일가섭(第一迦葉)이 수전등(首傳燈)하니 |
첫 번째로 가섭이 맨 먼저 등불 전하니 |
이십팔대(二十八代)는 서천기(西天記)로다 |
이십팔대는 서천의 기록이로다. |
87.법동류입차토(法東流入此土)하여는 |
법이 동쪽으로 흘러 이 땅에 들어와서는 |
보리달마위초조(菩提達磨爲初祖)로다 |
보리달마가 첫 조사 되었도다. |
88.육대전의(六代傳衣)는 천하문(天下聞)이라 |
육대로 옷 전한 일 천하에 소문났고 |
후인득도하궁수(後人得道何窮數)아 |
뒷사람이 도 얻음을 어찌 다 헤아리랴. |
89.진불립망본공(眞不立妄本空)이여 |
참됨도 서지 못하고 망도 본래 공함이여 |
유무구견불공공(有無俱遣不空空)이라 |
있음과 없음을 다 버리니 공하지 않고 공하도다. |
90.이십공문(二十空門)에 원불착(元不著)하니 |
이십공문에 원래 집착치 않나니 |
일성여래체자동(一性如來體自同)이로다 |
한 성품 여래의 본체와 저절로 같도다. |
91.심시근법시진(心是根法是塵)이니 |
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니 |
양종(兩種)은 유여경상흔(猶如鏡上痕)이라 |
둘은 거울 위의 흔적과 같음이라 |
92.흔구진제광시현(痕垢盡除光始現)이요 |
흔적인 때 다하면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
심법쌍망성즉진(心法雙亡性卽眞)이로다 |
마음과 법 둘 다 없어지면 성품이 곧 참되도다. |
93.차말법오시세(嗟末法惡時世)하노니 |
말법을 슬퍼하고 시세를 미워하노니 |
중생(衆生)이 박복난조제(薄福難調制)로다 |
중생의 복 엷어 조복받기 어렵도다. |
94.거성원혜사견심(去聖遠兮邪見深)이여 |
성인 가신 지 오래고 사견이 깊어짐이여 |
마강법약다원해(魔强法弱多怨害)로다 |
마구니는 강하고 법은 약하여 원해가 많도다. |
95.문설여래돈교문(聞說如來頓敎門)하고는 |
여래의 돈교문 설함을 듣고서는 |
한불멸제령와쇄(恨不滅除令瓦碎)로다 |
부숴 없애버리지 못함을 한탄하도다. |
96.작재심앙재신(作在心殃在身)하니 |
지음은 마음에 있으나 재앙은 몸으로 받나니 |
불수원소갱우인(不須怨訴更尤人)이어다 |
모름지기 사람을 원망하고 허물치 말지어다. |
97.욕득불초무간업(慾得不招無間業)커든 |
무간지옥의 업보를 부르지 않으려거든 |
막방여래정법륜(莫謗如來正法輪)하라 |
여래의 바른 법륜을 비방치 말아라. |
98.전단림무잡수(旃檀林無雜樹)하니 |
전단향나무 숲에는 잡나무 없으니 |
울밀심침사자주(鬱密深沈師子住)로다 |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머물도다. |
99.경정림한독자유(境靜林閒獨自遊)하니 |
경계 고요하고 숲 한적하여 홀로 노니니 |
주수비금(走獸飛禽)이 개원거(皆遠去)로다 |
길짐승 나는 새가 모두 멀리 달아나도다. |
100.사자아중수후(師子兒衆隨後)여 |
사자 새끼를 사자 무리가 뒤따름이여 |
삼세(三歲)에 즉능대효후(卽能大哮吼)로다 |
세 살에 곧 크게 소리치도다. |
101.약시야간(若是野干)이 축법왕(逐法王)이면 |
여우가 법왕을 쫓으려 한다면 |
백년요괴허개구(百年妖怪虛開口)로다 |
백년 묵은 요괴가 헛되이 입만 엶이로다. |
102.원돈교물인정(圓頓敎勿人情)이니 |
원돈교는 인정이 없나니 |
유의불결직수쟁(有疑不決直須爭)이어다 |
