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열번째 스튜디오 앨범은 밴드의 셀프 타이틀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앨범은 밴드가 미국 레이블 Atco Records와 레코딩 계약을 종료한 후
1992년 6월 10일, 일본의 Warner Music Japan에서 발표되었죠..
원래 베이스 연주자였던 Masayoshi Yamashita는 X Japan 출신의 Taiji Sawada로,
前 보컬리스트였던 Mike Vescera는 Ezo 출신의 싱어 Masaki Yamada로 대체되었습니다.
앨범의 사운드는 밴드의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공격적이며 리듬 또한 매우 복잡하고 빠릅니다.
이러한 변화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아키라 다카사키가 미국의 레코드 시장에 남아 있기 위해
그들과 많은 타협을 했던 반응이라 볼 수 있겠네요..
물론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트렌드에 민감한 아키라가 당시 급변하는 록 뮤직 씬에 대처하기 위한 모색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주류였던 Pantera 풍의 헤비 사운드에 많은 영향을 받은 음악을 구사했죠..
커버 아트는 일본의 명망 있는 아티스트 '요쿠 타다노리' 상이 디자인했네요..
앨범의 한정판에는 스페셜 북클릿과 CD 케이스, 기타 피크, 밴드 로고 스티커 및 멤버들이 서명한 티셔츠가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앨범은 오리콘 차트 2위를 차지하며, 그들의 역사에서 자국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판매량 또한 역대 최고를 찍었죠..
프로듀서는 Akira Takasaki가 거의 했지만 보컬 프로덕션에 한해서는 Jody Gray라는 인물이 담당했습니다.
그는 Twisted라는 곡에서 무시무시한 랩을 선보인 인물이기도 하죠..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 무렵 아키라 타카사키는 판테라의 Dimebag Darrel 영향을 많이 받았죠..
아키라의 새로운 "수염과 작업복"과 결합된 다운 튜닝 기타와 그루브한 리프는 이러한 사실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타카사키 특유의 현란한 기타 솔로는 여전히 놀랍습니다.
그리고 이 레코드에 참여한 사람들은 틀림없이 그의 커리어 최고의 인물중 하나입니다.
신참 타이지 사와다는 앨범 전체에서 다카사키의 리프와 유니즌을 이루며 조화로운 연주를 무리 없이 노출하고 있죠..
히구치의 드럼 비트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며 이전 앨범들에 비해 심플하면서도 파워풀한 면모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드럼 세트는 80년대에 사용했던 매우 복잡한 유형에서 상당히 단촐해졌죠..
새로운 싱어 마사키 야마다의 보컬은 두 전임자와 매우 다릅니다.
딱히 그 둘에 비해 성량이 크거나 음역이 넓은건 아니지만
곡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고 껄끄러운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죠..
그의 보컬은 앨범의 새로운 다운 튜닝 사운드에 잘 부합하며 공격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자신의 기량을 무한대로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위해서 절제하고 있다는 것이죠..
앨범의 퀄리티를 떨어트리지는 않지만 그의 전 밴드 Flatbacker에서 발휘했던 야마다의 놀라운 가창력을 아시는 팬들은
이 앨범에서 그가 밴드의 음악을 위해 상당 부분 절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혹자는 전임자들에 비해 성량이 작고 고음 소화력이 미진한 야마다의 보컬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두터워지고 중음 위주의 멜로디가 탄생했다고 평가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라우드니스 가담 전 마사키의 보컬을 전혀 들어보지 않은 거죠..
부분만 알고 전체를 논하는 행위, 한 마디로 말해서 발뒤꿈치만 만져보고 코끼리 조또 아니라고 쪼개는 거랑 대동소이한 겁니다.
앨범의 사운드는 당시 메인스트림이었던 판테라 스타일의 그루브한 헤비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었고,
이런 음악의 분위기를 보다 잘 살리기 위하여 마사키 야마다가 의도적으로 중음역대로 노래를 불렀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겠죠..
그리고 바로 여기서 마사키의 위대함이 나오는 것입니다.
보컬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음역이 낮은 사람들이 중음대로 노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고음역으로 노래하는 싱어가 중음 위주로 노래를 부를 때 생기는데,
하이톤 보컬들이 중음을 부르면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어딘가 모르게 좀 어색하고 비어 보이고 가벼워 보이는 현상이 알게 모르게
있습니다.
아무래도 원래 놀던 물이 아니다 보니 많이 생경하고 부자연스럽겠죠..
하지만 이 마사키 야마다는 중음역에서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습니다.
마치 원래 중저음 위주 보컬처럼 탄탄하고 강력하면서도 사포처럼 껄끄러운 맛이 감도는 것이 아주 매력적인 느낌을 발산하죠..
이렇게 귀두를 사포로 갈아 뭉개버리는 듯한 까칠한 톤은 원래 음역대가 낮고 두꺼운 음색의 소유자들은 좀처럼 내기 힘든
목소리입니다.
하이 피치가 가능한 싱어들이 중음을 부를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독특한 톤이죠..
야마다는 바로 이 유니크한 음색을 십분 활용하여 라우드니스의 새로운 앨범에 매우 독특하고 영묘한 컬트적인 뉘앙스를
불어넣어주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 마사키 야마다의 훌륭한 점입니다.
https://youtu.be/vuETcu01cNo
자 그럼 오늘은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곡 Pray for the Dead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 곡부터 매우 강력하고 불길하며 어두운 느낌을 발산하며 청자의 목을 애타게 조여 오고 있습니다.
핵전쟁으로 불타오르는 도시를 유랑하는 거지와 창녀들을 바라보며 종말을 기다리는 대다수 나약한 청년들의 마음을 묘사한 이곡은
헤비하면서도 그루브한 아키라의 새로운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블루지하게 진행하는 새로운 헤비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판테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으면서도 그들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라우드니스 특유의 오소독스한 정체성이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기타 솔로에서 아키라는 다임백과는 확연히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이 실려있는 솔로를 구사하고 있죠..
위에서 길게 썼던 야마다의 보컬은 첫 곡부터 극적으로 발현되며 청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읊조릴땐 읊조리고 지를땐 확실히 지르는 그의 보컬에는 서정과 광기가 동시에 영글어 있죠..
흡사 북두의권에 등장하는 세기말 악당 자칼을 연상케 하는 야마다의 카리스마는
핵전쟁으로 인해 죽어가는 수많은 원혼들을 잔인하게 위로해주고 있습니다.
어둠의 벽에 갇힌 나는 더 이상 미래를 볼 수 없다
거지와 창녀들이 문 앞에 서 있다
충격에 빠진 도시들, 전쟁에 빠진 도시들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해라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해라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해라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해라
첫댓글
멋진 리뷰 너무 조하요~ ^.^
오래만에 보는 라우드니스 리뷰 역시나 명불허전입니다 후후
👍👍👍👍👍👍
진지한 리뷰 아주 잘 읽었습니다.
멋지다요!!! ^^
조온나 뿅가지 말입니다
추앙합니다