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추석 귀성길은 유난히 힘들었다.
나름대로 잔머리 굴려 차량이 가장 적을거란 예측으로
새벽3시 출발하였는데 아뿔사 도로공사 예보가 적중하였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가다서다를 반복하여
평소에 3시간이면 달리던 길을
장장 7시간을 훌쩍 넘겨 도착했다.
미리 온 막내 동생은 새벽에 일어나
빠가사리 낚시하여 매운탕을 끓여
감나무 아래서 마루를 펴 놓고 쐐주로
지친 몸을 달랬다.
육남매 중에 막내인 그 넘이
나이차이가 가장 적은 이슬이 형을 끔찍히도 생각하는 넘이다. ㅎㅎㅎ.....
매운탕과 함께 한 아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자들은 닭잡고 솔잎 따 오고
며느리들은 부치고 지지고 볶고.....
어느덧 해는 서산에 뉘엿뉘엿 도달 했을 때
온 가족이 참여하는 송편을 만들었다.
올 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송편을 빗기로 했단다.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도 제각각 제 솜씨로 온 갖 모양의 송편이 나왔다.
내가 어릴 땐 이쁘게 빗지 못하면 할머니가 잔소리도 하셨지만
이제는 잔소리는 절대 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한 모양이다.
송편떡을 빗는 이 시간!
며느리들은 남편들의 흉보는 유일한 자리이고
남자들은 도마위에 올라가는 자리다. ㅜㅜ....
올해도 입심좋은 둘째 형수부터 말문이 터지기 시작했고
이에 뒤질세라 울 마누라는 덩달아 맨날 술타령 한다며 거들었고
그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큰 형수님도 까탈스런 장손의 흉을 보는것이었다.
좀 심하다 싶으면 둘째딸이 나의 편을 들고
둘째형 큰 조카가 형편을 드는데
코너로 몰린 큰 형님 편은 아무도 들지 않자
눈치빠른 둘째 형수님이 재치로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송편떡을 빗는 이 시간이 유일하게 울집 남자들이 참아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송편을 사자는 의견도 나왔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큰 형님이 반대를 하시네.
내년에도 고문을 당하고 싶은 모양이다.
송편떡을 빗어 만들에 양솥에 솔잎과 앉히고
장작불로 익혀내는 사이
밤 까고
대추따고
감따고
사과따서 밤이 늦도록 준비를 다 했다.
밤엔 친구들이랑 한잔하며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추석날 아침엔 차례를 무려 6시간동안 지내고
(울집엔 웬 조상이 그리도 많은지 제사가 일년에 14번이다.)
음복과 제주를 마시니 술이 이슬이를 취하게 만들었다.
되돌아 오는길은 밤 12시를 택했다.
귀경길은 훨 수월했다.
천근만근으로 치친 몸을 그나마 시원스레 뚫리니 다행이었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언젠간 고향으로 되돌아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풍성하고 넉넉한 고향을 뒤로하고
매케한 연기냄새가 자욱한 도시로 되돌아 왔다.
몸은 힘들었어도 올 추석은 이렇게 보냈다~~~~~~~~
첫댓글 차례를 무려 6시간동안 지낸다고?..헉!!
그나마 줄인시간이 그거여~~~~
와!! 몸은 힘들었겠지만 정말 즐거운 추석명절이었네.
눈에 선하다..
아들도 며느리도 자손노릇하기 힘들어...
이담엔 간편하게 해야지 이게 기성세대 숙제여~~~
재미있었겠네 .... ㅎㅎ
좀힘들었다요~~~~
너무 행복한 추석을 보냈구나, ㅎㅎ
너무 부러운 풍경의 진정한 추석을 보네고 온 이슬이가 너무 너무 부럽다...^^*
아직도 추석 피로가 남아있다ㅜㅜ
잘해따..ㅎㅎ
잘했는지는 몰따만 힘은들었다요...
추석다운 추석 보내고 왔구만 그려
수고했어^^
응 고아워..
나도 솔잎에 찐 송편한번 먹어보고 잡다....^^
여기서 산 송편은 어째 어릴적 먹던 그맛이 아니여~,,,,
쫄깃한맛도 읍꼬~,,,,쑥맛도 안나고~,,,,,맛없어 다시 냉동고로 직행햇다...ㅋㅋ
쌀 빻아서 송편떡 맹글어서 솔잎따서 찜통에 넣고 푹쪄서 참기름 발라서 먹으면 되자나~~~~
수고많이했구만 ..그래도 찿아가서 반가운얼굴들 마주하고 옛추억을 회상할수있는 고향이 있었으면좋겠다 ..서울촌놈들은 명절만되면 외롭다구 ㅋ
뭘 그리 생각하누
서울이든 시골이든 고향은 고향이지...
차례를 6시간이나 지내는겨? 힘들겠다 그래도 모두가 참여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즐거움이 있긴하겠네 송편은 쭉~ 가족 모두 모여앉아 만들자고 해라~ㅎㅎㅎ
준비가 더 힘들어 아직까진 차례음식을 손수 만들거든.
송편떡은 다같이 만들고 그래...
고향이 어디인데 ? 글고 뭔 차례를 그리오래지내누 고생했다 이슬아 쉬어주라
고향이 좀 코리타분한 동네야 안동하고도 하회마을 바로 옆동네거든..... 그래서 그 영향도 있어. 고향엔 아직도 옛날방식 그대로 차례를 지내 그게 좀 힘들어~~~
양반의 고장이구마잉, 가족들간에화목하게지내는게 참 흐믓하것다 ~
찬수양![~](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먼 김씨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난 안동김씨인데![~](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6시간 지낸다는말이 이해가 간다.
아직도 많이 남앙있나보구나?
우리시골동네는 이젠 ..많이 간소화...
서영아 난 광산김가 퇴촌공파 38대손이여~~~~
세세한 느낌이랑 설명을 잘해줘서 나도 이슬이네 고향집에 따라갔다 온거 같은 느낌이야ㅎ
추석답게 잘 보내고 왔네 ^^
그래도 힘들었어
위에 윤희하고 같은 생각......찬수 글 너무 잘쓴다~~ㅎㅎㅎ
쑥스럽게스리 ㅎㅎ...
우와 ...14번이나...어머 ...놀랬다...꼭 우리 시누이집같다....ㅎㅎㅎ 그래도 우리시누이집은 9번인데...너거집이 더많네 ㅎㅎ
잼있게 글도 잘쓰고 행복한 집인것 같다 ㅎㅎㅎ
큰 며느리가 고생이 많지...
그래서 울 딸래미는 절대 맏이한테 시집 안보낼껴 ㅎㅎ....
제사가 드는 날에는 울 어무이 밤새 부엌에서 음식준비하시는 것 봤거든....요새는 많이 간편해졌어도 그래도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