의심 있어 결정치 못하거든 바로 다툴지어다. |
103.불시산승(不是山僧)이 정인아(呈人我)요 |
산승이 인아상을 드러냄이 아니요 |
수행(修行)에 공락단상갱(恐落斷常坑)이로다 |
수행타가 단 ∙ 상의 구덩이 떨어질까 염려함이로다. |
104.비불비시불시(非不非是不是)여 |
그름과 그르지 않음 ∙ 옳음과 옳지 않음이여 |
차지호리실천리(差之毫釐失千里)로다 |
털끝만큼 어긋나도 천리 길로 잃으리로다. |
105.시즉용녀돈성불(是卽龍女頓成佛)이요 |
옳은즉 용녀가 단박에 성불함이요 |
비즉선성(非卽善星)이 생함추(生陷墜)로다 |
그른즉 선성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짐이로다. |
106.오조년래적학문(吾早年來積學問)하야 |
나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아서 |
역증토소심경론(亦曾討疏尋經論)이로다 |
일찍 주소를 더듬고 경론을 살폈도다. |
107.분별명상(分別名相)을 부지휴(不知休)하고 |
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 모르고 |
입해산사도자곤(入海算沙徒自困)이로다 |
바다 속 모래 헤아리듯 헛되이 스스로 피곤하였도다. |
108.각피여래고가책(却被如來苦呵責)하니 |
문득 여래의 호된 꾸지람을 들었나니 |
수타진보유하익(數他珍寶有何益)고 |
남의 보배 세어서 무슨 이익 있을 건가. |
109.종래(從來)로 층등각허행(蹭蹬覺虛行)하니 |
예전엔 비칠거리며 헛된 수행하였음 깨달으니 |
다년(多年)을 왕작풍진객(枉作風塵客)이로다 |
여러 해를 잘못 풍진객 노릇하였도다. |
110.종성사착지해(種性邪錯知解)여 |
성품에 삿됨을 심고 알음알이 그릇됨이여 |
부달여래원돈제(不達如來圓頓制)로다 |
여래의 원돈제를 통달치 못함이로다. |
111.이승(二乘)은 정진물도심(精進勿道心)이요 |
이승은 정진하나 도의 마음이 없고 |
외도(外道)는 총명무지혜(聰明無智慧)로다 |
외도는 총명해도 지혜가 없도다. |
112.역우치역소해(亦愚癡亦小駭)하니 |
우치하고도 겁이 많으니 |
공권지상(空拳指上)에 생실해(生實解)로다 |
빈주먹 손가락 위에 실다운 견해를 내도다. |
113.집지위월왕시공(執指爲月枉施功)하고 |
손가락을 달로 집착하여 잘못 공 베푸니 |
근경진중(根境塵中)에 허날괴(虛捏怪)로다 |
육근 ∙ 육경 ∙ 육진 가운데 헛되이 괴이한 짓 하도다. |
114.불견일법(不見一法)이 즉여래(卽如來)니 |
한 법도 볼 수 없음이 곧 여래니 |
방득명위관자재(方得名爲觀自在)로다 |
바야흐로 이름하여 관자재라 하도다. |
115.요즉업장(了卽業障)이 본래공(本來空)이요 |
마치면 업장이 본래 공함이요 |
미료환수상숙채(未了還須償宿債)로다 |
마치지 못하면 도리어 묵은 빚 갚으리로다. |
116.기봉왕선불능손(飢逢王膳不能飡)이라 |
굶다가 임금 수라 만나도 먹을 수 없나니 |
병우의왕쟁득차(病遇醫王爭得差)아 |
병들어 의왕 만난들 어찌 나을 수 있으랴. |
117.재욕행선지견력(在欲行禪知見力)이여 |
욕망 속에서 참선하는 지견의 힘이여 |
화중생련종불괴(火中生蓮終不壞)로다 |
불속에서 연꽃 피니 끝내 시들지 않도다. |
118.용시범중오무생(勇施犯重悟無生)하니 |
용시비구는 중죄 짓고도 남이 없는 법 깨달으니 |
조시성불우금재(早是成佛于今在)로다 |
벌써 성불하여 지금에 있음이로다. |
119.사자후무외설(師子吼無畏說)이여 |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
심차몽동완피달(深嗟懵懂頑皮靼)이로다 |
미련한 쇠가죽을 몹시 슬퍼하도다. |
120.지지범중장보리(只知犯重障菩提)요 |
중죄 범하면 보리를 막는 줄만 알 뿐 |
불견여래개비결(不見如來開秘訣)이로다 |
여래께서 비결 열어 두심은 보지 못하도다. |
121.유이비구범음살(有二比丘犯婬殺)하니 |
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 저지르니 |
바리형광(波離螢光)은 증죄결(增罪結)이라 |
우바리의 반딧불은 죄의 매듭 더하였고 |
122.유마대사돈제의(維摩大士頓除疑)여 |
유마대사 단박에 의심을 없애 줌이여 |
환동혁일소상설(還同赫日消霜雪)이로다 |
빛나는 해가 서리 ∙ 눈 녹임과 같도다. |
123.부사의해탈력(不思議解脫力)이여 |
부사의한 해탈의 힘이여 |
묘용항사야무극(妙用恒沙也無極)이로다 |
묘한 작용 항사 같아 다함 없도다. |
124.사사공양(四事供養)을 감사로(敢辭勞)아 |
네 가지 공양을 감히 수고롭다 사양하랴 |
만량황금(萬兩黃金)도 역소득(亦銷得)이로다 |
만 냥 황금이라도 녹일 수 있도다. |
125.분골쇄신미족수(粉骨碎身未足酬)니 |
뼈가 가루 되고 몸이 부숴져도 다 갚을 수 없나니 |
일구요연초백억(一句了然超百億)이로다 |
한마디에 요연히 백억 법문을 뛰어넘도다. |
126.법중왕최고승(法中王最高勝)이여 |
법 가운데 왕 가장 높고 수승함이여 |
하사여래동공증(河沙如來同共證)이로다 |
강 모래같이 많은 여래가 함께 증득하였도다. |
127.아금해차여의주(我今解此如意珠)하니 |
내 이제 이 여의주를 해설하오니 |
신수지자개상응(信受之者皆相應)이로다 |
믿고 받는 이 모두 상응하리로다. |
128.요요견무일물(了了見無一物)이여 |
밝고 밝게 보면 한 물건도 없음이여 |
역무인혜역무불(亦無人兮亦無佛)이로다 |
사람도 없고 부처도 없도다. |
129.대천세계(大千世界)는 해중구(海中漚)요 |
대천세계는 바다 가운데 거품이요 |
일체성현(一切聖賢)은 여전불(如電拂)이로다 |
모든 성현은 번갯불 스쳐감과 같도다. |
130.가사철륜(假使鐵輪)을 정상선(頂上旋)하나 |
무쇠바퀴를 머리 위에서 돌릴지라도 |
정혜원명종불실(定慧圓明終不失)이로다 |
선정과 지혜가 두렷이 밝아 끝내 잃지 않도다. |
131.일가냉월가열(日可冷月可熱)이언정 |
해는 차게 하고 달은 뜨겁게 할지언정 |
중마불능괴진설(衆魔不能壞眞說)이로다 |
뭇 마구니가 참된 말씀 부술 수 없도다. |
132.상가쟁영만진도(象駕崢嶸漫進途)어니 |
코끼리 수레 끌고 위풍당당히 길을 가거니 |
수견당랑(誰見螳螂)이 능거철(能拒轍)고 |
버마재비 수레 길을 막는 걸 누가 보겠는가. |
133.대상(大象)은 불유어토경(不遊於兎徑)이요 |
큰 코끼리는 토끼 길에 노닐지 않고 |
대오(大悟)는 불구어소절(不拘於小節)이니 |
큰 깨달음은 작은 절개에 구애되지 않나니 |
134.막장관견방창창(莫將管見謗蒼蒼)하라 |
대통 같은 소견으로 창망히 비방하지 말라. |
미료오금위군결(未了吾今爲君決)이로다 |
알지 못하기에 내 이제 그대 위해 결단해 주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